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오와의 여행
해마다 오월에 장애인 체험 학습을 겸해서 하루 여행을 간다.
중 고등 학생과 청년들이 대상이다.
그들은 각자 장애 정도가 다르지만 경증인 청년들은 거의 직장을 다닌다고 한다.
자립이 않되는 장애인 들의 하루 나들이인 셈이다.
나는 그들 중 부모가 동행 할 수 없는 태오라는 청년의 보호자로 동행했다.
정신장애는 지적장애 정신장애 자폐장애 3종으로 분류 된다.
태오는 자폐장애 2급에 지적장애를 같이 가지고 있다. 정신장애의 대부분은 두가지씩 중복으로 가지고 있다고 한다.
자폐장애는 대인과 상호작용의 장애,언어와 대화의 장애,그리고 행동 발달의 장애로는 같은 행동을 반복적으로 되풀이 하고 충동적이고 자해적인 행동을 보이기도 한다.
태오는 20세의 나이로 ㅇ ㅇ 고등학교 2학년에 재학 중이다.1m75cm키에 이목구비 뚜렷하니 잘 생겼다.
관광버스를 타고 남산 타워에서 체험관을 갔다.
사람들이 북적이는 곳이라 태오를 잃어 버릴가 손을 꼭 잡고 다녀야 했다. 사회복지사 들의 부탁이다. 체험 이라는 게 세트장과 같은 코너나 부스에서 사진 찍는 그런 것 이었다.태오는 타워에서 시가지 구경은 않고 팝콘 먹기에 바쁘다. 손을 잡지 않을 때는 내 시야에 가두기 위해 부지런히 따라 다녔다.남자 화장실에 가서는 출입구 앞에서 기다렸다.복지사의 인수인계로 태오와 나는 세트가 된다.
손을 잡은 태오는 손을 슬그머니 놓으면서 "손은 꼭 잡고 다녀야 한다" 라고 말 하면 내가 얼른 손을 꼭 잡는다. 그러면 태오는 팔을 앞뒤로 흔들며 슬쩍슬쩍 뛴다. 앉아 있는 동안에는 잠시도 몸을 가만 있지 못하고 꼐속해서 상체를 앞뒤로 움직이면서 손가락은 박자를 맞추듯이 무언가를 두드리고 또 두드린다. 자폐장애의 특성상산만하게,쉬지 않고 움직이지만 표정은 변함이 없다. 걸을 때는 천천히 걸어 지지않고 겅중겅중 뛰어 다닌다."손은 꼭 잡고 다녀야 한다."손을 놓고 싶을 대마다 잊지 않고 말한다. 사회복지사 선생님의 부탁은 잘 지킨다.
청계광장으로 갔다.
거기서는 개별적으로 보호자와 함께 청계천을 유람하고 정해진 시간에 광장에 집결하라고 했다.
광장 쪽 첫째 다리 모전교에서 동대문 쪽으로 흐르는 물을 따라걸어갔다. 광통교 까지 걸어갔다. 그때가 음력 사월이라 연등축제로 다양한 볼거리들이 시선을 즐겁게 해 주었다. 태오는 그 어떤 것에도 관심 없이 걷고 뛰고 그 뿐이다.
스무 걸음을 순 방향으로 뛰어가다 내 시야에서 사라질까 이름을 부르면 열다섯 걸음은 되돌아 온다. 태오가 물의 흐름을 따라 흘러가고 또 거슬러 뛰기를 수 백번 하고야 집결지에 도착 했다.
오월 한낮의 햇빛은 따끈했다.
태오는 땀에 흥건히 젖었다.태오가 낯선 사람들과 휩쓸려 시야에서 사라질까 눈으로 쫓아다닌 나는 녹초가 되었고 왕복 두 시간은 될 거리를 쉼 없이 제곱으로 뛰어 다닌 태오는 지치는 기색이 없다.
유진이라는 26세 아가씨가 태오를 보고 계속 웃으면서 맴 돌지만 태오의 인상에는 아무런 동요도 없다. 집결지에 와서 그 아가씨랑 나와 눈이 마주쳤다.반가운 친구를 오랜만에 본 듯 활짝 웃어준다. 태오를 보고 웃던 그 모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