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가 최근에 15% 넘게 상승을 보였던 이유는 어제 있었던 블록딜때문에 그렇습니다. KB금융 자회사 KB은행이 고가에 팔기 위하여 요 며칠 주가를 끌어올렸고 외인은 조금이라도 싼 가격에 사기위해 계속 매도했던 겁니다. 3400만주중에 2400만주를 팔았으니 그래도 약 1000만주정도 남았습니다. 아마 국내 다른 기관이 남은 1000만주를 사들였을것으로 생각합니다만 잘은 모르겠습니다. 다른기관이 샀다면 아마 국민연금일 가능성이 높은데요...
최근 4월부터 지분변동추이를 보면 국민연금이 5% 취득했고 어윤대회장을 포함한 나머지 등기이사들이 약간의 지분을 매입한걸로 되어 있습니다. 얼마전 어윤대회장은 MB정부와의 커넥션을 강하게 부인했는데요... 다 그만한 이유가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과거와 비교하면 격세지감을 느낄정도로 국가위상이 몇단계 뛰었습니다. 그러나 외환위기, 금융위기를 겪으면서 우리나라는 금융의 취약함을 절감했습니다. 선진국에선 하나의 은행이 그나라 전체의 GDP보다도 높은 여신규모를 갖고있는 곳이 많습니다.
우리나라는 OECD중 수출의존도가 세계에서 가장 높은 나라입니다. 대외변수 및 외환에 아주 취약할수밖에 없는 경제구조지요. 과거 12년동안 우리나라는 외환위기 및 금융위기를 거치면서 수백조원의 국부유출이 있었습니다. 내수비중을 늘리면 외부충격에 크게 흔들리지 않지만 우리나라는 단기간내엔 절대 내수를 부양할수 없습니다. 내수를 확대하려면 시간이 많이 걸리기 대문에 단기적으론 성장이 정체되면서 국민들은 먹고살기가 어려워지고 그러면 집권여당은 더이상 정권을 유지할수 없습니다.
수출도 잘되고(경제성장) 외부(국제자본)공격에 잘 대처하려면 결국 자체금융을 키워야합니다. 옛날 은행들은 정경유착의 고리로 이용되다보니 금융이 크게 성장하지 못했지만 지금은 사정이 달라졌습니다. 금융위기도 방어하고 국부유출도 방지하려면 우리나라에도 그런 메가뱅크가 반드시 필요하게 됐습니다.
정부입장에선 산업은행이 우리금융을 인수하여 메가뱅크를 출범시키면 베스트입니다. 그러나 여론의 반대에 부딛히다보니 임기 1년밖에 안남은 현정부입장에선 마냥 밀어부칠수만도 없습니다. 어쨌든 정부는 메가뱅크의 의결권만 쥔다면 누가 메가뱅크의 주체가 되든 상관없습니다.
그런데 가장 중요한 고비가 하나더 있었습니다. 국제자본이 한국에 토종메가뱅크가 설립되게 그냥 놔둘까요? 한국의 위상이 점점 커져가고 있고 동북아허브 가능성이 아주 높은 한국을 그들은 가만히 구경만 할까요? 절대 그렇지 않지요.. 국제금융자본은 대부분 유대자본입니다. 유럽의 19세기산업혁명과 패권, 1,2차 세계대전과 함께 20세기 초강대국 미국의 출현... 역사적으로 그 중심엔 항상 유대자본이 있었습니다.
21세기들어 아시아의 위상이 달라지고 있지요. 물론 그 중심엔 중국이 있지만 이제 한국의 영향력도 만만치 않습니다. 그러한 한국에서 동북아 금융허브로 거듭날 메가뱅크를 설립한다고 하는데 국제자본은 가만히 보고만 있겠습니까?
어제의 외인지분확대는 그러한 배경이 만들어낸 하나의 과정일뿐입니다. 국제자본이 메가뱅크에 끼어들겠다면 정부도 어쩔수 없습니다. 그들에게 대항할 힘도 없을 뿐더러 메가뱅크 의결권만 쥐고 있다면 파이조각을 조금 떼어주는 정도는 괜찮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물론 KB금융이 메가뱅크 주체가 되지않을수 도 있습니다. 산업은행이 될수도 있고 신한지주가 될수도 있고 아직은 아무도 모릅니다. 그러나 정부는 4개은행중 3개은행의 회장을 이미 우호적인 인사로 박아 넣었습니다. 누가 주체가 되든 상관없다는 식의 사전준비는 다 끝난셈이지요. 이제 지분만 확보하면 됩니다. 요즘 국민연금이 은행지분을 늘리고 있습니다.
향후 이런 그림을 갖고 KB금융과 우리금융 주가추이를 지켜보는 것도 매우 흥미로운 관점이라고 생각합니다. 당장은 주가가 크게 올라갈 가능성은 적습니다. 요 며칠새 주가가 올랐던 것은 블록딜에서 조금이라도 비싸게 넘길 목적이었기 때문입니다. 전 그런 관점에서 주가는 당분간 조정을 받다가 나중엔 크게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