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7월 19일, 월요일, 브라질 Macapa 밤 버스 (오늘의 경비 US $85: 프랑스령 기아나: 버스 40, 1, 1, 식수 1, 환율 US $1 = 0.83 유로; 브라질: 택시 40, 버스 47, 환율 US $1 = 3 real) 아침 8시에 프랑스령 기아나 수도 Cayenne을 떠나서 브라질 국경도시 St. Georges로 향했다. 지난 5월 20일 브라질을 떠나서 두 달 만에 다시 브라질로 가는 것이다. 프랑스령 기아나를 육로로 떠나는 방법은 온 길로 다시 돌아가서 베네수엘라로 가는 방법과 브라질로 가는 방법이 있다. 2년 전만 해도 프랑스령 기아나에서 브라질로 가는 육로는 없었는데 근래에 도로가 생겼다. 브라질 국경으로 가는 미니버스 정원이 8명인데 적어도 7명이 모여야 떠난단다. 아침 7시부터 기다렸는데 8시가 되어서야 7명이 되어서 떠났다. 미니버스 정류장이 큰길가에 있었는데 시내를 빠져나가는데 큰길은 놔두고 좁은 뒷길로 해서 간다. 한참 가다가 경찰차와 딱 마주쳤다. 미니버스가 한쪽으로 비켜서 경찰차가 지나가기를 기다린다. 그러나 경찰이 내리더니 미니버스에 탄 사람들의 신분증 조사를 시작한다. 한 명이 걸려서 연행된다. 아마 브라질에서 온 불법 입국자인 모양이다. 프랑스령 기아나는 브라질에 비해서 임금이 몇 배나 되어서 불법 입국자들이 많은 모양이다. 걸린 승객은 프랑스령 기아나에서 일해서 돈을 많이 벌고 오늘 브라질로 돌아가다가 걸린 것이다. 경찰차가 떠난 다음에 미니버스는 큰길로 나와서 쉽게 시내를 빠져나간다. 아마 걸린 승객의 요청으로 뒷길로 갔던 모양이다. 걸린 브라질 사람이 측은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브라질 국경으로 가는 차도는 며칠 전 St. Laurent에서 Cayenne까지 온 길과는 달리 상태가 아주 나빴다. 지형도 평지에서 산악지대로 바뀌어서 꼬불꼬불 산길이었다. 그런데도 미니밴은 과속으로 달린다. 제한 속도가 시속 50km인데 100km 속도로 달린다. 남미 여행하는 동안 제일 위험한 것은 과속하는 버스다. 특히 과속하는 미니밴이 제일 위험하다. 브라질 국경으로 가는 도중에 Regina라는 조그만 도시에 들려서 손님을 두 명 더 태웠다. Regina는 어제 가본 Kourou에 비하면 너무나 초라했다. 백인은 하나도 안 보이고 흑인들만 보였다. Regina에서 국경 도시 St. Georges까지의 도로는 불과 2년 전에 만들었단다. 일부 구간만 포장이 되어있고 대부분 비포장이었다. 그러나 비포장이라도 도로는 좋았다. 뻘건 흙이 노출되어 있어서 흡사 푸른 정글이 수술을 받고 봉합을 안 한 것 같았다. 국경도시 St. Georges에 도착하여서 출국 수속을 하는데 출국 스탬프를 찍을 곳을 찾는데 애를 먹었다. 이제 여권에 빈곳이 거의 없다. 조그만 모터보트로 강을 거슬러 올라가서 브라질 도시 Oiapoque에 도착했다. 브라질 돈을 좀 바꾸고 입국 수속을 하기 위해서 택시를 타고 Federal Police 경찰서로 찾아 갔다. 수속을 마치는데 거의 한 시간이 걸렸다. 문제는 비자 유효기간이 90일인데 6월 29일로 90일이 끝났다는 것이다. 