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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두대간 2 종주기 10구간(삽당령-두리봉-석병산-생계령-백복령)
1.일시: 2016년 4월 8일~ 4월 9일 토요일.
2.참가인원: 언제나 똑같으나, 백두대간의 능선길을 밟고 싶어하는 모든 사람들의 염원과 같이 한 산행.
3.날씨: 약간의 운무 때문에 확트이지는 않았지만 석병산에서의 조망은 요즈음 들어 가장 속시원한 전경이었다. 이런 탁트인 경치를 볼 수 있는 날씨라는 게 오늘의 축복이 아닐 수 없다.
4.산행거리 및 시간
능선의 파노라마를 보면 알겠지만 자잘한 능선의 오르 내림이 심해 체력적으로 부담이 되는 구간임에도 불구하고, 떠도는 소문에는 이구간이 대간 산행중 쉬운 코스로 분류가 된다는 것이다!
헐! 허거걱! 푸쉬쉬(방귀 새는 소리)!
우리의 안빈낙도회원들은 혀가 배 밖으로 나와 너덜 너덜거리는데 쉬운 구간이라니?
능선의 파노라마가 우리의 땀과 눈물이다! 쉽다고, 쉬운 길이라고 치부하지마라! 이길은 우리에겐 고난의 가시밭길이었다!
도상에서의 고도표랑 실제 gps 고도표랑 중첩했다.
도상에서의 고도표는 날등의 날카로움이 사라진 밋밋한 고도표지만 실 고도표는 적나라하며 세심하고 굴곡이 심하다.
백봉령 근처에서 원 대간길을 벗어나서 이리 저리 에돌아간 괘적이 보일 것이다. 우리가 길을 잘못잡아 이렇게 찍힌 것인지 궁금해서 다른 대간팀의 괘적을 비교해 보니 우리 것이랑 같다.
무슨 이유에선지 원 대간 길이 애초부터 왜곡되어 있었던 거다.
강릉터미널 앞 우리의 대간 정벌의 전진기지 역할을 했던 편의점이다. 이 편의점도 오늘로써 안녕이다.
매번 올 때마다 바로 그자리에서 언제나 근무를 했던 민대머리 직원의 반짝이는 머리도 이제는 볼 수가 없다.
그러하니 오늘따라 민대머리도 정겹게 느껴진다.
나오면서그동안 잘쉬었다 간다며 인사를 하니 옅은 미소로서 대답을 대신한다.
천성이 수줍음이 많은 사람 같다.
뒤에 삽당령 표지석이 보이질않는다.
거기 삽당령 맞아?
고난의 행군을 암시하듯이 시작부터 무릎 보호대로 칠갑을 하고 있다.
삽당령이라는 증거 사진을 올린다! 거기 있었냐고 물으면 글세?
'글세' 는 서당에 내는 돈이 글세다!
출발한 지 딱 한시간이 지났다.
두리봉 도착 오전 5시 3분.
표지석 하나없이 어느 산님이 만들어 논 플라스틱 표지판만이 덩그마니 있다!
산도 이와 같으니 조망을 선사하지 않으면 남녀노소에게 팽을 당한다. 제 역할을 다하지 못하면 이와 같은 대접을 받는다.
이게 이산의 탓만은 아니지만, 여기 이렇게 자리잡은 요산 운명의 장난인 것이다.
금강산 줄기에 자리 잡았어도 고도 1,033m면 한자락 했을 봉우리인데, 이곳에 자리를 잡아 그저 이름만을 얻었다 '두리봉'!
두리봉에서 '바람' 이 싸온 사과로 갈라진 목을 축이고 있다.
석병산까지 0.7km 남았다.
일월봉을 배경으로...
석병산 도착 5시 54분
삽당령 출발한 지 2시 30분만이다. 좌우사방이 탁트인 것이 근래에 보기 드문 풍광이다!
그래서 이곳에는 표지석이 볼만하게 서있는가 보다.
이름표를 붙인다는 건 의미를 부여하는 것이고 그것은 서로 내부로 통하는 은밀한 길이기도 하다.
그러니 이름값을 해야 하는 것이고 책임에 따른 의무를 짐지우는 일이다.
옅은 운무로 백두대간이 찬란한 봄을 꿈꾸듯이, 착 가라앉아 있다!
아직은 갈색이 지배하는 세상! 곧 녹음방초가 지배하는 푸른 세상이 되겠지?
석병산의 동영상.
경치 좋은 것은 알아 가지고...
바위가 풍화작용으로 해서 뚫려 만들어진 문 일월문!
말 그대로 낮에는 햇볕이 저녁에는 달빛이 드나들며 희롱하는 문!
잘못하면 뒷구멍으로 빠질 정도로 가파르고 위험하다. 자연의 조화가 신비롭고 경의롭다.
누가 이름을 갖다 붙였는 지 '일월문'이란 이름은 참 운치있고 낭만적이다.
일월봉의 고사목. 봉우리 사이의 바람골이 장난이 아니다. 저 건너 먼 봉우리에서 불어오는 바람을 이곳 봉우리에서 바로 맞이 할 수 있으니 여름에는 엄첨 시원하겠다.
