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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격장애와 정신증, 신경증 간의 감별 - 신경증은 인격의 일부분만 관여하며, 대인관계 양상에서 인격장애와 같은 독특하고 일관적인 성질이 없으며 일과성인 경우가 많다. 또한 신경증은 환경에 대해 자신을 변화시키는 자기수식적 반응의 결과 증상이 형성되며 증상을 자아가 용납하지 않는 자아 이질적인 특징이 있어 환자들이 정신과적 도움을 스스로 받고자 하는 경우가 흔하다. 신경증은 긴장, 불안, 우울을 중심으로 하는 정서증상, 신체화, 전환증을 중심으로 하는 신체증상, 건강염려, 강박사고, 염려와 집착을 중심으로 하는 사고증상, 강박행동, 충동적 행동화, 공포성 회피 등을 중심으로 하는 행동증상 및 주관적인 고통과 호소를 나타냄 - 정신증은 판단력과 현실검증력의 손상, 역할기능의 손상, 감정조절의 혼란, 병식의 결여, 언어, 지각, 사고, 행동, 감정의 혼란을 나타내지만 인격장애는 이러한 증상을 나타내지 않는다. - 반면 인격장애는 자신의 증상이 사회에 미치는 영향을 인식하지 못할 뿐 아니라 자신에 맞추어 환경을 바꾸고자 하는 환경수식적 특성을 가지며 증상을 자신이 용납하는 자아동조적 특징이 있어 스스로 정신과적 치료를 받으려 하지 않는다. 인격장애에서는 신경증적인 다양한 증상이 나타날 수도 있다. 그러나 주관적인 호소는 구체적인 사건과 상황의 결과로 나타나는 비교적 일시적이고 상황적인 것으로 볼 수 있다. 또한 정신증의 증상이 전면에 나타날 수도 있는데, 이는 비교적 일시적이고 영역이 국한되어 있는 것이 특징이며 이 또한 부적응의 결과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인격장애가 신경증이나 정신증의 증상과 공존하는 경우도 흔히 있으므로 이 둘을 구분하여 이해, 평가하는 것이 중요하다. |
6. 불안관련 장애
1) 정의
불안이란 광범위하게 매우 불쾌한, 그리고 막연히 불안한 느낌으로, 관련된 신체증상(가슴 두근거림, 진땀 등)과 행동증상(과민성, 서성댐)을 동반한다. 불안이란 생체가 친숙하지 않은 환경에 적응하고자 할 때 나타나는 가장 기본적인 반응양상이다. 정상인도 위험이나 고통이 예견될 때, 또는 예기치 않은 상황에 직면했을 때 불안현상을 경험하게 된다. 병적 불안은 신경증적 장애(강박증, 공포증), 각종 정신병적 장애, 인격장애 또는 기질적 신체질환이 있을 때 나타나기도 한다.
2) 이론
(1) 심리적 이론들
정신분석 이론에 의하면 불안은 임박한 위험을 경고하는 경계신호이다. 그 위험이란 용납할 수 없는 그러나 그 내용을 알 수 없는 막연한 무의식적, 내적, 갈등적인 위협이다. 즉 심리적 평형상태를 위협하는 생각이나 충동에 대한 위험신호인 것이다. 반면 공포는 의식된 외부의 비갈등적인 위협에 대한 반응이다. 그러나 공포도 무의식적 불안이 외부의 특정 대상에 전치된 것이다. 자아가 건강하여 방어기제가 이 무의식적 생각이나 충동을 충분히 억압하면 불안은 사라진다. 자아가 제대로 기능하지 못하면 불균형이 계속되고 만성불안이 나타난다. 또는 여러 방어기제에 따라 불안이 다른 형태로 표현될 수 있다. 즉 강박증, 신체화 장애, 해리장애, 심지어 인격장애, 정신신체장애, 성기능장애, 우울증, 정신분열증 등으로 나타난다. 따라서 모든 정신질환들이 불안과 관련된다고 하겠다. 대개 불안은 어릴 때 부모와의 이별불안, 거세로 대표되는 신체 상해에 대한 거세불안, 그리고 자기징벌적 죄책감에 의한 초자아불안 그리고 이드불안 등이 그 근원이 된다.
학습이론에서는 불안이란 과거 징벌과 더불어 경험되었던 어떤 자극에 대해 조건화된 공포반응이라고 한다. 또는 어떤 쪽을 선택하더라도 모두 부정적 결과를 초래할 두 가지 상황에 동시에 처했을 때 불안이 나타난다고 한다.
인지이론은 불안이란 자동적으로 비현실적이고 자기패배적인 형태 등 비적응적 사고유형에 의한 고통으로 보고 있다.
실존주의 철학은 불안을 개인의 가치체계에 대한 위협 또는 비존재에의 위험 때문에 초래된 인간특유의 조건으로 규정짓고 있다.
(2) 생물학적 이론들
유전학적 이론에서는 어떤 개인은 다른 다수의 사람들과는 달리 어떤 스트레스를 받는 상황에서 병적으로 불안해지는 신체적 조건, 즉 소인을 타고 난다고 본다.
최근 뇌영상 연구에 의하면 불안은 오른쪽 반구의 장애와 관련되며 기타 전두엽, 측두엽, 후두엽 장애와 연관된다고 한다. 불안의 신체증상은 자율신경계가 활성화되었기 때문인데, 이는 소위 fight-flight반응에서 잘 개념화되고 있다. 이때 교감신경계가 흥분하여 혈중 에피네프린의 증가, 당대사의 증가, 동공확대, 심계항진, 위장운동감퇴, 호흡증가, 혈압상승, 진땀 등이 나타난다. 부교감 신경계가 흥분하면 빈뇨, 설사, 머리털이 곤두섬과 소화장애와 같은 증상이 나타나는데, William James와 Lange 등은 이러한 신체증상에 대한 인지가 바로 불안의 주관적 느낌이라고 하였다. 주로 불안과 관련된 신경전달물질은 에피네프린, 노어에피네프린, 그리고 세로토닌이라고 하며 이러한 물질을 조절하기 위한 항불안제가 사용되고 있다.
3) 병적 불안과 진단분류
정상적 불안은 모든 사람이 언제인가 한번씩 경험하는 것으로서, 이로 인해 사람들은 좀 더 각성하거나 예민해져서 직면한 문제를 효율적으로 잘 해결해 나간다. 따라서 이는 적응적 반응이다. 반면 병적 불안(pathological anxiety)은 정상적 불안 정도가 심하여 문제해결에 오히려 장애를 줄 때이며, 비적응적 반응을 나타낼 때이다. 병적 불안에 대한 분류로서, DSM-IV에서는 불안장애를 공황장애, 공포증(광장공포증, 사회공포증, 단순공포증), 강박장애, 외상후 스트레스장애, 일반화된 불안장애로 구분한다.
7. 공황장애(panic disorder)와 광장공포증(agoraphobia)
1) 증상
공황장애는 이유없이 삽화적으로 갑자기 불안이 극도로 심해지며 숨이 막히거나 심장이 두근대고 죽을 것만 같은 극단적 공포증세를 보이는 상태이다. 주증상은 강한 공포, 곧 죽지 않을까 하는 불안으로 그와 동반하여 호흡곤란, 심계항진, 흉부통증, 불쾌감, 질식감 혹은 현기증, 현훈증, 비현실감, 몸의 떨림, 발한, 공포 등이 엄습한다. 이런 불안 상태가 대개 1시간 이내의 기간 동안 지속되며 대개 1시간 이내의 기간 동안 지속되며 대개 주 2회 정도 나타난다. 발작이 없는 중간시기에는 그런 일이 또 생기지 않을까 하는 예기불안(anticipatory anxiety)가 심해 일상생활에서 적절한 기능유지가 어렵고 회피행동을 보이게 된다.
또한 외출을 피하고 혼자 있기 두려워하기 때문에 대체로 광장공포증을 동반하는데, 이는 공동장소, 특히 급히 빠져나갈 수 없는 상황에 도움없이 혼자 있게 되는 것에 대한 공포이다. 이 공포증이 있는 사람의 2/3이 공황장애를 나타낸다. 이들은 고전적 조건형성 기제에 의해 공황발작을 겪었던 당시의 장소에 대해 광장공포증이 발생하여 그 장소를 피하는 회피행동을 보인다. 광장공포증이 공황발작과 같이 나타나는 현상은 프로이드 때부터 관찰되었다시피 두 질환의 관계는 밀접하다. DSM-IV에서는 광장공포증을 동반한 공황장애, 광장공포증을 동반하지 않는 공황장애, 그리고 공황장애의 과거력이 없는 광장공포증 등으로 분류한다.
2) 원인
(1) 생물학적 원인
공황장애는 노어에피네프린, 세로토닌, GABA 등 신경전달 물질과 청반핵, 봉선핵, 변연계(예기불안과 관련), 전두엽(회피, 공포 행동과 관련) 등이 관련되고 있는 것 같다.
(2) 심리적 원인
① 정신분석이론
공황발작이 불안을 야기하는 충동에 대한 방어기제가 성공하지 못했기 때문에 생긴다고 봄. 또는 이별불안 때 어린이가 보이는 불안증상을 공황발작시의 증상과 같은 것으로 해석하기도 한다. 공공장소에 혼자 있는 것은 버림받았다는 소아기 때의 불안이 재현된 것이라는 것이다.
② 행동이론
공황상태 내지 광장공포증을 학습된 반응, 부모 행동을 닮음 또는 고전적 조건형성이론으로 설명한다.
③ 인지적 모델
공황장애 환자들은 자신이 느끼는 신체감각이나 증상을 지나치게 과장해서 해석하고 소위 파국화 사고가 개입되어 갑자기 불안이 크게 발전된다고 본다. 인지적 모델에서 강조하는 것은 바로 이 잘못된 해석이기 때문에 근본적으로 공황발작의 불안과 일반화된 불안장애의 불안은 양적인 차이가 있을 뿐이라고 한다.
8. 공포증(Phobia)
1) 증상
공포증은 특정한 대상이나 행동, 상황에 처했을 때 비현실적인 두려움과 불안증세가 생겨서 이를 극복하지 못하고 그 대상이나 상황을 피해버리는 장애이다. 공포자극에 노출되면, 거의 예외없이 즉각적인 불안반응을 일으키며 때로 공황발작과 유사한 반응을 보이게 된다. 환자는 공포가 과도하고 비합리적이라는 것을 자신이 알고 있지만 공포상황을 회피하거나 심한 불안이나 고통을 느끼면서 인내한다. 이러한 회피, 예기불안, 두려워하는 상황에서의 고통으로 인해 그 사람의 정상적인 일상, 직업적 기능 또는 사회적 활동이나 고나계에 현저한 방해를 받거나 혹은 공포증이 있는 것에 대해 현저한 불편감을 느낀다.
2) 분류
광장공포증, 사회공포증(공공장소, 또는 사회적 상황에서 다른 사람에게 관찰되는 것 또는 모욕적이 되는 것, 당황하게 되는 것을 두려워해서 회피반응을 보임), 특정공포증(특정대상에 대한 공포증으로서, 그 대상에서는 동물, 주사, 혈액, 자동차, 지하철 등이 있음), 기타 공포증이 있다.
3) 원인
공포증에 대해서는 일찍이 프로이드가 외디푸스 콤플렉스와 그에 유래한 거세공포, 근친상간에 대한 불안, 기타 성적 흥분에 대한 갈등이 불안을 초래하며 이때 불안은 그러한 용납되지 않는 무의식적 갈등에 대한 경고하고 하였다. 이 불안이 방어기제의 하나인 억압으로 해결되지 않으면 전치에 의해 다른 외부 대상으로 향해 옮겨져 그에 대해 공포를 가지게 된다는 것이다. 이때 갈등의 내용과 공포대상간에 직접적인 연상적 내지 상징적 관련이 있다. 이 이론은 고전적 증례보고, 즉 아버지 대신 말을 두려워한 5세 된 어린이 'little Hans'의 정신분석을 통해 제시되었다.
9. 일반화된 불안장애
1) 증상
불안한 느낌이 과도하게, 광범위하게 그리고 다양한 신체증상을 동반하여 지속되는 상태. 근거를 찾기 어려운 부동성 불안(뚜렷한 이유 없이 막연히 불안) 및 자율신경과민증상이 특징이다. 환자는 안절부절 못하며, 긴장과 벼랑에 선 듯한 느낌을 지속적으로 경험하며, 쉽게 피로해지고 집중곤란, 공허감, 쉽게 짜증을 경험하고 근육긴장과 수면장애를 경험한다. 이러한 불안이 적어도 6개월 간 지속될 경우 진단된다.
