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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스카 회원 여러분 안녕하세요..
만스가 만났다. 5번째 인터뷰입니다.
이번 인터뷰는 저희 카페 회원이시면서 현재 프로덕션사를 운영하고 있는 작가 겸 기획자이신 두영군님이 응해 주셨습니다.
먼저, 홈페이지에 가봤습니다. www.studiodg.kr
이렇게 되어 있고요..
홈페이지는 깔끔하게 잘 정리돼 있어서 보기 편했습니다.
진행한 작품 소개가 되어 있고요.
인터뷰는 대략 2주전에 요청을 했었고 2014년 2월 11일부터 2월 14일까지 이메일로 네 번에 걸쳐 진행됐습니다.
인터뷰 질문과 답변은 구성을 달리 하면서 약간의 편집이 있었습니다.
은성 : 안녕하세요, 두영님?
두영군 : 네 반갑습니다. ^^
은성 : 먼저 두영님 본인 소개를 좀 부탁드려 봐도 될까요?
또 작업하신 작업물이나 현재 진행중인 프로젝트와
가장 마음에 드는 작업물도 포함해서요..
두영군 : 만화/영화의 글 작가 및 PD를 하고 있는 두영군이라고 합니다.
꿈 하나만 믿고 지금은(전에는 아니었지만) 이름만 대면 다들 아시는 영화사 기획실 직원으로 이 분야에서 일을 시작한지 벌써 수 년...되었네요.
은성 : 영화사 기획실 직원이요?
두영군 : 영화사 기획실 직원이라고 해봤자...별거 없습니다.
감독, 작가들 밥 먹이고...글 써오면 막 까고..."안 돼~ 이거 안 돼~~ 이게 된다고??"
이렇게 회사 대표의 입이 되어 온갖 미움을 받는 일을 했습니다.
그래도 남의 글을 보고 보고서를 작성하는 일! 즉 남의 글을 보는 눈을 기르는 것은 저에게 큰 자산이 되었다고 생각해요.
어쨌든, 그놈의 열정 페이와 희생이 당연한 줄 알고 수 년동안 영화판에서 구르다가
인정 받지 못하고, 버림 받고, 개봉 앞둔 영화가 엎어지고 깨지고...
사람 값이 세상에서 가장 싸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낀 후.
잠시 떠나있었죠. 그 뒤로 별걸 다 해봤습니다.
이거 마치 일기 쓰는 느낌인데요? 눈물 좀 닦고...
그렇게 엉뚱한 일을 하다가 갈증을 못 참기도 했고...지금까지 작업했던 시나리오의 그 열정이 너무 아쉬워서 나도 할 수 있다! 작가! 공모전에 도전하자! 해서, 몇 몇 공모전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고...그 힘을 받아 어차피 이 시나리오는 영화로 못 해! 그래 그럼 만화로 하자! 해서, 발품팔아서 만화 작가를 만나 또 다시 다음 공모전에 도전을 해서...
지금 다음에서 연재를 하게 되었습니다.
은성 : 오! 요새 말 많은 열정페이를 겪으셨군요..
두영님이 생각하실 때 열정페이란?
두영군 : 솔직히, 열정페이는 쓰레기다!! 그 돈에 너의 자존심을 팔지 말라!! 라고 얘기하는 사람들의 의견에 100프로 동의할 수 없습니다. 그 말은 현실을 바로 보지 못하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열정 페이를 요구하는 사람들에게만 나쁘다고 할 수 없습니다. 실제로 열정 페이를 요구하는 많은 수의 사람들이 진짜로 돈이 없습니다. 부끄럽게도 어쩔 수 없이 그걸 요구하다가 만성화가 된 경우가 많지요. 물론 그렇지 않은 사람들도 있습니다만...그건 별개의 인간성 문제이고...
은성 : 그 말은, 열정페이는 받아들여라?
두영군 : 아뇨, 그렇다고 이 판에 들어오려면 열정페이에 대해 인정하고 모든 걸 감수하라고 말할수도 없습니다. 물론 열정 페이는 나쁘고, 저도 이 것에 수도 없이 당했습니다. 어쩔 수 없이 자신에게 열정 페이를 요구할 때는 딱 두가지를 파악하시면 될거라 생각합니다.
