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 중 수증기가 뭉쳐지면 떨어져요.
크기에 따라 떨어지는 모양도 다릅니다.
빗방울의 과학
영화 '하늘에서 음식이 내린다면'(2010)의 주인공인 어린 소년은 엉뚱한 발명가예요. 소년은 물을 붓고 말만 하면 음식이 쏟아지는 기계를 만들지요. 이 기계는 구름 속 수증기를 재료 삼아 햄버거를 만들어 땅으로 쏟아내는데요. 하늘에서 비처럼 햄버거가 쏟아져 내려온다니 정말 신나지 않나요?
그런데 현실에서는 하늘에서 햄버거가 아닌 빗방울이 떨어져요. 비는 대기에 있는 수증기가 0.2㎜ 이상의 물방울이 되어 땅으로 떨어지는 현상인데요. 여러 원인으로 하늘 높이 올라간 수증기가 작은 물방울이 되고, 물방울은 먼지나 화학물질 등과 만나 덩어리로 커져 구름이 됩니다. 구름 안에 있는 물방울이 커져서 무거워지면 공중에 떠 있을 수가 없겠죠. 그래서 땅으로 떨어지는 것이 바로 빗방울이랍니다.
빗방울은 크기에 따라 떨어지는 속도가 달라지는데요. 물방울의 지름이 1㎜일 때 초속 4m 정도 되고요. 지름이 2㎜일 때 초속 7m, 5㎜일 때 초속 9m 정도로 지름이 클수록 속도도 빨라진답니다. 여름철 집중호우 때 큰 빗방울이 무서운 속도로 떨어져 내리는 것은 이 때문이에요.
빗방울은 크기에 따라 떨어지는 모양도 달라진답니다. 빗방울 지름이 1㎜ 이하일 때는 동그란 원에 가까운 모양이 되고, 지름이 2㎜보다 커지면 햄버거처럼 납작한 타원형이 됩니다. 지름이 4.5㎜ 이상으로 커지면 부서져서 다시 작은 동그란 빗방울이 되지요.
빗방울이 햄버거 모양으로 납작하게 변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빗방울에 영향을 주는 두 가지 힘인 표면장력(액체의 표면이 스스로 수축해 가능한 한 작은 면적을 취하려는 힘)과 공기의 압력 때문인데요. 물은 표면을 최대한 작게 유지하려는 표면장력을 가지고 있는데, 크기가 작을 때는 공기의 압력보다 표면장력의 힘이 더 강해 둥근 구형 모양이 되지요. 하지만 물방울의 크기가 점점 커지면 공기의 압력을 더 많이 받게 되면서 납작한 모양이 됩니다. 그래서 물방울이 커지면 햄버거 같은 납작한 모양이 됐다가, 크기가 더 커지면 더욱 납작해지게 돼요. 마지막에는 결국 공기의 압력을 이기지 못하고 터져서 다시 작은 빗방울이 되는 거고요.
프랑스 엑스 마르세유대의 에마뉘엘 빌레모 박사 연구팀이 초고속 카메라를 이용해 빗방울이 떨어지면서 공중에서 부서지는 장면을 촬영했는데요. 그랬더니 구름에서 떨어지는 동그란 빗방울은 공기저항을 받으며 납작해졌고, 납작해진 빗방울은 점점 넓고 얇아지다가 공기저항을 이기지 못해 결국 부서졌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