그럼 새로 비자를 내야하나? 아니면 프랑스령 기아나로 돌아가야 하나? 결국 브라질 첫 번 입국했을 때 53일, 두 번째 입국했을 때 1일, 도합 54일을 브라질에 체류했으니 아직 90일이 안 지난 것으로 편법 해석을 하고 입국을 허가해 주었다. 대신 15일 내에 출국한다는 조건을 달았다. 담당 경찰관은 입국허가를 해주고 싶기는 한데 마땅한 구실이 없어서 시간을 끌다가 편법을 찾아낸 것이었다. 고마운 경찰이었다. 15일 내에 출국해야 한다는 조건은 문제가 아니다. Macapa로 가는 버스가 오후 6시에 떠난다고 해서 점심을 잘 먹어두었다. 저녁을 안 먹어도 될 정도로 많이 먹어두었다. 돌이켜보면 기아나 3국 여행은 가이아나에서 3일 밤, 수리남에서 3일 밤, 프랑스령 기아나에서 3일 밤, 도합 9일 밤을 보냈다. 이 세 나라에 가는 길에 관한 확실한 정보를 얻을 수가 없어서 안 가려하다가 갔는데 가기를 잘 했다. 안 갔더라면 나중에 후회가 많았을 것이다. 기아나 3국 방문의 최고 하이라이트는 역시 프랑스령 기아나의 St. Laurent와 Devil's Island에 있는 Papillon이 10여 년을 보낸 형무소 방문이었다. 그리고 수리남 수도 Paramaribo는 며칠을 쉬고 싶었을 정도로 분위기가 좋았다. Macapa 버스표를 사는데 좀 애를 먹었다. 나를 음식점에 데려다 준 택시 기사는 Macapa 가는 버스를 음식점 앞에서 타고 버스표는 버스 안에서 산다고 했는데 음식점 웨이트리스는 강가에 있는 매표소에 가서 사야한다고 한다. 누구 말이 맞는지 모르겠다. 말이 잘 안 통하니 시원스럽게 대답을 들을 수가 없다. 아무래도 매표소에 가서 미리 사 놓는 것이 좋을 것 같아서 짐을 지고 강가에 있다는 매표소로 향했다. 땀을 뻘뻘 흘리면서 갔다. 가는 도중에 지나가는 사람에게 물어보니 강가에 있는 Amazon Tour Agency라는 곳이 매표소란다. Lonely Planet에 왜 이런 정보가 없는지 모르겠다. 말도 잘 안 통하는데 Lonely Planet는 정말 사람을 고생시킨다. Amazon Tour Agency에 가니 매표원이 없다. 오후 2시경에 온단다. 30분쯤 기다려서 2시 10분에 매표원이 나타난다. 버스표를 사려고 기다리는 사람이 나까지 5, 6명이다. 내가 제일 먼저 왔는데 순서도 없이 먼저 사려고 막 덤벼든다. 다행히 어떤 사람이 나를 가리키며 Japanese 친구가 첫째라고 매표원에게 얘기해주어서 내가 제일 먼저 표를 살 수 있었다. 여권을 보여 달라고 해서 복사판을 보여주었더니 원본을 보여 달란다. 입국 스탬프를 확인해야 한단다. 그리고 여권에 있는 내 신상정보를 장부에 꼼꼼히 기입한다. 그리고 내 팔을 가리키며 무언가 요구한다. 무엇을 요구하는지 몰랐다가 한참 만에 예방주사 카드를 내보였다. 어제는 프랑스어, 오늘은 포르투갈어 때문에 애를 먹는다. 주위에 영어나 스페인어를 하는 사람은 하나도 없었다. 버스표를 산 다음에 짐을 지고 뜨거운 햇빛을 받으며 음식점으로 다시 갔다. 버스가 떠나는 저녁 7시까지 그곳에서 기다리는 수밖에 없다. 따로 기다릴 곳이 마땅치 않다. 음식점에 도착하니 웨이트리스가 버스표를 샀느냐고 묻는다. 걱정을 해주는 것 같아서 고마웠다. 버스표를 살 때 저녁 6시에 떠나는 버스를 문의했더니 저녁 7시 얘기만 했다. 