석병산에서의 일출.
매번 보는 새벽의 일출이지만 우린 그래도 기를 쓰고 보려고 애쓴다. 매일 매번 일어나는 우주쑈 아닌가!
큰개별꽃!
얼레지!
전나무 같은데 아무튼 보기만 해도 시원시원하다. 하늘에 빗금을 쳐논 것 같이 일목요연하다.
헬기장 고도 908m.
이곳부터 야생화들이 지천으로 피고있다.
주종이 엘레지!
능선 바람이 심해, 약간 움푹 들어간 곳을 골라 점심을 먹는다.
다 먹고는 졸리다며 한숨을 때리려는 찰라 '바람' 과 '그윽한'미소' 가 벌떡 일어난다.
움푹 들어간 곳이 물기를 머금어 한기가 뼈속까지 파고든다고 한다. 입돌아가지 않으려 눈에 달라붙은 졸음을 떨쳐내고 서둘러 행장을꾸린다
석병산에서 한참을 내려 왔는데 느닷없이 이곳에 석병산 안내 팻말이 서있다!
이게 바로 동문서답이 아니고 무엇이냐? 누가 여기서 물어봤나?
선괭이눈! 이름 참 기막히게 지었다. 어찌 이리 고양이 눈을 닮았을꼬!
산괴불주머니!
한계령풀!
소나무 등걸로 만든 간이 의자에서 졸고 있는 '바람'!
이 의자를 집으로 챙겨 가라니깐 싫단다! 이소나무 등걸은 집에다 놔두면 은은하니 소나무 향이 좋을텐데 왜 안가져가는 지 모르겠다.
박새!
노루귀(흰색)!
나를 향해 인사하는 꿩의바람꽃!
노랑제비꽃!
지나 온 대간의 길!
아직 초록의 물결이 올라오려면 조금은 더 기다려야 할 것 같다.
한숨을 돌리고...
새 둥지! 조그만 주둥이 하나로 저리 깊고 크게 파기 위해 얼마나 많은 노력을 기울렸을까? 몇날 며칠을 팠을텐데 노력이 가상하고 가상하다.
금강송 군락지! 하나같이 늘씬 늘씬 쭉쭉 하늘로 치뻗었다.
지금 지나는 능선길 밑이 석회석 암반이 주종이라고 한다. 여기는 아직도 발견이 안된 동굴이 부지기수이고, 석회석이 시멘트의 주원료이다 보니 자병산같은 참화를 겪는 산이 생긴다. 그중에 하필 자병산이라니, 아마도 자병산이 노천으로 파기 좋게 생겨 먹어 희생양이 된 듯하다.
'대극'이라는 식물인데 앞에 무슨 글자가 붙는다는데 알 수가 없다. 실제 이름은 앞에 두글자가 들어갈 경우 '무슨 무슨 대극' 일 것이고 하나가 들어갈 경우엔 '무슨 대극'일 것이다.
각자 찾아보도록!
노루귀!
앞의 노루귀와 색갈이 달라 다른 종인줄 알았는데 같은 종이란다. 가만히 살펴보니 이파리가 9개로 같고 다만 색갈이 진하고 옅은 차이만 있을 뿐이다. 아랫 것이 색갈이 선명해서 눈에는 확 들어오는 반면, 윗에 것은 색갈이 연한 게 마치 꿈을 꾸는 것 같은 몽롱한 색갈로 호불호를 가릴 수가 엄따!
생계령 도착 10시 40분.
허거걱! 앞으로 5.4km나 남았다.
무너진 자병산을 당겨 찍었다.
이규모는 직접보면 상상을 초월하는 넓이다. 그냥 구멍을 뚫어 채취하는 것이 아니고 꼭대기에서 부터 차례대로 석회석을 채굴하고 있다.
석회암 지형을 알리는 팻말.
으! 차마 눈을 뜨고 불 수가 없다!
어찌하여 아직도 체굴을 하도록 허가를 한 것인지 도대체 알 수가 없다.
내가 이곳을 지나 온 지도 어연 15년 이상이 되었는데 그때부터 지금까지 계속 체굴을 했다는 얘기 아닌가!
다른곳도 아니고 백두대간길, 그것도 당국에서는 생태축을 목이 터져라 외쳐대면서 정작 이 현장은 나몰라라 하고 있다.
무슨 이권이 개입되지 않고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지금이라도 당장 덮어야 한다 당장!
저팔계의 삼지창!
드디어 백봉령에 도착했다. 도착시간 오후 1시 02분.
봉고를 몰고 온 기사 양반에게 부탁해서 사진 한장을 찍어달라고 했다. 이기사양반은 다른 대간팀을 삽당령에 내려주고 픽업하려 이리로 온 모양이다. 그런데 이양반이 싣고 온 대간팀들은 말그대로 특공대다. 삽당령에서 이곳 백봉령까지 진행하고 여기 백봉령에서 식사를 해결하고 곧 바로 댓재까지 진행한다고 한다.
