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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체육대회 후기
앞서 올린 후기가 너무 짧고 장난스러워 맴이 영 찜찜해서리 다시 씁니다.
체육대회 날,
아침에 일어나 하늘을 보고
"삼촌 고맙심더" 이게 무슨 소린고 하니
미술관 춘희님이 부산에 하늘 보러 온다기에 장마중임에도 불구하고 꼬리글에다 춘희님을 위해서 우리 삼촌인 하나님에게 특별히 부탁해서 코발트색 하늘을 준비해 놓고 기다리겠노라 농담반 진담반(그렇게 소망했으니)의 약속을 했거든요.
착한 우리 삼촌(하나님),
나의 부탁을 외면하지 않고 날씨는 맑고 하늘은 푸르고...... 기분이 상쾌했다.
다트 용품들을 챙겨 도착하니 스포티한 차림의 우리님들, 한껏 기대에 찬 모습들.
1시까진 삼삼오오, 담소하는 사람, 가볍게 몸을 푸는 사람, 참모들은 대진표 짜느라
여념이 없고, 좀 있다 김밥으로 배를 든든히 하고,
드디어 1시, 청백으로 나누어 첫 번째 시합은
- 축구
좁은 공간에 많은 선수들이 와글와글, 전신을 내 던지며 한치의 양보도 없는 압박 축구,
이리치고 저리받고, 공을 차는 건지 남의 장단지를 차는 건지, 치열한 공방전.
모두들 의욕은 앞서고 몸은 따르지 않고, 헛발질에 공에 하라는 해딩은 남의 이마에
하고, 이건 숫제 축구를 하는 건지 격투기를 하는 건지, 나중에 보니 원샷님 이마엔
커다란 멍자국, 그래도 보는 이는 재밌다.
눈부신 투지는 국가 대표 선수를 해도 손색이 없을 듯,
그 와중에 이크립스님의 현란한 드리볼은 수준급, 탄성을 자아내고, 세골을 넣은
마루치님의 골 센스도 일품.
결국 백팀이 6 : 5로 승리. 다음,
- 농구
한 팀에 남자 셋, 여자 둘.
뭐니 뭐니해도 이 시합의 백미는 장대 같은 남자들 틈바구니에서 그림 같은 슛을 성공시킨
무냐님의 멋진 슛. 그러나 나머지, 주혜님을 비롯한 여자 선수들은 덩치 큰 남자선수들의
크로스 마크에 악전고투, 애는 많이 썼으나 슛은 번번히 노골, 그중에 운동에는 잼뱅이라든
미술관 춘희님, 공수에 걸쳐 이리저리 마구 휘젓고 다니는 올코트 푸레싱, 잼뱅이는 아니든데요?
의외로 날렵한 밥버러지님의 유연한 몸놀림,
무슨 선수권대회라도 나온 선수들 마냥, 엎어지고, 자빠지고, 까이고 받히고, 물불 가리지 않는 투혼 정신만은 모두가 열혈 전사.
만약 가족이 관전을 했다면
"밥이 나오나, 떡이 나오나, 와저리 죽을둥 살둥 해쌓노? 다치면 우짤락고"
하지 않았을까?
결과는 7 : 2 든가? 하였튼 백팀의 승리.
- 배드민턴
글리님의 유연한 폼과 드롭샷, 스메싱등은 선수 뺨치는 상당한 실력이다. 그기다 위력적
파워까지, 상대편에선 다마네기님의 수비 실력 또한 만만찮다.
기대를 모았든 깜보님과 따뜻한님은 오히려 들러리 내지 보조자 역할, 간간히 큰 키에 내려
꽂는 깜보님의 스메싱은 위력이 있었지만.
그 외 각 게임 마다 줄곧 패배의 쓴잔을 마신 청팀에선
"우리팀은 제대로 하는게 하나도 없노?" 하는 푸념들.
2인3각 경기에선 마지막 주자로 나와 골인 직전에 불운하게 넘어진 백팀의 두분
(누구시드라?) 그 사이에 먼저 골인하여 겨우 첫승의 감격을 누린 청팀, 겨우 체면을
유지하고......
이게임 저게임 가리지 않고 왕성한 체력을 과시하신 무요님,
(조용필의 창밖의 여자 멜로디로) ♬누가∼ 무요님을 가냘프다 했는가∼ 차라리 차라리
뼈속에∼ 엄청난∼ 근육이∼ 있다고 하라♬
그러나 고무줄 하는 모습은 좀.............
개구리 뜀뛰기도 아니고 리듬감도 없이 엉성하게 깡총, 깡총, 영..............
(무요님, 체통을 지키소서)
내가 주관한 다트 게임은 대전방식이 적당치 않아, 이 게임이 가지고 있는 역전의
짜릿한 재미가 반감된 듯, 차라리 1 : 1 대결로 승자가 많은 쪽이 우승하는 방식으로
했드라면 점수도 수시로 확인할 수도 있고 스릴도 더 맛볼수 있을을 텐데 하는 후회가.........
혹시 다음에 기회가 있다면 좀 더 재미있는 대진 방식을 연구하겠음.
자기 팀이 이길 때마다 와!---- 하는, 체육관이 날아 갈듯한 함성과 파도타기 응원,
모두다 한결같이 즐거워하는 모습.
스트레스를 훨훨 날려보내는 순간들이다.
익히 짐작은 했지만 베고니아님의 순발력있는 모션.
시종일관 밝고 적극적인 유미님,
앙징맞고 귀여운 핑크멜론님의 의외로 다부진 모습.
군인의 절도와 기개가 아직도 고스란이 남아있는 성혜니님,
다방면에 팔방미인이신 쌈장님,
보기보단 소극적인 진아님과 피아노한대님,
작은 고추 매운맛 보라는 듯 좌충우돌 적극적인 향아님,
조용한 듯 한 몫 하는 은경님,
용만 잔뜩 쓰고 결과가 신통치 못해 속상할 것 같은 비효님,
언제나 듬직한 밴드닥트님,
집계하랴, 진행 도우랴, 사진 찍으랴. 1인 3역인 앗싸아님.
그 외,
온달장군님, 이명희님, 쩡이염님, 배군님, HITE님, 수노기님, 간다님, 더리더리님,
블루워터님, 날찬제비님, 배고픈님, 리영님, 두실님, 사이다님, 앤디님, 청수님,
사탄든 남자님, 상이님, mack님, 희야님, 윌리님, 가리비님, 얼음과자님, 에프킬라님,
하늘아래 섬님, 이니스프리님, 대단한 활약들 모두 눈에 선합니다.
미술관 춘희님과는 등나무 아래 벤취에서 많은 정담(?)을 나누고...............
이건 비밀인데요(소근소근) 춘희님과 나눈 대화는 Talk Talk에 있으니 가서 보세요.
- 총평
비록 큰 타이틀이 걸리지 않은 시합이지만 몸을 사리지 않은 투지와 파인 플레이 정신,
그리고 간혹 높은 실력을 소유한 숨은 인재들, 열띤 응원, 환한 웃음.
모두 한 폭의 그림 같습니다.
"아이구 허리야, 다리야," 탁구 잠간 친것과 배드민턴 조금 하다가 만 것 뿐인데........
나이는 못 속여............. 아--------- 젊음이여, 청춘이여.................
그래도 보는 것 만으로도 너무너무 즐거웠습니다.
"무요님, 가을에 또해요,"
즐거운 체육대회 - 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