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드복
방수, 발수, 투습
스노보드를 처음 배울 때는 정신 없이 넘어진다. 어느새 옷은 축축하게 젖어 있다. 심한경우에는 속옷까지 다 젖고 추운 날씨 때문에 얼어버리기도 한다. 그래서 스노보드복은 방수와 발수, 투습 기능이 중요하다.
방수(防水, water poof) - 의류에서 방수는 외부의 수분이 천을 통과해서 안으로 스며들지 못하도록 막아주는 것을 말하며 단위는 mmH2O(이하 mm)를 쓴다. 방수력의 단위를 mm로 하는 것은 수압과 관련이 있다. 물속 깊이 들어갈수록 수압은 강해진다. 수압이 강할수록 원단의 조직 사이를 뚫고 들어가는 힘도 강해져 조직이 뚫리는 순간 물은 원단 안쪽으로 스며들게 된다. 방수력 10,000mm라면 물속 10,000mm, 즉 10m 물속에서 받는 수압을 견뎌낼 수 있다는 얘기다. 방수력 5,000mm 정도면 일반적으로 물기를 막는데 별 지장이 없다. 일반적인 우산의 방수력이 약 2,000mm 정도다
따라서 스노보드복은 방수력의 숫자가 높을수록 좋다. 특히 눈과 접촉할 일이 많은 바지는 방수력이 더욱 중요하다. 하지만 방수 기능이 좋다고 해서 무조건 원단이 물에 젖지 않는것은 아니다. 원단의 표면은 젖더라도 그것이 안쪽까지 통과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방수 기능이기 때문이다. 원단의 표면을 젖지 않게 하는 것은 발수 기능이다.
발수(拔水, water repellent) - '방수는 물이 스며들지 못하게 막아주는 것이고 발수는 안쪽의 수분을 바깥으로 배출해 주는 기능'이라고 알고 있는 사람이 많은데 이것은 발수를 투습으로 오해한 것이다. 발수는 물이 닿는 순간 원단의 표면에 스미지 못하도록 하는 기능을 말한다. 자동차 유리에 발수제를 바르는 것을 떠올리면 이해하기 쉽다. 유리는 완전 방수 재질이라 아무리 비가 와도 물기가 안으로 스며들 일이 없다. 하지만 물이 스며들지 않더라도 유리면에 번지면 앞이 잘 안 보인다. 그래서 곧장 흘러 번지지 않도록 하는 것이 바로 발수제의 역할이다.
발수 기능이 있는 천은 원단의 조직 위에 얇은 막을 코팅하는 방법으로 제작한다. 방수 기능을 가진 대부분의 원단은 발수를 위한 코팅도 함께 하는데 간혹 발수 기능이 없거나 약한 원단도 있다. 물을 흡수하여 원단 조직의 부피가 팽창하면서 조직 사이의 공간을 막아 방수를 하는 특수 원단이나 데님 원단이 그렇다. 발수막이 얇아지거나 없어지면 발수 기능이 약해지는데 발수제를 뿌리면 어는 정도 기능을 회복한다.
투습(透濕, breathability) - 투습이란 원단 안쪽에 생기는 수증기 상태의 습기를 외부로 배출하는 기능을 말한다. 물의 입자보다는 작고 수증기의 입자보다는 큰 수많은 미세 구멍으로 수증기를 배출하는 원리다.
투습력을 측정하는 테스트로는 수증이 유출력(water vapor flux)를 많이 사용하는데 이 수치는 24시간 동안 1㎡당 통과시킨 수증기의 양으로 측정한다. 단위는 g/㎡/24hrs를 쓴다. 간단히 g으로 표시하기도 한다.
'투습'하면 가장 대표적으로 떠오르는 것이 바로 '고어텍스'다. 그러나 고어텍스를 포함한 어떤 원단도 시간이 지날수록 방수나 투습 기능이 점점 약해진다. 방수/투습 기능이 있는 제품에 발수 처리제를 뿌려주는 것도 이 때문이다. 발수 기능은 투습과도 밀접한 연관이 있는데 원단의 표면이 물에 젖으면 수막이 형성되면서 투습 기능을 저하시키기 때문이다. 방수제와 발수제의 구분이 제대로 안돼 있는 경우가 많으니 주의해야 한다. 특히 실리콘이나 우레탄이 원료인 방수제를 뿌리면 미세 모공을 막아서 오히려 투습 기능을 잃기도 한다.
장갑
일반 보드장갑과 하프파이프에서 사용하는 파이프장갑으로 크게 나뉜다. 일반적인 보드장갑과 달리 파이프장갑은 방수 기능이 거의 없는 대신 가볍고 간편하다. 또 장갑의 안쪽에 고무를 덧덴 부분이 있어 파이를 타면서 '그립(보드를 손으로 잡는것, 에지 때문에 장갑이 손상을 입는 경우가 많다)'과 같이 다양한 동작을 손쉽게 할 수 있다.
장갑의 재질로는 방수 및 투습 처리가 된 가죽이나 폴리에스테르 등을 복합적으로 사용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