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화 미래가 원하는 인재(마지막회)
재능과 능력이 지배하는 시대이다. 눈에 보이는 경계보다도 눈에 보이지 않은 경계와 가상공간이 일상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커졌다. 무엇을 소유할 것인가에 관심이 없다. 무엇에 접속할 것인가가 더 중요한 사회이다. 그래서 우리는 가상공간을 지배하거나 이용할 줄 알아야 하고 자신이 추구하는 분야의 플랫폼을 구축할 수 있는 능력을 길러야 한다.
자신만의 삶의 영역을 구축해 가는 것은 다양하다. 하나의 길을 가야했던 과거와는 완전히 다른 시대이다. 내가 가는 길이 곧 나의 길이다. 새로운 기술을 익힐 필요도 없는 사회이다. 물론 익힌다고 해서 손해 볼 것은 없다. 하지만 새로운 기술을 다 익히고 나면 곧바로 또 다른 신기술이 나오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왜 리셋하고 싶을까?”
혁신과 융합의 시대에 너무 늙은 사고를 하기 때문이다. 온라인은 전쟁터나 다름없는데 기득권을 가진 기성세대는 여기에 대비할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 그동안 질서와 균형, 그리고 전통과 제도에 익숙하다 보니 미래 가치에 대해서 좀 더 관심을 갖지 못했다.
물론 시간이나 기회는 많았다. 하지만 새로운 기술을 익히는 것을 소홀히 했고 또 익혔다고 해도 바로 새로운 기술이 등장하면서 의미 없는 기술이 되었기 때문에 지금은 두 손 모두 놓은 상태다. 가지고 있는 재산가지고 편하게 살고 싶었다.
하지만 내가 가진 자산은 가치가 자꾸만 떨어지고 실직과 미래의 불확실성이 코앞까지 다가온 상태다. 대책을 준비하지도 못하고 미래로 끌려가고 있는 듯하다.
“치치. 딸랑이는 요즘 어때?”
“감성을 디자인 하는 시대라고 하면서 감성을 다양하게 리셋하는 분야의 약을 개발해서 잘 나가고 있습니다.”
“감성을 디자인 하는 시대라고?”
“네.”
“그 녀석은 도대체 리셋 약 효과를 어디까지 보는 걸까?”
“저도 모르겠습니다.”
“개 플랫폼은 다 만든 거니?”
“네. 지금 시뮬레이션하고 있습니다.”
감성을 디자인 한다. 특히 소셜미디어 플랫폼은 검색엔진과 다르게 인간의 감성에 디테일하게 접근하고 있다. 텍스트와 손이 움직이던 시대에서 이미지와 영상이 지배하는 시대로 넘어왔다. 상상력은 혁신과 융합의 시간을 지나면서 알파고와 같은 인간의 뇌를 능가할 수 있는 시대를 열었다.
“치치. 꿈이 없는 어린이들이 리셋병원에 많이 온다면서?”
“네. 딸랑이도 걱정이라고 합니다. 어린이들이 꿈이 없다면서 리셋병원에 오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하는데 부모들이 아이들의 뇌를 리셋해주고 싶다면서 많은 어린이들이 자신의 결정이 아닌 부모들의 결정에 의해서 리셋병원에 입원하고 있습니다.”
“어린이들을 리셋 한 뒤 결과는?”
“딸랑이는 어린이들에게 리셋 시술을 하고 있지 않습니다.”
“리셋 시술을 않는다고?”
“네.”
“녀석. 대단한데.”
“그렇습니다.”
소라는 딸랑이가 어린이들에게 리셋을 시켜주지 않는다는 말에 기분이 좋았다.
“어린이들의 무한한 뇌 세포를 리셋 시키면 큰일이지.”
누가 더 나은 미래를 만들 것인가? 그것은 정말 중요하다. 무엇에 접속할 것인가? 우리는 이제 자녀들에게 공부만 하라는 것보다는 미래 가치가 무엇인지 또는 무엇이 미래를 이끌어 갈 것인지 진지하게 생각하게 만들어 줘야 한다.
구글, 텐센트, 애플컴퓨터, 아마존, 알리바바, 마이크로소프트, 이베이, 퀄컴, 도요타, 소프트뱅크, 삼성전자, 엔씨소프트, 네이버, 다음, 컴투스, 유튜브, 패이스북, 트위터, 테슬라, 넷플릭스, 바이오 기업, 전기 수소차, 로봇 산업 등의 기업들이 무엇을 연구하고 무엇을 중심으로 사고파는 지를 분석할 필요가 있다. 물론 어린이들이 이 기업들이 무엇을 하는지 몰라도 된다. 하지만 기업의 이름정도는 알고 성장하기를 바란다.
또 세익스피어, 빅토르 위고, 모리스르불랑, 미야자키 하야오, 조앤 K 롤링, 로알드 달 등도 알고 넘어가야 한다. 스티브잡스, 워런버핏, 저커버그, 마윈, 손정의, 알파고 등도 미래 가치의 중요한 인물이다. 성공한 인물들이 무슨 일에 열정을 쏟아 붙고 있었는지 알아야 한다. 그렇지 않고서는 불확실한 미래를 살아갈 어린이들은 불안하다.
