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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패말리 클라이밍센터가 만들어 지기 이전 그냥 산악회로 산을 다닐때 회원들이 작성한 산행기 몇편을 올려 봅니다.
당시는 산행 후 거의 산행기를 작성했던 것으로 기억을 하지만 ...
당시 산악회 홈페이지에 있었던 것을 모두 다운 받지 못해 사라지고 지금 현재 가지고 있는 자료중 몇편을 올려 봅니다.
양이 많습니다. 한번에 다 읽어 보실려면 끈기를 가지고 보셔야 됩니다. ^^
2004-06-28
작성자 : 흑기사
등반지 : 문복산 드린바위
6월은 지난해의 여름날씨를 닮아 가는 듯하다.
주말마다 비가 오는 심보많은 놀부네 심정같다.
다행이도 기상예보에서는 올라오는 장마전선이 소강상태란다. 대신 찌푸린 날씨가 우리를 맞이한다.
1박 2일 야영에 들어갈 계획은 변경되어 당일치기로 결정.
오전 7시 등반대장 집에 도착하니 회장님, 이재상, 나의 측근(빽실장)먼저 기다리고 있다.
회장차에 탑승하여 경주로 직행.
1시간여 지나서 도착한 곳이 폐교된 초등학교 분교이다.
작고 아담한 곳인 듯하다. 지금은 인적없어 조금은 황량해 보인다.
장비를 챙기면서 제일 쫄다구(측근)에게 프렌드가 달린 기어랙과 로프 1동을 짊어지게 한다. 당연한 처사다.
불만의 여지가 없어야 한다.
앞으로도 계속 이런 전통이 서야한다고 생각한다.(완전한 남녀평등이 실현되는 순간- 여자도 군의무 복무를 해야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임)
출발!
산뜻한 발걸음으로 출발했으나 드린바위까지의 어프로치가 처음이라 진입하는 초입을 찾기에 어려움이 따른다.
빠른 두뇌 회전을 자랑하는 나는 즉시 인근 주민에게 묻는다.
초입을 찾아 다시 출발
소로를 따라 오르막을 오르기 시작.
몇 분이 채 지나기 전에 회장의 숨가뿐 목소리가 나온다.
"쉬었다 갑시다"
나만 빼고 모두가 상태가 좋지 않은 듯하다.
잠을 못잔 사람, 아직 취기가 가시지 않은 사람, 운동 부족인 사람, 정말 보기가 안타까울 다름이다.
뜨거운 햇볕이 없어도 습기가 많아 연신 땀이 배어 나온다. 도저히 일행의 보조에 맞추지 못해 먼저 도착하여 무전기로 그 소식을 전한다.
안착!!!
앞서 가다가 기다리는 사이 그 몹쓸 흡혈귀한테 맹공격을 당해 배겨날 수가 없다.
온 다리에 가렵고 아린다.
가까이서 보니
차에서 보든 바위하고는 느낌이 다르다.
주위가 지저분한데다가 어프로치가 만만치 않는지 바위에 클라이머 들의 흔적이 꽤 오랜된 듯하다.
석이버섯들이 많이 피어난 모양새가 꼭 노인네의 얼굴에 핀 검버섯 같다.
느낌이 칙칙하다.
날씨 또한 금방 비올 듯 하다.
느낌이 좋아야 하는데....
선등을 서는 나로서는 정보 하나없이 100% 온사이트를 경험한다.
난이도는 5.9 라고 하는데 글쎄...
일단, 붙었다. 1피치 중간에서 바위가 미끄러워 순간 떨어졌다.
루트가 조금은 지저분하다.
연신 이끼가루가 떨어지고 틈새 짚는 곳마다 머금은 물기가 손에서 배어나와 짜증스럽다.
조금은 안정을 취하고 다시 붙었다. 미끄러짐을 극도로 신경쓰며 물없는 곳으로 이동하면서...
미끄럽다 생각되는 곳에는 희한하게도 슬링이 나를 반긴다.
"주인님, 어서옵쇼. 나를 즈려밟고 가소서"
개척한 분이 이미 이런 상황을 알고 있은 듯 정말 그 혜안에 고개가 숙여진다.
무전기를 통해 1피치 막바지에서 회장님이 쌍볼트를 묻는데 눈까집고 봐도 보이지 않는다. 계속 오른다.
간격이 넓다. 추락하면 위험을 느낀다.
꺽어진 부분이 많아 로프 쓸림이 심해 연신 나를 뒤로 당긴다.
일단 피치를 끊어야 겠다 싶어 확보 보기가 용이한 곳을 찾는다.
마침 루트상에 박혀있는 볼트가 눈에 뛴다. 슬링도 함께 말이다.
확보후 무전기로 상황을 알린다.
여유를 가지며 후등자 확보중에 발가락 사이에 왕개미 들의 애무를 느낄 정도다.
2번째로 재상씨가 올라온다. 확보후에 쌍볼트가 있는 곳을 가리킨다. 루트를 벗어난 곳에 있다.
어째 저 곳에 쌍볼트를 박았을까?
어아해진다.
마지막 후등자인 회장까지 올라온다.
제 2피치
출발 소리와 함께 붙는다.
얼마가지 않아 고민에 빠진다.
크랙등반인데 그속엔 이끼와 물기가 가득하다.
우측으로 우회를 하려니 추락시 위험할 것 같다.
몇 번을 올랐다 다시 제자리로 반복하면서 끝내 포기하기로 하였다. 안전을 위해서다.
꺽임이 심하고 도출된 부분이 많아 부상의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난이도가 별로 없어 선등하는 데 지장이 없을 것 같으나 미끄러워서이다.