첫 번째, 소위 컨텐츠 관련 업무를 하다보면 절대로 뭘 할 수 없는 사람들이나 업체들과 일을 하게 되는 경우가 있는데요. 자신이 이런 열정 페이를 감수하고서라도 무얼 남길 수 있는지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걸 기르는 눈은 스스로 충분히 기를 수 있습니다. 작품의 질, 매체의 특성, 단체의 이력, 인터넷 커뮤니티를 통해서 말이죠.
두 번째, 수도 없는 인간적인 이유는 때려치고 계약서 혹은 동의서 작성을습관화 하세요. 스스로의 보상을 위한 최소한의 방법입니다.
자랑스럽게 얘기하고 싶은 것이.. 저는 급여가 적을지는 모르겠지만 함께 일하는 분들에게 단 한번도 열정 페이를 요구해 본적이 없습니다. 지금 그 분들에게 장담할 수 있는 것은 미래라기 보다는 당장의 급여이기 때문이죠. 조금 두서가 없었는데...
소위 컨텐츠 회사들의 '모니터 요원', '서포터즈', '무슨무슨 커뮤니티 클럽', '축제 자원봉사단' 의 경험은 앞으로 이쪽 일을 할 때 무척 소중합니다. 그 안에서 많은 인간 관계가 이루어지고, 유대감이 곧 비지니스로도 이루어지죠. 하지만, 진짜 비지니스는 유대감보다는 진짜 컨텐츠 생산의 유무에 따라 달라집니다. 게다가 유대감 속에서 여러분들이 기대한 것은 많이 무너질 수 있고, 여러분들이 생각한 것 이상의 노동력을 요구하는 집단들이 생길 수 있습니다. 그 때, 여러분들은 당당해질 필요는 있습니다.
은성 : 열정페이를 어떻게 받아들일 것인가에 대해 잘 정리해 주신 것 같아요. 앞서 꿈 하나만 믿고, 시작하셨다고 하는데 그 꿈에 대해 더 묻고 싶어지네요.. 두영님의 꿈은 무엇인지요?
두영군 : 대학 졸업도 하기 전에 영화사 기웃거린 새내기 시절에는 거창한 꿈이랄 것도 없이 화려한 레드카펫을 생각했죠. 당시 입사한 회사에서 개봉한 몇몇 영화들이 대박이 나면 사이판을 간다느니...칸을 간다느니... 이런저런 허풍 가득한 이야기를 농담처럼 직원들끼리 주고 받았으니깐요. (결국엔 영화들이 다 망해서 사이판은 커녕 월급도 제대로...)
지금의 꿈은 한국의 마블입니다! 어렸을 때부터 마블이라는 회사는 우리 나라의 '소년 챔프' 와는 확실히 다른 느낌이 있었거든요.
좋은 캐릭터, 좋은 이야기가 하나의 작품으로만 끝나지 않고, 좋은 컨텐츠 사업으로 이어지는 구조가 점점 한국에서도 시도되고 있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컨텐츠 사업 구조와 OSMU 기획을 잘 아는 사람이 필요하다 생각하는데 누구보다 그 점은 많이 생각했다고 자부합니다.
그리고 진짜 꿈은 대박 -> 회사 대박 -> 문화부 장관 -> 대통령 -> 세계 정복 입니다.
^^;; 아이의 꿈은 소중합니다.
은성 : OSMU기획이란 무슨 기획을 말하는 것인지요?
두영군 : '원소스멀티유즈' 라는 말은 흔하게 할 수 있는데 실상 우리의 컨텐츠들을 보면 쉽지는 않습니다. 다들 마블의 '어벤져스'를 끝내준다고 생각은 해도 우리나라에서 그런 시나리오를 쓰면 소위 바보 소리 듣기 쉽거든요.
여튼, 제 경우를 들어 쉽게 말씀드리면 <더 헌터> 같은 경우는 <매 나간다> 라는 이름으로 처음 트리트먼트가 기획되었고, 기획단계에서부터 영화 및 드라마 판권 협상이 있었습니다. 아쉽게도 드라마는 날라갔지만 현재 모 투자회사에서 영화 시나리오 완성을 위해 연재되는 것과는 다른 방향성을 가지고 작업 중에 있습니다.(작업한다고 영화되는 것은 절대 아니지만...)