2) 원인
생물학적으로는 노어에피네프린, 세로토닌, 그리고 GABA가 관련되어 있다고 함
일반화된 불안장애는 학습이론보다는 정신분석이론에서 더 잘 설명될 수 있다. 정신분석이론에서는 불안이란 해결되지 않은 무의식적 갈등이 표현된 증상이라고 하는데, 바로 일반화된 불안장애 환자들은 신경증적 불안과 도덕불안을 지속적으로 경험한다는 것이다.
10. 강박장애(Obsessive-Compulsive Disorder)
강박증은 복종과 반항 간의 갈등과 관련된다. 즉, '착해질 것인가, 반항할 것인가'간의 끊임없는 갈등을 경험한다. 반항에서 기인한 공포감은 복종을 이끌어내고, 복종에서 기인한 분노는 다시금 반항을 유도하는 순환적인 과정이 계속된다. 강박증 환자는 시간에 대한 철저함, 과도한 양심, 순서에 대한 철저함 등의 증상을 보이는데, 이는 적응적인 건강한 특성이 아니라 비현실적인 공포에서 비롯되는 것이다. 강박증 환자가 보이는 완고함, 인색함, 가학적 측면, 무례함 등과 같은 상기 증상과 반대 연속선상의 극단에 있는 증상들은 반항적인 분노에서 기인된 것이다
예컨대, 환자가 면담 약속 시간에 일찍 오는 것은 치료에 열심이라기보다 치료자의 권위에 반항하는데 대한 공포에서 비롯되는 것이다. 그러나 의사가 다음 회기 시간을 환자에게 정해보라고 하면 반항심이 발동하여 수동, 공격적으로 의사의 말에 대꾸하지 않는 등의 방대행동이 나타난다. 이들 증상은 양극단적인 행동으로서 상호모순적인 동기가 단일한 행위 내에서도 관찰된다. 따라서 강박증의 핵심증상은 이들 양극단적인 갈등 중 어떤 측면인가가 아니라 복종과 반항간의 갈등 그 자체이다.
1) 증상
어떤 하나의 생각이나 충동이 지속적으로 완고하게 의식으로 침범하듯이 나타난다. 이때 불안이나 두려움이 동반되며 이를 막기 위한 수단을 취하게 된다. 강박사고나 행동은 개인 경험이나 자아에 대해 이질적인 것으로서 증상이 아무리 심해도 환자 자신은 이것이 어리석고 불합리한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으며, 이러한 증상에 저항하려고 한다. 반복적인 사고나 반복적인 행동, 두 가지가 동시에 증상화될 때가 많다. 가장 흔한 증상으로는,
(1) 오염되었다고 생각하여 손을 씻는 행동
(2) 위험 또는 폭력에 관련된 의심이 들어 확인하는 행동
(3) 강박행동 없는 단순한 강박사고로서 대개 성적, 공격적 행동에 대한 반복적 생각
(4) 강박적 느림으로 일상행동을 정확히 하기 위해 미적대고 꾸물대며 느리게 수행함 등이다.
죽음이나 삶의 다치 및 우주관 등 해결될 수 없는 관념에 대한 반추 또는 쓸데없는 줄 알면서 자질구레한 헛걱정을 되풀이하는 강박사고도 있다. 강박행위는 근저에 강박적 사고가 도사리고 있으나 우선 행동으로 나타난 경우인데, 손 씻기, 물건 정돈하기, 자물쇠나 수도꼭지 잠근 후 확인하기, 셈하기, 책의 읽은 부분을 다시 읽기, 시험답안지 재확인 등을 몇 번씩 되풀이하는 것이다. 어떤 일을 시작하기 전에 의식적으로 특정 수를 세거나, 머리를 긁적거린 후에 하는 행위가 반복되거나 할 때, 이를 강박적 의식행위(ritual compulsion)라 한다. 이와 같은 강박적인 상태가 진행되면 자기가 행한 일에 자신이 없고 확실하게 했는지의 여부가 의심이 되어 확인행위를 하기도 하는데, 이를 강박적 의심증이라 한다. 때로는 우울이나 불안증이 공존하며, 일시적으로 관계망상이나 지각장애를 보일 수도 있다.
2) 원인
(1) 생물학적 이론
세로토닌의 저하 혹은 세로토닌 수용체의 감수성 증가가 원인이라는 가설 뇌기능장애(전두엽이나 기저신경절의 대사기능 증가, 대상회의 장애 등) 가능성
(2) 사회심리학적 이론
① 정신분석이론
정신역동적으로 강박장애는 불안에 대한 다음 3가지 방어기제에 의해 발생한다. 즉, 고립(isolation), 취소(undoing), 반동형성(reaction formation)이다. 관련된 충동과 감정은 고립, 억압되고 감정없는 사고만 의식화되는 것이다. 그러나 계속 의식화되려는 충동과 감정은 취소에 의해 더욱 방어되는 바 그 결과 강박행동이 출현하는 것이다. 반동형성에 의해 충동이나 감정에 반대되는, 강박장애 환자 특유의 과장적인 태도나 성격 성향이 형성된다. 강박장애 환자에게서 흔히 보이는 공격성과 청결벽은 성장과정 중 남근기적 갈등에 의한 항문성-가학성 시기로 퇴행됨과 관련된다고 생각된다. 이 때 양가성과 마술적 사고가 형성된다. 따라서 강박장애 환자에서 대상에 대해 사랑과 미움을 동시에 갖는 수가 많으며, 이로써 doing-undoing 양상과 심한 반복적 의심이 나타난다.마술적 사고는 퇴행의 결과인데 전능감 등 유아적 사고방식을 나타낸 것으로 공격성의 충동이 여기에 실려있다. 이러한 강박장애에 대한 설명은 프로이드의 증례 rat man의 분석에 잘 기술되고 있다.
② 학습이론
학습이론에서는 원래 무해한 강박사고가 불안을 야기하는 비조건화 자극과 관련됨에 따라 불안을 일으킨다고 본다. 즉 강박사고는 조건화된 자극이 된다. 반면 강박행동은 강박사고와 관련된 불안이 어떤 특정행동에 의해 경감됨을 발견하게 됨으로써 그 행동이 반복되고 강화된 결과라는 것이다.
11. 스트레스 관련 장애
1) 개관
심리적인 외상이나 압력이 신체적인 증상이나 질병과 관련된다는 것은 이미 기원전 4세기 경 히포크라테스에 의해 주장되었다. 그는 강한 정서적 경험, 특히 공포와 분노가 신체적 기능의 장애를 일으킬 수 있다고 하였다. 현대 과학적 입장에서 정신적인 스트레스와 신체적 증상을 연관지으려는 정신신체 의학은 1935년 Dunbar가 정신신체 의학의 문헌을 강조한 데서 비롯되었다.
그 후 Dunbar(1943)는 특정한 신체증상과 성격특성 간의 관계를 기술하고 있다. 즉 자기통제력이 강하고 완벽주의적인 사람이 권위적인 상급자와 심각한 갈등을 경험할 경우 본태성 고혈압을 일으킨다고 하였다. 이런 신체적인 장애와는 달리, 프로이트가 전환 히스테리 증상을 치료하면서 이 장애가 무의식적인 심리적 갈등으로 인해 발생한다는 것을 관찰한 이후, 심리적 갈등은 전환장애로도 나타나지만 기억상실 등과 같은 해리장애로도 나타난다는 것을 관찰하게 되었다. 최근에는 스트레스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불안장애 유형으로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를 독립된 증상군으로 분류한다.
2) 종류
전환장애(Conversion disorder), 해리장애(Dissociative disorder),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ost Traumatic Stress Disorder), 통증장애(Pain disorder) 등으로 나눠볼 수 있다.
(1)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천재지변이나 교통사고나 폭행 등 분명한 외상적 경험을 한 후 지속적으로 고통스러운 경험을 반복하는 장애로서, 예컨대, 월남전에서 부상을 입은 환자가 그 후 지속적으로 가위에 눌리는 등 불안장애 반응을 보이는 것을 들 수 있다.
① 진단준거
a. 환자가 경험한 외상은 정상적인 사람들이 겪는 경험의 범위를 넘어선 것이어야 하며 그러한 경험은 누구에게라도 고통스러운 것이어야 한다.
b. 다음 열거한 여러 방식 중에서 한 가지 이상으로 계속 외상적 사건을 재경험하게 되는 경우
- 반복적이고 침투적으로 그러한 사건이 회상되고 고통을 받는 경우
- 그러한 사건이 계속 꿈으로 나타나는 경우
- 마치 그러한 일들이 다시 발생하는 것처럼 행동하고 느끼는 경우
- 그러한 사건을 상징적으로 표현하거나 그와 유사한 사건에 강한 심리적 고통을 받는 경우 등.
c. 다음 중 세 가지 이상으로 외상적 사건과 연합된 자극을 회피하거나 일반적인 반응을 못할 경우
- 외상과 연합된 사고와 감정을 회피하기 위한 노력
- 외상을 회상시키는 활동이나 상황을 회피하고자 하는 노력
- 외상의 중요한 부분들을 기억할 수 없음(심인성 기억상실)
- 중요한 활동에 대한 뚜렷한 흥미상실
- 정서경험의 결함이 생김(예컨대 사랑의 감정을 다시는 느낄 수 없음)
- 미래에 대한 기대를 못한다(예컨대, 직업을 갖거나 결혼을 하거나 아이를 갖는 것 등을 기대하지 않음
d. 다음 증상 중 적어도 2개 이상의 증상이 지속된다
- 잠을 들지 못함
- 짜증이나 화를 냄
- 주의집중의 곤란
- 지나친 경계심
- 과장된 반사반응
- 외상적 사건을 상징하거나 그와 유사한 사건에 대한 생리적 반응
e. 이와 같은 행동이나 증상이 1달 이상 지속될 경우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로 진단한다.
(2) 전환 장애
전환장애란 심리적인 갈등이나 압박이 신체증상 또는 신체장애를 일으키는 경우로 신체적 장애를 호소하는 데 머무르지 않고 실제로 감각의 상실이나 마비 등 뚜렷한 신체증상이 있어야 하고 이런 증상이 감각의 상실이나 마비 등 뚜렷한 신체증상이 있어야 하고 이런 증상이 심리적 갈등과 관련이 있어야 한다. 또한 이런 증상의 신체적인 원인이 없어야 한다.
① 원인
증상은 무의식적 과정으로 일어난다. 이때 방어기제는 억압과 전환이다. 그 원인적 갈등은 대개 성적, 공격적 내지 본능적 충동과 그 표현을 억압하고자 하는 데 있다. 증상은 그 억압된 욕구가 일부 상징적으로 전환하여 표현된 것으로 환자는 그 의미를 모르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증상을 통해 환자는 주위환경과 대화하고 또한 통제하려고 하고 있다. 이러한 증상을 나타내는 이유는 두 가지로 설명된다.
첫째는 내적 갈등을 지속하면서도 이를 깨달을 필요가 없게 함으로써 1차 이득을 얻기 위한 것이다. 예컨대, 말다툼 후 분노에 관련된 내적 갈등은 실어증 또는 팔의 마비를 가져옴으로써 심리적 갈등의 깨달음 없이 부분적으로 해소하며 항상성을 계속 유지할 수 있다.
둘째, 환자에게 원치 않는 특별한 행위를 하지 않을 수 있도록 할 뿐 아니라 주위환경으로부터 관심과 보호를 받을 수 있고 나아가 사회적으로 곤란한 상황에서 피할 수 있게 된다. 이것을 2차적 이득이라고 한다. 이 때문에 환자는 실제 고통스러운 증상이 있는데도 환자는 그것에 대해 걱정하지 않고, 무관심한 태도가 나타난다(기분좋은 무관심 la belle indifference).
② 증상
수의적 근육운동 및 감각기관의 갑작스러운 기능변화로 인한 장애가 온다. 가장 많은 것은 마비, 시력상실, 함구증, 일정부위의 운동장애, 실어증, 진전(tremor), 간질과 유사한 발작, 졸도 등이다. 이때 경련이 일어나는 경우 간질발작과는 달리 혀 깨물기나 요실금, 외상은 거의 없으며 동공반사나 구역반사 등은 정상이며 회복한 후에 전환장애 특유의 기분 좋은 무관심을 볼 수 있다.
(3) 해리장애
해리장애는 의식, 주체성 및 행동의 정상적인 통합에 갑작스럽고 일시적인 이상이 생긴 상태로서 그들 기능의 일부가 상실되거나 변화된 것이다. 해리장애에는 해리성 기억상실, 해리성 둔주, 해리성 혼미, 해리성 경련, 기타 해리 증상(갠서증후군, 다중인격) 등이 포함된다.
