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스님 : 화두(話頭) 안 배운 사람 없지? 그 전엔 안 배운 사람 더러 있었거든. 안 배운 사람은 반드시 화두를 배워서 참선(參禪)을 해야되지.
話頭는 다른 것하고 달라서 우리 공부(工夫)하는 수좌(首座)들의 생명이지. 생명인데, 참선하는 사람을, 여러 수 백 명이 아니라, 참 많이 봤는데, 그 중에 어떤 사람이 있느냐 하면, 배우지도 않고 자기 마음대로 뭘 갖다가 화두로 만들어 하는 사람이 더러 있어.
책을 보다가 무슨 의심이 났다든지, 그렇지 않으면 자기가 무슨 생각을 해서 만들어.
이런 식으로 하는 사람이 더러 있는데, 화두(話頭)라는 것은 반드시 배워서 해야되지, 책을 보고한다든지, 뭘 보고 생각해서 한다든지, 자기 마음대로 해서는 절대로 안되는 거야.
혹 상식이 좀 있는 사람들이 (책같은 걸) 보고서 제일 마음에 드는 걸로 하는 경우가 많은데, 어떤 때는 잘 안된단 말이여. 어떤 사람은 보면 하다가 병이 나는 수가 있단 말이여.
그러니 화두하다가 병이 나고 고민이 생기고 하는 것이, 배우지 않고 아무 지도없이 자기 마음대로 하기 때문이다 이 말이여.
'나는 아무 것도 안 배워도 자신 있다'고 자기 마음대로 하는 사람은 설사 몇 해가 됐다해도 화두를 다시 배워야 되지, 자기 마음대로 뭘 갖다 공부가 안된단 말이여.
오래오래 하다보면 나중에 고장이 나고 이러거든. 어떤 사람은 큰 병이 나는 경우도 더러 있거든. 하지만 결국 모두 내버리고 배워서 하면 괜찮단 말이여.
그러니 제일 첫째로 화두는 배워서 해야되지, 자기 마음대로 선택하면 못쓴다 말이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