그리고 보신 분은 아시다시피 새로운 사극 액션 영웅 캐릭터를 구축하고 있습니다. 국내에는 흔하지 않는 영웅 캐릭터의 상품화도 생각하고 있는 중입니다. (현실적으로 사극은 캐릭터 상품화하기는 어렵고, 다른 연재작은 처음부터 캐릭터 상품화를 진행하며 연재하고 있습니다.)
은성 : 웹툰으로 연재하는 작품들은 어떤 작품들이 있었죠?
두영군 : 다음 데뷔작인 <빌어먹을 것들> 은 연재 시작부터 다양한 압박과 수정 요구를 받아갔지만 운도 따랐고, 지난 수 년간 인정받지 못한 것이 풀리는거라 참 뿌듯했네요.
현재 연재하는 <더 헌터> 는 오롯이 제 기획과 글로 기획단계에서부터 국가 지원을 받은 것이라 더 애착이 가는 작품이네요...
은성 : 현재 운영하고 있는 사업은 잘 되시는지 직원은 몇 명인지, 수익구조는? 향후 계획은?
두영군 : 거창하게 사업이랄 것도 없습니다. 아직까지는... 홈페이지 열어놨고, 부천 스튜디오에 지원받아 사무실을 생겼지만, 직원이라기보다는 네댓명의 작가분들과 작가 대 작가의 파트너쉽으로 운영하고 있고요. 각자의 분야에서 역할을 하면 제가 조율하고 고료를 쉐어하는 식으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마음같아서는 <더 헌터> 의 초기 목표가 잘 이뤄어져서 영화 판권 문제가 빨리 끝났으면 좀 더 좋은 환경을 구축할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역시 사극은 힘들구나라는 생각을 하네요.
일단 올해 계획은 현재 연재 중인 <더 헌터> 와 <카톡카톡 개그패밀리> 연재 잘 꾸려가고
<더 헌터> 영화 판권 문제, 캐릭터 사업 문제를 마무리 짓는 것입니다. 더불어 현재 작업 중인 모 영화 시나리오 각색을 끝내서 작가료를 받아야죠. 만약에 <더 헌터> 영화 판권이 잘 해결된다면 단편 영화 제작에도 도전해볼까 합니다. 그리고, 다른 웹툰 매체에 연재 예정 작들을 선정하고 있습니다.
은성 : 아무래도 두영님의 시작이 영화 쪽이다 보니, 창작이나 사업에 대한 생각이 만화에만 머물러 있진 않은 것 같아요, 어떠세요.. 영화판과 만화판의 차이?
두영군 : 차이라..... 두 가지로 정리하자면 비지니스의 규모와 작업 방식의 차이라고 할까요?너무 뻔한 답변이라서...넘어가고 싶네요 ㅋ 굳이 제 3자의 입장에서 바라본다면 영화판은 모두가 다 중요하지만 조율하는 역할이 큰 몫을 한다고 생각합니다. 반면 만화판은 아무래도 작가 1인 작업이 주를 이루기 때문에 중심을 가지고 자기의 프라이드와 실력으로 끌고 가는 것이 큰 몫을 한다고 생각하네요.
은성 : 예술을 하는 사람들, 만화로 치면 그림작가나 스토리 작가 중 내성적인 사람들이 꽤 많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두영군님을 보면 아무래도 적극적인 에너지를 느끼게 되는데요. 자기 성격과 적극성의 발현, 이 두 가지를 어떻게 바라봐야 할까요? 예를 들어 아무래도 적극성이 필요하니 자기 안에만 머물면 안 된다고 생각하시는지, 그 어떤 의견도 좋아요.
두영군 : 위에도 얘기했지만 결국 진짜 비지니스와 진짜 성공은 좋은 컨텐츠 생산이 가장 최우선이라 생각합니다. 그렇게 된다면 소심한 작가는 생각이 깊은 작가로 불리게 되고, 인간성 더럽고 사교성 없는 작가는 묘하게 신비로움을 띠는 작가로 불리는 것이죠.
제가 좀 적극적인 이유는 그냥 제 성격인거 같구요. 다만 이러한 성격이 다른 성격들보다는 하나라도 더 많은 기회를 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은성 : 두영님이 생각하시기에 스토리작가들의 데뷔는 어떤 방법이 좋을지 본인의 경험이나 이제 드는 생각은?