① 해리성 기억상실(dissociative amnesia)
과거 심인성 기억상실이라고 불리던 장애로서, 이미 기억에 저장되어 있는 개인에게 중요한 정보가 갑자기 기억되지 않는 장애를 의미한다. 단순한 건망증으로 설명할 수 없는 상태이며 뇌기능장애 때문이 아니다. 어떤 특정한 사건과 관련되어, 심적 자극을 준 부분을 선택적으로 혹은 사건 전체를 기억 못하는 경우도 있고, 때로는 지속적인 과거생활을 포함한 전생애나 그중 일정기간에 대한 기억상실을 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새로운 정보를 학습하는 능력은 남아있다.
원인으로는,
첫째, 상태-의존적 학습이론식 설명이다. 이 이론에서는 고통스런 사건 당시의 감정상태는 너무 일상을 벗어난 것이어서, 그 상태에 학습된 정보는 기억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둘째, 정신분석적 입장에서는 기억상실을 일차적으로 방어기제로 설명한다.
즉, 정서적 갈등과 외적 스트레스를 다루는 방법으로서 의식을 변경시킨다는 것이다. 해리성 기억상실의 이차적 방어는 억압과 부정이다.
② 해리성 둔주(dissociative fugue)
자신의 과거나 자기 신분이나 주체성에 대한 기억을 상실하여 가정 및 직장을 떠나 방황하거나 예정 없는 여행을 하게 되는 장애이다. 환자는 다른 곳에서 새로운 신분이나 직업을 갖기도 한다. 그 원인은 고통스러운 감정적 경험으로부터 떠나고 싶은 강력한 동기 때문이다.
③ 해리성 정체성 장애(dissociative identity disorder)
다중인격장애라고도 하는 이 장애는 한 사람이 둘 이상의 인격을 가지고 있으며, 한번에 한 인격이 그 사람의 행동을 지배한다. 변화된 인격에서 원래 인격으로 돌아갔을 때 그 동안 생긴 일을 망각하는 것이 보통이다. 원래의 인격과 하나의 변화된 인격이 교대되는 경우를 이중인격이라 하고, 두 종류의 변화된 인격과 원래의 인격이 교대될 때 삼중인격, 더 나아가서는 다중인격도 있다. 변화된 인격은 주로 교유의 인격과는 상반되거나 어린아이 같은 경향을 띠는 것이 보통이다. 그 대표적인 예는 문학작품 중에 '지킬박사와 하이드씨'이다. 원인으로는 성적 학대, 정신적 외상이나 신체적 폭행을 당했을 경우 흔히 나타나며, 간질과 관련이 있기도 하다.
(4) 통증장애
심리적 원인으로 인해 신체 한 군데 이상의 부위에 발생된 심한 통증이 지속될 때를 말한다. 이때 원인이 되는 신체질환이 실재하지 않음은 물론이고 신체질환이 있더라도 해부생리적으로 현재의 호소하는 증상에 대한 설명이 불가능하다. 이러한 통증은 다양한 심리적, 정신역동적 의미가 있다. 대체로 내적, 심리적 갈등이 상징적으로 신체의 통증으로 표현된 것이다. 즉 애정의 추구, 잘못에 대한 처벌, 죄를 용서받는 하나의 방법 등으로 통증이 나타난다. 방어기제는 억압, 대치, 전체이다. 대인관계에서의 이득이나 우위를 원할 때 이들 증상을 무기로 하여 상황을 조작하려 하기도 한다.
증상으로는 여러 가지 종류의 통증을 호소하는데 그중에 가장 흔한 것은 요통, 두통, 비특이적 안면통, 흉부통, 하복부통, 과절통 및 사지통 등이다. 이러한 통증은 심리적 자극에 따라 그 강도가 좌우된다. 대체로 통증장애를 나타내는 환자는 우울증을 함께 호소하는 경우가 많다. 때문에 어떤 연구에서는 통증을 우울증의 한 표현이라고도 주장한다.
12. 기분장애 I
1) 개관
기분장애는 우울, 희열과 같은 기분, 즉 한 인간의 지속적인 내적 감정상태의 장애가 결정적인 병리인 장애이다. 이와 관련하여 정신운동, 인지기능, 정신생리기능 그리고 대인관계에서도 장애가 나타난다. 행동장애의 변화가 현저하기는 하지만 정신분열증에서처럼 괴이한 경우는 드물다.
2) 분류
우울, 자살, 조증 등은 역사적으로 오래 전부터 기술되어져 왔다. 이에 대해 Hippocrates, Galen 등에 의해 또한 중세기를 거치면서 체액설 등 여러 이론들이 발전해 왔다. 1896년 Kraepelin이 당시까지의 기술을 종합하여 조울정신병(manic-depressive psychosis)로 명명하고 현대적 분류를 시도하였다. 현재 미국의 DSM-IV 분류에 따르면 기분장애는 크게 우울장애(depressive disorder)와 양극성 장애(bipolar disorder)로 나뉜다.
우울장애는 다시 주요우울장애(major depressive disorder)와 감정부전장애(dysthymic disorder)로 구분된다.
양극성 장애는 I형 양극성장애(bipolar I disorder)와 II형 양극성장애(bipolar II disorder), 순환성장애(cyclothymic disorder)로 나뉜다.
이러한 분류방식 이외에도 일차성 우울(내인성 우울: 외부원인 없이 생물학적인 원인으로 생긴 것)과 이차성 우울(신체질환이나 약물, 생활사건 또는 다른 정신질환에 관련되어 나타나는 것으로 이중 심리적 원인에 의한 것을 반응성 우울이라고 함)로 분류하기도 한다.
3) 원인
(1) 유전
가족 중 기분장애 환자가 있을 경우 발병확률이 없을 경우보다 양극성 장애의 경우에는 8-18배 더 많고, 주요 우울장애는 2-10배 더 많다.
(2) 생화학적 원인
가장 강력한 이론은 신경전달물질로 설명하는 것이다. 즉, 노어에피네프린과 도파민, 세로토닌이라는 물질의 감소가 우울증상과 관련된다는 것이다. 최근에는 우울증은 신경전달물질에서의 변화라기보다는 수용체 감수성의 변화라는 수용체가설이 제안되고 있다.
(3) 사회심리학적 요인
① 환경요인 및 생활사적 사건
환경으로부터의 스트레스가 우울증과 관련된다는 것이다.
② 병전인격 특징
흔히 우울증은 자존심이 낮고 초자아가 강하고 대인관계가 의존적이며 지속적이고 성숙한 대상관계를 이루지 못하는 사람들이 잘 걸린다는 설. 반면 순환성 성격이나 경조성 인격은 양극성 장애와 관련이 있다.
(4) 정신분석 및 정신역동적 요인
프로이드는 우울증은 상실 후에 생기는 명백한 죄책감, 그리고 상실에 대한 분노, 무력감 같은 반응, 그리고 결국 자신에게로 향하게 되는 적개심 등을 극복하지 못하게 된 것이 원인적 요인이라고 본다. 정신역동적 설명에서 또한 중요한 것은 아동기 때의 경험이다. 아동기 때의 외상이나 잘못된 대상관계 등이 영향을 준다고 본다. Spitz와 Bowlby 등은 유아기나 아동기 때 초기 모자간의 애착관계에서의 이별과 그에 따른 자아기능의 손상으로 우울증상을 설명한다.
조증은 여러 요인으로 발생한 우울증에 대한 부인(denial) 기제의 작용으로 나타난다고 보고 있다.
(5) 행동이론
주로 동물연구를 통해 이론화되었음, 도망할 수 없는 상황에서 계속 고통을 줄 때 동물은 포기 상태에 빠진다. 이를 학습된 무력감이라 하는데, 이 이론에서는 인간 역시 자신이 통제할 수 없는 역경이 지속될 경우 자포자기상태에 빠지고 어떠한 극복에의 도전도 나타내지 않는 무력감을 경험한다고 본다.
(6) 인지이론
Beck의 인지이론에 의하면 부정적 생활경험, 부정적 자기평가, 세계에 대한 비관주의적 인식, 무력감 등 자신과 환경에 대한 인지에 잘못된 부정적 해석을 하는 것이 우울증의 원인이라고 본다.
13. 기분장애 II
1) 임상양상
(1) 경한 우울증
정서적으로 우울하며 슬픈 느낌을 가진다. 환자는 자신감이 없고 생의 의욕이 없고 피곤해 하고 일하기를 싫어하며 혼자만 있으려 하고 평소 해오던 일을 수행하는데 어려움을 느낀다. 생활의 재미나 즐거움을 느낄 수가 없고 매사가 짐이 되는 듯 여기며 평소 해오던 직업을 포기하려고 한다. 사고는 몇몇 주제에 국한되며 질문에 대한 답변이 매우 느려진다. 많은 경우 미래의 실패에 대한 불안, 거절, 보복에 대한 불안 때문에 무슨 일이든 결정을 못하고 우유부단해진다. 신체증상이 현저하게 나타나기도 한다. 체중감소, 식욕부진, 소화장애, 변비, 가슴답답함, 두통, 수면장애, 쇠약상태 등을 호소한다. 건강염려증이 생기고 자신은 신체장애 때문에 우울하다고 믿는다.
(2) 심한 우울증(주요 우울장애)
경한 상태에서와 비슷하지만 정서적 고통이 훨씬 심각해진다. 고개를 숙이고 몸을 구부리고 얼굴에 표정이 없거나 고통스럽고 이마에 주름이 패여 있으며 아래만 내려다보고 있다. 눈썹 사이와 코와 구순 사이에 주름이 잡혀 있다. 체중이 빠지고 땀이나 다른 분비물은 감소된다. 근육의 힘이 감퇴되고 변비가 생기며, 성적 욕구도 감소되며 남자환자의 경우 흔히 성불능이 된다. 수면장애는 상당히 특징적이다. 잠이 얼른 들지 않고 훨씬 빨리 잠이 깨게 된다. 흔히 우울증은 아침에 일어났을 때 가장 심하고 오후가 되어 해가 저물어 가면서 덜해지는 특징이 있다.
사고진행에 억제가 나타나 말은 느리고 대답은 간단하고 대개 단음절이며 낮은 목소리이다. 행동은 점차 지체되고 억제되어, 시작할 때나 수행할 때에 매우 느리다. 심할 때는 혼수상태로 빠진다. 때로 환자들은 자신이 아무런 느낌도 없다고 말하기도 하는데 이를 지체성 우울(retarded depression)이라 한다. 반면 초조성 우울(agitated depression)은 지속적인 불안, 걱정, 긴장, 장래의 위험에 대한 느낌과 어쩔 줄 몰라하는 불안과 초조감, 좌불안석 등이 동반된 우울증을 말한다.
우울상태 중 가장 심한 혼수성 우울이 되면 자발적인 운동행위는 없어지고 외부자극에 대해 최소한의 반응밖에 없다. 환자는 말이 없고 함묵상태이며, 의식이 혼미하다. 죽음에 대한 생각에 강하게 집착하고 꿈 같은 환각에 사로잡혀 있다.
(3) 경조증(hypomania)
가벼운 형태의 조증상태가 어느 정도 지속되는 상태이다. 감정은 유쾌해지며, 주장이 많고 자기도취, 자기확신, 자기만족, 자신감, 힘, 허세 등에 넘친다. 돈을 허황하게 낭비한다. 여러 가지 야심찬 계획에 가득 차 있고 금방 실패하거나 포기할 일들을 벌여 놓는다. 때로는 지나치게 술에 빠지게 되는데, 다른 어느 문제보다도 이 과음 때문에 입원치료가 필요한 경우가 있다. 언어에서 흔히 목소리가 커지고 말이 빠르고 많으며 '절대로' '결코' '최고로' 등의 과장된 표현이 많다. 참을성 없고 무슨 일이고 지속적인 관심이 없고 너무 분주하며 주의가 산만하여 사고과정이 급하고 쉽게 삼천포로 빠진다. 장난이 심하고 떠들썩하게 유머와 농담이 많다. 타인과의 관계가 대개 피상적이고 타인의 요구나 느낌에 대해 둔감하다. 더구나 요구가 많은데 그 요구가 거절되거나 비판을 받으면 금방 분노, 욕, 노골적인 적개심으로 반응한다. 감정의 기복도 갑작스럽게 나타난다. 들떠있는 기분에서 갑자기 화를 내거나 눈물을 흘리기도 한다. 간섭이 많아 주위의 동료한테 방해가 되며 불편을 끼친다.
본인은 휴식이 필요없다고 하며 실제로 피로를 느끼지 못한다. 성에 과도하게 몰두하여 평소 정숙했던 사람이 난잡해지기도 한다.