웨이트리스 말에 의하면 6시, 6시 반 버스도 있는데 버스표가 다 팔렸거나 오늘은 7시 버스만 있을 수도 있단다. 오후 3시가 되니 점점 더 더워진다. 그늘에 있어도 덥다. 고생이지만 내일 아침에는 Macapa 도착이니 참으면 된다. 버스표를 사면서 Amazon Tour Agency에서 좋은 정보를 얻었다. Lonely Planet에는 Macapa에서 내가 가려는 Manaus로 가는 배는 월요일과 금요일에만 있다고 쓰여 있어서 월요일 배는 놓쳤고 금요일 배는 너무 오래 기다려야 하니 항공편으로 가야하나 걱정을 하고 있었는데 배가 매일 오후 6시에 있단다. Lonely Planet에는 개정판이 빨라도 2년에 한 번씩 나오니 정확치 않은 정보들이 있는 것은 어쩔 수 없겠다. 저녁이 되니 조금 덜 더워진다. 오후 6시와 6시 반 버스는 만원으로 떠나고 나는 7시 버스에 올라서 떠났다. 7시 버스도 만원이다. 세 버스 모두 Amazontur 버스다. 버스가 출발하니 금방 어두워지기 시작해서 잠을 청하기 시작했다. 좌석이 불편해서 제대로 잘 수가 없었다. 버스가 떠나기 전에 경찰이 버스 안으로 올라오더니 나만 검문한다. 아마 매표소에서 외국인 승객을 경찰에 통고하게 되어있어서 나만 통고한 모양이다. 입국 스탬프와 예방주사 카드를 조사한다. 남미 여행하는 동안 예방주사 카드 조사를 받는 것은 처음이다. 아마 yellow fever 예방주사를 맞았는지 점검하는 것 같다. 밤 11시경 버스가 어디엔가 서고 사람들이 모두 내린다. 나는 안 내릴까 하다가 소변을 봐두는 것이 좋을 것 같아서 내렸더니 음식점이 있고 사람들이 많았다. 한 30분쯤 쉬고 다시 떠났다. 10분도 못 가서 버스가 선다. 고장이 난 것이다. 배터리가 나갔는지 운전사가 발동을 몇 번 걸다가 안 되니 포기한다. 한 20분 기다리니 Amazontur 버스 한 대가 나타난다. 밧줄로 두 버스를 연결하더니 끈다. 밧줄이 약한지 금방 끊어진다. 버스가 어디론가 가더니 30분 후에 더 튼튼한 밧줄을 가지고 나타난다. 밧줄을 연결하고 사람들을 다 내리게 하고 사람들은 버스를 밀게 하고 다시 밧줄로 끈다. 버스 바퀴가 진창에서 빠져 나온다. 다 되었나 했더니 계속 끈다. 어디론지 인양해 가겠다는 말인가? 그러나 조금 끌다가 밧줄이 다시 끊어진다. 두 버스 기사가 잠깐 얘기하더니 우리를 돕던 버스가 가버린다. 우리 버스 사람들은 모두 버스에 올라서 잠을 청한다. 나는 버스 안이 너무 후텁지근해서 한참동안 안 들어갔는데 결국 나도 들어가서 잠을 청했다. 다행히 좌석이 창가이고 창문을 열 수 있었다. 버스가 움직일 때보다 잠을 더 잘 잘 수 있었다. 여행지도 초라한 도시 Regina를 지나갔다 불과 2년 전에 개통되었다는 Regina와 St. Georges 간의 도로 일부 구간만 포장되고 대부분은 아직도 비포장이다 도로 양쪽은 끝없는 정글이다 이 강을 건너면 브라질이다, 이제 남미 13개국 여행은 다 끝났다는 안도의 기분이 들었다 브라질 도시 Oiapoque가 보인다 2004년 7월 20일 화요일, Macapa, Hotel Amazonas (오늘의 경비 US $22: 숙박료 25, 점심 8, 저녁 3, 택시 20, 환율 US $1 = 2.85 real) 오늘 아침 6시경 잠이 깨었다. 