두영군 : 사실 이 질문이 작가를 목표로 하시는 분들은 가장 궁금하실 부분인거 같은데...너무나도 다양해서 어떤 것도 정답이다라고 할 것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조금 허탈해도 사실입니다.
방송 아카데미나 영상원 같이 전문적인 학교 출신이 아무래도 가장 많이 있으시긴 하지만 그 분들이 다는 아니고, 그렇다고 심산 스쿨 같은 학원 출신들이 주를 이루는 것도 아니고, 이런 교육 기관이 아닌 분들도 많은데 여기 출신 분들이 이런 저런 매체에 부각되고 학원에서도 홍보를 하니 그 길로 들어서는 분들이 많다고 생각합니다. 어쨌건, 가장 전문적이고 진짜 이것을 직업으로 해야겠다 생각하시는 분들은 이 길을 겪어보면 단시간에 많은 것을 알게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저 같은 경우처럼 닥치는 대로 부딪쳐보고, 관련 회사에 입사해도 보는 것도 방법이라 생각합니다. 가시밭길이고, 업무에 따라 매 순간 목표가 달라질 수도 있습니다. 그도 그런 것이 저는 원래 신문방송학과 출신으로 PR전공해서 영화 마케팅을 하려고 했거든요. 그래도 인맥도 넓어지고, 단순히 누구한테 들어서가 아닌 진짜 자기 경험이 많아지는게 장점이죠.
또 다른 방법은 각종 공모전에 도전해 보는 것입니다. 이건 위의 두 개와 병행하면서 하는 것이 당연히 좋겠죠? 요즘은 진흥원 같은데서 단순히 작품 평가만 하지 않고, 작가들에게 투자자들과 만남의 기회, 피칭의 기회도 주게 됩니다. 그곳에서 조리 있게 자신의 작품을 홍보하면 작품의 완성도의 여부와는 상관없이 좋은 기회가 있을 수 있습니다.
은성 : 일단 적극적으로....
두영군 : 물론 당연히 컨텐츠 생산이 우선되어야 한다고 생각하네요. 사실 커뮤니티에서도 완성도 높은 글들 많습니다. 하지만, 결국 돈 주는 이들이 원하는 것은 많은 원고량이나 완성도가 아니라 확! 끌리는 컨셉입니다. 다들 아실 거라고 생각합니다만 자신의 컨셉을 남들에게 보여준다는 것은 이 분야의 모든 분들이 가장 어려워하는 일이라 생각하네요. 저 역시 힘들게 노력하고 있습니다. ^^
은성 : 어쨌든 대단한 노력과 뭐 운도 좀 따라야겠지만, 적극성을 포함해서.. 하지만 이런 마인드나 행동들.. 그냥 나오는 게 아닐 것 같아요. 두영님은 어떻게 생각하세요?
두영군 : 전 남중 남고 대학 군대 회사 - 별탈없이 다녔고요. 왕따도 당해봤고, 불량하게 쌈도 해봤고, 놀기도 잘 놀았고, 연애도 꾸준히 하고 있고, 어쩌고 저쩌고... 그냥 어려서부터 그냥 다 해보자 주의였습니다. 대학도 신방과 입학해서 부전공으로 역사학과를 다녔고요. 역사학 교수님이 독특한 놈이라고 하더군요. 아실지 모르겠지만 신방과 부전공이라고 해봤자 다들 경제학이나 경영학을 듣기에... 전 그냥 역사공부가 하고 싶었던 것 뿐인데...그 경험이 지금 작품 활동을 하는데 큰 도움을 주고 있습니다.
전에 얘기했던 영화사 대표가 "월급 없이 나 따를 놈들은 따라와 그럼 언젠가는 챙겨준다. 안 그럴 놈은 지금 나가!" 라고 하더군요. 몇 개월 월급 밀린 주제에... 그래서 안녕히 계시라 하고 나왔죠. 실업 급여 받은 돈으로 그냥 일본 갔습니다. 혼자 일본 가서 카부키쵸에서 하루 종일 부어라 마셔라 하니깐 세상에 카드 한도가 나버린 거에요. 현금이라고는 동전 밖에 없는데...