(4) 조증상태(manic state)
의기양양, 기고만장, 흥분상태가 되고 매사에 속도가 빨라진다. 부와 권력에 대한 과대망상이나 종교적 과대망상 그리고 그와 관련된 피해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흔히 몇 천 만원을 하루에 써버린다거나 낯선 사람과 즉각적인 성행위를 해서 법적인 문제를 일으키는 경우가 많다. 환각이 나타날 수 있으나 흔하지 않고 착각인 경우가 많다. 사고과정은 비약이 많고 연상이 빠르다는 것이 특징이다. 말이 힘차고 높낮이가 자주 변하며 강조하는 액센트가 두드러진다. 사고비약, 실어증, 지리멸렬한 특징을 보이며 주의 깊게 관찰하면 조증환자의 연상작용은 와해되어 있다. 병원 안에서는 병실활동에 끼어들고 간섭하고 타 환자들에게 방해를 하게 된다. 기괴한 몸치장과 과장된 몸짓을 보이기도 한다. 거의 잠을 자지 않고 피로해 하지도 않는다. 그러나 지나친 활동 때문에 탈진상태에 빠져 응급실을 통해 입원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많은 양의 식사를 하는 경우가 많지만 너무나 바빠서 식사도 안하려고 한다.
주요우울장애는 심한 우울증 상태가 지속되는 것, 감정부전장애는 경한 우울증이 2년 간 지속되는 것, I형 양극성 장애는 조증상태가 심한 것으로 우울삽화가 있을 수도 있고 없을 수도 있는 것, II형 양극성 장애는 우울증이 심한 데 약한 조증이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것을 말한다. |
2) 경과 및 예후
기분장애의 경과는 대체로 예후가 정신분열증보다는 양호하나 장기간 장애로 재발 경향이 크다는 것이 문제이다. 첫 발병 때는 사회심리적 스트레스가 원인적으로 관계되는 경우가 많으나 이후 재발은 뇌의 장기적 변화 때문으로 보는 수가 많다.
주요우울장애는 양극성 장애에 비해 비교적 예후가 좋다. 주요우울장애의 기간은 약 6-13개월이지만 치료하면 3개월 정도 짧아진다. 주요우울장애의 재발빈도는 대개 20년에 5-6회이다. 나이가 많아짐에 따라 우울증의 기간은 길어지는 경향이 있다. 양극성 장애의 경우 대개 우울증으로 장애가 시작된다. 치료하지 않은 상태에서 조증의 기간은 약 3개월이며 삽화간 간격은 병이 진행될수록 짧아져서 대개 6-9개월이다. 조증은 빠르게 발병하여 수일 내지 수개월 지속된다. 조증이 계속되면 사회생활이 파괴되거나 약물중독이 되기 쉽고 과잉활동으로 신체 탈진, 심장장애가 오기도 한다. 주요우울장애는 발병시기가 어릴수록 예후는 더 좋지 않다.
그러나 가족지지가 있을 때, 사춘기 시절 친구가 있을 때, 인격장애가 없을 때, 입원기간이 짧을 때는 예후가 좋다.
양극성 장애의 경우는 병전 직업적 기능이 나쁠 때, 알코올 의존이 있을 때, 정신병적 양상이 있을 때, 우울증이 혼합될 때, 남자일 때 예후가 더 나쁘다. 조증삽화가 짧을 때, 나이가 많을 때의 발병, 자살의도가 적을 때, 다른 정신과적 문제가 없을 때 예후가 좋다.
14. 정신분열병 - 개요
1) 분류의 역사
고대 중국, 인도, 메소포타미아의 기록에 오늘날의 정신분열병 증상과 유사한 증상에 대한 묘사가 되어 있기는 했지만 오늘날 정신분열병이라고 할 수 있는 개념은 19세기 후반에 와서야 형성되었다.
(1) Morel(1856)
노인성 치매와는 달리 어린 나이에 치매가 시작되는 조기 치매(demense precoce)라는 용어를 처음
(2) Krapelin
1890년대 이전까지 별개의 질환으로 언급되어지던 긴장증(catatonia), 파과증(hebephrenia)를 포함하는 다양한 환자 군에서 공통되는 임상양상을 확인하고 청소년기에 시작되어 빠른 속도로 진행하여 결국은 다양한 인지기능과 행동기능에 전반적이고도 지속적인 장애에 이른다고 하여 '조기 치매(dementia praecox)라고 정의함으로써 오늘날의 정신분열병의 개념을 형성하였다. 그는 증상의 다양성, 의지와 감정의 비정상성이 중요한 양상이며, 만성적 경과와 나쁜 예후가 특징적이라고 하였다.
(3) Bleuler
Bleuler는 Kraepelin의 조기 치매를 정신분열병 군으로 대치할 것을 제안함으로써 다양한 요인들에 의해 발생할 수 있는 이 질환의 이질적인 측면을 강조했고 정신능력의 분열을 특징적 증상으로 강조하였다. 즉 정신분열병 환자의 사고의 표현 및 형성에 있어서의 붕괴와 와해를 당시 널리 유행했던 연상심리학의 관점에서 '연상의 이완(loosening of association)'이라고 불렀다. 그는 정신분열병의 기본적인 증상으로서 연상의 이완, 붕괴를 강조하기 위해 조기치매를 정신분열병이라고 재명명했다. 정신분열병에 특이한 기본 증상은 연상의 장애, 양가감정, 자폐증, 둔마된 감정, 의욕상실, 주의력 결핍 등을 언급하였다. 특히, 연상의 이완, 양가감정, 자폐증, 둔마된 감정의 네 가지 증상은 철자가 'A'로 시작하기 때문에 흔히 Bleuler의 4A라고 부른다.
(4) Schneider
Schneider는 1938년 정신분열병을 용이하게 진단하는데 큰 도움이 된다고 생각되는 일련의 증상을 '일급 증상(first rank symptom'으로 제시하였다. 1급 증상의 핵심은 환자가 자신의 사고, 감정, 신체에 대한 수동성을 지각하는 것이다. 예컨대, 다른 사람이 자신의 머리에 생각을 주입시킨다, 나의 생각이 나도 모르게 다른 사람들에게 읽혀지고 있다와 같은 증상이 그 예이다.
2) 역학
정신분열병의 평생 발병률은 0.3-3.7%이며, 대체적으로 일반 인구에서 조사된 정신분열병의 평생 유병률은 약 1%이기 때문에 비교적 흔한 질병이라 할 수 있다.
3) 발병 시기
첫 번째 정신병적 삽화가 발병하는 연령은 남자의 경우 15세에서 25세, 여자의 경우는 25세에서 35세로 남자가 일찍 발병한다. 이는 남성과 여성간의 생물학적 차이들이 발병시기를 결정하는데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다.
4) 원인
(1) 유전
정신분열병 환자의 가계에서 정상 가계보다 정신분열병 환자가 많다는 것이 Kraepelin 시대부터 알려져 왔다. 가족은 유전과 환경요인을 공유하므로 두 요인 모두에 의해 영향을 받을 수 있지만 다양한 유전학적 연구방법에 의해 정신분열병의 가족 내 전파에 유전적 요인이 더욱 중요하게 작용한다는 것이 점차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2) 신경해부학적 요인
① 신경병리
대부분의 연구는 변연계에 이상이 있다는 것으로, 변연계는 정신분열병에서 이상소견을 보이는 정신기능들(인지와 감정의 조절기능, 다양한 감각자극의 통합과 연합, 환경적 맥락의 파악과 분석, 자극검색 및 원초적 욕구와 감정의 생성, 제어)을 관장하고 있다.
② 뇌 영상
CT 및 MRI를 통한 정신분열병 환자의 뇌 구조 연구에서 뇌실 확장과 구의 확대가 비교적 지속적으로 나타나는 결과이다. 뇌실과 구의 확대는 어떤 종류의 퇴행성 과정으로 인하여 뇌피질 또는 대뇌가 위축된 것이 아니며 태생기의 신경발생학적 이상에 기인한 것이라는 주장이 우세하다.
③ 신경생리학적 요인
뇌파를 이용한 많은 연구 결과 이상 뇌파소견이 많고 자극에 대한 예민한 반응, 간질형파와 좌반구의 아상파의 빈번함 등이 보고되었지만 이를 정신분열병에 특이한 뇌파소견이라고 할 수는 없다.
④ 생화학 및 정신약물적 요인
ㄱ. 도파민 가설
신경전달물질인 도파민의 분비가 과다하거나 또는 도파민 수용체의 증가 등으로 인해 도파민 신경전달 과잉상태가 되면 정신분열병이 발생한다는 가설이 세워졌으나, 최근 도파민계에 대한 연구의 증가로 인해 몇 가지 수정된 도파민 가설이 제시되었다. - 도파민계의 어떤 부분은 활성이 증가되어 있고, 반면 다른 부분은 오히려 활성이 감소되어 있다는 것이다. - 도파민 수용체 아형에 따른 뇌 조직별 분포, 한정신병약물과의 결합도 약물학적 작용이 다르다는 것이다.
ㄴ. 세로토닌 가설
정신분열병 환자에게서 여러 가지 형태로 세로토닌계의 비정상적 활성이 관찰되며, 이러한 비정상적인 세로토닌 계의 활성은 2차적으로 도파민 분비체계의 혼란을 불러 일으켜 정신분열병이 발생한다는 것으로, 세로토닌이 독자적으로 정신분열병의 원인으로 작용한다기보다 다른 신경전달물질, 특히 도파민에 대한 조절을 통해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본다.
ㄷ. 노어에피네프린 가설
정신분열병에서 특징적으로 나타나는 무감동증은 노어에피네프린계가 관여하는 보상체계의 장애라고 볼 수 있고 또한 정신분열병 전구기에 흔히 나타나는 자율신경계 항진현상이나 흥분 등도 노어에피네프린계와 관련이 있기 때문에 정신분열병의 원인으로 노어에피네프린의 역할이 시사되고 있다.
ㄹ. 아미노산 신경전달물질
GABA는 신경계의 대표적인 억제성 신경전달물질로서 정신분열병환자에 있어 해마의 GABA를 분비하는 신경이 소실되어 있다는 보고가 있으며, 이러한 억제성 GABA 신경의 소실은 도파민과 노어에피네프린의 과활성을 유발한다고 한다. 최근에는 GABA보다는 흥분성 아미노산과 정신분열병과의 관계가 많은 각광을 받고 있다.
⑤ 심리사회적 요인
정신분열병에 항정신병약물이 효과가 있고 유전 등의 생물학적 원인이 관여하리라는 것이 속속 밝혀지고 있지만 정신분열병의 증상과 경과가 심리사회적 요인에 영향을 받는다는 것 또한 분명하다. 따라서 비록 현대 정신의학에서는 과거에 주장되었던 것 같이 심리 및 사회적 요인이 정신분열병의 직접적인 원인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정신분열병의 심리사회적 요인을 이해하는 것이 환자 치료에 있어서 필수적이다.
ㄱ. 정신분석학적 접근
프로이트는 발달과정 중의 고착과 자아기능의 결함 때문에 생긴 정신 내적인 갈등이 정신분열병을 유발한다고 보았다. 따라서 정신분열병 환자들이 타인과의 사이에서 갈등과 좌절을 겪을 때 대상관계의 장애와 퇴행 현상이 일어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청소년기에 이 병이 집중적으로 발생하는 이유는 환자들이 사춘기로 들어서면서 자아기능의 확장이 요구되는 과제들에 부딪혀 갈등을 겪게 되면서 자아가 붕괴되기 때문으로 보았다.
ㄴ. 가족관계에 대한 접근
한 때 잘못된 가족기능이 정신분열병의 원인으로 작용한다는 것이 너무 강조되면서 많은 환자의 가족들이 비난의 대상이 되고, 또한 환자 가족의 죄책감을 가중시켰던 것이 사실이다. 실제로는 어떤 특정한 가족형태가 정신분열병과 연관이 되어 있다는 근거는 없다. 하지만 취약한 소인을 갖고 있는 환자에게 있어 기능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가족은 심각한 스트레스를 야기하며 병의 발병이나 악화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대체로 부모와 자식 간의 문제뿐만 아니라 가족 구성원간의 특정한 관계양상이 환자의 근본적인 의사소통양식을 결정지으며 대인관계에서의 어려움의 근원이 된다고 생각한다.
15. 정신분열병-임상양상과 유형
1) 임상양상
(1) 사고장애
고전적인 정신병리학에서 말하는 사고장애란 연상과정, 개념화 과정의 장애를 포함한다.
① 사고흐름의 장애
사고 흐름의 장애는 사고가 원래 의도되었던 흐름에서 벗어나는 탈선, 이질적인 요소가 뒤섞이는 융합, 한 가지 사고 흐름의 구성요소가 뒤죽박죽으로 섞이는 혼합이 보인다. 이밖에도 사고의 흐름이 갑자기 멈추었다가 완전히 새로운 사고의 흐름이 시작되는 사고의 두절이 있는데 이것은 정신분열병에서 특징적으로 나타나는 것이다.
