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전에 읽었던 노란 손수건 이야기를 아시나요?
미국의 리더스다이제스트 잡지에 게재되었고
그 글을 우리나라에서 오천석 선생이 <노란 손수건>이라는 책으로 엮었지요.
미국의 폴로리다행 고속버스에는 승객의 대부분이 휴가를 떠나는 가족과 연인이었고 다들 행복한 표정으로 목적지를 향해 가고 있었으나 유독 맨 앞자리 승객 한 사람만 굳은 표정과 초조한 마음을 숨길 수 없어 사연을 들어본 결과
4년의 형무소 생활을 마친 가장이었고
형기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 것이 무서워
자기를 받아들여 준다면 마을 어귀 참나무에 노란손수건을 걸어 달라 했답니다.
만약에 노란손수건이 걸려 있지 않으면 버스에서 내리지 않고 바로 고향을 떠날 수 있게요.
그 남자의 목적지가 가까워지자
당사자 보다 승객들이 더 초조해져서 하나 둘 차창만 쳐다보며 마을을 향해 가고 있었지요.
이때쯤이면 우리나라는 고개 넘어 마을이 보인다 해야겠지만
배경이 미국이니 낮은 구릉이나 지평선 너머에 가물가물 마을이 보인다 해야겠지요.
서서히 다가오는 풍경 앞에 참나무가 보입니다.
우리나라에도 마을 어귀의 당목은 크지만
미국이나 유럽은 오래된 참나무라는 것이 거대하다고 해야 할 것입니다.
그 거목에 노란 손수건이 하나가 달린 것이 아니고 나무 가득 노란 손수건이 펄럭이고 있습니다.
그의 아내도 달고
아들과 딸도 달고
그 친구와 동네사람들도 죄다 나와 달았겠지요.
그 순간
버스 안은 환호성과 눈물이 뒤섞였고 펄럭이는 노란 참나무 밑에
기다리던 아내도 두 볼이 발갛게 되어 같이 울었다는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