도쿄역까지 지하철탔는데 막차는 끊기고, 호텔까지는 5~6정거장이고...여기는 한 번 본적 없는 동네이고... 그냥 걸었습니다. 색다른 경험이었어요. 홈리스하고도 대화해보고 (뭔 얘기하는지 몰랐지만) 그냥 포장마차 앉아서 남은 동전으로 라면도 사먹고 (옆에 할아버지가 맥주를 사줬습니다. 뭐라 하는지는 역시 몰랐지만 푸념조로 얘기하더군요.)
포장마차 주인 할머니가 "한국인이라고? 배용준이 한국에서도 최고야?" 묻길래 "한국? 배용준 아마리 유메이자나이~" (이 정도 의사소통은 합니다.) 라고 했더니 라멘에 뭘 더 주더라구요. 여튼... 그렇게 걷다보니 아는 글씨가 보이고, 떡볶이 파는 조선족도 보고, 갑자기 흑인 아저씨가 튀어나와서 한국말로 "이쁜 아가씨 있어!" 라고 얘기하고...
그렇게 유랑하다보니 호텔 근처더라구요. 멀 이렇게 주절주절 썼느냐...사실 시부야 거리건 헤이지 신궁이건 그딴 것보다 이날 밤 거리 도쿄가 제 기억에 훨씬 남았습니다. 종로 거리와 별반 다르지 않았던 그 기억. 맥주 한잔을 마셔서 무슨 얘기를.. 아.. 제 얘기는 그냥 다양히 경험하고..느끼고...그걸 말할 수 있는 삶을 계속 사는 것이 제 모습이라는 ^^;
은성 : 정말 중요한 것 같아요. 다양한 경험.. 일본에서 홈리스를 만난 경험은 좀 특이한 것 같아요.. 홈리스라고 하니, 두영군님 웹툰에 연재한 빌어먹을 것들.. 거기서도 주인공이 홈리스 그니까 우리 말로 노숙자 아닙니까. 그 이야기는 어쩌다 쓰게 된 거에요??
두영군 : 처음엔 제가 PD로 참여를 해서 다른 작가분의 원작 시나리오를 웹툰으로 만들고자 한 것입니다. 공모전에도 당선되고 연재 기회도 얻었지만 내부 팀원들간의 합동 작업이 처음이어서 익숙지 않은 상황에 놓이게 되었고 결과적으로 원작자가 손을 놓는 상황에 놓였죠. 그래서 양해를 구하고 원작을 제가 각색하여 연재를 이어가게 된 것입니다. 그 안에 있는 내용이나 쓰게 된 계기는 제가 말씀드리기는 조금 힘드네요.
은성 : 작품이 일종의 사회문제에 대해 다루고 있는데...
두영군 : 그런 것들이.. 복잡할 수도 있고, 어찌보면 지나치게 사회를 비판적으로 보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있을 수 있습니다. 연재 후기에도 밝혔듯이 빌어먹을 것들을 보시면서 독자들이 단 한번이라도 주변의 소외받는 사람들 / 극 중에서는 노숙인들이 왜 그러한 삶을 살고 있는지 생각해보고 왜 사회와 우리들은 그들을 무관심하게 바라보고 있는가 생각했으면 하는 마음에 썼습니다.
민감할 수 있지만...요즘 이런 생각이 나더군요. 세월호 참사가 300일이 지났지만, 그 어떤 것도 해결된 것이 없습니다. 아이들이 왜 죽었는지...왜 구조가 신속히 이뤄지지 않았는지...왜 유족들이 되려 비난의 시선을 감당해야 하는지... 이제는 지난 일이고 내 일이 아니라고 생각하며 지겹다고 하는 시선에 도대체 당신은 왜 그런 시선을 보내는지 왜 그런 시선에 비난을 하는지 생각해 보시오라고 말하고 싶더라구요.
은성 : 그래서일까요.. 개인적으로 빌어먹을 것들, 작품 완성도가 꽤 높다 생각했어요.. 주제도 참 좋고, 드라마 구조도 잘 갖추고 있고..
두영군 : 아쉽지만 동의하기가 힘드네요. 위에도 밝혔듯이 온전히 원작의 의도를 내포하지도 못했고, 첫 포털 연재다 보니깐 주변에서 우려섞인 기획 방향의 조절이 있었습니다. 저희 팀도 생각보다 높지 않은 인기도에 조금 좌절을 느껴서 초기 기획보다 연재 회차를 줄일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였었습니다.
