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8월5일(고소적응일)
다행히 아침에 해뜨기 전에 마나스루가 멋진 모습을 보여주어서 다들 눈뜨기 무섭게 바깥으로 몰려나갔다.
방에 들어오니 공금이 들어있는 작은 가방이 안보였다, 설마 어디 있겠지하며 누룽지를 끓여먹고는
본격적으로 가방을 찾으니 보이지를 않는다. 이런! 큰일이 여행경비와 여권등이 들어있었는데
점점 마음이 급해지는데 찾아도 보이지 않아서 결국 카르나에게 너희들 혹시 보지 못했냐고 하니
아무도 보지를 못했다고 한다.
거의 포기상태에서 민석이가 가방을 찾아서 가져온다,
민석이 카고백뒤에 있었다고 하니 기가 막힐 노릇이다.
민석이 카고백 근처에도 안 갔는데 이게 무신 소리야? 하여튼 가방을 찾았으니 천만다행이었고
또 잃어버린 물건도 없었다.
한바탕 소동뒤에 볕이 좋아 빨래를 해놓고 널고 난후 비렌드라 빙하호수로 놀러갔다.
말과 야크가 방목되고 있는 넓은 초지를 지나 언덕을 두 개 넘으니 생각보다 탁한 옥빛을 띄는
비렌드라 호수가 나왔다.
호숫가의 시원한 바람과 강렬한 태양에 그동안 꼭꼭 숨겨져서 고생한 엉덩이를 내놓고 태닝을 하니
딴 대원들이 장난친다고 멀리서 카메라를 들이대기도 하고 어떤 대원은 덩달아 바지와 팬티를 내리고 따라한다.
잠시 망중한을 즐기다 다른 대원들은 돌아가고 난 호수 왼쪽으로 걸어가보니 정면에서는 보이지 않던 빙하가
훨씬 잘보여서 점점더 왼쪽과 위쪽으로 올라갔다, 나중에 사진보니 그리 멋지지도 않았지만!
사진촬영을 마치고 내려오니 민석이와 카르나만 남아 있어서 돌아오는 길에 곰파에 들려
무사산행을 빌기도 하였다.
돌아와 점심을 먹는데 소민이라걸 시켜 보니 이건 뭐 스파게티와 똑같았다. 이럴줄 알았으면 라면 먹는건데 ,
오후에 모두들 퍼지는 느낌이 들어 아랫마을로 놀러가자고 하니 싫다고 해서 민석이만 대동하고 내려가
여기저기 기웃거리다. 높은곳에 위치한 멋진 집을 보고는 찾아가서는 따시뗄레를 외치자
잠시후 주인아주머니로 보이는 분이 나와서 손짓발짓하면서 수이찌아를 한잔 얻어먹을수 있냐고 물으니
환하게 웃으며 들어오라고 한다, 컴컴한 방안에 들어가니 아무것도 보이지 않더니 잠시 있으니
어둠이 눈에 익으니 화로가 중간에 있는 부엌 겸 거실이었다. 새로이 자리를 깔아주어서 손님대접이
융숭하다는걸 한눈에 느낄수 있었고 안통하는 말로 손짓발짓하며 의사소통하니 서로 웃고 난리다.
뭐라도 선물을 하고 싶어서 게스트하우스 다녀오겠다고 하고는 얼른 돌아와 연양갱,초코렛,비타민,소세지 등을
챙겨 가져가 선물로 드리니 너무너무 고마워하며 수이찌아와 짬바,수제요구르트 듀 , 를 잘얻어먹던중
감자를 먹을거냐고 물어서 먹고 싶다고 하니 감자를 씻어서 삶아주는데 아무것도 넣지않고 삶았는데도 불구하고
너무 맛있어서 염치불구하고 남는 감자 가져가면 안되겠냐고 물으니 웃으며 그러라고 해서 아쉬운 작별인사를 하고 양손엔 감자를 그리고 가슴속엔 티벳인의 맑은 웃음과 정을 가득 담고 식기전에 감자를 대원들에게 맛보여 주기위해 총알같이 게스트하우스로 돌아와서 자는 사람들을 깨워서 감자를 맛보여주니 모두들 기막힌 맛이라고 한마디씩 거든다. 그리고 조금더 먹었으면 하고 아쉬워했다.
오늘은 날이 하루종일 맑고 볕이 강해서 그동안 굽굽했던 침낭과 의류등을 다 바깥에서 바짝 말릴수 있었다.
내일도 날이 좋아야 마나스루를 제대로 볼수있을텐데!
첫댓글 히말라야의 고산 감자맛은 정말 좋죠! 사마가온 감자 맛은 알아주는 듯해요..
감자로 두끼를 때웠는데 한국에선 상상도 못했던 일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