하강후 외로운 지킴이가 우리를 반긴다.
나의 측근이다.
잘 오르라고 노래까지 지원한다든 그녀는 완전히 계약위반이다.
2피치 중도에 회장님의 명령에도 부를듯 하다 안부른 것 같다.
모두 맛있는 점심후 커피 한 잔에 여유를 가지면서 짧은 휴식을 취했다.
난 오늘 일찍 마칠 것 같아 회장님께 뒷풀이를 말했으나 오늘은 곤란한 것 같은 태도를 가진다.
다음 주 화요일 중국연수 때문이란다.
재빠르게 재상씨가 맞받아친다.
결국 오늘도 뒷풀이...
휴식중에 회장님의 제안.
걸려있는 로프를 이용해 톱로핑을 하자고 말이다.
당연지사!
오늘 힘 제대로 써보지 못하고 끝나려나 했는데 ㅎㅎㅎ
제 1번 나부터 출발
몇 번의 추락끝에 어려운 몸짓 몇 개와 그 루트를 해결하였다. 좋은 경험이다.
제 2변 회장님 출발
좋은 경험을 한 시간이다.
우리 둘 다 행도깅.....
생각하니 난이도가 10d 나 11급 같다.
바위가 미끄러지기 쉽고 이끼와 흙, 석이버섯 때문에 난이도 있는 몸짓이 잘 연결되지가 않아
실제 등급보다 더 어려움을 느낀다.
끝으로 짐을 싸고 하산을 시작
거의 다 내려와 먼저온 나와 재상씨와 함께 시원한 계곡물에 상반신을 적신다.
어~~시원해!
춥다.
뒤따라온 회장님도 상반신을 적신다.
단 한사람은 그 즐거움을 몰른다.
안타까울 다름이다.
주차시킨 곳까지 우리 일행은 도착.
아~~ 미등을 켠채 한나절 내내 방전되고 있지 않는가!
시동을 켰지만 안된다.
할 수 없이 우리는 정비차량이 올때까지 기다린다.
난 허기가 나 폐교한 곳에 심어논 고추와 설익은 토마토를 몰래 서리하여 먹는다.
그것도 먹은 것이라고 허기가 조금은 가신다.
기다려도 오지않는 차량을 하염없이 기다리다
주위의 누군가의 도움으로 충전을 시켜 시동을 걸었다.
고마운 분 댕큐 베리망치
그 분은 오전에 미등을 켠채로 있는 것을 본 분이다.
부부간에 이 근처에 놀려온 것 같다.
출발
이 때면 노곤하면서도 즐거운 시간이다.
쭈~~욱 시원한 술을 생각하면은....
장소를 설왕설래한 끝에 회장님 집근처로 낙점
골인 ㅎㅎㅎ
분위기 좋은 술집 테라스에서 우리는 잘도 마신다.
쭉 쭈~~욱 쭉
도중에 우리는 웃는다.
"돈이 없어면 로프로 하강하여 가자."
정말 24시간 등반에 살다 등반에 죽는 사람들 영원히 바위와 더불어 살리라.
소주 한빙이와 함께!
댓글
영화 : 못가서 안타까웠슴지다. 출산 관계로. - 이때가 동호 태어 날 때 임
유흥률 : 산행기가 멋드러집니다 재미나게 읽었슴다
* 여기 나오는 동호가 락오딧세이 샌터장 장남입니다.
일자 : 2004년 7월 4일
글쓴이 : 김영화
등반지 : 의상봉 실크로드 릿지(7.4)
1.일시 : 7.4. 08:00~ 17:30
2.장소 : 거창 가조면 의상봉 실크로드 릿지(카라코람 코스)
3.참여 회원 : 안승주, 장 진, 김만곤, 신태수, 백 실장, 유재상, 김영화
4.장비 보고
-소요장비 : 퀵드로10, 프렌드 1조, 슬링3, 개인 기본장비
- 전체적으로 쉬운 난이도이고, 각 피치가 15미터 내외였으며, 중간 고정 확보물이 비교적 잘 되어 있어 프렌드는 1조 정도만으로 충분했으며, 슬링은 1인당 1-2개 정도 준비하는 것이 적당했음.
5.식량 : 개인별 행동식(빵, 김밥, 영양갱, 초코바)
6.운행 보고
금요일부터 시시각각 매스컴에서 태풍이 주말에 한반도를 상륙할 것이라는 소식을 쏟아내자, 3주 만에 기다린 등반을 해 보겠다는 열정이 식으려고 한다.
하지만 썩은 무우라도 잘라야 한다는 심정으로 나의 강력한 건의로 회장님은 우중 산행을 감행하기로 결정.
일요일 새벽 5시에 집을 나서 집결지인 주례역에 6시30분 경 도착하니 벌써 회장님과 등반대장이 기다리고 있다.
빗방울이 몇 방울씩 떨어지고 있었지만 이 정도면 등반도 충분히 가능하리라고 속으로 생각.
재상 형이 다소 늦게 도착한 관계로 07:45경 주례에서 출발, 중간 현풍 휴게소에 들러 고장난 자판기를 탓하며 빈 속에 커피한 잔. 세수도 안하고, 볼 일도 못 보고 나와 컨디션이 썩 좋지 않다.
비는 경북으로 접어들자 쏟아 붓기 시작한다. 아무래도 정상적인 등반은 어려울 둣... 모두들 포기하자는 말은 하지 않은 채 묵묵히 거창으로 향한다. 회장님이 현지에서 등반 여부를 결정하려는 눈치.