작품을 새롭게 다시 쓰면서 하고 싶은 이야기는 많았는데 조금 아쉬운 결과였습니다. 그래도 예전에 라디오 인터뷰도 잠깐 했었는데 알아주시는 분들도 있어 참 행복했었습니다.
빌어먹을 것들은 기존 영화 시나리오 작가께서 쓰신 원작이 있었기에 이야기 구성 자체는 튼튼했습니다. 다만, 웹툰으로 각색하는 과정에 많은 드라마들이 빠지게 되어 헐겁게 진행이 되었고, 제가 각색을 하다보니 해소되어야 할 이야기들이 너무 뭉쳐서 전달된 느낌이 니다.
은성 : 최근 웹툰을 보면, 상당한 발전이 보이는데, 두영군님 생각은 어떠세요?
두영군 : 연출이나 펜터치 등 작가분들이 과거와는 달리 전문 교육도 많이 받으시고, 전 세계의 다양한 작품들을 접하시기에 그 수준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올라갔다고 생각합니다. 시나리오의 구성이나 색다른 아이템을 찾는 것도 불과 5~6년 전과는 전혀 다른 차원의 생각을 하시는 듯합니다.
다만 아쉬운 것은 많은 사람들이 틴에이지 문화나 자극적인 것을 우선시 한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는 것입니다. 영화도 마찬가지이고, 결국 무한 경쟁의 시대에서 인기를 무시할 수는 없지만... 그래도 다양성 장르가 조금은 더 활성화 되면 어떨까 하는 생각입니다.
은성 : 다른 웹툰, ‘더 헌터’를 어제 저는 다 읽었는데요. 처음엔 진부한 매잡이 이야기인가 싶기도 했지만 읽으면 읽을수록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 독자들 반응이 좀 독특하던데요, 제목을 문제삼거나, 역사적 사실을 따진다거나.. 그런 것들을 포함해서 이전에 빌어먹을 것들과 반응 면에서 어떤 차이가 있던가요?
두영군 : 매잡이 + 임진왜란 + 의병이라는 세 가지의 흥미로운 소재가 붙은 아이템이라 솔직히 인기나 사업화에 자신이 조금 있었습니다. 실제로 지원 사업에는 호평이 있는 상황이구요. 하지만, 제가 생각이 짧았던 부분은 임진왜란으로 대표되는 혐일의 표출과 타 사극에 비해 전쟁물이 가지는 고증의 숙명이었습니다.
일단 배경을 제외하고는 역사적 인물이나 사건, 하다못해 등장 무기마저도 창작을 했습니다. 질책하시는 이유에 대해서는 짐작하고 있습니다만 창작은 창작으로 평가받고 싶기에 흔들리지 않을 예정입니다. 앞으로도 우리 컨텐츠에 '좀비 잡는 링컨' 이라던가 '신선조 조장이었던 료마', '2차 대전 유럽에서 싸운 아시아의 미래 전사' 같은 이야기들이 많이 나왔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그리고, 혐일에 대한 부분은... 제가 절대 의도하지 않은 부분입니다. 오히려 제 평소의 소신과는 달리 이야기가 굉장히 보수적이고, 어찌보면 그 당시 위정자들을 대변하는 이야기가 앞으로 등장하게 됩니다. 이 부분은 임진왜란이라는 역사적 사건의 파급력과 현대사의 아픔, 현재 일본의 태도가 만들어 낸 작품 외적인 부분의 표출이라 생각합니다. 독자분들 생각은 하나하나가 모두 소중합니다만 작가 입장으로서는 조금 더 작품을 봐주시면 좋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제목에 대해서도 반응들이 많은데.. 참고로 원래 제목은 '매 나간다' 였고, 바뀐 비하인드 스토리는 오프더레코드 입니다. ㅎㅎ
은성 : 두영님만의 작법, 연출, 각색 기법이 있는지, 노하우 좀 알려 주세요.
두영 : 거창하게 나눠가며 말씀드릴 건 없습니다. 두 가지라고 생각하는데요.
첫째, 좋은 컨텐츠를 많이 보고 소화한다. 둘째, 컨셉이 확실한 로그라인을 잡고, 기승전결을 짠다. 사실 영화 시나리오나 만화 대본은 소설처럼 독자들을 끌어들이는 글빨을 생각 할 필요는 없다고 판단합니다. 기승전결이 짜여진 이야기에 계속 살을 붙여가고 다듬으면 되는 거죠.
