[8월9일 서울 동부지원]늦게 입찰표를 작성하여 낭패를 본 상황

[협회상임이사유영민]

어제인 2010년 8월9일 서울 동부지원에서 일어난 에피소드 입니다.

입찰마감시간인 11시10분이 조금 지난 시간에 경매법정에 들어섰습니다. 당연히 투명한 입찰표함에
담겨져 있는 입찰표를 순서대로 집행관실의 직원들이 모두 모여 정리하고 있을 것으로 생각하였는데
무언인가를 기다리는 눈치로 머뭇거리고 있었습니다. 한분이 칸막이로 된 입찰표 작성하는 책상에서
열심히 입찰표를 작성하는 것이었습니다.

통상적으로 마감시간이 지난 후에 작성되어 있는 입찰표 봉투를 제시하면 당연히 거부가 되는데
비해, 거의 마감시간 직전에 도착하여 입찰표를 작성하겠다고 하면, 그 사람까지 입찰표를 작성하
도록 배려해 주는데 좋은 방법은 아닙니다. 미리 와서 그날 입찰일자 변경, 취하, 연기 되었는지
확인도 하고, 차분한 마음으로 작성해야지 그렇지 않고 서둘러 작성하다보면 오류를 범하여 큰
낭패를 볼수 있는데, 이날이 바로 늦게 와서 작성하신 사람에게는 낭패를 보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이분이 입찰표 작성이 끝난후 몇번이나 확인한 후에 입찰표 봉투를 제출하는 것이었습니다. 2건에
입찰표를 제출하는 것이었습니다. 나중에 보니 한건은 마티즈 자동차이고, 다른 한건은 그랜저 승
용차 입니다.

해당사건이 시작되었습니다. "사건번호 2009타경21632에 입찰하신 분 앞으로 나오세요."하면서
입찰에 참여하신 분들 2명을 집행관께서 호명하시는 것이었습니다. 두분이 앞으로 나왔는데,
이중 한분이 제일 늦게 입찰표를 작성하신 분이고 이분이 최고가 매수인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법대 앞에서 심상치 않은 말씀이 들려왔습니다. 최고가 매수인이 뭐라 하니, 집행관 옆의 직원이
"이렇게 하시면 입찰방해죄에 해당됩니다."라는 말씀을 하는 것이었습니다. 그 말이 나오자 법대
옆에 가스총을 가지고 존재감 없이 서 계시던 분이 최고가 매수인 근처로 다가서더니 허리 뒤에
있던 수갑을 꺼내는 것이었습니다. 순간 저는 긴장하여 침 한모금 꿀떡 삼켰지요.

최고가 매수인과 법원 직원간의 몇마디 말이 오가더니, 일단 수긍하고 최고가 매수인이 부동산
입찰보증금 영수증을 수령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나서, 집행관께서 말씀하시더군요.
"사건번호 2009타경21632 사건의 최고가는 9,100,000원이고, 최고가 매수인은 ○○○에 거주하
시는 구○○씨 입니다." 순간 경매 법정안은 한동안 술렁거렸습니다. 감정가 5백만원, 최저
입찰가 4백만원짜리 마티즈 승용차를 9,100,000원으로 잘못 쓴 것이었습니다. 최고가 매수인은
자신이 잘못 금액을 기록했다고 주장한 것으로 생각됩니다. 다른 매각물건의 금액을 잘못 쓴
것이었겠지요. 종종 이렇게 착각에 의해서 잘못 금액을 쓴 경우가 경매입찰장에서 발생하곤 하는데,
이런 경우 한번도 수용된 적이 없습니다. 최고가 매수인이 되신 구○○씨는 늦게 와서 서둘러
작성하다 보니, 입찰 보증금 봉투가 뒤섞인 것으로 보입니다.

이 매각물건의 최고가 매수인은 입찰보증금 40만원을 포기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 경우는 다행히
(?) 보증금이 소액이지만, 통상 주택의 경우 최저입찰가격이 1천만원~수십억씩 하기 때문에 이런
상황이 발생하면 보증금만 수천만원 ~ 수억원씩 채권자들에게 기부하게 될 것입니다. 실제 이런
상황이 전국적으로는 엄청난 수로 나타난다고 들었습니다.

가능하면, 입찰표 작성시간 30분전에 도착하여 법정앞의 게시판에서 취하,연기,변경이 되었는지
확인하는 절차가 필요하고, 느긋한 마음으로 입찰표를 작성해야 오류도 최소한으로 줄일수 있습니다.
이 글을 읽으신 분들은 이런 낭패스런 상황을 겪지 마시기 바랍니다.

[연경순]

암튼~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