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에는 크리스티네 뇌스틀링거의 <깡통소년>,<오이대왕>을 읽고 만났습니다.
-독서 모임에서 나온 말을 토대로 작성해보았습니다.
오이대왕이라는 인물을 보고 가부장제를 떠올리는 분도 계셨지만 분열된 가족을 소통하게하는 구원자로 해석하는 분들도 계셨습니다. ‘구미-오리’가 히브리어로 ‘일어나라, 빛을 발하라’라는 뜻을 가진다고 책에 나와있습니다.그래서 성경을 토대로 쿠미-오리의 상징을 구원이나 혁명으로 해석하는 분도 계셨고, 이야기의 배경이 부활절이지 않았을까라고 의견을 주신 분도 계셨습니다.
뇌스틀링거는 <수호유령이 내게로 왔어>의 로자 리들이 겪었듯 나치 치하를 직접 몸으로 겪은 인물이기도 합니다. 작가의 역사적 경험이 묻어난 캐릭터가 기억에 남네요.
뇌스틀링거는 오스트리아 사람이지만 독일문학상을 받아 독일 사람인줄 아는 분이 많았습니다.
모임에서 <깡통소년>의 바톨로티 부인을 늙어버린 삐삐같다라고 말씀하시는 분이 계셨는데 그 말이 꽤 인상 깊었습니다. 바톨로티 부인에 대해 자유로움을 느끼는 분도 계셨지만 저는 바톨로티 부인이 상처받은 괴짜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오이대왕이 지하에 살고 있는 이유가 무엇일까?라는 질문을 주신 분도 계셨습니다. 오스트리아에 지하실이 많아서일까요, 뇌스틀링거의 사적인 이력(지하실에서 피난했던)과 관련이 있을까요?
<깡통소년>에서 어른이 바라는 어린이 상인 ‘깡통소년’과 아이들이 바라는 어린이 상(예를 들어 키티)이 다릅니다. 이런 것들로 인해 부모의 입장에서는 불편함을 안기는 좋은 동화이지 않나 생각합니다. 저도 내심 아이들이 깡통소년 같이 예의 바르고 모범적이기를 바라는 마음이 있었구나라는 걸 알게되었습니다. 아이다움, 어린이 다움에 대해 어른이 생각해보게 되는 책이 아닌가 싶습니다.
-참여자 몇 분의 후기와 인상 깊었던 문장-
박진순 님
오이대왕 : 이 책에서는 아빠의 페르소나 오이대왕이었지만 누구나 자기만의 오이대왕이 마음의 지하에 살고있지않을까, 나의 오이대왕은 쿠미오리들한테 안쫓겨나고 잘 지내고 있는지 생각해봤습니다
깡통소년 : 인스턴트를 겉포장지를 보고 고르듯이 외모, 공부, 행동, 말 등 겉으로 보이는 것으로 아이들을 평가하고 맘에 안들면 교정하려 한 건 아니었는지, 애들이 다 큰 지금에야 반성합니다
김분희 님
오이대왕 : "싹이 난 감자를 아침 식사로 드시겠다고요?" 닉이 신나는 일이라도 된다는 듯 소리쳤다. "내가 먹겠다는 게 아냐. 구미-오리 대왕이 하나 드시겠대." 아빠가 대답했다. p.35
깡통소년 : "여자 아이가 남자 아이를 보호해 주는 게 맞는 일인가요? 그 반대가 되어야 하는 것 아닌가요?" 콘라트가 건포도 빵에 참치를 얹으면서 물었다. "콘라트, 그건 어떻게 하든 상관없어. 중요한 건 도움을 필요로 하는 사람에게 도움을 줘야 한다는 거지." 바톨로티 부인이 막대 사탕을 빨면서 말했다. p.116
이미정 님
P37
그게 다 사상력이 빈곤해서 그런거야. 상상력이 부족하니까 다른 사람들이 입는 옷과 똑같은 옷을 입고, 다른 옷은 감히 엄두조차 내지 못하지.
P101
부모는 서로 사이가 좋아야 해요. 그게 아이들 교육상 좋아요. 부모가 싸울때에는 서로에게 책임이 있어요. 사람들마다 생각하는게 다르잖아요. 그러니까 다른 사람의 생각도 받아들여야 해요.
P115
중요한 건 도움을 필요로 하는 사람에게 도움을 줘야 한다는 거지.
P117
다른 사람들이 어떻게 생각하고 뭐라고 하는지 신경쓰다보면 다른 사람들이 원하는대로만 하게 되고, 결국 다른 사람들과 똑같이 하다보면 스스로 자신감을 잃게 돼. 내 말 알아듣겠니?
구설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