화원IC에서 88고속도로 진입로를 찾지 못해 약 20분간 헤매다보니 의상봉 입구 주차장에 도착하니 10:45경. 정상적인 속도로 오면 2시간 반도 채 걸리지 않을 듯하다.
비는 여전히 억수 같이 쏟아지고 있었으나 다소 무모하기도 한 나의 건의로 회장님은 일단 등반을 해 보기로 결정하고 대신 등반할 사람은 회장님, 만곤형, 나, 3사람만 하기로 하고,
11:00경 주차장을 출발해 릿지 초입으로 향함. 약 25분 쯤 오르자 고견사 뒤편 릿지 진입로가 보인다.
승주형과 따라온 진이형은 젖은 담배로 긴장을 달랬지만, 나와 만곤형은 그냥 서서 긴장을 달랠 수 밖에.(솔직히 나도 담배 피고 싶었음, 왜?)
11:40경 릿지 출발지점에 도착해 몰아치는 비바람을 맞으며 장비를 착용하고, 좌측 카라코람 코스로 등반을 시작, 대부분 연등이 가능한 5.7급 이하의 코스였지만 줄줄 흐르는 바위를 딪고 일어서기가 여간 힘든 것이 아니다. 안전을 위해 조금 어려워 보이는 코스는 중간 확보물을 설치하며 바디빌레이 보고 등반을 했고, 쉬운 코스는 과감히 안자일렌을 선택. 등반에 속도를 냈다.
12:30경 5봉 오버행 하강을 마치고 더 진출할 것인지 결단을 내릴 때가 된 듯. 비는 벌써 3-4시간 째 억수 같이 쏟아지고 있었고, 세사람 다 몸이 흠뻑 젖어 체온이 많이 내린 상태, 그리고 더 걱정되는 것은 불어난 계곡물..
결국 승주형은 하산을 결정하고 다음을 기약하며 좌측 안부로 약 100미터 내려와 등산로와 바로 만난다.
이후론 불어난 계곡물을 건너는 것이 관건. 서너 차례 계곡을 건너며 아찔한 순간도 한 번... 우린 계곡 우측에 설치된 물건 운반용 레일을 이용해 안전하게 하산하기로 생각을 바꾸고 레일을 잡으며 조심조심 미끄러운 산길을 하산.
주차장에서 약 100미터 떨어진 거리에 견암폭포가 괭음을 내며 빗물을 쏟아 붇고 있다.
14:20경 주차장에 도착해 젖은 옷을 갈아 입었다. 매점 아주머니가 걱정을 했다며 한 욕한다. 우리가 조금은 미친 짓을 했다는 생각도 든다. 하지만 가끔 이런 개척적 등반도 필요하지 않을까? 항상 똑 같은 하드프리 등반이 다소 지루하다고 느낄 때.
14:50경 서둘러 짐을 챙겨 부산으로 출발. 다행히 빗줄기가 많이 가늘어 졌다. 훤한 하늘도 보인다. 재상형과 그 왜 베이스맨 몇몇은 지루한 시간을 보내기 위해 한잔들 한 것 같았다. 아마 이들이 등반한 우리보다 더 마음을 조렸으리라.
17:20경 엄궁동 회장님 댁에 도착해 삼겹살에 소주 한 잔 캬~~~. 죽여 주데요. 비에 떨며, 공포에 떨며, 넘쳐나는 계곡물에 떨었던 몸의 긴장이 한 순에 풀어지네.
이번 등반은 다소 무모한 면도 없진 않았지만 사전에 등반에 대한 철저한 준비, 좋은 팀웍, 지형 지물과 기상에 대한 합리적인 판단만 제대로 한다면 비록 가혹한 자연이지만 그 품안에 일체가 될 수 있는 문은 열리 있다는 것을 다시 한번 깨닫는 좋은 등반이 된 것 같다. 앞으로 언제 또 이런 기회가 있을지...... (하지만 자주하면 무서울 것 같애)
7. 회계 보고.
수입 : (회비2만원×4인)+1만원=9만원
지출 : 하늘별장 53,000원 + 미스터세븐 36,800원 = 89,800원
잔액 : 200원(⇒영화 껌값)
댓글
흑기사 : 다소 무모한 등반도 재미있군요. 삶의 짜릿한 느낌은 살면서 몇 번을 맛볼까요? 이런 등반은 스포츠클라이밍으로서는 맛볼 수 없는 다른 차원의 맛이라까요. 대자연에 승복하면서 동화해나가는 보잘것 없는 개미처럼 느껴짐을 말입니다.
유흥률 : 껌값?? 하하하~~ ^*^
일자 : 2004년 9월 21일
글쓴이 : 안승주
등반지 : 남해 바다와 애바위
하트모양을 한 해안선
그 둥그런 바다위에 점점이 떠 있는 작은 이름 모를 섬들
그 섬중 하나는 누구나 한번쯤 가보고 싶다는 해금강 외도
몽돌해수욕장으로 유명한 구조라 해수욕장...
이 모든 것을 한눈에 볼 수 있는 곳이 거제도 애바위다.
지난 일요일 오전 7시 주례 우리의 집결지
나와 등반대장 그리고 외대 등반교실 졸업생 구성이, 상훈이, 홍석이
이렇게 단촐한 식구들이 힘차게 거제도로 향했다.
어제까지 비가 와서 그런지 하늘은 맑았고 공기도 시원했다.
하늘이 깨끗해서 인지 거제도로 향하는 주변의 바다는 더욱 멀리 보였다.