② 사고형태의 장애
비논리적이고 지리멸렬하며 사고가 추상적이지 못하고 구체적이어서 개념형성의 어려움이 있고 연상의 이완을 볼 수 있다.
③ 사고통제의 장애
자신의 생각이 자신의 것이 아니라 무엇인가에 의해 조정 당한다는 정신분열병의 사고통제의 특징이다. 즉 무엇에 의해 자신의 사고가 박탈당한다는 사고박탈, 어떤 생각이 자신의 의사와 관계없이 끼어든다는 사고 주입, 자신이 어떤 생각을 하자마자 남들이 알게되는 사고전파 등이 있다.
④ 사고내용의 장애
망상은 정신분열병의 흔한 증상의 하나로서, 망상이란 환자의 문화적, 교육적 배경을 고려했을 때 전혀 이해 불가능하고 설득으로 바뀌어지지 않으며 사실과 다른 굳은 신념을 의미한다. 망상에는 피해망상, 질투망상, 애정망상, 과대망상, 죄책망상, 허무망상 등이 있다.
(2) 지각의 장애
정신분열병에서는 지각장애도 두드러진 임상양상의 하나로, 환청, 환시 등의 환각, 착각, 이인증 등의 증상이 존재하지만, 역시 정신분열병에 특이한 것은 아니다. 환청이 주로 나타난다. 이것은 단순한 소음으로부터 뚜렷한 사람 목소리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형태로 나타날 수 있다. 환청은 환자의 사고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즉, 정상인과 대화하는 중에도 환청이 끊이지 않고 들린다면 그 내용이 지리멸렬해 질 수 있다. 환청에 대해 환자가 갖는 태도에 있어서도 여러 다양한 태도가 있을 수 있다. 어떤 환자는 아무런 관심을 갖지 않는 경우도 있고 어떤 환자는 매우 괴로워하며, 환청의 내용과 투쟁하려 하기도 하는 반면 어떤 경우에는 환청이 지시하는 대로 행동하기도 한다.
(3) 정동의 장애
① 기분의 일반적인 이상
정신분열병의 초기에 많은 환자들이 우울증상을 나타내며, 또한 정신병적 증상이 어느 정도 보일 때 우울증상이 나타나는 경우를 정신병 후 우울증이라고 명명할 정도로 정신분열병에서 우울증상은 흔하다. 불안증상은 보통 피해망상이나 갑작스런 환각의 경험으로 인해 경험하게 되는 수가 많으나, 확실한 정신병적 증상을 나타내기 전에 심한 불안상태를 경험하게 되는 경우도 많다. 이러한 불안은 대체적으로는 만성환자보다 급성환자에게서 더 자주 나타나지만 만성환자에게도 갑작스런 환청 내용의 변화 등에 의해 불안의 엄습을 경험하는 수가 있다.
② 정서표현의 장애
정신분열병 정동장애의 특징은 정서반응의 감소, 정서의 부적절함(예컨대, 아버지가 돌아가신 이야기를 하면서 깔깔거리며 웃는 것), 정서의 완고함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런 정서표현의 장애 때문에 정동장애 환자와 달리 정신분열병의 정서표현은 다른 사람이 공감하지 못하는 특징이 있다.
(4) 운동 및 행동상의 장애
① 수동성의 주관적 체험
많은 정신분열병 환자들은 자신의 행동이 자신의 것이 아니고 무엇인가에 의해 조종당하고 있다는 신체피동성을 경험한다.
② 흥분과 혼수
의미 없는 흥분이 일어난다. 이러한 흥분이 폭력으로 발전할 수도 있다. 흥분에서 혼수상태로 전환되어 가만히 앉아 있거나 누워있는 경우가 있다. 이때에는 질문이나 자극에 반응이 없고 표정도 없다. 침을 질질 흘리거나 대소변의 실금이 있다. 이러한 행동상의 장애가 가장 극적으로 나타나는 것은 긴장형 정신분열병이다.
(5) 의식 및 기억력
① 지남력
정신분열병 환자는 대개 사람, 장소 및 시간에 대한 지남력을 유지하고 있다.
② 기억
대체로 정신분열병 환자들은 인식보다는 회상에 더욱 장애가 있고 무작위적인 순서의 자료를 조직화하지 못한다고 한다. 임상적으로 눈에 띄는 것은 망상적인 기억, 오인, 그리고 만성 환자에서의 환상적 내용의 작화증이다.
(6) 양성증상과 음성증상
양성증상은 망상, 환각, 와해된 언어, 와해되고 기이한 행동 등 이전에 없던 증상들이 정신분열병의 병적 과정으로 인해 생겨난 것을 의미하며, 약물에 잘 반응하는 증상들이다. 반면 음성증상들은 정상적으로 나타나던 기능들의 소실 또는 감소를 의미한다. 즉, 감정적 둔마(감정 표현 능력의 감소), 무쾌감증(기쁨 체험 불능, 사회적 상호작용에서의 흥미 상실), 무의욕증(목적지향적 행동을 시도하거나 유지하지 못함), 사회적 기술의 저하, 현저하게 빈약한 언어, 또는 내용이 없는 언어 등이 나타난다. 이러한 음성증상은 약물치료에 잘 반응하지 않기 때문에 심리재활이 요구된다.
2) 진단 - 정신분열병의 DSM-IV 진단기준
진단기준
정신분열병의 진단기준은 ① 증상에 관련된 기준과 ② 기능상실의 심각성에 대한 언급, 그리고 ③ 기간에 대한 명시로 이루어져 있으며, 이에 배제기준이 첨가되어 있다.
(1) 증상에 관련된 기준
① 망상(delusion) ② 환각(hallucination) ③ 와해된 언어(disorganized speech, 예를 들어 빈번한 탈선 또는 지리멸렬) ④ 심하게 와해된 행동이나 긴장증적 행동(grossly disorganized or catatonic behavior) ⑤ 음성증상(negative symptom, 정서둔마, 무의욕, 무논리증 등) 중 2가지 이상이 적어도 1달 중 상당기간 존재해야 한다.
(2) 심각한 사회적, 직업적 기능의 손상
(3) 지속적인 병의 증후가 최소 6개월 이상 지속(적어도 1달 이상의 활성기를 포함하여야 하며, 전구기와 잔류기를 포함한 기간이 6개월 이상이어야 함)
(4) 분열정동장애나 기분장애에 의한 것이 아니어야 함
(5) 약물이나 기타 내과적 질환에 의한 것이 아니어야 함
(6) 만약 발달상 자폐증이나 다른 전반적 발달장애의 진단이 있는 경우, 뚜렷한 망상과 환각이 1달 이상 존재하여야 함
3) 유형
정신분열병은 그 특징적 증상에 따라 다섯 가지 유형으로 구분한다.
(1) 망상형(paranoid type)
피해망상이나 과대망상과 같은 망상이나 환청을 주된 특징으로 하며, 혼란된 말이나 행동, 둔마된 정동 등은 두드러지지 않다. 이들은 상대방에게 긴장되어 있고 의심이 많고 숨기는 것이 많다는 인상을 주고 때로는 상대방에게 적대적이고 공격적일 수 있다. 지능은 정신병으로 장애를 받지 않으며 때로는 그런대로 사회생활을 적절히 영위하기도 한다. 즉, 20대 혹은 30대 후반까지 사회생활이 나쁘지 않아서 많은 환자들이 결혼을 하였고, 직장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고 다른 아형보다는 퇴행이 덜 일어난다. 긴장형과 혼란형보다 발병과 입원 시의 연령이 많다.
(2) 혼란성(disorganized type)
일반적으로 망상형은 망상과 환청이 체계화가 되어 있다고 할 수 있다면 혼란형에서의 망상과 환청은 지리멸렬하다. 이 아형은 발병 연령이 빠르고 서서히 시작한다. 원시적이고 조직화되지 않은 말이나 행동을 특징으로 하며, 부적절한 감정반응이 두드러지며, 현실과의 접촉이 극도로 나쁘다. 혼란형 정신분열병의 경우 정신병리의 가족력이 높고, 병전적응이 나쁘고 예후도 나쁘다.
(3) 긴장형(catatonic type)
정신운동성 장애가 특징적이며 극단적인 운동과다와 혼미 또는 자동적 복종과 거부증 등의 양극단이 교대로 나타날 수 있다. 혼미상태가 나타나는 경우 자발적인 운동이 극도로 감소되어 있어 침묵상태를 유지하며 거부증, 상동증, 매너리즘, 반향어, 반향행동 등을 특징적으로 보인다. 이들은 이러한 극도의 운동저하 상태에 한참 있다가 어느 순간 갑자기 극도의 폭력을 행사하는 일도 있다. 흥분형의 긴장증에서는 극도로 흥분되어 있으며 끊임없이 소리를 지르고 뭔가 행동을 하고 있다. 이들의 언어는 지리멸렬하며, 행동은 외부에 대한 적절한 반응이라기보다는 내적욕구에 의해 결정되는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대체로 파괴적이고 다른 사람에게 폭력을 휘두르며, 그냥 놔두면 자해 또는 타해를 가하거나 탈진상태에 빠지기 때문에 신체적 구속이 필요하다.
(4) 미분화형(undifferentiated type)
정신분열병의 진단기준은 만족시키지만 망상형, 혼란형, 긴장형의 어느 한 유형의 진단기준을 만족시키지 않는 경우를 의미한다.
(5) 잔류형(residual type)
정신분열별의 진단기준을 만족시켰지만 이제는 그 증상이 뚜렷하지 않는 것을 말한다. 즉, 지속적으로 정신분열병을 시사하는 증상이 존재하지만 다른 아형의 진단기준을 만족시키기에는 증상의 활성이나 뚜렷함이 충분하지 않는 경우이다. 감정적 둔마, 비정상적인 행동, 비논리적 사고, 사회적 고립 등은 흔히 있다. 그러나 망상이나 환청이 있다 하더라도 뚜렷하지 않고 망상이나 환청에 동반되는 정동도 강하지 않다.
4) 망상장애(Delusional disorder)
(1) 개관
망상장애(혹은 편집장애paranoid disorder)의 기본적인 양상은 단순하지만 괴이하지 않은 망상이 있으며, 인격기능은 유지된 채, 망상내용에 적절한 감정을 동반한다. 망상은 정교하게 체계화된 지속적인 망상으로서, 피해적, 질투적, 과대적, 색정적, 신체적 망상 등이다. 망상증상은 남녀 모든 연령층에서 발생할 수 있으며, 일시적이거나 간헐적일 수도 있고 일생동안 지속될 수도 있다. DSM-IV에서는 망상체계의 주된 양상에 따라 색정형(erotomanic type), 과대형(grandiose type), 질투형(jealous type), 피해형(persecutory type), 신체형(somatic type), 복합형(mixed type) 및 비정형(unspecified type)으로 분류하고 있다.
(2) 원인
① 생물학적 원인
현재로서는 유전적 요인이 크게 작용한다고는 볼 수 없다. 그러나 가족력이 많이 발견되는 등 유전적 소인이 있는 듯하다. 그러나 이는 정신분열증이나 기분장애의 가족력과는 관련이 없는 것 같다. 한편 신경학적 장애(특히 변연계와 기저신경절 등)가 있을 때 많은 망상이 발견되는 것으로 보아 생물학적 원인이 추측되고 있다.
② 심리학적 원인
ㄱ. 정신분석학적 견해
프로이트는 편집증에 걸렸던 법학자 Schreber의 자서전을 분석하면서 억압된 무의식적인 동성애적 경향이 부인, 반동형성, 그리고 투사에 의한 방어과정을 거쳐 편집상태로 발전한다고 하였다. 그러나 어떤 망상장애자에서 동성애적 경향이 없는 경우도 있고, 그와 반대로 동성애자가 편집망상을 일으키지 않는 경우도 많다는 것을 유의해야 한다.
ㄴ. 기타 정신역동적 견해
- 초자아 투사
망상장애환자들은 다른 사람들로부터 주시받는 것을 두려워하는데 이들은 어렸을 때 부모로부터 주시 받는 것을 두려워하며 자라왔기 때문이라고 본다. 이들의 비판적이고 위협적인 망상은 초자아비판의 투사에 의해 일어난다는 것이다.
- 자기애의 손상
자기애적 욕구의 좌절에서 오는 실망감은 편집성 반응을 일으킬 수 있다. 망상장애자에서의 과대적 사고는 바닥에 깔려 있는 부정적 자기개념 내지 열등의식을 덮어 보려는 것이다. 투사와 타인에 대한 비난은 의식적으로 느껴지는 굴욕감, 수치감, 그리고 손상된 자존심에 대한 방어인 것이다. 따라서 이 경우 환자는 매우 예민하다.
