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고속도로 광주를 못 미친 지점에서 광산 IC를 벗어난 뒤 13번 국도 나주를 거쳐, 1번 국도로 무안을 경유 목포로 진입하면 된다. 목포는 호남선 열차의 종점이며 서울에서 고속버스가 운행된다. 광주와 나주에 서는 직행버스가 자주 있으며, 전주, 부산, 마산 등지에서도 직행버스가 오가고 있다.
목포의 대표먹거리 '세발낙지'
<목포는 항구다> <목포는 세발낙지다> <따라서 세발낙지가 맛있는 목포는 눈물이다> 목포는 항구다. 굳이 영화제목이, 유행가 가사가 아니더라도 목포는 항구요, 흑산도와 홍도 등 840여 개의 섬을 아우르는 아주 큰 형님이시다. 그만큼 목포는 볼거리와 먹을거리가 넘쳐난다.
특히나 싱싱한 재료와 무뚝뚝 하지만 속정 깊어보이는 전라도 아지메의 손맛이 어우러져 만들어내는 목포만의 별미 세발낙지 또한 목포의 톱브랜드다. 그래서 목포는 세발낙지다. 뻘 구멍 속에 사는 세발낙지는 대두에다 지구를 침공한 화성인쯤 되는 못생긴 외모. 허나 새콤달콤한 초장에 빠졌다 발간 옷을 갈아입고 나온 이 놈을 한 입에 쑤욱 밀어 넣으면 넘어질 듯 뛰어들어오는 생생력(生生力)과 씹을수록 더욱 달보드레해지는 그 맛은 양손의 엄지 손가락을 모두 치켜세우게 만든다. 혹자는 이것을 두고 기겁을 할 정도로 징그럽거나 잔인하다고도 한다. 물론 식성도 개성이다. 허나 이 맛을 놓친다면, 미안하지만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음식 하나를 못먹고 떠나는 건지도 모르겠다.
'낙지 한마리가 인삼 한 근에 버금간다!’ 기자가 한 말이냐. 아니다. 그렇다면 목포 아지매가 한 말이냐. 그것도 아니다. 바로 ‘줄을 서시오’ 로 통하는 허 준의 동의보감에서 나온 말이다. 어디 이 뿐인가. 정약전의 <자산어보>에서는 ‘논과 밭갈이에 지쳐쓰러진 소에게 낙지 두서마리를 먹이면 벌떡 일어난다’고 적혀있다. 실례로 우리나라에서도1950,60 년대 농번기에 소에게 쟁기질을 시킬 때 소가 힘들어하면 살아있는 낙지 두어 마리를 먹여 힘을 북돋았고 낙지를 먹은 소는 곧 힘을 되찾아 쟁기질을 잘하였다고 한다.
이런 저런 연유로 하여 예로부터 낙지는 뻘 속에 건져낸 인삼으로 비유되면서 최고의 스태미나 식품으로 꼽힌다. 이는 낙지에 들어있는 타우린과 히스티딘 등의 아미노산이 칼슘의 흡수·분해를 돕고 있기 때문. 또한 콜레스테롤과 많은 철분을 함유하고 있어 빈혈이 있는 사람에게 특효라 전해진다. 혹여나 여기서 콜레스테롤이 많다고 걱정하는 이는 들으시라! 세발낙지속에는 콜레스테롤을 낮추는 효과가 있는 타우린이 들어 있기에 그런 염려는 붙들어 매어도 된단다.
청양고추를 넣어 매콤하면서도 더욱 시원한 맛이 나는 연포탕그렇다면 이 좋은 낙지의 정체를 한번 파헤쳐보자. 먼저 세발낙지라는 이름에서 궁금증이 도지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과연 세발낙지는 발이 세 개일까? 다섯 개일까? 무조건 땡이다. 여기서 세발낙지라 함은 ‘발이 가늘다(細)’는 뜻. 70년대 중반부터 세발낙지란 이름표를 달게 되었는데 목포에서는 작고 예쁘다하여 꽃낙지로도 불렸다 한다.
목포의 세발낙지는 다른지방에서 잡히는 ‘배(船)낙지’와 달리 주로 갯벌 깊숙이 있는 낙지구멍에다 한 쪽 어깨를 다 넣을 정도로 손을 뻗어잡는 것이 특징. 이렇게 갯벌에서 잡히는 세발낙지는 육질이 부드럽고 고소한 맛을 가지고 있어 까칠해진 입맛을 살리는데 인기 최고! 세발낙지를 가장 맛있게 먹는 방법은 단연 생것을 그대로 먹는 낙지회. 어려서부터 세발낙지요리에 익숙하게 길들여진 목포사람들은 살아 있는 상태로 그릇에 담아 세발낙지의 머리 부분에 젓가락을 끼워 다리를 둘둘 감아 초고추장에 찍어 통째 먹거나 손으로 다리를 훑어가면서 한입에 먹는다. 이렇게 먹는 것 이 고소하고 쫄깃쫄깃한 세발낙지 특유의 맛을 느낄 수 있다고.
참기름에 버무린 산낙지 “그렇게 몬도가네한걸 어떻게 먹어?’ 초발심자들이 흔히들 세발낙지를 먹는 사람들을 곁눈 질로 훔쳐보다 질겁을 치며 하는 말이다. 이 말 한마디로 입 쩍 벌리고 그 녀석을 입 안으로 쑤욱 밀어넣던 사람은 졸지에 야만인이 되어 버린다.