접속의 시대를 사는 네티즌들이 무엇에 관심이 많은지도 중요하다. 카페, 블로그, 트위터리언, 블로거, 유튜버들의 활동도 잘 관찰할 필요가 있다.
딸랑이는 리셋병원을 운영하면서 꾸준히 학교에 강의를 나갔다. 그리고 많은 어린이들에게 미래를 준비할 것을 이야기 했다. 학교 교육은 재미가 없다고 자신의 꿈을 포기하거나 남을 탓해서도 안 된다고 했다. 지금은 판에 박힌 해법을 공부하고 정답을 외워야 하고 지식이 도구화 되는 시대가 아니다. 그런데 지금도 많은 부모들은 학교 공부에 최선을 다하라고 한다.
“치치. 딸랑이 리셋병원에서 새로운 뉴스는 없어?”
“많습니다.”
“뭐가 있지?”
“인터넷과 와이파이를 통해 가상공간에 접속하는데 딸랑이는 인간의 뇌파를 직접 이용해서 접속을 하는 방법을 개발했습니다.”
“뭐라고? 뇌파를 이용한다고?”
“네. 뇌파를 이용해서 인간의 뇌를 리셋하기 시작했습니다.”
“정말이야?”
“네.”
“이 녀석이 뇌파를 이용하는 법을 어떻게 알았지.”
많은 방송국이 딸랑이의 뇌파 이용법에 대해서 방송하고 있었다.
“그럼. 효과가 있다는 건가?”
“뇌파를 통해 리셋 치료를 받은 환자들이 고통이 없다고 합니다.”
“리셋 후 고통이 없다고?”
“그렇습니다.”
“과거의 잘못을 뉘우치는 환자들이 많습니다.”
“그건 좋은 데.”
잘못된 것을 과감히 리셋 할 수 있는 마음의 준비도 해야 한다. 해결되지 않는 일에 고집을 부려서도 안 된다. 하지 못하는 일을 붙잡고 시간을 낭비해서도 안 된다.
어딘가에 접속하면 내가 못하고 모르는 문제에 대해서 쉽게 해결해 주는 곳이 있다. 열심히 발품도 팔아야 하고 접속도 해야 한다.
세상은 변하고 있다. 공부만 하던 시대와는 다른 세상이 지금 어린이들에게 다가왔다. 우선 내가 가진 지식과 정보 그리고 재능과 능력을 가지고 집중 할 수 있는 것을 찾아야 한다. 누구나 분명히 잘하는 것이 있다. 나를 분석하고 나를 이해하려고 노력해야 한다.
그리고 더 큰 가치를 찾고 추구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선 올바른 가치의 기준을 알아야 한다. 올바른 가치의 기준을 배우기 위해서 우리는 학교에 다닌다. 그래서 학교 교육이 중요하다.
또 자신을 기획하고 연출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말도 잘해야 하고 글도 잘 써야 한다. 감각적이고 올바른 판단을 할 수 있어야 한다. 또 미래를 통찰하는 능력도 길러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 우리는 좀 더 가치 있는 곳에 접속을 시도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긴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사과를 먹는 과정을 생각해봐라. 봄이 오고 꽃이 피고 여름이 지나야 사과는 먹을 수 있다.
“접속의 시대를 즐기려면 자신의 재능을 개발하고 능력을 길러야 한다. 또 머릿속에 들어있는 아이디어를 꺼내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스마트 시대에 오감을 자극하는 아이디어 발상이 중요하다. 혁신과 융합의 시대에 필요한 아이디어이어야 한다. 또 소비자의 입맛에 맞는 아이디어로 연결되지 않으면 스마트 매니아는 소비하지 않는다.
모든 아이디어는 경험에 의해서 현실화 되지만 이상주의자들의 꿈에서도 나온다. 그래서 우리는 인문학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과거의 자료를 검색하는 일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지금은 1인 미디어 시대이다. 한마디로 꾼이 되어야 한다. 핸드폰과 컴퓨처가 지배하는 시대라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많은 사람들은 이렇게 말한다. 하지만 즐기기만 할 것인가? 아니면 내 재능을 통해 새로운 세상으로 나아갈 것인가는 자신의 선택이 필요하다. 어떻게 가상공간에 접근할 것인가도 중요하다.
상상력, 감성, 변화를 경험할 수 있도록 자신을 변화시켜야 한다. 궁금한 것이 있으면 검색엔진을 켜고 접속해야 한다. 그리고 내가 알고 있는 지식과 정보를 업데이팅과 필터링을 해야 한다.
“오지랖. 네티즌들이 가장 많이 접속하는 곳이 어디지?”
“잠시만 기다려주세요.”
“알았어.”
소라는 오랜만에 집에서 오지랖에게 정보를 부탁했다. 그리고 서재에 들어가 아빠를 만났다.
