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여도 교장 선생님 산행 후기♣
누가 4월을 잔인한 달이라 했던가?
아름다운 대지, 따스한 바람, 온갖 만물이 겨울잠에서 깨어나 힘찬 기지개를 하는 4월을....
오늘은 4월 둘째주 놀토일, 사랑하는사람들과 정기 산행하는 날이다.
그리운 사람들과 만난다는 기대감으로 천안행 시외버스에 몸을 싣었다.
남녘의 꽃소식을 찾아 떠나는 차량들로 인하여 고속도로는 진입하면서 부터 만원이다.
전용차로도 전혀 기능발휘를 하지 못한다.
겨우내 움츠렸던 사람들이 모처럼 봄나들이에 나섰기 때문이다.
수원도 못지났는데 벌써 약속시간인 9시가 되었다.
총무님께 전화를 했다. 올때까지 기다리겠다고 한다. 언제나 고마운 사람들이다.
박현숙님이 걱정하는 전화를 했다.
오산을 지나면서 길이 뚫리기 시작했다.
천안에 다달을 즈음 우미경님이 터미널 하차장에서 기다리겠다고 연락을 해왔다.
버스가 터미널에 도착했을때는 10시가 살짝 넘어서였다.
명절도 아닌날에 천안까지 2시간이 넘기는 처음인것 같다.
기사님도 급했던지 하차장에서 손님을 내려주지 않고 다음 행선지 주차장에 차를댄다.
그 때문에 우미경님과의 약속장소에 차질이 생겼다.
전화로 연락 한후 하차장 부근에서 우미경님을 만났다. 반가운 표정이 역력하다.
막 달려와 내 가방을 뺏어들고 앞장서 일행을 찾아 나선다,
언제 보아도 심성이 곱고 착한 천사표다.
차에 오르니 반가운 얼굴들이 기다리고 있었다,
유재홍 회장님. 김대호부회장님, 김선규총무님, 정우동님. 박현숙님, 우미경님 그리고 김대호님과 삼은초에서 함께 근무한다는 총각님 등이 그들이다.
갑자기 생긴 일 때문에 이석용님, 정옥희님,유혜경님, 이미영님, 김미애님, 김현숙님, 장택현님, 김남희님 등은 자리를 함께 하지 못했다고 한다.
아쉽지만 다음을 기약할 수 밖에 ...
다행히 천안에서 속리산까지는 길이 막히지는 않았다.
차창밖의 산과 들, 그리고 마을들이 그림처럼 아름답게 차창밖을 스쳐간다.
날도 포근하고 햇볕도 따스하고, 거기다 봄바람까지 살랑 불어주니 날을 잘 잡은것 같다.
산행안내판 앞에서 문장대로 올라 신선대를 거쳐 하산하기로 하고
11시 30분부터 산에오르기 시작했다.
30-40분쯤 걸으니 길이 두갈래로 나뉘어 있다. 한쪽은 문장대고, 다른 한쪽은 신선대 쪽이다.
문장대로 오르는 코스가 완만하고 수월하다고 한다.
본격적인 산행에 앞서 갈림길 휴게소에서 한잔 걸치고 오르기로 했다.
도토리묵과 빈대떡, 거기에 막걸리 한잔씩을 했다. 오늘 지각턱이다.
산에는 많은 사람들이 땀을 흘리며 한발자욱씩 산에 오르고 있었다.
그중에 나이가 많아 보이는 할머니가 계시길레 연세가 몇이나 되시냐고 물어보니 80이 넘었다고 하셨다. 그 나이에 여러곳의 산을 다시시며 등산을 즐기신다고 했다.
모든일은 마음먹기에 달렸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쉬며 오르기를 거듭하니 문장대(1054m)가 눈앞에 나타났다. 문장대 밑 쉼터에서 숨을 고르고 문장대에 올랐다.
충청도 괴산,보은과 경상도 상주의 경계여서 동쪽을 보면 경상도요, 서쪽을 보면 충청도였다.
바람이 세차게 불어서 모자를 벗어 가방에 넣었다.
이쪽을 보아도, 저쪽을 보아도 아름답고 멋진 경관이 앞에 펼쳐진다.