통영을 지나 대우조선, 그 다음 어디를 지나서...
애바위 등반은 처음이라 애바위를 쉽게 찾아가는 것이 급선무였다.
하지만 안내도의 설명에 따라 찾아가다 보면 저만치 산 중턱에 걸려 있는 큰 바위가 쉽게 보이기 때문에 찾아가기는 어렵지 않다.
바위꾼의 눈으로 보면 직감적으로 저 바위구나 하는 느낌이 오게 마련이니까 ...
애바위 초입 길옆 공터에 주차를 하고 애바위로 향했다.
안내문에는 초입에서 애바위 까지 10분 거리라고 했다. 하지만 원래 이 10분이라는 것이 주관적인 판단인지라 믿기는 늘 어려운 일...
하지만 애바위의 경우는 정확했다. 나의 걸음으로 정확하게 9분 30초. 그것도 아주 부드러운 오솔길 같은 길...
바위밑에 도착하여 장비를 착용하고 루트 파인딩
보통 40~50m 정도의 직벽이지만 외관상 보기로는 양호한 홀드들이 많아 보였다.
난이도는 5.8에서부터 5.12급까지 다양하게 구성되어 있었다.
오전 등반은 몸풀기 등반으로 실버 A 코스. 2피치로 구성되어 있으며 하단은 5.8급 상단은 5.9급이다.
선등은 외대 레저스포츠과 왕고참 이구성
2번 안승주
3번 참새(상훈이)
4번 홍석이
5번 등반대장(부상인 관계로 고품격 후들을 고집함)
이렇게 등반 순서를 정하고 오전 등반 출발
1피치 등반을 끝내고 확보 완료한 구성이의 감탄사.
“행님 경치 쥑입니더.”
얼마나 좋은 경치이면 저럴까 하면서 나도 쉽게 1피치 쌍볼트 까지 도착했다.
확보한 뒤 한숨을 돌리고 난 뒤 뒤를 돌아보니 정말이지 경치가 쥑인다.
부드러운 해안선
맑고 깨끗한 바닷물
한가로이 오가는 조그만 배들과 촘촘히 떠 있는 이름 모를 작은 섬들...
정말이지 이쯤에 멋진 별장을 한채를 짓고 살고 싶은 풍경이다.
이어서 참새와 홍석이 그리고 등반 대장 도착
이구성 2피치 출발.
출발 부분이 약간 아리까리 한 모양이다. 하지만 긴 신체를 이용하여 쉽게 초입을 통과한 뒤 빠른 속도로 올라가 버린다.
뒤이어 우리들도 등반계속
정상에 도착하니 여기도 끝내준다.
넓다란 바위에 여러명이 쉴 수 있는 공간이 있고 시원한 바람마저 우리를 반겨 주었다.
시원한 바람과 함께 거제도 해금강을 한눈에 바라 볼 수 있었다.
어찌 보면 등반보다는 경치 구경이 더 멋있는 것 같다.
마지막 등반 대장이 등반 완료 후 하강을 시작했다.
역시 45m 정도의 높이라 1명씩 하강을 해도 시간이 제법 걸린다.
하강 후에는 맛있는 우유라면(라면이 90 % 정도 끓었을 때 우유를 조금 넣음 - 면발이 쫄깃쫄깃해짐)과 김밥을 점심으로 먹었다. 항상 느끼는 것이지만 산에서의 점심은 무엇을 먹더라도 맛있는 것 같다.
점심 식사 후 짧은 휴식을 가진 뒤 우측벽 5.10 a인 알파인 코스를 등반하기로 했다.
이구성 첫 피치까지 출발
이어서 내가 출발하고 다음으로 2피치 선등 할 등반대장이 출발하였다.
1피치 끝나는 쌍볼트에서 등반대장은 2피치를 출발하고 확보는 구성이가 봤다.
나는 홍석이와 참새가 등반하는 것을 확보보고 있었다.
홍석이 도착하여 상볼트에 붙어 있으면서 연신 겁이 난다고 난리다. 뒤 이어온 참새도 마찬가지다.
“야 이눔들아 개인 확보줄을 못 믿는 넘들이 무신 바위를 할끼라고 야단이고 ?”
“그래도 회장님 무서운데 우짤낍니꺼 ?”
하기야 홍석이는 등반 교육 마친 후 처음으로 하는 바위인데다 이렇게 피치 등반은 처음 하는 것이다. 안 무섭다는 것이 이상하다.
2피치는 등반대장, 구성이, 홍석이, 참새 그리고 마지막으로 내가 등반을 하고 끝냈다.
모두들 등반을 끝내고 정상에서 휴식을 하면서 하는 말
“형님 바닷가 왔는데 오늘 뒷풀이는 회로 하입시더”
“회는 부산이 최고인데”
“그래도 거제도 회 묵고 가입시더”
“그래, 그 대신 묵고 후회하기 없기다”
우리는 서둘러 하강했다.
장비 정리하고 부산으로 출발
거제도를 벗어나고 조금 지나 도로 옆의 횟집에서 뒷풀이를 하기로 하고 주차를 하였다.
잠시 후 회를 시키고 기다리는 동안 횟집 특유의 찌께다시들이 나왔다.
나오고 5분이 못 지나서 모든 접시는 빈 접시로 변했다.
자연산 회라는 이유로 부산에서는 3만원만 하면 될 것 같은 회 한접시에 7만원 이란다.
역시 회는 부산이 최고인가 보다.
그래도 창밖으로 떨어지는 낙조가 있어 회맛을 더했기에 그나마 다행이었다.