은성 : 만약 글을 쓰는 사람의 입장에서 좋은 소재가 떠올랐다거나, 작품을 쓰고 있다.. 이걸 어떻게 하나 고민한다면 두영군님 프로덕션에 내밀어 보는 건 어떨까요? 아니면 더 좋은 방법이 있을까요?
두영군 : 물론 저를 비롯한 수 많은 프로덕션에 접촉하셔서 연락하시는 방법도 좋습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대부분의 프로덕션들은 내부의 아이템 소화하기에도 바쁜 것도 현실입니다. 게다가 이미 프로로 데뷔한 분들의 아이템들도 밀려있는 것이 현실이고요. 물론, 내부 아이템을 뛰어넘을 수 있는 훌륭한 아이템이라면 당연히 이야기는 달라지겠죠.
제 생각에 아마추어가 프로가 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공모전과 다양한 지원 사업에 문을 두드려 보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공모전을 준비하기 위해 다양한 커뮤니티를 경험해서 정보도 쌓고, 스스로 도전해보며 컨텐츠를 완성해가면서 자신의 역량을 시험해볼 수 있습니다. 다들 아셔야 합니다! 만스카 카페에 올라오는 공모전 게시판에 많은 기회가 있다는 것을! 그리고 게시판에 올라오는 것 말고도 참 많은 지원 사업들이 있다는 것을!
은성 : 만스카 카페에 대해 의견이 궁금합니다.
카페의 역할, 현재 활동 등.. 만족스러운지, 또 아닌 부분이 있다면?
이러면 어떨까 하는 의견도 부탁 드려봅니다. 본인의 역할이 있다면?
두영 : 솔직히 많은 시간을 들여서 까페를 들어오기는 부담스럽긴 합니다. 기껏해야 출첵하고 새로운 글이 올라오면 슬쩍 보는 정도라... 죄송하지만서도 너무 긴 글은 채 다 못 읽기도 하구요. 만약 프로를 꿈꾸시는 분들이 계시다면 어떤 고민 상담이나 작품 모니터에 대해 의논할 수 있습니다 ~ 미력하나마 Q&A 형식의 답변은 드리고자 노력해보겠습니다.
은성 : 이상 감사드리며.. ^^ 정말 긴긴 인터뷰 수고하셨고요...
마지막으로 이 글을 읽을 분들을 향한 한 말씀..
두영 : 답변을 하면서 저를 돌아볼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아직 시작인 저로서도 말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었지만 특별히 꾸미거나 도피하며 말씀드리지는 않았습니다. 그 진심만 알아주셨으면 합니다. 정말 마지막으로... 이쪽 일 정말 힘듭니다. 얼마 전, 저는 이제 '놀이'는 그만하고, '진짜 일'을 하라는 소리도 들었습니다. 10년 가까이 일을 하며 먹고 살아온 저도 대기업 다니는 사람에게는 이런 말을 듣습니다. 하지만, 영화관 스크린에 깨알같이 자신의 이름이 올라가고... 교보 문고에서 이름을 치면 재고 물량이 나오고... 포털 사이트에서 이름을 치면 지금까지의 삶의 궤적이 나오는 그러한 삶! 정말 뿌듯합니다. 감사합니다.
첫댓글 우와. 두영군님. 정말 어떤 감사의 말씀을 드려야할지 모르겠습니다. 뼈가 되고 살이 되는 귀한 말씀, 모두모두 감사합니다. 두영군님의 지치지 않는 열정에 박수를 보내며 대박의 대박을 거듭하여 대통령의 꿈까지 꼭 이루시길 바랍니다. 화이팅.
두영 님의 삶에서 중요할 수 있는 한 부분을 들여다볼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또한 수많은 독자들의 입맛에 맞는 작품보다는 작가님 소신껏 작품을 진행하시는 부분은 특히 마음에 들었어요. 언제나 조용히 응원하겠습니다~
음..이제 보니 조회수보다 댓글이 넘 없네요 ㅠㅠ 민망시러라..
오늘 막 가입했는데. . 인터뷰에 진실성이 넘쳐나서(?) 감동으로 댓글 답니딘. . 글 감사합니다^^
잘 봤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