안개가 자욱한 가운데 해가 떠오르고 있었다. 어제 고장이 난 버스는 선 채로 그대로다. 버스기사는 안 보이고 승객들뿐이다. 대부분 밖에서 거닐거나 담배를 피우면서 서성거리고 있다. 도대체 말이 안 통하니 무슨 고장이 났는지도, 언제쯤 고치고 떠날 것인지도, 알 도리가 없어서 답답하기 짝이 없다. 오늘 오후 6시에 떠나는 Macapa-Manaus 배를 못 탈지도 모르겠다. 버스 주위는 정글이다. 가끔 트럭이 지나갈 뿐 차가 거의 안 다닌다. 아직도 구원버스 소식은 없다. 해는 벌써 강하게 내려 쪼이고 버스 안은 덥지만 그늘은 아직 시원하다. 버스 안에는 아직도 자고 있는 사람이 몇 명 보인다. 개 한 마리가 어디서 나타나서 버스 주위를 한 바퀴 돌더니 길 한 가운데 버스 그늘에 들어 누어버린다. 버스 밖 그늘에 나무 가지를 주어서 자리를 만들고 앉았다. 다른 사람들은 약 500m 정도 떨어진 음식점에 가 있는 모양이다. 어제 밤 30분 정도 쉬었던 음식점이다. 버스기사가 나타나더니 두어 번 발동을 걸어보고 만다. 새 버스가 오기 전에는 떠나기가 틀린 것이다. 벌써 9시간째 기다리고 있다. 버스 주변에는 승객들이 버린 쓰레기가 즐비하다. 10시가 되어서 점점 더워지는데 아무 소식이 없다. 이번 여행 동안에 버스 고장으로 이렇게 길가에서 기다리는 것은 두 번째다. 작년 파라과이에서 버스 고장이 나서 길가에서 한 시간 동안 기다렸다가 다른 버스에 구조되었다. 드디어 기다리기 12시간만인 오전 11시 40분에 버스 한 대와 정비사가 나타나더니 고장 난 버스를 순식간에 고쳐버린다. 버스 발동이 걸리고 에어컨이 들어온다. 손님들은 버스기사에게 불평을 퍼붓는다. Oiapoque가 불과 4시간 거리이고 근처에 있는 음식점에서 전화 연락이 가능한데 12시간 만에 정비사가 나타나다니 너무 하다고 불평하는 것 같다. 어쨌든 오전 11시 40분에 Macapa를 향해서 떠났다. 그리고 밤 9시에 Macapa에 도착했다. 12시간 동안 길가에서 기다린 것까지 합해서 26시간 만에 도착한 것이다. Macapa에 오는 동안에는 별일은 없었고 두 번 서서 점심과 저녁을 먹었다. Macapa 버스 터미널에 도착해서 호텔로 가는데 밤이라 택시를 탔더니 요금이 20 real이나 나왔다. Macapa까지 버스요금이 47 real인 것에 비하면 비싸다. 첫 번째 택시가 20 real을 달라고 해서 바가지를 씌우는 것 같아서 두 번째 택시를 탔는데 역시 20 real이다. Lonely Planet에 소개된 호텔에 도착하니 빈 방이 없단다. 보통 빈 방이 있는데 하필 오늘 밤중에 도착하는 날에 빈 방이 없다니 어제와 오늘은 운이 없는 날이다. 다행히 3블록 떨어진 곳에 있는 Hotel Amazonas에 빈 방이 있어서 긴 버스 여행에 파김치가 된 몸을 풀 수 있었다. 어제와 오늘의 버스여행은 아마 남미 여행 중 최고로 고생스런 버스 여행이었을 것이다. 고장 난 버스, 이곳에서 12 시간을 기다렸다 안개가 자욱한 아침에 해가 떠오르고 있다 고장 난 버스 주위는 정글뿐이다 멀리 매물로 나온 것 같은 집 한 채가 보인다 무료해서 누운 채로 사진을 한 장 찍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