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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기맥 졸업산행
1. 산행일자: 2008년 7월 12일 토요일
2. 종주거리 : 23.9km(신산경표)
3. 종주경로 : 운두령 -두로봉
4 동 행 : 신지아래님 여산님 산오름님 산자락님 건달님 정회장님 솔개님 산뫼님
5. 지원 : 쌍용님, 도야지님, 안개꽃님
6. 소요시간 : 11시간 10분
7. 구간기록
-, 06:20 운두령 -, 07:40 1496봉 -, 07:57 계방산(1577.4봉) -, 08:27 이승복 생가 갈림길 -, 08:23 -, 09:07 1462.3봉 - 09:37 방아다리약수 갈림길(오대산 국립공원 시작) -, 10:37 1358.7봉 -, 11:50 1282.3봉(1320봉에서 12:25분까 지 점심) -, 13:00 1315.2봉 -, 13:41 1539 암봉(14:00 출발) -, 14:20 호령 봉(1566)10분 휴식 -, 15:22 1563.4 삼각점 -, 15:26 비로봉 -, 16:20 상왕 봉(1493) -, 16:36 북대사 갈림봉 -, 16:44 1419.6봉 -, 17:03 두로령 -, 17:29 두로봉(1421.9) -18:17두로령
8. 날씨 : 흐리고 한때 비
9. 뒷이야기
[운두령 등산로 초입에서 반겨주는 하늘 말나리]
오늘은 산오름 산악회 한강기맥 종주 마지막 구간 산행일이다. 오늘을 위하여 도중 3구간을 땜질하고 직장 근무상황도 조정을 하여 부담 없는 산행을 준비하고자 하였으나 체력이 버텨 줄지는 의문이었다. 왜? 대책 없이 마셔준 주님에게 물어보아야 할 것 같다. 새벽03시 잠을 털어내고 시내로 향한다. 장마철이라 무척 무더운 날 새벽인데 새벽 공기는 그래도 시원하여 우선 좋다. 지난 날 지금은 세상을 떠난 김상진 씨와 솔개와 함께 오른 계방산, 어느 여름날 식구들과 찾은 월정사방문길에 번개처럼 올랐던 비로봉, 대간 종주 시 야영을 하던 두로봉을 오늘 모두 지나게 되어 감회가 새롭다.
[노루오줌]
계방산은 산이 크고 월계수와 같은 꽃다운 나무가 많이 있다하여 "桂芳山"이라 한다는데 처음처럼 오를 생각에 가슴이 설렌다, 오대산은 동대 만월산, 서대 장령산, 남대 기린산, 북대 상왕산, 중대 풍로산 이라 칭하고 각 대에 암자를 두고, 중대에 중국에서 가져온 석가의 정골 사리를 봉안했다. 다섯 암자의 이름은 동대 관음암, 서대 수정암, 남대 지장암, 북 대 미륵암, 그리고 중대 사자암이 그것이다. 5개 암자가 꽃잎에 싸인 蓮心 다섯 잎을 닮은 고봉이 있다는 오대산이다. 기맥의 마지막 봉우리인 두로봉은 양양군, 명주군, 평창군의 경계 지점으로 두루 통할 수 있어 두로봉이라 부르기도 한다며 산봉우리가 노인의 머리처럼 생겼다고 하여 頭老峯이라 고도 한단다.
두로봉은 대간과 오대산 주능선이 만나는 지점이다. 두로봉에서 서남쪽으로 흐르는 오대산의 주능선은 상왕봉(1,491m), 비로봉(1,563.4m·오대산 정상), 호령봉을 일으켜 세우는데, 이 줄기는 남서로 계속 이어져 계방산, 태기산을 지나 팔당까지 뻗어나가면서 남한강과 북한강의 분수령을 이룬다. 이 산줄기를 ‘한강기맥’이라고 부르고 우리들은 그 산줄기를 아홉 번에 걸쳐 마루 금을 걸어가고 있는것이다. 그리고 상원사 적멸보궁 아래 중대(사자암)를 중심으로 동대(관음암), 서대(수정암), 남대(지장암), 북 대(미륵암)가 있다.