여기서 ‘몬도가네’라는 말의 뜻을 짚고 넘어가도록 하자. 몬도 가네의 사전식 표현은 기이한 행위, 특히 혐오성식품을 먹는 등의 비정상적인 식생활을 가리키는 단어로 1962년 세계 각자의 엽기적인 풍습을 소재로 한 이탈리아 영화 <몬도카네>에서 나온 것.‘정력에 좋다고 뱀, 개구리, 지렁이까지 먹다니, 몬도가네가 따로 없네.’ 이러면 이해가 확실하겠다. 뭐 어쨌든 세발낙 지의 기똥찬 맛을 보지 않는 이상 몬도가네라는 말을 계속 남발할는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입 안에 가득 꿈틀거리는 낙지의 그 고소한 맛을 아는 사람들은 야만인이라는 소리에도 아랑곳없이 입 운동을 멈추지 못한다고.
양념한 낙지에 콩나물을 얹어 비벼먹는 낙지비빔밥
이 천금같은 세발낙지가 목포의 대표 브랜드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사실 목포에는 낙지를 잡을 뻘이 없다. 허나 무안이나 신안 또는 영암, 고흥, 함평 등의 갯벌에서 잡아올린 세발낙지들이 목포서 집합하기 때문에 여전히 세발낙지를 맛보기에는 목포가 제격. 목포에서 낙지가 맛있기로 유명한 독천 식당은 기자가 목포를 가면 무조건적으로 들리게 되는 곳이다. 굳이 기자만이 아니더라도 20년의 역사와 맛을 자랑 하기에 현지인들뿐만 아니라 외지인들까지 이 묘한 맛을 보려고 먼길을 마다않고 달려온다. 이곳에서 소비하는 세발 낙지는 하루 평균 300 ~ 400마리 정도. 연포탕에서부터 큰 스텐 그릇에 수북이 담아 나오는 낙지비빔밥, 그리고 팔딱거리는 산낙지까지... 낙지로 할 수 있는 요리가 모두 나온다. 소문대로 독천식당의 낙지 맛은 상상 초월이다. 처음 느낌은 연함, 그리고 다음의 느낌은 ‘질겅질겅’이다. 여기서‘질겅질겅’은 오징어를 씹을 때 나는 소리와는 질적으로 다르다. 씹을수록 기분 좋아지는 이 질겅거림이야 말로 세발낙지의 강력한 매력이다.
낙지의 변신이 시작됐다. 모두 잘린 다리로도 살겠다고 꼼지락 거리던 산낙지가 바닥을 들어내기가 무섭게 산해진미가 한 상 가득 차려진다. 세발낙지의 패션쇼가 시작된 셈. 해남과 신안·무안 갯벌에서 잡힌 갯벌낙지로 끓여내는 연포탕은 청양고추를 넣어 매콤한 맛에 시원함까지 곁들이게 된다.
굵은 낙지를 살짝 데쳐서 미나리 생채에 무쳐내는 새콤달콤한 낙지초무침, 특히나 연포탕과 함께 내놓는 낙지 비빔밥도 결코 지나칠수 없는 메뉴 데쳐 양념한 낙지에 콩나물을 위에 얹고 김과 참기름을 넣어 버무려 먹는 낙지비빔밥은 한 술 뜨지 않아도 저절로 입에 침이 고이게 만든다. 또한 제철에 생산된 태양초의 씨를 빼고 알뜰하게 갈아서 고추장대신 쓰기 때문에 맵다기보다는 고소하기까지 하다.
주 메뉴인 낙지 외에도 독천식당에서 밑반찬으로 내오는 음식인 밴댕이젖, 파김치, 우무 같은 것은 전라도 음식답게 매우 맛깔스럽다. 서울에 좀 가져가서 밑반찬으로 영영 두고 먹고 싶을 정도. 이 외에도 이 세발낙지를 이용해 만드는 음식인 낙지호롱, 갈낙탕 등을 들 수 있다.
‘여행의 절반은 입이 한다’라는 말이 있다. 입이 즐거워야 여행의 기쁨도 두 배라는 것! 아찔한 목포의 별미 세발낙지를 먹었으니 이제 눈을 보하게 할 구경을 할 차례. 먼저 목포의 관광지들은 크게 두 개의 권역으로 나뉘는데 바로 유달산 지구와 갓바위 지구다. 먼저 유달산은 목포시와 다도해를 한 눈에 굽어볼 수 있는 높이 228m의 목포 뒷산으로 목포 시민들에게 있어서는 정신적 지주와 같은 산이다.
유달산에는 이엉으로 바위전체를 덮어서 마치 아군의 군량미처럼 꾸며 왜군이 감히 넘보지 못하게 하였다는 설화가 전해오는 노적봉을 비롯하여 해발 228m의 일등바위와 이등바위로 나뉘어져 있다. 정상에 올라서면 다도해의 경관이 시원스럽게 펼쳐져 있고 그 사이를 오고 가는 크고 작은 선박들의 모습이 마치 한 폭의 동양화를 연상케 한다. 산 아래에는 4.19 기념탑, 목포의 눈물 노래비 등을 만날 수 있다.
/ 한국관광공사 손은덕
▶ 목포 세발낙지 맛 좋은 집
독천식당(호남동/061-242-6528), 호산회관(용당동/ 061-278-0050), 신안뻘낙지(호남동/061-243-8181), 북 항 은빛바다회타운 서해수산 (북항/061-244-0935)
▶ 목포 세발낙지 가격(독천식당 기준)
연포탕(1만3000원), 낙지 비빔밥(8000원), 낙지구이(3만원), 세발낙지(싯가) 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