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리학자 리처드 파인만은 노벨상을 받는 자리에서 이런 말을 했어요. 자신은 더 높은 이해를 추구했을 뿐이고, 그를 통해 새로운 세상에 선 자신을 발견하고, 자신의 이론을 도구삼아 새롭게 도전하는 사람들을 보며 자신은 충분히 보상받았다고 느낀다고. 뭐, 저는 상이 아니라 징역을 받을 자리에 있습니다만, 비슷한 감정을 느끼게 되네요.
저는 이미 제가 해온 일에 대한 적절한 보상을 받았다고 생각합니다. 저의 양심에 따라 제가 옳다고 생각하는 일을 했고, 그 과정에서 스스로에게 부끄럽지 않은 저와 제 삶을 보았습니다. 그것으로 저는 충분히 인정받았습니다. 또 그 과정에서 수많은 사람들과 함께하고 서로에게 힘이 되면서 소통과 그것이 가진 힘에 대해 생각해보게 되었습니다. 전 이것으로 충분합니다.
스스로의 양심에 귀를 기울이고 그것에 충실하는 것, 저는 이것이 수많은 관계들로 이루어진 사회에서 떳떳한 인간으로 서기 위해 필요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세상을 바꾸는 건 대단한 무언가를 해야만 하는 게 아니라 자신과 그 주변을 변화시키는 것이라 생각하기도 하고요.
한 개인이 스스로에게 충실한 삶을 사는 것, 그리고 이것이 다른 삶들과 조화롭게 어울리는 것, 이것이 평화라고 생각하고, 그것을 위해 필요한 건 우리 주변의 폭력을 발견하고 줄여나가는 거라 생각합니다.
자신과 다른 것을 이해하고 인정하지 못한 채 타인의 삶과 소통의지를 가볍게 무시하고 파괴하는 모습들. 이런 폭력들이 만연하고 당연시되는 사회에서 법치와 제도라는 이름 하에 폭력은 사회적이고 거대한 규모로 이뤄집니다. 사람들을 위한 도구인 법과 공권력은 스스로의 신분을 망각한 채 그 위에 군림하며 사람들을 옭아매고, 짓밟고, 원하지 않는 길로 내몰고 있습니다. 그렇게까지 지켜내야 할 가치란 대체 무엇입니까?
거대한 폭력 앞에 무력하게 어쩔 수 없다고 위안하거나, 자신은 상관없다고 외면하거나, 필요한 일이라 타협하는 동안 폭력의 사슬은 그를 통해 계속 유지됩니다. 이는 되풀이되는 러시안 룰렛 같은 것입니다. 지금 차례를 넘어갔다 해도 언젠가 우리 머리엔 총알이 박히겠죠. 하지만 이런 것을 그만두고 바꾸길 원한다면 그럴 수 있습니다. 이런 생각에 따라 저는 제가 원하는 평화로운 삶을 위해선 그것을 위협하는 폭력에 저항하고 그 도구가 되길 거부해야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제가 할 수 있는 걸 했습니다. 그 뿐입니다.
여기 와주신 모든 분들, 여기까지 저와 함께 걷고 함께 호흡하고자 하는 모든 분들게 다시 한 번 고맙다는 말을 전합니다. 고맙습니다.
첫댓글 소박한 길준님의 생각이 세상을 바꾸는 큰 힘이 될 것입니다 올바른 생각이 더이상 핍박받지 않는 세상이 되길 바라며...
뜨겁게 응원합니다......힘내세요..........!!
죄.송.합.니.다.지.켜.드.리.지.못.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