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은 독서의 계절이라는 말도 있지만 지방자치제 실시 이후 가을은 동문회와 지방 축제의 계절이라는 말이 더 실감이 난다. 이번 가을에도 고추축제, 사과축제, 알밤축제, 마늘축제, 포도축제 등 많고 많은 축제들이 각 지역별로 개최되고 있지만 여러 먹거리 축제보다는 ‘물’의 중요성이 부각되는 시대인 만큼 ‘온천’축제를 가보기로 했다.
충북 충주시의 향토축제인 제27회 수안보 온천제가 9월30일부터 3일간 수안보면 물탕공원 일원에서 펼쳐졌다.
‘태고로부터 샘솟는 신비한 왕의 온천과의 만남’을 주제로 한 이번 축제는 온천수의 영원한 용출 기원과 전국 제일의 수질을 자랑하는 수안보온천을 국내에 알리기 위해 마련됐다.
첫째 날인 30일에는 산신제와 발원제를 올린 뒤 주민화합 길놀이 행사에 이어 개막식이 열렸다. 이날 개막식에서는 수안보온천축제를 축하하는 불꽃놀이와 축하공연이 함께 펼쳐졌다.
♨ 그림1 / 온천수의 영원한 용출을 기원하는 산신제
둘째 날에는 시민들의 노래솜씨를 뽐내는 오면가면 노래자랑과 맨손으로 물고기 잡기 체험행사가 열리고, 저녁 7시 30분부터는 인기가수를 초청해 열리는 스파 콘서트의 화려한 무대가 펼쳐졌다. 한 유아가 맨손으로 물고기를 잡는 모습을 보더니 자신도 하고 싶었는지 엄마의 바지를 잡아당기는 모습이 마냥 귀엽다.
♨ 그림2 / 맨 손으로 물고기 잡기
♨ 그림3 / ‘수안보온천축제’를 알리는 ‘청사초롱’
마지막 날에는 온천제의 꽃이라 할 수 있는 온천수 취수제와 온정수신제가 개최되고, 관람객이 함께 참여하는 뒤풀이 한마당 행사가 펼쳐져 축제의 하이라이트를 장식하게 된다.
♨ 그림4 / 소망석
♨ 그림5 / 소망석 안내비석
또 부대행사로 수안보 지역 특화상품인 꿩요리 품평회와 향토음식 전시 및 시식회, 온천사랑 사생대회, 온천수 송편 빚기, 한마음 윷놀이대회, 온천수 족욕체험 등도 준비됐다.
♨ 그림6 / 수안보의 특화요리인 꿩을 이용한 다양한 메뉴
♨ 그림7 / 무료 족욕 체험장
이와 함께 온천수 물놀이장과 떡메치기, 당나귀 타기 등 각종 체험행사가 매일 진행되고, 행사기간 동안 지역 농특산품 전시 판매코너도 운영되고 있다.
이번 축제는 27회를 맞고 있는데 축제의 가장 큰 의미는 지역 축제의 활성화를 통한 외지인 방문의 증대와 홍보일 것이다.
전국의 많은 온천이 있지만 충주는 온천의 도시로 유명하고 물의 효능과 성분은 전국 최고로 알려져 있다. 더불어 충주에는 수안보 외에도 문강의 ‘유황’온천과 앙성의 ‘탄산’온천 등 3대 웰빙온천을 보유한 온천의 도시로서 유명세를 떨치고 있다.
하지만 명성에 비해 관광 상품과 관광객들의 방문이 꾸준히 증가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늘 안타까운 현실이다. 부대시설의 확충과 인구유입, 관광 상품개발, 교통의 편의증대 등을 통한 새로운 도약이 기대된다.
30분이면 쉬 둘러볼 수 있는 소박한 축제였지만 즐겁게 깔깔대며 웃는 노인들의 모습과 부모와 아이들의 행복한 미소를 보고 있노라면 우리들의 얼굴에도 가을 단풍이 물들고 있는 것만 같아서 행복해져온다.
♨ 그림8 / 이승만 대통령의 방문을 기념하여 심은 식수를 최근에 복원
♨ 그림9 / 약 100여 년 전 수안보 온천의 첫 발상지인 대중원탕의 모습
♨ 그림10 /어르신들의 행복한 시간
축제장에서 돌솥비빔밥으로 공양을 하고 온천수를 한 모금 시음해보고 나니 온몸이 나른해져온다. 아직도 낮에 햇볕은 그 기세가 역역하여서 덥기까지 하지만 밤에는 초겨울이 온 듯 춥다. 설악산에 단풍이 들고 태백산에는 얼음이 얼었다고 하는데 월악산은 어떤지 궁금해져왔다. 수안보를 거쳐 월악산으로 빙 둘러서 드라이브를 해보기로 했다.
아직 월악산은 가로수를 제외하곤 단풍이 들지 않았다. 다만 이곳을 분주하게 오가는 등산객들의 다양한 유니폼들이 마치 단풍처럼 보인다. 전국에서 주말을 이용해서 많은 사람들이 등산을 하고 있다는 뉴스가 실감이 난다. 한국의 낚시인구가 500만 명이라고 하는데 등산인구는 얼마나 될까? 갑자기 궁금해져 온다. 꼭 등산은 아니더라도 마을 뒷산과 앞산을 조용히 산보하고 오는 것 역시 인생의 가을, 중년을 잘 지켜내는 방법이 아닐는지……. 역시 인생 최고의 축제는 자연과 벗하는 것이 아닐는지 다시금 생각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