- 발달적 요인
망상장애자들 중에는 부모와의 관계에서 기본적인 신뢰감을 형성하거나 발전시키지 못했다는 것이 특징적이다. 그들은 지나친 간섭과 유혹적이면서도 거절적인 어머니와, 쌀쌀하고 융통성이 없으며 가학적이거나 무능한 아버지 밑에서 성장하여 온 경우가 많다. 그래서 그들은 주위환경에 대해 항상 적대적인 태도를 취하게 되며, 대인관계에서 믿음이 없는 것이 특징이다. 그들은 모든 인간관계를 기피하게 되고 상대방 역시 과민한 그들과 접촉을 피하게 되어 그들의 증오감과 의심증은 더욱 조장되는 것이다. 또한 이들 환자들에 어린시적 부모로부터 무엇이든 틀림없이 일을 해낼 것을 요구받거나 부모의 기대에 조금이라도 어긋난 일을 할 때마다 벌을 받으며, 성장했던 경우가 많다. 이들은 능력에 맞지 않는 일을 해낼 것을 요구받을 때마다 자존심을 강화할 수 있는 자기 나름대로의 공상을 하게 된다. 망상장애 중 환자의 병전 성격에서 보는 과도한 야심은 이와 같은 경험과 함께 발전되는 것이다.
③ 사회적 원인
- 편집성 허위사회 (paranoid pseudo-community)
편집성 인격의 소유자가 극복할 수 없는 심한 좌절에 처했을 때 그는 사회와의 관계를 회피하고 은둔적이 된다. 그러다가 주위 사람들의 사소한 행동이나 자신과 상관없는 행동을 뭔가 자신에게 해로움을 끼치려는 것으로 받아들이기 시작한다. 다음 단계로는 주위의 많은 사람들에 대해 자기를 해치려고 하는 음모자들의 집단으로 생각하게 된다. 이때에는 주위에 실제로 존재하는 사람뿐 아니라 공상 속의 사람들까지도 포함시키게 된다. 이와 같이 환자가 망상 속에서 만들어낸 조직을 허위사회라고 하며 편집장애자들은 이 허위사회를 실제로 존재하고 있는 사회로 생각하고 그 사회를 자신의 증오심과 공격적 충동의 대상으로 정당화시키고 있는 것이다. 그 목적은 허위사회의 존재가 자신의 불안을 설명할 수 있게 하여 줌으로써 망상을 사실로 만들고 마음을 일단 편하게 해주며 허위사회 밖의 사람들과 사회적 관계를 유지하게끔 해 주는 것이다. 그러나 한편 이 허위사회로부터의 위협 때문에 공포에 떨기도 한다.
(3) 임상양상
① 색정형(erotomanic type)
주된 망상은 자신이 누군가에 의해 사랑받고 있다는 것이다. 상대방은 대개 높은 신분으로 유명한 사람 또는 직장의 상사일 때가 흔하나 전혀 모르는 사람일 수도 있다. 환자는 그 상대방과 접촉하기 위해 노력하는데, 대개 전화, 편지, 선물, 방문, 조사, 미행을 하기도 한다.
② 과대형(grandiose type)
과대망상은 대개 자신이 어떤 위대한 그러나 남들이 모르는 재능이나 통찰력을 가졌거나 중요한 발견을 했거나 그래서 정부의 중요 직책을 맡았다거나 하는 망상이다.
③ 질투형(jealous type)
오델로 증후군, 결혼 편집증으로도 불린다. 우리말로는 소위 의처증, 의부증에 해당된다. 질투망상은 정당한 이유 없이 배우자나 애인을 믿을 수 없다는 망상이다. 사소한 증거를 가지고 망상을 정당화하며 상대방을 핍박한다. 배우자를 외출 못하게 하거나 추적하고 조사하기도 한다.
④ 피해형(persecutory type)
가장 흔한 형태이다. 어떤 사람 또는 다수의 관련된 사람들이 의도적으로 교묘하게 여러 가지 방법으로 자기에게 피해를 주거나 악의적으로 달고 있다는 망상이다. 그래서 이에 대해 계속 소송을 걸기 때문에 고소광이라고 하기도 한다.
⑤ 신체형(somatic type)
흔한 망상은 자신의 몸, 피부, 입, 항문, 성기 등에서 나쁜 냄새가 난다는 것이다. 또는 피부에 벌레가 기어 다닌다는 망상, 몸속에 기생충이 있다는 망상, 신체의 일정부위가 잘못됐거나 추하다는 망상 등이 있다.
5) 분열정동형 장애(schizoaffective disorder)
(1) 개관
분열정동형 장애는 정신분열증과 기분장애의 양쪽 증상이 다 같이 있는 상태이다. 이 진단은 DSM-IV에서는 정신분열증과 다른 별개의 병명으로 설정되고 있지만 전에는 정신분열증의 한 아형으로 간주되었다. 이 병명의 환자 친척 중에는 정신분열증의 발병보다 기분장애의 발병이 더 빈번하다는 가계 연구에서 알 수 있듯이 정신분열증과는 생물학적인 면에서 조금 다른 점을 보이고 있다.
(2) 원인
정확한 원인은 모르지만 현재까지 4가지 개념적 모델이 제시되었다. 첫째, 정신분열증이나 기분장애의 한 형태라고 보는 것 둘째, 정신분열증과 기분장애가 동시에 나타난다는 것 셋째, 정신분열증이나 기분장애와 관계없는 제 3의 정신병이라는 것 넷째, 이러한 3가지 가능성을 모두 포함하는 하나의 새로운 형태의 장애라는 것.
(3) 임상양상
정신분열증, 조증, 우울증의 모든 증상들이 모두 나타난다. 정신분열증적 증상과 기분장애의 증상들이 동시에 나타나기도 하고 교대로 나타나기도 한다. 정신병적 증상은 기분에 일치하기도 하고 일치하지 않기도 한다.
6) 단기 정신병적 장애(brief psychotic disorder)
(1) 개관
장애가 짧은 기간 지속되며, 그 기간이 한 달 이내에 한하며, 그러나 최소한 하루는 있어야 한다. 증상은 정신분열증의 기준에 맞을 수도 있고 안 맞을 수도 있다. 이 장애와 비슷한 장애를 가진 환자들은 이전에 반응성, 히스테리성, 스트레스 심인성 정신병으로 분류하였다.
(2) 원인
이미 존재하였던 인격장애, 특히 히스테리성, 자기애적, 편집성, 분열형 및 경계형 인격장애가 있을 때 잘 발생한다. 가족 중에 정신분열증이 많다고도 한다. 역동적으로 부적절한 대응기제와 이차적 이득이 원인적 요인이 된다. 즉 발병은 스트레스에 대한 방어 또는 회피, 그리고 욕구 충족 때문이라는 것이다.
(3) 임상양상
정신분열증과 기분장애의 정신병적 증상에 해당된다. 대체로 기분장애의 증상이 더 뚜렷하다.
7) 정신분열형 장애(schizophreniform disorder)
(1) 개관
정신분열형 장애는 정신분열증과 유사하나 6개월 내에 증상이 소실된다는 점에서 다르다. 증상이 6개월 이상이 되면 정신분열증으로 진단을 바꾸어야 한다.
(2) 원인
연구된 바는 적으나 다양한 환자군으로 해서 정신분열증에서와 유사하다고 생각된다. 단지 아직 잘 모르는 어떤 중추신경계 요인이 있어서 단기적인 정신분열형 장애로 만들기도 하고 장기적인 정신분열증을 만들기도 하는 것이 아닌가 추측되고 있다.
(3) 임상양상
대체로 정신분열증과 유사하다. 기분증상이 동반될 때 예후가 좋고 둔마된 감정이 있으면 예후가 나쁘다고 한다.
16. 인격장애
인격장애란 한 개인이 지닌 삽화적이 아닌 지속적인 일정한 행동양상 때문에 현실에 적응하는 데 있어서 자신에게나 사회적으로 주요한 기능장애를 초래하게 되는 이상 성격의 양상으로 볼 수 있다.
1) 개관
만성적이고 만연된 융통성 없는 행동패턴, 기능의 손상과 주관적인 고통을 야기시킬 만큼 부적응적인 환경지각 및 반응패턴을 보인다. 이는 아동기, 청소년기에 형성되어 일생동안 지속되는 행동패턴으로서 이 시기 부모나 중요 타인의 모델링 또는 상호작용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인격장애는 자신의 증상이 사회에 미치는 영향을 인식하지 못할 뿐 아니라 자신에 맞추어 환경을 바꾸고자 하는 환경수식적(alloplastic) 특성을 가지며 증상을 자신이 용납하는 자아동조적(ego-syntonic)인 특징이 있어 스스로 정신과적 치료를 받으려 하지 않는다. 인격장애에서는 신경증적인 다양한 증상이 전면에 나타날 수도 있다. 그러나 주관적인 호소는 구체적인 사건과 상황의 결과로 나타나는 비교적 일시적이고 상황적인 것으로 볼 수 있다. 또한 정신증의 증상이 전면에 나타날 수도 있는데, 이는 비교적 일시적이고 영역이 국한되어 있는 것이 특징이며 이 또한 부적응의 결과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인격장애가 신경증이나 정신증의 증상과 공존하는 경우도 흔히 있으므로 이 둘을 구분하여 이해, 평가하는 것이 중요하다. 잠정적으로는 인격장애가 축 Ⅰ 장애의 원인이 되는 경우가 흔히 있지만 이 둘의 공존의 역학과 본질에 대해서는 아직 충분히 연구되지 않은 상태이다. 개념적인 수준에서 축 Ⅰ장애와 인격장애는 뚜렷이 구분되지만 실제 임상장면에서 둘의 구분은 쉽지 않으며 이론적으로도 아직 정리가 안된 상태이다.
2) 인격장애의 구분
인격장애는 세 개의 군집(cluster)으로 구분할 수 있다. 기이하고 괴팍한 특성의 군집 A에는 정신분열성, 정신분열형, 편집성 인격장애가 속하고, 충동적이고 감정조절을 하지 못하는 특성의 군집 B에는 반사회적, 경계선적, 히스테리성, 자기애성 인격장애가 속하며, 불안과 우울 등의 특성을 주로 하는 군집 C에는 회피성, 의존성, 강박성 인격장애가 해당된다.
3) 원인
(1) 생물학적 요인들
유전적 요인이 많이 연구되고 있으며 특히 쌍둥이 연구가 주목된다. 군집 A(정신분열성, 정신분열형, 편집성 인격장애) 중 특히 분열형 인격장애 환자의 가족에 정신분열증이 많다. 군집 B(히스테리성, 자기애적, 반사회적, 경계형)의 가족 중에는 반사회적 인격장애와 알코올리즘이 많고, 특히 경계형 인격장애의 가족에 기분장애가 많다. 또한 히스테리성 인격장애는 신체화 장애와 관련이 높다. 군집 C(강박성, 의존성, 회피성 인격장애) 인격장애 중 강박성향은 일란성 쌍둥이간의 일치율이 이란성 때보다 높고 특히 우울과 관련이 있다. 회피성 인격장애는 불안성향이 높다. 어릴 때부터의 기질도 성인의 인격장애와 관련이 있는데, 예를 들어 어려서 공포심이 많았던 사람은 회피성 인격을 가질 수 있고, 어려서 경한 신경학적 증후가 있던 사람은 나중에 반사회적 및 경계성 인격장애가 되기 쉽다. 충동성향은 테스토스테론의 증가와 관계있다. 분열형 인격장애 때 혈소판 MAO기능이 낮으며, 엔돌핀 증가는 냉담한 수동적 성격과 관련있다고 한다. 경계형 인격장애에서 세로토닌 대사의 저하는 자살, 공격성과 관계된다고 한다. 반사회적 및 경계성 인격장애에서 뇌파상 이상소견이 흔히 발견된다고 한다.
(2) 심리적 요인들
프로이트는 인격성향을 충동과 환경 사이의 상호작용의 결과로, 그리고 정신사회적 발달 단계 중 어느 한 단계에 고착된 결과로 보았다. 따라서 그는 구강적 성격(수동적, 의존적, 과도히 먹는 형, 물질남용 성향), 항문적 성격(세심, 인색, 정확성, 완고성), 강박성 성격(완고, 강한 초자아), 자기애적 성격(공격적, 자기 위주)을 구분하여 기술하였다. 따라서 인격장애 환자들을 돕기 위해서는 장어기제에 대한 지식이 필요하다. 즉 겉으로 드러난 인격양상의 배후에 있는 진실한 성향과 그것을 방어하고 있는 기제를 분석할 수 있어야 한다. 예컨대, 편집성 인격장애 환자가 독립성을 우기고 있으나 환자의 내적 진실한 모습은 의존성이며 투사라는 방어기제로써 이를 감추고 있는 것이다. 분열성 인격장애에서는 공상이 주로 사용되고 히스테리성 인격장애에서는 해리와 부정이 주로 사용되며, 강박성 인격장애는 고립이 주로 사용된다. 투사, 건강염려, 분리, 행동화 등도 흔히 사용되는 방어기제들이다.