[운두령에서 출발준비 솔개는 아침부터 마셔댑니다 물을,,,]
구름이 잔뜩 낀 운두령은 앞서 8구간 종주 때보다 부산하다. 부부 산행인 들이 먼저 도착해서 산행 준비를 마치고 출발하고, 어느 가족들은 생일축하인지 아침부터 폭죽을 터트린다. 습관처럼 몸에 배인 행동으로 준비를 마치고 하나 둘 계단을 오르는 모습이 후련 잘된 수색대 같다. 잠시 오르다보니 하늘 말나리가 반겨준다. 잡목과 산죽이 약간 있는 편안한 오르막길을 따라 올라가며 갖은 생각으로 잠시 산행의 힘든 생각은 잊는다. 인간은 언제부터 산을 오르고 즐긴 것인가? 온갖 잘 못된 행위와 아귀다툼 같은 일상에서 벗어나 산정에 오르면 짓 푸른 하늘과 끝 모를 능선과 능선들을 바라보면 무념무상의 경지에 다다르는 충동이 이는 것을 언제부터 즐긴 것일까? 돌연 녹색 숲 가운데 희고도 흰 꽃송이를 발견하며 본연의 생각으로 돌아온다. 좌측사면 저 아래는 길고 긴 능선이 사래 긴 밭까지 내려가고 멀리 높고 낮게 이어지는 능선들이 보일 텐데 구름이 온 대기를 덥고 있어 먼 그림을 볼 수 없으니 가까이보이는 작은 잎사귀들의 속삭임에 귀 기우리며 걸어간다. 주위에는 노루오줌과 산 조팝나무가 군락을 이루고 창촌 방향에서 불어오는 바람은 무척이나 시원하다.
[참조팝나무꽃]
우리보다 먼저 산행 길에 나서서 오르기 시작한 부부가 우리들에게 길을 비켜준다.부럽다 나도 저들처럼 함께 수많은 산을 오르고 내렸어야 하는데 아내에게 대단히 미안하다. 가파른 오르막을 오르고 숨을 고르니 1496m봉의 정상을 지나 잡목 숲을 지나며 노루오줌, 박새, 이질풀 등 야생화를 찍으며 전진하니 비로소 계방산 정상이다. 사계는 운해로 인하여 볼 염두도 없고 모두들 도착하기를 기다려 사진을 찍고 맥주 한 병을 나누어 마시는데 얼마나 시원 한지…….
[구름속 능선에 털이풀꽃이 지천입니다]
계방산부터는 등산로가 험해진다. 아무래도 종주꾼들만 이용하니 잡목이우거지고 좁아져 서서히 옷도 잡아당기고 배낭도 걸린다. 도중에 이승복군 생가로 내려가는 갈림길에 서있는 무척이나 오래된 주목나무에서 밑 부분이 기묘한 모습이라 사진을 찍고 자꾸만 뒤돌아본다.
[계방산정상인데요 여기까지는 고속도로를 온것이고요]
걸으며 다시 소슬바람 부는 주위를 건너다보니 구름이 서서히 벗어진다. 소 계방산도 보이고 나뭇가지사이로 평창방면 산들도 어렴풋이 시야에 들어온다. 나는 마치 물에 빠진 아이처럼 먼 곳을 바라보고 허우적거리며 걸어간다. 1,462.3봉에서 신지아래님의 발목 치료차 잠시 쉬게 되는데 이곳에서 소계방산과 계방산 조망이 아주 좋다. 구름이이 감싼 계방산은 조금만 홀쭉했으면 히말라야 산군에 창가방 처럼 보일만 한데 아쉽다.
[진행하다 보이는 소계방산구름이 막 걷히고 정상부와 구름이 없는 부분이 일치하죠?
잠시후 나팔불며천사가 내려오지 않을까?]
[산에 오르면 이런 산능선들의 실루엣에 넊을 놓고 봅니다]
주변에 마가목 열매가 많이 열렸다 올해는 아마도 마가목 술을 좀 담가보려나……. 선두가 먼저 출발하고 다시 천천히 출발하여 능선을 걸어간다. 한참을 내려가니 일행들은 후미가 늦어지는 관계로 능선주변에 많이 자생하는 곰취를 채취한다. 더 고도를 낮추어 내려가니 돌배나무가 한그루 보이는데 아직 어린 열매가 많이도 보인다.
오늘 일행 중에는 요놈 채취하러오는 이가 있을 것 같다. 오름길을 두어 번 치고 오르니 1366봉, 헬기장이다. 이곳이 1996년 잠수정 공비침투지역이라는 안내판을 만난다.
[1366고지에 달맞이꽃 날씨가 흐려서 그나마 활짝핀 모습을 봅니다]
여벌로 지고 간 문배마을 동동주를 내어 함께 마시며 휴식을 취한다. 달맞이꽃이 아름답게 피어나 이를 카메라에 담는다. 점심 식사 후 북쪽으로 계속 걸어가며 잠시잠시 보이던 능선은 이제 그 높이를 한껏 치켜세워 한 봉우리에 이백 미터 이상을 올라야 한다. 숨이 턱에 닿아 호흡이 힘들면 보폭을 줄이고 속도를 줄이며 걸어가는데 다시 잡목이 우거진 숲 사이로 암봉이 보이고 선두는 이미 암봉에 올라서 쉬고 있다. 드디어 암봉에 오르니 전망이 탁 트인다.지나온 전구간과 내면에 무수한 산들 멀리 구룡령 오름길까지 보이는 최적의 전망 바위 봉이다.