소주와 그리고 맛있는 회, 남해 바다의 멋진 석양과 함께 우리의 뒷풀이는 끝났다.
댓글
이구성 : 회장님!! 죄송합니다...담부터는 손가락이 느려도 제가 후기 쓰도록 노력하겠습니다...
흑기사 : 정말 재미있구만. 눈 앞에 그려지는군. 창립등반일이 기다려지~네.
* 이구성 - 현재 더하트클라이밍 센터장
일자 : 2004-11-03
글쓴이 : 흑기사
등반지 : 인수봉을 접하다
큰바위!
매번 접할 때마다 나 자신의 초라함을 느낀다.
인수봉!
그 잘생긴 모습을 보는 순간, 아찔함과 황홀함을 느낀다.
생애에 이런 느낌을 받는 사람을 몇 번이나 대할까?
그렇게 보면 우리는 여느 사람보다 이런 짜릿함을 매 번 느끼니 행복한 삶의 부류에 속하지 않을까?
짧지 않은 시간끝에 도착한 우리는 인수봉의 말쑥한 차림새에 새로운 도전의 욕망을 품고, 우리 13명의 대원들은 잠깐의 여독을 풀기 위해 인수봉 자락에 보금을 틀었다.
대부분이 아침의 식사에 왕성함을 보이고 인수봉에 던질 몸을 가다듬고 있었다.
뿌연 새벽의 공기를 폐부 깊숙히, 산내음의 독특함을 즐기면서 우리들은 인수봉의 매표주차장까지 차로 올랐다.
7시가 훨씬 미치지 못했음에도 많은 산객들이 인수봉 자락에 꾸역 꾸역 모여들고 있었다.
매표 주차장에 발디딜 곳이 없을 정도로 북적대고 있었다. 새로운 느낌이었다.
이렇게들 산을 사랑하는지?
잠깐의 대기와 소란스러움을 뒤로하고 우리는 큰바위를 향해 한뜸씩 치솟기 시작하였다.
가는 중도에 산행을 즐길 산객들만 눈에 띄고 암벽꾼들은 보기가 어려웠다. 우리가 부지런한 탓이렸다.
중간 산장에서 땀을 훔치고 식수를 확보한 후 즐거운 한 컷!
둘러보니 백운대와 우리가 오를 인수봉이 눈앞에 바로 다가서 있었다.
저 멀리에서는 군데 군데 색동저고리 마냥 단풍이 우리를 유혹하고...
오늘 등반을 책임질 부등반대장이 서둘러 오를 것을 종용하였다 한 때의 즐거움은 깨어지고 모두들 다시 암벽꾼이 되어 인수봉 자락 밑까지 접근하였다.
희멀건 새악시 다리처럼 쭉빠진 대슬랩 앞에서 나는 그 황홀한 자태에 잠시 넋을 잃고 있었다.
좌측에 백운대의 웅장한 모습이 우리를 바라보고, 눈앞에 병풍처럼 펼쳐진 인수봉은 계속 유혹의 눈길을 던지고 있었다.
정신차려 위를 쳐다보니 우리보다 훨씬 빨리 도착한 클라이머들이 앞서 인수봉과 사랑을 나누고 있었다.
꼬물거리는 개미처럼 느껴졌다.
서둘러 장비를 챙겨,
가능한 간단한 차림의 배낭을 짊어진후, 나머지 짐은 뒤에 남는 대원들에게 떠 맡기고,
우리 9명은 백운대를 좌측에 끼고 하늘 7피치 루트를 등반하기 위해 또다시 치솟기 시작하였다.
등반순서를 정하고 간단한 루트탐색이 있은 후, 등반대장의 주의소리가 끝나자 영화의 오름짓이 시작되었다.
회장이 확보를 보고 영화는 상쾌한 1피치의 첫발을 내디뎠다.
왼쪽으로 굽이친 크랙을 조금 오르면서 영화의 헤매는 소리가 들려왔다.
어려움을 예고하는 첫 신호탄!
1피치를 끊고 확보완료 소리가 무전기를 통해 흘러 나왔다.
두번째로 등반대장도 버벅거렸다.
세번째인 나 역시 예외가 아니었다.
힘든 부분에서 "줄당겨" 소리를 쳐 매달리고 있으니, 위에서 등반대장의 약올리는 소리가 연신 들려오고 있었다.
1피치를 무사히 오른 후 뒤이은 세 사람의 행도깅을 확보보느라 펌핑이 왔다.
9명이 하나의 루트에 오르자니 정신이 산만해지기 시작하였다.
피치끊고 선등자가 오르고 후등자를 확보보면서 로프를 연신 피치사이로 연결되게 하고, 정말 무전기를 통해 위에서 아래에서 연신 교신으로 귀가 바빠지기 시작했다.
한동안의 혼란을 벗어 던지며 2피치에 도달.
서로의 의사전달이 명료하지 못해 잠시 지체가 있었으나, 모두들 잘도 인수봉의 개미가 되어가고 있었다.
2피치에서 지체하는 동안 서울의 다른 클라이머들이 슬슬 따라 붙었다.
좁은 공간에서 우리 대원들이 서둘러 나아가 줘야 했다. 그 사이에 영화는 3피치의 확보를 끝냈다.
수우키가 먼저 다음에 내차례.
휙 올려다 보니 거의 수직인 상태의 슬랩이다.
서울의 클라이머들은 여유가 있었다. 농담도 하고 농도 걸어오고 있었다.
바짝 긴장한 채로 오르려니 자신이 없었다.
이 놈의 슬랩! 약한 부분이 슬랩이 아니던가!