(3) 사회문화적 요인
인격장애는 불우한 가족관계에서 많이 나타나는 경향이 있다. 어린이의 기질과 부모의 육아방식이 조화되지 않으면 문제가 생기기 쉽다. 예컨대, 불안정한 아이를 불안정한 엄마가 키우면 안정된 엄마가 키울 때에 비해 더 많은 인격문제가 발생할 것이다.
4) 인격장애의 임상양상
(1) A군 인격장애
① 편집성 인격장애(paranoid personality disorder)
ㄱ. 개관
편집성 인격장애는 일반적으로 타인의 행동을 계획된 요구나 위협으로 보고 지속적인 의심과 불신을 갖는 경우이다. 이 경우에 속하는 사람들은 주로 고루한 고집쟁이, 부정행위 수집가, 배우자에 대한 병적 질투심을 갖는 자, 소송을 좋아하는 괴짜 등이다.
ㄴ. 원인
어린 시절 부모의 불합리한 분노에 짓눌려 성장하면서 자신과 그들의 부모를 동일시함으로써 그 분노를 다른 사람에게 투사하게 된 결과로 나타난다.
ㄷ. 임상양상
타인의 행동을 의도적으로 자기를 기죽이려는 행동이나 위협하는 행동으로 해석한다. 늘 남들이 자신을 괴롭히고 착취하고 해치려 한다고 예상한다. 정당한 이유없이 의심한다. 질투도 심하다. 제한된 정서반응을 보이는 바, 늘 긴장되어 있고 냉담하고 무정한 면이 있고 자만심을 보이며 유머감각이 결여되어 있다.
② 분열성 인격장애(schizoid personality disorder)
ㄱ. 개관
분열성 인격장애의 기본양상은 일생 동안 사회로부터 철수되어 있으며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형성 능력과 적절히 반응하는 능력에 심각한 장애가 있고 지나치게 내향적이며 온순하고 빈약한 정서가 특징이다. 이들은 다른 사람들이 볼 때 괴벽스럽고 외톨이처럼 보인다. 혼자 지내고 정서적으로 냉담하고 무관심하며 타인에 대해 따뜻함이나 부드러움이 없으며, 이성교제에 대한 욕구도 거의 없고, 타인의 느낌, 칭찬, 또는 비평에 무관심하다. 가족을 포함해서 친밀한 관계에 있는 사람은 단지 한두 사람뿐이다. 그러나 분열형 인격장애에서 보는 언어, 행동 또는 사고의 괴이한 면은 없다.
ㄴ. 원인
어릴 때의 대상관계 양상, 가족 상호작용 방식 및 문화가 중요한 요인이다. 어린 시절을 보면 쓸쓸하고 냉담하며 감정 교류가 없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따라서 양육과정이 중요하리라는 추측을 할 수 있다. 유전적 원인에 대해서는 불분명하다.
ㄷ. 임상양상
냉담하고 무관심하며 타인의 일에 관여하지 않으려 한다. 혼자서 비경쟁적인 직업을 갖는다. 수학, 천문학 등 비인간적인 일에 열심인 경우가 많다. 성생활은 공상에 주로 의존하며 이성과 친밀해지기 어렵다. 분노를 직접 표현하지 못한다.
③ 분열형 인격장애(schizotypal personality disorder)
ㄱ. 개관
분열형 인격장애 환자의 행동은 일반 사람들의 눈에도 괴이하거나 이상하게 보인다. 사회적 고립, 텔레파시 같은 마술적 사고, 관계망상, 피해의식, 착각, 이인증 등이 특징이다. 이는 정신분열증과 다소 공통적이나 정신병적이 아닌 경한 경우에 해당된다.
ㄴ. 원인
분열형 인격장애가 만성 정신분열증 환자들의 생물학적 친척들 중에서 대조군보다 더욱 많았다고 한다. 그러나 아직은 이를 뒷받침할 만한 유전학적 자료들이 불충분하다.
ㄷ. 임상양상
사고와 대화의 장애가 주되다. 언어표현이 괴이하고 지엽적이고 막연하고 지나치게 정교하거나 우회적이다. 가까운 친구가 없고 사회적으로 고립되어 있다. 그러나 노골적인 정신병적 에피소드를 나타낸 적은 결코 없다. 임상적 양상은 분열성 인격장애와 정신분열증 사이의 경계영역에 해당되며, 과거에 경계성, 단순형, 또는 잠복형 정신분열증으로 분류되던 증상들이 여기에 해당된다. 이들은 흔히 미신이나 유사종교에 사로잡혀 있는 경우가 있고, 혹은 자신이 특수한 사고나 통찰력을 가진 초능력자라고 믿는 경우도 있다. 문화권에 따라서는 이들이 점성가 또는 사교집단의 광신자로서의 역할을 하기도 한다.
(2) B군 인격장애
① 히스테리성 인격장애(histrionic personality disorder)
ㄱ. 개관
히스테리성 인격장애자들은 흥분을 잘하고 감정적인 사람들로서, 다양하고 극적이며 외향적이며 자기 주장적, 자기 과시적이며 허영심이 많다. 다른 사람들의 관심과 주의를 끌기 위해 과장된 표현을 하지만 실제로는 의존적이며 무능하며 지속적으로 깊은 인간관계를 갖지 못한다.
ㄴ. 원인
많은 요인이 작용하리라고 생각되지만 확실한 원인은 규명되지 않고 있다. 정신분석에서는 소아시절의 외디푸스 콤플렉스와 관련을 시키고 있다. 억압과 해리의 방어기제를 주로 사용한다. 또 다른 연구는 히스테리성 인격장애와 반사회적 인격장애를 같은 현상으로 보고 성에 따라 다르게 나타난 것이라고 한다.
ㄷ. 임상양상
주의를 끌기 위한 행동이 심하다. 사고와 느낌을 과장하지만 감정표현은 바라던 목표를 성취하기 위한 도구로 사용할 뿐만 아니라 원치 않는 현실적 책임이나 불쾌한 내적 정서를 피하려는 수단으로 이용하기 때문에 감정 자체가 피상적이다. 그래서 매력적이고 사귀기 쉽지만 대인관계에서 깊고 가까운 관계를 오래 지속하지는 못한다. 이들은 가벼운 자극에도 지나치게 반응하고 변덕스럽다. 불만스러운 일이 있으면 울음, 비난, 자살소동으로 상대방에 죄책감을 일으켜 조종하려 하기도 한다. 대인관계에서도 자기 요구만을 들어 주기 원하는 이기적인 사람이다. 성인으로서 성적으로 매력이 있어 보이고 애교가 있는 옷차림이나 겉모양으로는 유혹적이고 자극적이며 성적 분위기를 다분히 풍기지만 실제로는 회피적이며 불감증인 경우가 많다. 이성관계에서도 낭만적인 환상에 잠시 빠져 들었다가도 곧 싫증을 내고 중단해 버리는 경우가 많다.
② 자기애적 인격장애(narcissistic personality disorder)
ㄱ. 개관
자기애적 인격장애에서는 자신의 재능, 성취도, 중요성 또는 특출성에 대한 과대적 느낌이 있다. 타인의 비판에 매우 예민하나 감정이입은 결핍되어 있다.
ㄴ. 원인
이 장애의 진단기준은 매우 포괄적이고 다른 인격장애에서도 볼 수 있는 것들이기 때문에 그 원인들도 다른 인격장애에서와 비슷하다고 생각된다.
ㄷ. 임상양상
환자는 자기가 중요하다고 믿는다. 그리하여 특별대우를 기대한다. 자존심이 불안정하며 남들이 자기를 얼마나 좋게 보고 있는지에 항상 집착되어 있고 타인으로부터 계속적인 관심과 칭찬을 요구한다. 사소한 일에도 쉽게 분노와 패배감, 열등감, 모욕감을 느끼고 우울한 기분에 빠져든다. 이들은 주로 연극, 예술, 운동, 혹은 학문적 탁월성에 집착되어 있는 전문 직업인에서 흔히 볼 수 있다. 재능에 집착하는 것만큼 스스로 열등감, 천박감 또는 무가치감으로 고통을 받고 있다. 자기능력에 대해 비현실적으로 평가하여 지나친 재물, 권력, 아름다움 또는 이상적 사랑을 원하기도 한다. 때로는 이러한 목표가 달성되기도 하지만 더욱 커다란 목표가 달성되지 않았다고 실망하기도 한다. 이들은 존경과 관심의 대상이 되고자 끊임없이 애를 쓰며 내부의 충실보다는 표면에 나타나는 모습을 더 중요시한다. 친구를 가까이 사귀는 데는 인색하지만 멋진 사람들 틈에 어울리기 좋아한다. 보답할 책임감도 없이 특별대우를 기대하며 타인의 입장을 이해하는 감정이입의 기능이 결핍되어 있다.
③ 반사회적 인격장애(antisocial personality disorder)
ㄱ. 개관
가장 오래 전에 정립된 개념으로 반사회적 인격장애란 사회적응의 여러 면에 걸쳐서 지속적이고 만성적으로, 비이성적, 비도덕적, 충동적, 반사회적 또는 범죄적 행동, 죄의식 없는 행동 또는 남을 해치는 행동을 나타내는 이상성격이다.
ㄴ. 원인
환경적 요인을 보면 이 장애가 혼란된 가정환경 안에서 빈번하게 발생된다는 것을 잘 알 수 있다. 유아기 시절 심한 박탈 경험을 한 경우, 특히 출생 후 1년 동안의 부모상실은 중요한 요인으로 생각되고 있다. 한편 부모의 상실보다도 변덕스럽고 충동적인 부모가 더욱 문제된다는 견해도 있다. 유전적 영향을 더욱 중요시한 연구에 의하면, 사회병질이나 알코올 중독인 아버지를 가진 경우에서는 이 아이가 실제로 아버지 밑에서 성장했건 안했건 상관없이 반사회적 인격장애가 되기 쉽다고 하였다. 그 밖에도 기질적 근거가 명확히 밝혀지지는 않았지만 아동기에서 볼 수 있는 과잉행동이나 가벼운 신경학적 이상이 성장 후에 반사회적 인격장애와 통계적으로 연관성이 있음이 밝혀지고 있다. 또한 대뇌피질의 각성수준의 저하나 억제기능을 하는 불안수준의 저하 등도 충동적 감각 추구 행동의 원인이라는 가설도 있다.
ㄷ. 임상양상
이들은 겉보기엔 똑똑해 보이고 말도 합리적이지만 신의가 없고 성실성이 결여되어 있다. 반복적인 반사회적 행동의 동기 또한 모호한 것이 특징이다. 또한 자기 중심적이고 자기애적이다.
깊은 대인관계를 형성하지 못하며 가끔 남을 위하는 체하지만 깊은 정서관계를 갖지는 않는다. 이들은 어릴 때부터 청소년 비행, 무단결석, 규칙위반, 거짓말 등 반사회적 행동을 이미 보여 왔으며 현재도 그러한 행동을 반복하고 있다. 즉 직업에서의 실패, 범법행위, 가정생활에서의 무책임, 폭력행위, 성적 문란, 채무 불이행, 거짓말, 무모한 행동, 파괴행위 등을 보인다. 환자들은 불안해 하거나 우울해야 할 상황에 처했음에도 전혀 불안이나 우울을 나타내지 않는다. 때로는 자살위협을 하기도 하지만 자살시도는 드물다. 타인을 교묘하게 조종하여 자기 뜻대로 움직이게 하며 약물남용이라든지 무책임한 성행위를 보일 수 있다.
④ 경계성 인격장애(Borderline Personality Disorder)
ㄱ. 개관
경계성 인격장애는 정서, 행동 및 대인관계의 불안정성과 주체성의 혼란으로 모든 면에서 변동이 심한 이상 성격을 말한다. 신경증적 장애와 정신병 상태의 경계선상에 있다고 보여진다.
