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6월 25일, 월요일, Millerovo, Guest House Nadezhda (오늘의 경비 US $53: 숙박료 $40, 콜라 50, 식품 250, 130, 395, 환율 US $1 = 62 ruble) 오늘은 고생을 덜 했다. 오늘도 대부분 고속도로를 달렸는데 구릉이 어제보다 많지 않았고 경사도 완만했다. 날씨도 구름이 많이 낀 날씨여서 선선한 편이었다. 도로가 좋으니 구릉이 아닌 평지 길에서는 거의 시속 20km로 신나게 달렸다. 오늘은 오랜만에 강하지는 않았지만 뒷바람까지 불어주었다. 아침 5시에 출발해서 오후 1시 반까지 82km를 달렸으니 아주 잘 달린 것이다. 오늘은 도로변 꽃 사진을 찍고 달리는 내 뒷모습 사진을 찍는 여유까지 가졌다. 어제 묵은 숙소는 명색은 호텔이었는데 엉망이었다. 변기 물이 한 사발 정도 밖에 안 나와서 샤워호스로 물을 내려야 했다. 샤워호스도 물이 새서 쓰기가 힘들었다. 어제 묵은 호텔의 3.5km 전에 큰 규모의 모텔이 있었는데 아무래도 모텔보다는 호텔이 더 좋을 것 같아서 들지 않았다. 지금까지 내 경험에서는 그랬다. 러시아에는 호텔, 모텔, 고스티니차라고 불리는 숙소들이 있는데 정확한 차이를 모르겠다. 오늘 묵는 숙소는 또 다른 종류의 숙소인 게스트하우스이다. 식당도 로비도 없는 것을 보면 민박에 가까운 곳인 모양이다. 그러나 방은 깨끗하고 있을 것 다 있고 바로 길 건너에는 대형 수퍼마켓과 다른 상점들이 많아서 편리하다. 휴식을 가졌던 도시 Voronezh를 떠나서 지난 5일 동안 고생이 많았는데 이제 이틀 동안 푹 쉰다. 고생이 많으니 이런 휴식이 꼭 필요하다. 오늘은 주유소 수퍼마켓에서 인스턴트 라면을 사서 그곳에 있는 뜨거운 물을 넣어서 먹었는데 좀 짰지만 먹을 만했다. 오늘 저녁 때 먹으려고 하나 더 사가지고 왔다. 옛날 시베리아 여행을 할 때는 "도시락"이라 불리는 인스턴트 라면을 즐겨 사먹었던 생각이 났다. 오늘 고속도로에 서서 지나가는 차들을 가끔 세우는 러시아 경찰을 두 번이나 보았다. 혹시 나도 세우지 않을까 걱정이 되었는데 한 번도 세우지 않았다. 시베리아 여행을 할 때 러시아 경찰에게 걸려서 등록을 안했다고 트집을 잡고 결국에는 돈을 요구해서 애를 먹었던 경험을 했는데 이번에도 그러면 어쩌나 하고 걱정이 된다. 최신판 러시아 Lonely Planet에도 새 도시에 도착하면 5일 이내에 등록을 해야 된다고 나와 있는데 나같이 매일 새로운 도시로 가는 사람에게는 너무 힘든 일이다. 그래서 등록은 할 생각도 안하고 그냥 다니는데 별 문제 없기를 바란다. Lonely Planet도 이런 규정이 현실성이 없는 것이라는 것을 알지만 어떻게 다르게 조언을 할 수가 없으니 그냥 그대로 써놓은 것 같다. 오늘 "삼삼영"을 안 해서 허리에 차는 소형 백을 잃어버릴 뻔했다. 쉬었다가 떠날 땐 꼭 "삼삼영"을 뇌이면서 자전거에 부착된 가방 셋, 몸에 부착된 가방 셋이 있나 확인하는데 요새 가끔 안했다. 오늘 달리다가 지도를 보려고 삼성 탭을 꺼내려하니 삼성 탭이 든 허리에 차는 백이 없다. 아차, 어디선지 잠깐 풀러놓았다가 잊어버렸구나 하고 돌아가려는데 자전거 짐받이 위에 백이 있는 것이 보였다. 어디선지 잠깐 풀어서 짐받이 위에 놓고는 잊어버리고 그대로 떠났던 것이다. 다행히 짐받이 위 패니어 가방 사이에 끼어놓아서 짐받이 사이로 빠져서 길에 떨어지지는 않았지만 그렇게 한참 동안을 달렸으니 참 한심한 얘기다. 이제는 길에서 잠깐 쉬었다 떠날 때도 꼭 "삼삼영"을 외쳐야겠다. 내일은 오랜만에 잘 먹고 푹 쉬는 날이다. 