3피치의 슬랩을 어렵사리 돌파하고,
4피치!
가장 여유를 가지는 시간.
앵커에 몸을 매달고 스탠스가 양호한 곳에서 좌우를 둘러볼 수 있었다.
발 아래 펼쳐진 모습은 우리들이 아니면 볼 수 없는 파노라마!
굽이쳐 흐르는 능선과 연이은 골.
사바의 세계가 저 멀리 지평선을 이루는 끝까지 내달았다.
몸을 틀어 우측을 쳐다보니 백운대가 우리를 묵묵히 쳐다보고, 그 위를 밟고있는 산객은 능선에 포진한 산성의 일부처럼 느껴져 왔다.
등반대장과 이야깃 속에 연신 우리 대원들이 속속 다가왔다.
마지막으로 회장이 올라왔다.
몽실이가 중도 탈락되었음을 그 때 알았다.
소방관도 죽는 표정이지만 말과 그 몸짓속에는 어려움 끝의 달콤함과 뿌듯함이 배어나오고, 노총각은 세상 달관한 모습으로, 말 한마디마다 인생의 깊은 맛을 토해내었다.
"역시 총각도 오래해 볼일이야!"
나보다 인생 선배 같아서...
눈앞에 있는 5피치는 10c급인 데, 영화가 너무도 쉽게 오르다가 마지막 부분에서 약간 멈칫거렸다.
그 부분이 크럭스.
수우키도 그 부분에서 멈칫했다.
직선으로 뻗은 크랙을 따라 나도 처음으로 쉽게 올랐다.
마지막 부분에서 문제를 해결할 생각없이 퀵드로를 잡고 단숨에 오르는 반칙을 범했다.
5피치!
앵커에서 확보후 옆에 바짝 붙어있던 노총각 태수가 서울의 여염집 규수에게 농을 걸기 시작하였다.
방금 올라와 내 왼쪽에서 확보 중인 아가씨였다.
보기 드문 달덩이 같은 흰 아가씨다.
손이 매우 희고 예쁘게 보였다.
그 앙징스런 손에 피가 배어나온 모양.
노총각은 그걸 놓치지 않았다.
등반대장은 "작업에 착수한다."라고 괜한 소리를 하여 모두들 웃고 나 또한 한 수 거들었다.
5피치는 보기에 3피치 슬랩보다 쉬워 보였다.
경사면에서는 3피치보다 심하지만 군데 군데 홈이 나있어 발디딜 곳이 양호하게 보였다.
앞서 올라가는 구성이는 처음부터 어센더에 의지해 가는 맛을 똑똑히 들였나 보다.
5피치 역시 단독 오름짓을 보였다.
나의 판단이 착오였음을 5피치 중도에서 느끼는 감정.
구성이 더러 줄당겨를 연신 쏘아댔다.
쭉쭉 당겨지는 순간마다 어려운 부분을 요령있게 피했다.
급경사면에 주눅이 들어 전의를 상실해가고 있었다.
중간에 박혀있는 볼트도 슬쩍 홀드로 사용하는 반칙도 범했다. 어쨌든 이 순간을 빨리 돌파하고 싶었다.
6피치 앵커에서 발이 너무 아파 신발을 벗어 버렸다.
금방 발이 시리워졌다.
바람도 간간히 불어대고 있었다.
슬그머니 추위를 느꼈다.
밑을 보니 우리 대원들이 계속 오르고 있었다.
확보중이라 배낭에서 오버자켓을 꺼낼 엄두도 못내고 있었다.
이 상태에서 10분간 더 있으면 이빨이 딱딱 소리날 것 같은 기분이었다.
제발 빨리 올라왔으면 하면서, 연신 줄을 힘있게 잡아당겼다.
태수가 올라왔다.
확보를 마치기 무섭게 "나, 올라간다."면서 위를 향해 고함을 냅다 질렸다.
"피치길이가 얼마?"
"충분해요"
"ok! 출발"을 외치면서 잽싸게 붙었다.
사선으로 경사진 면이 나를 무섭게 하였지만 피치길이가 워낙 짧은지라 스타일을 많이 꾸기지도 않고 올라섰다.
정상이었다.
따뜻하다 라는 생각과 끝났다라는 안도의 한숨이 절로 나왔다.
점심이 훨씬 지났지만 모두들 잊고 있었다.
먼저 도착한 대원들이 행동식을 저마다 꺼내들고 먹고 있었다.
모두들 간단한 식사를 마치려니 회장이 끝으로 올라왔다.
여유를 가지면서 개별적으로 사진도 찍고...
단체사진을 찍기 위해 집합을 소리쳤다.
웬걸! 회장은 지금은 식사중!
"뭐 그리 급해요. 먹고 합시다."
난 처음 몰랐지만 서운한 감정이 배어나왔음을 한참후에나 알았다.
우리가 잘못했다.
기다렸다가 함께해야 할 것을 먼저 했으니 족히 서운했을 것이다.
그러나 행동식이 아니던가.
넓은 아량을 가진 회장님이 이해해 주세요.
단체사진을 찍고 하강을 한 후, 우리는 끝없는 하산을 계속하였다
내려오면서 난 처음으로 하체가 풀렸음을 감지하였다.
웬만한 산행이나 등반도 이겨내는 무쇠같은 다리임을 자랑해 왔는데, 긴 루트 대부분이 심한 슬랩이고 난 죽을 힘을 다해 집중했으니 그럴만 하였다.
지친 몸을 이끌며 인수봉을 뒤로하면서, 서운함 감정이 도사리고 있음을 보고 나 자신이 놀랬다.