[쥐약님 멋쟁이 산에서는 거의 신입니다]
동자꽃인데 거의 제비동자꽃 닮아갑니다
산길을 가다보면 이런 전망 좋은 곳은 온 마음이 전율한다. 아스라이 보이는 먼 산 능선들, 아래에서는 도저히 느끼지 못할 전망, 도심의 부근 산에서도 매우 시끄러웠던 도심이 그림처럼 아름답게 보이는 이런 전망을 나 너무나 사랑한다. 호령봉 정상에 지천으로 피어난 이질풀이 아름답고, 깊은 바다처럼 푸른 산과 계곡 넘어 황병산 의 높다란 그림도 너무나 좋은 한강기맥 호령봉이다. 호령봉은 일제 강점기만 해도 호랑이가 빈번하게 출몰하던 곳이어서 이름을 지었다던데, 깊은 밤 우렁차게 표호 하는 호랑이의 모습이 어려진다.
[호령봉에서 간식시간]
호령봉을 출발하는데 하나 둘 떨어지던 빗방울은 점점 굵어지는데 금세 잡목이 우거진 산길을 적셔 놓는다. 워낙 거친 산길이라 우의를 입고 걸어보지만 하의는 도리 없이 젖는다. 될 대로 되라는 심정으로 비로봉을 오르다보니 비가 멎는다. 드디어 비로봉정상 탐방객들이 많이 올라와 있다. 물에 빠진 생쥐 꼴을 한 우리는 후미가 도착할 때까지 오대산과 주변 경관을 원 없이 즐긴다.
비로봉에서 당겨본 적멸보궁
[찍사는 없네요]
이제부터 두로봉까지는 지나온 길에 비하면 탄탄대로이다. 마침 구름이 벗어지며 오후에 서쪽으로 살짝 기울은 태양도 보이고 상왕봉으로 향한다. 상왕봉 직전 능선에는 그 나이를 짐작 할 수 없는 자작나무와 산돌배나무가 있어 이를 구경하며 걸어간다. 이런 고목들 사이를 산책하듯이 걸어가노라면 산을 좋아하고 찾기를 무슨 운명처럼 생각이 든다. 어린 시절 뒷산 소나무 숲에서 뛰어놀던 생각도 나고 수학여행지인 설악산 생각도 난다.
[ 이질풀 꽃잎에 맺힌 이슬이 아름답죠?]
드디어 두로령에 도착한다 자동차 몇 대를 지워버리면 이곳도 그저 숲길이다. 두로봉까지 약26분 이소 요되고 드디어 평평한 갈림길이 나오고 좌측으로 방향을 틀어 50여 미터 진행하니 두로봉 정상 한강기맥 마지막 구간 종주의 정점을 찍는다(17:29분).
[평생 처음대하는 돌배나무입니다 이렇게오래된 고목에 돌배가 주렁주렁]
2구간 산행부터 산오름 산악회 한강기맥 종주 팀에 합류하여 3, 4, 5,6구간을 함께하고 잠시 휴식기간에 단독으로 1구간을 이었고, 은두령-구목령 구간 종주 후 아들과 구목령-먼드래재 구간을 이어가고 먼드래재- 화방재구간을 신지아래님과 정 회장님과 함께 마주이어서 오늘 그 대미를 장식한다. 나름대로 홀로이든 산우회와하든 꾸준히 산을 찾았으나 이번처럼 열병을 알는것처럼 집중 한때도 없었던것 같다. 함께 하신 모든 회원님들께 감사를 드린다.
쥐약님의 산행기에서 퍼올립니다
첫댓글 고생하셨습니다.그간 산행기 잘보왔습니다.마지막산행기는 한편의 수필을 읽는것 같은 마음의 여유를 느껴봅니다. 몸 잘 추스리시고 계속적인 산행기와 시와 살아오신 삶의 순간들을 글로써 보여주시기 바라며 그글로 전 즐겁습니다..
만만찮은 무더위를 뚫고 산자락을 무진하신 님께 무언의 박수를 보냅니다. 진정한 님의 산사랑을 재참 확인 하면서 또한 그 느낌을 감히 나눠 받습니다.
11시간10분 아아~~ 생각만 해도 아찔.............워케 더위와 싸우셨을까??? 대단들 하세요...............산을 정말로 사랑하시는 횐님들께 박수를 보냅니다.................
이젠 한강기맥도 졸업하셨으니 자퇴했던 대간길이나 복학하심이 어떨른지요?
덕분에 한강기맥의 골자들을 두루 둘러봅니다. 예전 계방산에서 바라본 설산에 능선들도 눈에 아른거리고요...한강기맥에 종주를 축하드립니다. 다음 산길을 향해 화이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