“아빠. 요즘 어때요?”
“뭐가?”
“엄마. 상태요?”
“더 심해진 것 같다.”
“어떻게요?”
“백화점에서 사오던 채소를 지하철에 놓고 내리는 일이 자주 발생하고, 커피는 분쇄기에 갈지도 않고 원두 상태로 넣어서 내리기도 하고, 식빵은 오븐에 굽지 않고 냉장고에 넣어두기도 한다.”
“오 마이 갓!”
“또 화장실에서 물도 안 내리고 나올 때도 있고, 3일이나 양치질을 하지 않고 친구들을 만나러 나가서 수다를 떨고 오기도 한다.”
“오 마이 갓!”
소라는 엄마의 상태가 매우 심각하다는 것을 알았다. 엄마를 다시 원상태로 돌리기 위해서는 리셋 복원 약이 필요하다.
“아빠. 제가 리셋 복원 약을 개발했는데 엄마에게 먹여볼까요?”
“정말이냐?”
“네. 그런데 결과는 자신 없어요.”
“지금보다 더 나빠지진 않겠지. 실험은 많이 해본거야?”
“쥐는 수백 마리 했어요. 개와 고양이도 몇 마리 해봤어요. 하지만 인간은 한 번도 하지 못했어요.”
아빠는 엄마의 상태가 심각하다는 것을 알고 있다. 차라리 완전한 리셋을 했다면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았을 텐데 하는 아쉬움도 있었다.
“소라야. 엄마에게 리셋 복원 약을 먹이자.”
“하지만.”
“아빠가 책임질 게 걱정하지 마.”
소라는 아빠의 강요에 의해 오늘 밤에 엄마에게 리셋 복원 약을 먹이기로 했다. 엄마가 제일 좋아하는 과일주스에 리셋 복원 약을 넣어두기로 했다.
“아빠. 더 나빠지면 어떡하죠?”
“그건 그 때 가서 해결책을 찾자.”
소라는 방으로 들어와서 오지랖에게 리셋 복원 약에 들어간 재료 분석을 부탁했다. 그리고 다시 지금까지 연구한 모든 자료를 찾아서 읽었다.
“약 효과는 어때?”
“지금 약에 들어간 재료는 분명히 복원 효과가 있는 것으로 분석됩니다. 그러므로 리셋 약을 먹은 후에 이 약을 먹게 되면 다시 원상태로 복원되는 것은 맞습니다.”
“정말이지?”
“그렇습니다.”
소라는 자신감이 좀 생겼다. 지금까지 딸랑이가 리셋 약과 부분 리셋 약을 개발해서 환자들에게 치료하는 것을 보면서 리셋 복원 약도 동시에 개발을 시도한 것이 다행이라 생각되었다.
오늘도 백화점에서 친구들과 열심히 수다를 떤 엄마가 돌아왔다. 엄마 친구 한 분은 리셋 약 복원 이후에 병원에 입원하기도 했다. 암이 간에 전이되어 입원했는데 리셋 약 때문인지는 알 수 없다.
“엄마. 채소는?”
“오늘은 안 샀어. 냉장고에 많아서.”
소라는 속으로 생각했다.
“정말 안 샀어?”
“얘는 그럼 엄마가 거짓말하니?”
“아니요.”
소라 엄마는 채소를 샀다. 그리고 지하철 의자 옆에 놓고 지하철에서 내렸다. 하지만 엄마 머릿속에서는 채소 산 기억이 없다.
오늘 밤에 리셋 복원 약을 먹게 되면 소라 엄마는 어떻게 될까? 결과를 빨리 알고 싶다.
“어쭈! 제법이야. 안 멍청이.”
“제법이지?”
“이런 멍청이.”
소라는 멍청이 소리가 들려도 기분 좋았다.
“1인 미디어 시대를 위한 플랫폼을 계획하라. 어쩌면 이 책을 읽는 순간에는 이미 늦을지도 모른다. 그리고 접속하라. 스마트한 지식과 정보 그리고 다양한 콘텐츠를 소비하라.”
사람은 누구나 대화하고 싶고, 자기 생각과 이야기를 들어줄 사람을 필요하다. 그런데 들어줄 사람이 없다. 내 또래에선 내가 가지고 있는 관심사와 맞는 사람이 없고 모두가 바쁘다보니 맞춰 줄 사람도 없다. 그래서 스마트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은 외롭고 고통스러울 수 있다.
고대 그리스 아고라 광장에서 토론하는 시민들을 생각하고, 캔터베리 효과를 기대한다면 우리는 스스로 노력해야 한다.
“오지랖. 「어플루엔자」를 검색해 알려줘.”
“알겠어요.”
“좋아! 좋아!”
스마트 시대를 사는 우리는 원하는 것을 사야하고 또 원하는 것을 먹어야 한다. 그리고 스스로 만족할 때까지 원하는 것을 누려야 한다. 한마디로 모두 어플루엔자가 되어 가고 있다.
- 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