"언제 다시 보려나?"
수십 개의 다양한 루트를 가진 인수봉 아래에 사는 서울 친구들이 부러워지기 시작 하였다.
저들이 여유를 부리면서 오른 슬랩의 경지가 부산의 대륙봉의 정교한 몸짓으로 연결될지를...
이런 위안을 삼으며
아쉬움을 뒷풀이 술로 달래면서 우리는 부산으로
차를 몰았다.
부~부우웅~
막내녀석의 얼굴이 아롱거리네~~~~~~
PS
우리 산악부 녀석들
못내 아쉬웠을 거다. 장비도 준비하고 학교에서
하강연습도 했는데...
안승주 : 역시 흑기사 형님의 산행 후기는 베스트 셀러 소설보다 더 재미 있습니다. 다른 어느 산악회의 산행기들도 못따라 올겁니다. 독수리 타법 이구성, 몽실이, 태수 다음을 기대하겠다.
안승주 : 다들 참 무엇인가 가슴에 남는 산행이었나 봅니다. 저 또한 자꾸만 인수봉의 예쁜 모습이 눈에 아롱거립니다. 내 PC 배경화면도 인수봉 정상에서의 단체 사진으로 해 버렸답니다. ^^ 인수봉 못간 넘들(도이, 현주, 사오정, 감소이 등등) 약 오르지...
신태수 : 실전보다 더 잼밌는 등반후기 잘 읽었슴다. 요번에 등반하지 못한 가족분들은 등반후기 읽고 감상문 제출하셔야겠네요.ㅎㅎ
유흥률 : 흑기사님 산행기는 언제 읽어도 잼납니다 저는 감히 근처에도 못가겠네요 산행길 나름대로 쓰긴하지만...
젤루 : 우와..부럽다..난 언제 인수봉을 한번 가볼까요..난주 2세 놓고...몸 맹글어가..도전을...ㅋㅋ
일자 : 2005-01-04
글쓴이 : 몽실이
등반지 : 선녀폭포..
1월1일 예정이였던 얼음골 선녀폭포 등반을 다음날로 연기해서...
1월2일 온천장 집결지로 출발 했습니다.
7시까지 집결인데 지각 좀 했지영...(영도 섬마을에서 일찍 출발하셔서 연로한 연세에도 불구하시고 젤루 먼저 도착하신 만곤이 형 늦어서 죄송합니다..)'')
회장님 진이형 만곤이형 용돈이형 저 온천장에서 출발해서 영화형과 숙희언니 만나서 얼음골로 출발했습니다.
차창밖으로 보이는 풍경...진짜 쥑이더군요,,
가지산 정상에는 후지산 하나를 엎고 있는 신기한 구름도 걸려 있고...정말 운치있었습니다.
얼음골에 도착해서 선녀폭포까지 가는데 어프로치 라고는 하기 힘든 상태로 쭉~~~길이 있었습니다...
올라가는 동안 정말 힘들었습니다,. 말로는 다 할 수 없는 힘들다는 형용사는 다 동원해도 제 심경을 말할 수 없을 것입니다.
그래도 진이형이 잘 이끌어주신 덕에 최종 목적지까지 무사히 올라갔습니다.
우리 때미리 말고도 두어 팀이 더 있었습니다.
다른 형들은 빙벽하러 올라들 가시고 진이형과 저는 베이스캠프(?)를 지키고 있었지요..
춥다며 진이형과 저는 선녀와 나무꾼이 되서 땔감꺼리를 찾아서 불도 집혀놓고...진짜 분위기 있었습니다.
형들 등반하시고 나면 추우니깐 미리 불고 펴 놓고 고드름으로 물도 끊여 놓고 다 순조롭게 되어 가고 있었는데...
우리의 노력이 한순간에 헛수고로 돌아가고 말았지요...진이형이 물을 죄다 엎어버리시고...안그래도 연료도 없었는데...
까딱했다간 선녀폭폭에서 배도 쫄쫄 굶주려야 했을 지도 모릅니다.
그래도 진이형만의 노하우를 발휘해서 신라면 짜파게피 무파바 3종류의 라면을 한자리에서 맛볼수 있는 우동면발같은 진수성찬을 맛 볼 수 있었습니다. 그래도 배부르게 잘 먹었습니다.
점심을 먹고 저도 처녀등반을 시작했습니다.
진이형이 이론적으로 설명해 주실때 다 잘 이해했는데...
막상 부츠신고 아이젠끼고 나니깐 걸음도 제대로 안걸어지고...
바일도 낫자루 쥔듯하고...암튼 이상하고 신기했습니다.
영화형의 코치아래 등반을 시작했습니다.
어찌나 긴장했던지 한번 하고 나서는 완전 온몸에 펌핑 와서...장난이 아니였습니다.
정말로 재미있고 온몸에 긴장 완전 되는 정말 좋은 경험이였습니다.
하산하는 길도 어찌나 웃기고 재미있던지 다들 한번씩은 예의상 넘어져 주었습니다...
다들 다리 다 풀리셔서 진짜 웃겼습니다.
뒤풀이 가서도 흥미진진한 대화로 맛있는 저녁도 하고...
날씨는 춥지만 따뜻한 등반을 하고 돌아왔습니다.
다음주 등반도 기대하겠습니다.~!!!!
댓글
김영화 : 등반 사진 안 올리나?