나로서는 40년만에 다시 찾은 문장대다.
교대시절 동아리 속리산 답사 때 이곳을 찾아 날이 저물자 산 중턱에서 야영을 했던 기억이 생생하다.
밤이 깊어지자 맞은편 산기슭에서 늑대 울음소리가 들려왔었다.
혹시나 있을 늑대의 침입에 대비하기 위하여 밤새도록 모닥불을 피워 놓고 번을 섰었다.
아침에 일어나 주변을 보니 나무 여러그루가 땔감으로 베어져 주변이 훤해 보엿다.
지금 생각해보면 지각없는 행동이었고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산불이라도 났더라면 어쩔뻔했나.
주변의 멋진 암봉과 까마득히 보이는 마을을 배경으로 기념사진 몇장을 찍고 일행은 아쉬운 발걸음을 옮겼다. 시간은 벌써 오후3시가 넘어 있었다.
주변 너럭바위 위에 자리를 잡고 점심 식사와 등정성공 건배주로 목을 축였다.
간단히 점심을 마친 우리일행은 신선대를 향하여 무거운 발걸음을 옮겼다.
문장대에서 신선대까지는 약 30-40분이 소요되었다. 주변의 경치가 너무나 멋지고 아름다워 눈을 떼기가 아쉬웠다. 몸은 더욱 무거웠으나 누구하나 불평하거나 투덜대는 사람없이 묵묵히 걷고 또 걸었다.
드디어 신선대, 그곳에서 회장님이 하사한 칡즙으로 목을 축이고 잠깐 쉬었다.
이 높은 곳에서 어떻게 사느냐고 신선대 산장 주인에게 물으니
필요한 물건들은 지어 나르고, 물은 150m 계곡에서 모터로 뿜어 올린다고 했다.
전기는 태양광 발전과 발동기를 병행하여 해결한다고도 하였다.
여름에는 참 시원하겠지만 겨울에는 너무 추워 생활이 불가능할 것 같았다.
일행은 법주사를 향하여 하산하기 시작했다.
길이 너무나 가파라서 발을 내디딜때마다 발이 후들거렸다. 벌써 시간은 5시를 넘어서고 있었다.
몇번인가의 철계단을 지나고 또 몇번인가의 돌계단을 지나며 일행은 묵묵히 산을 내려왔다.
산속이라 그런지 6시가 지나자 주변은 벌써 어두워지기 시작했다.
산속에는 우리 일행 말고는 사람을 찾아 볼수도 없었다. 아침에 그 많던 사람들은 다 어디로 간 것일까 ?
더 어둡기 전에 빨리 내려가야겠다는 생각과 주변의 으스스한 분위기가 마음을 더욱 조급하게 만들었다.
누군가가 신부산악회의 새역사를 쓰고 있다고 말했다.
누군가는 모처럼만에 산다운 산에서 산행다운 산행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한 시간 넘게 내려오다보니 계곡이 나타났다.
계곡이 나타났다는 것은 험한 산속은 벗어났다는 신호이며, 길도 가파른 고비는 넘겼다는 것을
의미한다.
급한 마음에 하산길에는 한번도 휴식을 취하지 못했는데 그때부터는 약간 여유를 찾을 수 있었다.
드디어 아침에 들려 목을 축였던 갈림길 휴게소가 나타났다.
거기서 잠시 숨을 고르고, 법주사 주차장에 도착하니 벌써 7시가 넘은 시각이었다.
저녁은 박현숙님이 주차장 주변 식당에서 산채 비빔밥으로 쏘아서 잘 먹었다.
4월의 속리산 문장대 산행은 가장 힘들었지만 뜻깊고 즐거운 산행으로 기억될 것이다.
이번 산행을 통하여 우리 회원들의 저력과 숨은 실력을 엿볼 수 있었다.
벌써 5월의 산행이 기다려 진다.
2011년 4월 12일 회장님의 명을 받아 하여도가 쓰다.
첫댓글 어제 늦게 하다가 넘 피곤해서 만들다 중단한 겁니다
다시 수정해서 전체 메일 올릴게요
다시 뵙겠습니다
이미지 밝은 봄으로 바꾸겠습니다
음악이 마음에 들어 올렸다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