ㄴ. 원인
Kernberg의 가설에 의하면, 발달과정의 초기에 어머니와 가졌던 병적인 양가감정의 대상관계가 내재화됨으로써 원시적 방어기전을 계속 사용하게 되어 자신의 주체성은 모호해지고 대인관계에서도 모든 사람들을 선과 악의 극과 극으로 분리시킴으로써 왜곡된 인간관계를 갖게 된 것이 원인이라고 한다. Mahler의 가설은 분리-개별화에 초점을 두었다. 심리적 발달과정 중 유아기 시절에 의존관계에서 분리되는 과정이 잘못 처리됨으로써 성장 후에도 이별경험에 당면할 때마다 인격이 취약성이 나타나게 된다는 것이다.
ㄷ. 임상양상
항상 위기상태에 있는 것처럼 보인다. 이들은 어떤 위기상태에 놓일 때 참을 수 없는 분노감을 나타내고 논쟁적이고 요구적이며 자신의 문제를 다른 사람에게 책임 전가시키려 한다. 평상시에도 기분은 변동이 심하며 만성적인 공허감과 권태를 호소한다. 대인관계가 불안정하고 강렬하며, 의존과 증오심을 동시에 갖고 있다. 불안정하고 강렬한, 자제가 곤란한 분노반응을 보인다. 실제적 또는 상상된 버림받을까 하는 느낌을 피하기 위해 미친 듯한 행동을 한다. 그래서 혼자 있는 것을 참지 못한다. 행동면에서는 매우 돌발적이고 통제력이 상실되어 있어서 예측할 수 없으며, 낭비, 성적 문란, 도박, 약물남용, 좀도둑질, 과식 등의 행동을 보인다. 때로는 자해행위, 자살위협을 하기도 하는데 남들로부터 동정을 받기 위해서라든지, 분노를 표시하기 위해 또는 자신의 불안정한 정서를 가라앉히기 위해서이다.
(3) C군 인격장애
① 회피성 인격장애(avoidant personality disorder)
ㄱ. 개관
회피성 인격장애는 거저로가 배척에 대한 극도의 예민성이 특징이며 때문에 환자는 사회적으로 위축된다. 그들은 내심 친밀함을 강하게 원하고 있으나 부끄러워한다. 그들은 사람들이 전적으로 자신을 받아들이기를 원한다. 흔히 열등 콤플렉스를 가지고 있다고 보인다.
ㄴ. 원인
사회화 과정과 기질, 특히 어렸을 때의 소심한 기질이 관련이 있다고 한다.
ㄷ. 임상양상
회피성 인격장애 환자들은 사회적으로 은둔적인 생활을 하지만 실제로는 사람들과 안정된 친분관계를 갖기를 열망하고 있다. 그러나 상대방으로부터의 거절에 대해 지나치게 민감하고 두려워하기 때문에 조건없이 확고한 보장을 받을 수 있는 대인관계만을 갖고자 하는 것이 특징이다.
자존심이 낮으며 거절에 대하 지나친 경계심 때문에 심한 마음의 상처를 받으면 다른 사람들로부터 떨여져 나와 은둔적인 생활을 해 버린다. 직업적인 영역에서는 수동적인 분야에서 일한다.
② 의존성 인격장애(dependent personality disorder)
ㄱ. 개관
의존성 인격장애는 자신의 욕구를 타인의 욕구에 종속시키고 자신의 삶의 중요부분에 대한 책임을 타인에게 지우며, 자신감이 결여되고 혼자 있게 되었을 때 심하게 괴로움을 느끼는 인격장애이다. 전에는 수동의존적 인격이라고 불렀다. 프로이트가 구강적 성격이라고 묘사한 의존성, 비관적, 성에 대한 공포, 자기의심, 수동성, 피암시성, 인내심 결여 등의 특징을 다 보이고 있다.
ㄴ. 원인
어릴 때 아이들이 어떤 일을 독자적으로 하려고 시도할 때 부모가 미묘한 방법으로 처벌하는 경우, 또는 아이들의 어떤 자율적 행동이 부모와의 밀착관계에 손상을 가져올 수 있다는 것을 부모가 아이들에게 주입시킬 경우 등이 자율적 행동을 습득하지 못하게 한다. 그 밖에 쌍둥이 연구에 의하면 일란성에서는 이란성에서보다 복종성과 지배성에 대한 척도에서 합치율이 더욱 놓아 유전적 원인도 시사되고 있다. 어린시절 만성 신체질환을 앓은 사람에서 이 장애가 발생하는 경향이 높다.
ㄷ. 임상양상
의존과 복종이 특징적이다. 환자들은 자기확신이 결여되어 있어 타인의 도움과 보살핌을 항상 필요로 하며 자신의 삶에 있어서의 책임을 타인에게 맡긴다. 염세적이고 수동적이며 성적 또는 공격적 느낌을 표현하는 데 두려움을 갖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이들은 자신이 책임져야 할 입장을 회피할 뿐만 아니라 어쩔 수 없이 책임져야 할 때에는 불안해한다. 또한 사소한 일도 자신이 결정하지 못하고 상대방의 주장에 따르기만 하고, 자기의 욕구를 억제한다. 이는 자신을 도와주는 사람과의 밀착관계가 깨어질까 두려워하기 때문이다.
③ 강박성 인격장애(Obsessive-compulsive Personality Disorder)
ㄱ. 개관
강박성 인격장애는 감정적 억제, 규칙성, 고집, 완고함, 우유부단, 완벽주의, 융통성 없음 등이 특징이다.
ㄴ. 원인
프로이트에 의하면, 항문기에 해당하는 생후 2-4세 경에 대소변 가리기 훈련과정에서 어린아이의 욕구와 어린아이를 사회화시키려는 부모의 요구 사이에 갈등이 나타나는데 이러한 갈등이 제대로 해결되지 않을 때 강박성 인격이 싹트게 된다는 것이다. 주로 사용하는 방어기제는 고립, 이지화, 반동형성, 취소 및 전치 등이다.
유전적 요인이 있어 가족 중에 강박성 인격장애의 빈도가 일반 인구보다 높다. 그러나 대체로 강박장애와는 일직선상에 놓여 있지는 않다고 보고 있다.
ㄷ. 임상양상
강박성 인격장애의 기본적 특징은 정돈성, 인내심, 완고함, 우유부단 그리고 감정표현의 인색함이다. 대인관계에서는 따뜻함이나 부드러움을 표현하는 능력이 제한되어 있다. 모든 일에 합리적이고 형식적이어서 다른 사람들에게 거리감을 준다. 이들은 서로 주고받는 일이란 거의 없다. 모든 일이 또는 자신의 사생활이 올바르게 일정한 틀에 맞게 유지되고 있는지에 대해 지나치게 신경을 쓴다. 다른 사람들에게는 냉담하며 지나치게 통제된 생활을 함으로써 옹졸한 사람으로 보여진다. 대인관계에 있어서 주로 수직관계를 유지하기 때문에 자신도 윗사람에게 철저히 복종하지만 다른 사람들도 자기에게 복종하기를 원한다. 주위 사람들이 완벽하지 못할 때는 경멸하고 분노를 느끼지만 겉으로 표현하지는 않는다. 이들은 혹시나 실수를 하지나 않을까 하는 두려움 때문에 모든 일에 우유부단한 자세를 취한다. 사회생활에서는 이들의 정돈성과 완벽성 때문에 융통성이 요구되는 직업에서는 실패하지만 정확성이 요구되는 직업에서는 성공적일 수 있다.
<실력 다지기>
* 성격장애의 종류(DSM-Ⅳ의 기준)
1. 군집A 성격장애 : 특이하고 괴짜의 행동패턴을 보이는 군집
(1) 편집성 성격장애(Paranoid Personality Disorder) 편집성 성격장애는 다른 사람의 행동을 위협적이거나 비판적인 것으로 잘못 해석하는 경향이 강하고, 끊임없이 사람들을 의심하는 특징 때문에 주위 사람들과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기 어렵다. (2) 정신분열성 성격장애(Schizoid Personality Disorder) 정신분열성 성격장애는 사회적으로 무관심하고, 격한 감정을 경험하지 못하는 것이 주된 특징이다. 이들은 ‘은둔자’라고 불리는데, 고립되어서 혼자만의 시간을 즐기려는 경향이 강하다. (3) 정신분열형 성격장애(Schizotypal Personality Disorder) ① 정신분열형 성격장애는 기이한 사고와 행동을 보여 다른 사람에게 ‘괴짜’나 ‘기인’이라고 불리는 경우가 많다. ② 천리안이나 텔레파시 등을 가지고 있다고 믿거나, 강한 스트레스를 받게 되면 망상이나 환각과 같은 정신분열증 증상을 일시적으로 나타내기도 한다.
2. 군집B 성격장애 : 극적이고 감정적이며 변덕스러운 행동패턴을 보이는 군집
(1) 반사회적 성격장애(Antisocial Personality Disorder) ① 반사회적 성격장애는 남들에게 피해를 주는 반사회적 행동을 쉽게 하며, 책임감이나 죄책감 및 수치감이 결여된 것을 말한다. ② 이들은 처음에 외견상 박력 있는 사람으로 보이기도 하지만, 사귀어 보면 성실하지 못하고 이기적이며 남들을 배려하지 못하는 특징들이 드러나고 참된 관계를 유지하기 어렵다. (2) 경계선적 성격장애(Borderline Personality Disorder) ① 경계선적 성격장애는 사고, 감정, 대인관계, 자기상 등 모든 면에서 불안정한 것이 특징이다. ② 이들은 정체감이 확립되어 있지 않아서, 예측불가능하고 충동적인 방식으로 행동하며 가치관이나 진로문제에 대해서도 확고한 생각이 없다. ③ 이들은 혼자 있는 것을 견디지 못하고 일시적으로 격렬한 일대일 관계를 추구하는 경향이 있다. (3) 연기성 성격장애(Histrionic Personality Disorder) ① 연기성 성격장애는 마치 연극배우가 연기를 하는 것과 같은 극적인 행동을 하며, 주위의 관심을 끌려고 하는 특징을 보인다. ② 감정이 쉽게 변하고 과장된 감정표현을 자주하며, 다른 사람들을 은근히 조종하려는 면이 두드러진다. ③ 이 성격장애는 남자보다 여자에게서 훨씬 많이 나타나는데, 외견상 매력적인 여자로 보일 수도 있으나, 실제로 허영심이 강하고 천박하여, 솔직하지 못하고 신중하지 않아서 관계를 지속하는 데에 어려움이 있다. (4) 자기애적 성격장애(Narcissistic Personality Disorder) ① 자기애적 성격장애는 자신의 중요성에 대해 과대망상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으며, 늘 남들로부터 찬사와 인정받기를 원한다. 또한 자기중심적이며 남들을 이용하거나 착취하는 것을 당연시 한다. ② 이들은 자존심에 위협이 되는 상황에서 매우 취약하여 쉽사리 우울이나 공허감을 느끼고, 공상이나 환상을 통해 현실적인 어려움에 대처하고 보상하려는 경향이 강하다.
3. 군집C 성격장애 : 불안하거나 두려워하는 특성을 갖는 군집
(1) 회피성 성격장애(Avoidant Personality Disorder) ① 회피성 성격장애는 대인관계 면에서 회피적으로 적응하는 특징을 갖는다. ② 이들은 다른 사람들과의 친밀한 관계를 원하면서도 배척당하거나 비난받지나 않을까 하는 두려움 때문에 대인관계를 회피한다. 이들은 우울, 불안, 초조와 같은 정서적 고통들을 지속적으로 경험하는 경향이 있다. (2) 의존성 성격장애(Dependent Personality Disorder) ① 의존성 성격장애는 자신감과 독립심이 부족하여 다른 사람에게 지나치게 의존하는 특징을 갖는다. 일상적으로 스스로 의사결정을 하거나 책임을 져야 하는 상황에서 다른 사람들의 도움을 절대적으로 필요로 한다. 이들은 자신의 욕구나 감정을 억누르고 상대방과의 관계를 해칠 가능성이 있는 행동을 자제함으로써 다른 사람들을 붙잡아 두려고 한다. ② 자기 비하나 열등감을 자주 보이며, 남자보다 여자에게서 더 많이 나타난다. (3) 강박성 성격장애(Obsessive-compulsive Personality Disorder) 강박성 성격장애는 질서, 규칙 및 통제 등을 추구하는 완벽주의의 특징을 보인다. 이들은 사소한 것에 지나치게 집착하고 융통성이 부족하며, 대인관계에서 딱딱하고 지나치게 신중하고 진지한 모습을 보인다. 따라서 다른 사람들과 쉽게 친해지거나 어울리기 힘들며, 주로 일과 생산성에 집착하는 경향이 있다. 이 장애는 여자보다 남자에게서 더 자주 나타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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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자료 정리가 너무 잘 되었네요..유용하게 쓰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유용하게 잘쓸께요~~감사^^
넘 감사합니다.
너무너무너무 감사합니다.
잘 활용하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자료 감사합니다.
좋은 자료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