흑기사 : 처녀 얼음등반을 축하합니다!! 나도 금년 들어 난이도 있는 얼음등반으로 그 후유증이 대단하다오. 아무튼 질 높은 등반을 위해 빠지지 말고 정열을 불태우시게나. 비인간 영화덕분으로 어느 정도 얼음질에 감이 잡혔으니 용대리에서 혈전이 벌어질 각오를 단단히 하시게! 흠~~ 그리고 저녁 뒷풀이 후에 영도까지 고이 모셔준 우리 돈이 동상에게 고마우이.
몽실이 : 곧올릴께요...죄송해용... ㅠ.ㅠ
김영화 : 곤이 형 몸 관리 잘 하고 게이소, 멋진 등반을 위해서리.. 얼음이 잘 얼어 있어야 할 터인디..
일자 : 2005-06-13
작성자 : 흑기사(김만곤)
등반지 : 또 보는 무척산
화창한 날씨!
여름을 예고하듯 아침부터 강렬한 햇빛의 폭포속으로 우리는 질주하고 있다.
차창문을 활짝 열고 주위 강변에서 폭염에 맞서 대항하는 나무의 도열..
경호는 야릇한 밤나무 꽃내음을 견디다 못해 슬그머니 방향제 두껑을 열어 버린다.
코가 견디다 못해 냄새을 구별하는 기능을 포기해 버리고 있을 즈음 회장의 차가 앞에서 우뚝 서버린다.
"경호야! 나를 실으러 다시 온나" 하면서 길을 열어 우리를 먼저 올려 보낸다.
난 이 시나리오를 완벽하게 예고하고 튼튼한 4륜구동 차를 내뜸 탄게 아닌가! 그것도 모르고 삶의 지혜속의 안락을 맘껏 취해있는 이 놈들- 땜빵과 정현이를 이제 깨운다.
4대의 차에서 내린 전사들은 짐을 챙기고 항상 그랬듯이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면서 꼬불꼬불 오른다. 땀이 살포시 배어오를 즈음 또 다시 보는 그 자리.
영화가 짠 연간계획대로 우리는 2주 두 번으로 똑같은 장소에 오도록 되어 있다. 완벽하게 루트를 완성하기 위해서라나...
난 문득 떠올렸다. 과연 효과가 있으려나?
새로운 루트에 도전하여 루트를 읽는 눈과 레드포인트보다 온사이트 등반 방식에 더 매력과 효과가 있다고 생각해서인가......
잘 길들여진 무스탕처럼 아니 세련된 메르세데스 벤츠의 힘을 겸비한 E클래스급의 뛰어난 엔진의
소유자 영화는 벌써 나에게 준비의 눈빛을 보내오고 있다.
10c의 루트를 등반하면서 신음하는 나의 소리에 저마다 즐거워하는 목소리가 귓전을 때린다. "영화의 꼬시김에 또 걸려 들었다."라고...
내려오면서 근육이 탈진했음을 감지하면서 연신 흐르는 땀을 훔치고 자리에 털썩....오늘 등반 끝!!!
10c라도 어렵죠?라고 싱글거리는 영화를 보고 "아! 나의 청춘이여! 나이의 한계를 극복못한 중년의 서글픈 모습을 어이 하랴!!!"
회장도, 경호도 예전과 달리 스스로 자청하여 11c, 11a 루트를 등반하더니만 좀체 회복이 되지 않은 듯하다.
그 중에서 경호는 나처럼 완전 넉다운 상태. 그나마 회장은 보신을 잘한 탓인지 우리보다 나았다.
중 늙은이들의 애쓰는 모습은 처량 그자체....
젊은 청춘들
그 중에서
승욱이는 오늘 팔팔 나는 듯하다.
11a 루트를 연신 톱로핑으로 달겨들더니만 바로 선등. 우리 산악회의 차기 주자로서 마음속으로 박수를 보낸다.
너무 추켜세우면 망가지니까
애 늙은이들 - 땜빵, 당나귀 귀, 몽실이
팔팔한 나이에 어찌 대담성은 없고 조심성은 그리 많은지.
과감한 행동과 집중력을 보여야 할 나이에 나보다 침착함이란 좋은 것이지 나쁜 것인지 모르겠구먼!
한없는 애정을 가지고 집중해야 되지 않을까?
영화부부
오늘도 잉꼬부부로서 자일 파트너로서 유감없이 실력을 보인다. 천생연분은 따로 없고 만드는 것일게다. 우리 마누라는 죽어서 깨어나도 저기 바위에는 안 붙으리라!
여기 이곳은 정말 시원하다. 여기를 개척한 사람에게 고마울 다름이다. 등반을 마치고 내려오면서 작렬하는 오후의 폭염에 후라이 팬처럼 달궈진 데워진 차량시트에서 새삼 또 느껴진다.
선선하게 부는 김해 시민체육공원에서 또 한 번의 자연이 주는 혜택을 누리면서 우리는 어두움속으로
점점 빠져 들어간다.....
추기: 등반대장은 하루종일 로프쟁이 였다. 가끔씩 재주를 부렸지만 그 희생정신은 정말 대단.
그리고 몽실이! 형님이 하는 얘기 뺀질거리면서 듣지 말고 진지하게 듣기 바란다.
강경호 : 무척은 나를 무척이나 힘들게 했습니다. 지금도 그 여파에서 무척 힘들어 하고 있습니다.
몽실이 : 벌써,,,,올리셨네요,,,큰맘먹고 들어왔는데...한편으론 다행인거 같기도 하고,,,담에 꼭 제가 쓸께여,,,이번만 봐주세요,,,그리고 흑기사님~~~형님들 하시는 말씀 잘 새겨 듣고 있습니다..저도 대담하게 등반하는 그날을 위해~열심히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