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생태건축이란 어떤 것이고 지금 생태건축이 필요한 이유는 무엇인지요.
생태건축을 말 그대로 생각해 본다면 건축에서 생태(生態)를 최상위 개념으로 두는 건축일 것입니다. 생태란 말은 생물의 생활상태 및 생물과 환경과의 관계로 풀어볼 수 있습니다. 건축계에서는 환경친화적 혹은 친환경적 건축이라는 용어도 있는데 이것이 생태에서 말하는 후자, 즉 생물과 환경과의 관계에 중점을 두고 있다면 생태건축은 생물과 환경과의 관계뿐만 아니라 생물의 생활상태 그 자체에도 관심을 갖고 있습니다. 생물이라는 말을 인간으로 바꾸어 생태건축을 정리하면 ‘건축안에서 이루어지는 인간의 삶’과 ‘그 건축이 주위 환경과 맺고있는 관계’ 이 두 가지에 초점을 맞추어 풀어나가는 건축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생태건축을 이렇게 정의할 때 제가 생태건축에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첫째, 건축이 인간의 삶을 온전하게 담아낼 수 있는가 하는 문제입니다. 여기에서 말하는 인간의 삶에는 건물에 거주하게 되는 사람의 삶은 물론 집을 짓는데 참여하는 노동하는 인간의 삶까지 포함하는 것입니다. 집을 짓는 과정에서 노동자가 열악한 조건으로 소외되고, 집을 구하는 과정에서 거품으로 고통받으며 살아가는 과정에서도 건강을 해치고, 생활의 재미로부터 멀어진다면 그것은 진정한 의미에서 생태건축이 아니지 않는가 생각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저는 생태건축에서 지어진 결과물뿐만 아니라 짓는 과정에서의 생태성도 강조하고 있습니다.
두 번째로 집을 둘러싸고 있는 환경과의 관계일 것입니다. 지금까지는 건축이 환경을 일방적으로 해치는 관계에 있었고, 그 정도에 경계가 없었습니다. 즉, 지금까지의 건축이 무한욕구, 무한충족을 목표로 해왔다면 생태건축은 환경과의 관계를 중심에 두고 아주 조심스럽고 사려깊게 건축을 해나가는 것입이다. 환경에 어떤 영향도 주지 않고 집을 짓는다는 것이 가능한 일은 아닙니다. 그러나 우리가 아는 범위안에서 최선을 다해 그 영향을 줄여가자는 것입니다.
콘크리트가 꼭 필요한 곳에는 그 재료를 사용해야 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 아무 생각없이 관성대로 기존의 재료를 써나가는 것이 아니라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줄일 수 있는 다른 재료가 있다면 이를 적극적으로 사용하는 것입니다.
집 하나를 둘러싸고 있는 여러 환경과의 관계에서 중요한 것부터 하나하나 올바른 관계를 맺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것이 생태건축의 중요한 시작점이라고 생각합니다. 하나뿐인 지구는 더 이상 인간의 오만을 견뎌낼 여력이 없어보이고 인간 또한 자유로울 수 없습니다. 인간 생활에 있어 가장 큰 소비활동인 건축에서 생태성을 회복해야 할 시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