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운 겨울이 되자고양이와 들개들을 길들일 수 있었다. 박 여사 집을 기웃거리던 <불곰>도 말썽 피우지 않았다.박 여사 별장을 지키는 수호신이 되어 갔다. "<불곰>!오늘은 된장국이야.얼기 전에 먹고 가야 해!"박 여사는 별장 울타리 너머를 향해 외쳤다.개울 건너편<불곰>이 잠자는 곳을 알고 있었다. 박 여사는사료만 주지 않았다.가끔통조림 안에 들어있는 고기도 주었다. <불곰>은 <땡초>를 죽이겠다는 생각도 잊었다.잘 먹어서인지 살이 포동포동 쪘다. 박 여사 별장에도 평화로웠다.가끔작가들 차량이 들어올 때만 바쁘게 움직였다. "작품을 해야지!아트 페어에 참가하려면 열심히 해야겠다."박 여사 별장작업실에 불이 밤늦게까지 켜져 있던 날이 많았다. <불곰>은박 여사 별장 입구에서 지키고 서 있었다.지나가는 사람들은박 여사 별장에서 키우는 개라고 생각했다. 박 여사는김 여사와 점심 먹기로 약속한 시간에 별장을 나섰다.오늘은김 여사 별장에서 오래 있다 올 계획이었다.
김 여사 별장도 평화로웠다.별장 울타리를 넘나드는 동물이 몇 마리 있을 정도였다.<땡초>와 그 친구들이었다. "신기하단 말이야!사료를 준 뒤로 마당에 들어오지 않았어.아니지!눈 내리는 날은 마당에 들어오지 않았어.자신의 흔적을 남기기 싫은 걸까!"김 여사는 이상했다.별장 울타리 주변에는 동물 발자국이 많았지만 마당에는 하나도 없었다. "고맙다!<땡초>야 고맙다.너희들 밥은 절대로 떨어지지 않게 할 테니 걱정 마!"김 여사는 마당을 쓸며 자작나무 밑을 향해 외쳤다. <땡초>는 바빴다.<섭섭>, <뭉클>, <고강>을 데리고 숲에서 산토끼를 쫓고 있었다.산토끼는 고양이보다 빨랐다.하지만<고강>은 산토끼보다 빨리 뛰었다.숲 속 이곳저곳 냄새를 맡으며 산토끼를 찾았다.산토끼가 달리면 고양이들이 쫓았다.하지만잡지는 못했다. "재미있다!산토끼보다 <고강>이 훨씬 빨라."고양이들은 어린 <고강>이 잘 달리는 게 신기했다. "<땡초>!밥 먹으러 가자."<섭섭>은 배고팠다.<뭉클>과 <고강>도 배고팠다. "알았어!"하고 대답한 <땡초>가 앞장서서 숲을 내려갔다.김 여사 별장을 향하고 있었다.
김 여사 별장 / 마당을 쓸었다!
"<땡초>!마당에 주인이 있어.어떡하지!"<고강>이 마당을 쓸고 있는 김 여사를 발견했다.
"괜찮아!울타리에 있는 사료만 먹고 오면 되잖아."하고 <땡초>가 대답했다. <땡초>는 이제김 여사를 무서워하지 않았다.조용히 가서울타리에 있는 사료만 먹고 올 생각이었다. "<땡초>!김 여사가 미워하지 않겠지."<섭섭>은 아직도 사람이 무서웠다. "사람이 무섭지!나쁜 사람은 더 무섭지.너를 버린 주인을 생각해 봐!그게사람의 탈을 쓴 인간이란 말이야.우린사람을 몰라도 너무 몰라!그러니까조심하고 또 조심하는 거야."<땡초>는 사람을 항상 경계했다. 골짜기에서동물들에게 밥 주는 곳은 김 여사뿐이었다.사람들은개나 고양이를 보면 돌을 던지거나 소리쳤다. "저리 가!안 가면 죽여버린다."사람들은 큰 돌을 던졌다.고양이나 개는 돌을 피해 숲으로 들어갈 수밖에 없었다. "<땡초>!김 여사 집만 갈 거야?"하고 <섭섭>이 물었다.<섭섭>은 박 여사 별장에 가고 싶었다. 박 여사 별장 장독대 뒤에 작은 창고가 그리웠다.그 창고 안에는 천장에 굴비가 많이 매달려 있었다.명태도 매달려 있고 돼지고기도 매달려 있었다.<섭섭>은 고기가 먹고 싶었다. "안 가!그곳에는 <불곰>이 있을 거야.그 녀석과 싸우고 싶지 않아!"<땡초>는 평화롭게 살고 싶었다.들개들에게 쫓기고 싶지 않았다.
김 여사 별장에서사료를 다 먹은 <땡초>와 친구들이 사라졌다. 김 여사는별 장 3층으로 올라가 <땡초>와 친구들이 어디로 가는지 지켜봤다. "녀석들!저 숲으로 들어가는 군."김 여사는 기분이 좋았다.커피잔을 들고 1층으로 내려갔다.박 여사 차가 들어오고 있었다.
김 여사 별장 / 담장 너머 풍경!
박 여사가 차에서 내렸다.박 여사와 김 여사는 눈 오는 날이 좋았다.두 사람은 별장을 오가며 커피를 마시고 홍차를 마셨다. "차가 안 막혔군요!"김 여사가 인사하며 현관문을 열었다. "작가님!눈 오니까 분위기 좋은데요."박 여사는 김 여사 별장에 오면 주변 환경이 맘에 들었다. "감사합니다!작품은 준비 다 했어요?"서울 아트 페어에 함께 작품을 내는 관계로 김 여사가 물었다. "아직!며칠은 더 해야겠어요.아마도마감날이나 완성될 것 같아요."박 여사는 정신없었다.서울 아트 페어에 작품도 내야 하고 개인전 준비도 해야 했다. "천천히 하세요!아프지 말고."김 여사는 여유로웠다.며칠 밤새 작업을 한 결과 아트 페어에 낼 작품이 모두 완성되었다.
그림 김시현 작가
"이 작품 너무 멋지다!아트 페어에 낼 작품인가요?"하고 박 여사가 물었다. "네!이번에는 소품만 낼 생각입니다." "저도!50호 이하만 낼 겁니다."하고 박 여사가 대답했다.박 여사는 김 여사 작품을 하나하나 둘러봤다. "오늘!꼬다리찜 어때요?"하고 박 여사가 물었다. "좋지!매콤한 코다리찜 먹으러 가요."김 여사는 오랜만에 매콤한 요리가 먹고 싶었다. "내가 잘 아는 곳 있어요!그곳 코다리찜이 아주 맛있어요."박 여사는 분당에서 제일 코다리찜을 잘하는 집을 알고 있었다. 김 여사 별장에서차량 두 대가 시동을 걸었다.차가 나가고김 여사 별장 대문이 닫혔다.김 여사도점심을 먹고 집에 일찍 들어갈 생각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