적어도 50km가 좋이 될 거리를 한방에 처리한다고 하니 특공대가 아니고 무엇인가?
우리가 아는 '특공대' 는 '특별히 공부도 못하는 것이 대가리만 큰 것' 이 우리가 아는 '특공대' 이다.
무슨 특수부대도 아니고 도가니가 남아 나겠는가! 정말 특공대란 별칭이 맞을 것도 같다.
내가 동해 택시를 부르려고 동분서주하는 동안 '바람' 이 이기사양반에게 접근하여 동해터미널까지 태워달라고 협상을 한 모양이다.
가격은 알 수 없으나 일단 차를 잡는 수고로움은 덜었다.
차에 올라타서 물을 한병 얻어마시고 있는데 옆에 앉은 '그윽한미소'가 수화로 얼마를 줘야하느냐고 묻는다.
얼마를 줘야할까 만원?
헐! 이건 아니고 이만원에서 삼만원 사이에서 우리의 고민이 시작된다. 어짜피 이양반은 이곳에서 대간팀이 올 때까지 주구장창 기다려야 하는 신세로, 노느니 염불하는 셈이 아닌가?
이만원? 뒷꼭지가 캥긴다! 사람이 셋인데...
다소간의 고민 끝에 두당 만원쳐서 삼만원을 주기로 수화로 결정했다.
터미널 근처에 도착하여 삼만원을 건내니 아무 소리가 없다 만족한다는 반증이 아니고 무엇인가!
동해터미널 바로 뒤에 선택의 여지없이 '남경식당' 으로 들어갔다. 왜냐하면 이곳 근처에는 먹을만한 곳이 이곳 밖에 안보인다!
그런데 무심코 들어간 이곳이 맛집이었다니!
소 뒷걸음치다 쥐잡은 격이다. '그윽한미소' 왈 근래에 보기드문 맛집을 발견했다며 콧구멍이 벙실 벙실, 똥꼬가 옴찔 옴찔이다.
동해막걸리도 물이 좋아서 그런지 감칠맛이 있어 입에 쩍쩍 달라붙는다!
'지장수' 로 빗었다는데, 지장수가 무엇인가? 깨끗한 황토 흙에 맑은 물을 풀어 걸러낸 물로, 각종 미네랄이 풍부하고 산성을 알카리로 중화시켜주며, 제독작용이 뛰어나 독버섯 먹고 중독이 되었을 경우, 이 지장수 밖에는 해독할 수 없다고 한다.
헐! 물이 좋으니 술이 맛이 좋을 밖에...
이술은 무슨 술인고?
그이름도 찬란한 옻술! 옻에 옮거나 말거나 일단 희귀한 술이니 먹고나 보자며 입을 맞췄다.
담근 연도수 별로 값이 다르다는데 가장 최근 것으로 한병을 시켜 시음해보니 몸이 근방 더워지는 느낌이다.
옻은 항균 살균에 좋고 어혈을 풀어주는데 탁월하다고 한다. 특히 '그윽한 미소' 처럼 몸이 냉한 체질에는 보약이고, 간 해독작용, 만성 위장병에 좋으나, 우루시올이라는 독성 물질이 있어(피부 질환) 복용시 조심해야 한다고 한다.
남경식당의 정식 동영상이다. 어느것 하나 허투루 만든 음식이 없다 밑반찬서 부터 쌈장까지...
정말 유구무언이다. 동해 맛집으로 강추 강추다!
다 먹고 나오느라 배가 터지는 줄 알았다.
터지기 일보 직전의 배를 움켜쥐고 버스에 오르니 옻술의 알콰한 취기가 전신을 물먹은 솜으로 만든다.
눈을 떠보니 강남터미널, '딱선생' 을 기다리며 시간을 떼우느라 당구장으로 직행하여 혈투를 벌였다.
그런데 이상한 건 오늘 당구장에 거의 사람이 없다는 것이다. 다들 어디 간 겨?
우리가 온다는 소리를 듣고 내뺀 겨?
첫판은 당연히 '그윽한 미소' 가 우여곡절이 난무하는 가운데 장장 2시간의 혈투 끝에 승리했는데, 건 돈에 당구비 내고나면 남는 것도 없다.
다음 판은 '딱선생' 까지 참가했으니, 빨리 끝내는 사람이 짭잘하게 챙길 것이다. 당구비도 적게 나올 것이고 한사람이 더 늘었으니...
누가 누가 이겼을까요? 바로 바로 나!
해서 이긴 돈으로 막걸리와 밥을 샀다 강남터미널 싸고 맛있는 그집에서...
아무리 때려 먹어도 4만원 이상이 안나온다.
헐! 여기가 강남은 맞는 것이여 시방?
오늘도 다들 고생했다. 다음 구간은 상당히 긴 구간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으니 다들 나름 예비 운동으로 몸을 다져 놓도록!
나의집 도착 시간 오전 1시.
첫댓글 고생들 혔다!!..청학 !! 야생화 이름 찾느라고 수고 많았다....
내가 찾은 게 아니라 전문가들이 가르쳐줬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