현재 위치와 오늘 달린 자전거 길 찬란한 일출, 매일 일출이 있다는 것이 고맙다는 생각이 들었다 방수 재킷을 입고 있는 것을 보면 아침 한때 비가 내렸던 모양이다 버스 정류장 건물 뒤쪽은 소대 변으로 악취가 지독하다 100m 전방에 숙소가 있다는 표지판이다 카페 같은데 너무 일러서 열지 않았다 직선으로 쭉 뻗은 준 고속도로 500m 전방에 모스크바로 가는 도로가 나온다는 도로표지판 러시아 알파벳 도로표지판 100m 앞에 로마 알파벳 도로표지판도 보인다 밀밭이 수확 때가 가까워진 것 같은데 밭이 참 넓다 탐스럽게 보이는 해바라기 꽃 준 고속도로를 벗어나서 Millerovo 시내로 들어가는 길이다 2018년 6월 26일, 화요일, Millerovo, Guest House Nadezhda (오늘의 경비 US $50: 숙박료 $40, 식품 620, 환율 US $1 = 62 ruble) 오늘 아침에는 느지막하게 일어나려 했는데 잠이 깨여서 시계를 보니 아침 4시다. 보통 일어나는 시간이다. 이곳을 떠나는 모래부터는 아주 더워져서 일기예보에 야외활동을 하는 것은 위험할 수도 있다고 경고를 한다. 그늘도 없는 고속도로를 달려야 하는데 걱정이 된다. 그러니 조금이라도 일찍 떠나서 일찍 목적지에 도착하는 것이 좋다. 모래 이곳을 떠날 때는 아침 5시가 아니고 해가 뜨기 직전인 4시에 떠나야겠다. 그러려면 새벽 3시에 일어나야 한다. 루마니아에서는 해가 아침 6시 반경 떴기 때문에 6시경에 떠났는데 아무 문제가 없었다. 오늘은 인터넷을 하고 음악을 듣고 월드컵 축구경기를 보내면서 하루를 보냈다. 잠깐 나가서 길 건너에 있는 수퍼마켓에 가서 내일 아침까지 먹을 음식을 사와서 숙소 전자레인지에 데워서 먹었다. 한국 초코파이가 있어서 사왔다. 유럽에는 신라면도 자주 보이는데 이번 여행에서는 못 봤다. 내일도 하루 더 쉰다. 이번 여행은 자전거를 달리는 것이 힘들어서 (구릉 때문에) 이렇게 쉬는 것이 필수적이다. 3일 밤을 묵는 숙소 숙소 앞마당 나무 조각 숙소 길 건너 수퍼마켓 Millerovo 시내 중심가로 들어가는 길 2018년 6월 27일, 수요일, Millerovo, Guest House Nadezhda (오늘의 경비 US $47: 숙박료 $40, 식품 450, 환율 US $1 = 62 ruble) 오늘은 온도가 37도까지 오르고 동풍이 강하게 불었다. 내일도 비슷한 날씨인 것 같다. 나는 남쪽으로 달리는데 바람이 얼마나 문제가 될지 모르겠다. 구릉도 걱정이다. 내일은 3시에 일어나서 준비를 해서 4시에 출발할 예정이다. 65km를 달릴 것인데 오후 1시까지는 도착했으면 더위 고생을 최소로 할 수 있을 것이다. 오늘은 잠깐 나가서 식품을 사오고 하루 종일 방안에서 쉬면서 내일 갈 준비를 하고 한국과 독일 월드컵 축구경기 중계를 봤다. 오늘은 이번 여행을 Volgograd에서 끝낼 생각을 했다. 날씨가 너무 더워져서 여행이 너무 힘들어지고 있다. Volgograd부터 우즈베키스탄의 Nukus까지는 약 1,700km 거리인데 모두 허허벌판 사막이고 숙소가 있는 도시는 Astrakhan, Altyrau, Beyneu 딱 세 곳밖에 없다. 캠핑을 하면서 갈 수는 있겠지만 너무 덥고 고생이 될 것 같다. 혼자라 위험할 것도 같다. 즐기려고 하는 자전거 여행인데 너무 고생을 하면서 하는 것에 무슨 의미가 있을지 의문이 생긴다. 내년 봄 날씨가 선선할 때 다시 와서 하는 것이 순리인 것 같다. 결정은 Volgograd에 도착해서 할 것이다. 오늘은 사진도 찍지 않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