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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의 연인 2회 대본 | 드라마 대본
-걷는 중
(회상-기주: 아..제가 기회만 엿보고 있습니다. 다른 사람들에겐 봄이지만 저에겐 아직
겨울이거든요 사업가 예비 신부답게 아주 개런티를 어마어마하게 올릴 작정인가 봅니다.)
기주: 무슨 생각을 하는데 얼굴이 그렇게 시뻘게지고 그래
태영: (놀래며) 에??아..아..아니 내가 언제 얼굴이 빨갛다고…보...볼터치를 오늘 이렇게
많이 해서 그런 거 같은데...
기주: 약혼할 사이처럼 소개해서 아까 놀랬을 꺼야. 사업이라는 게 그래. 더 심한
거짓말도 숱하게 하게 되고
태영: (조금 서운한 듯) 적성에 잘 맞아 보여요 (태영이 추워하자 기주 옷을 벗어준다)
태영: 어..아니 괜찮은데
기주: 집이 어디야? 데려다 줄게
-태영의 동네
기주: 여기 살어??
태영: 아니요. 저는 조기~한 블럭 위에요. 여기가 얹혀사는 집이에요! 조기 2층 창틀에
화분 놓인 집이요..안가세요?
기주: 근데 불이 꺼져있는데?
태영: 아..뭐 아마 자고 있을 거에요. 걱정 말고 가세요. 저 괜찮아요. 전 정말 괜찮아요.
기주: 어. 그래 그럼.
태영: (아쉬운 듯) 가세요~. (기준이 가자) 아~추워.(화분 밑을 더듬어 열쇠를 찾다가)
어? 어라? 없네. 여기 놓는다. 고 그랬는데 (문 더듬는다) 아~아..아직 안 들어왔나 보네. (덜덜 떨며) 아후~후~춥다! 외로워도 슬퍼도 나는 안 울어. 참고 참....
(옆을 보면 기주가 있다) 흐음…
기주: 집주인이 아직 안 왔나 보지?
태영: 네. 근데...
기주: 나랑 집에 좀 같이 가줘야 겠어.
태영: 네?
기주: 내가 고용한 거 맞지? 일을 했으면 페이를 받아야지? 열쇠도 되돌려 받고..
태영: 어...
-기주의집
기주: 들어가. 잠깐 앉아있어
태영, 둘러보다가 창가 쪽을 보면 어항이 옮겨져 있다
(나레이션: 이 집은 오전에서 한낮으로 넘어가는 시간이 제일 근사해요.
어항을 창가 쪽으로 조금 옮기는 게 어떨까요? 물고기들도 오후햇살을 볼 수 있도록)
기주: 방세가 얼만지 몰라서 대충 넣었는데 확인해봐. 모자라면 얘기하고
태영: 머. 묵직한 거 보니깐 방세 내고도 남겠는데요? 저기. 전 그럼 그만 가 볼께요.
기주: 아 잠깐만!
태영: 네?
기주: (머뭇) 내일 늦지 말라고
태영: 아, 예. 어머?
승준: (갑자기 들어오며) 뭐에요. 이 시간에 여기 왜 있는 겁니까?
태영: (당황) 아...처...청 청소는 아니고...
기주: 어. 왜 그래. 내 손님이야.?
승준: 아, 예예. 저 서울에서 전화 왔었어요. 백승경 이사님이 늦더라도 오늘 꼭 좀
전해달라고 그래서
기주: 아..뭐 이런 거 가지고 밤에 왔다 갔다 하나?
승준: 아이. 사장님. 이건 제 선물입니다. 생일 축하해요 기주 형
기주: 진짜 사람 쑥스럽게 만드는구만.. 고마워!
승준: 예. 저 들어가 볼께요.
기주: 어 그래 고마워 (케잌에 있는 카드를 본다)
(승경 나레이션 : 같이 먹어줄 사람이 있으면 내 맘이 편하겠다. 생일 축하해)
기주: 케익 좋아해?
태영: 네?
기주: 케익 좋아하냐고
태영: (머뭇거리며) 오늘이 생일이에요?
기주: 어...먹구 가 혼자 먹기엔 너무 크고. 그냥 놔두면 분명히 버릴 테고. 또 같이 먹으면
누군가의 마음이 편할 테고..
태영: 누군가가 누군데요?
기주: 뭐 그런 건 묻지 말고...
-케익 먹는 중
태영: (정신없이 케잌을 먹으며) 흐음..배고파 죽는 줄 알았어여. 아까 긴장해서 맘껏
못 먹었거든요! 이 케익 진짜 맛있다. 비싼거 라서 그런가? 내가 다 먹었네요..
나중에 하나 사 줄게요. 똑같은 걸로 (기주가 계속 바라보자)왜..왜요!
(뭔가를 깨달은 듯) 아...깜빡했다. 아~말을 진작 좀 하지~ 잠깐만요.. 흐음.. 흐음
아아.. 생일 축하합니다. 생일 축하합니다. 사..으응~으으응..
기주: (살짝 웃으며) 자고 갈래?
태영: 뭐라고요?
기주: 같은 말 두 번 씩 시키는 게 취미야?
태영: (기분 나쁜 듯) 케익 먹고 자고 가는 몇 번째 여잔데요?
기주: 첫 번째 여자. 다른 여자들은 내 앞에서 뭐 잘 못 먹더라구.
태영: (기대에 찬 듯) 저기..혹시 저한테 흑심 있어요?
기주: (어이없어하며) 집에 거울 있어?
태영: 네
기주: 거울 안 봐? 자고 싶으면 자고 먹고 싶음 먹고 하고 싶 은거 하라고 난 일해야
하니깐 방해하지 말고
태영: 아니 싫은데 나는...(싫어하는 척 하며 좋아한다)
-응접실
(기주는 일을 하고 태영 이것저것 만지며 기주 신경을 거슬리게 한다.)
기주: (계속 참다가) 아 뭐 할 말 있으면 하지
태영: 예? 아니 저는 뭐...저기요. 오늘 그 자리가 이 사업상 탐색 전이져?
기주: 보기보단 똑똑한데
태영: 보기...저 평소에 똑똑하다는 소리 진짜 많이 들어요. 저기 근데요. 그 중요한 자리에 날 왜 데려갔는데요?
기주: 꽃 값 아끼려고
태영: 꽃 값 이요?
기주: 왜 초대 받으면 꽃이나 케익 같은 거 들고 가야 되잖아. 근데 그런 건 놓고 와야
된다고. 그래서 꽃 대신 데리고 간 거야! 내가 꽃을 무지하게 싫어하거든
태영: 치. 꽃도 그 쪽 싫어하네요. 피~
기주: (맞받아치며) 잘됐네요. 허..^^
(태영, 전에 깨먹은 액자를 보고 있다)
기주: 그거 신경 쓰지 마. 월급에서 제할 꺼니깐..
태영: (입을 삐쭉거리며) 아..아니. 근데 이거 아이스하키 선수 였어여?
기주: 어 대학교 때. 미친 듯이 갔다 박아도 아무렇지도 않고. 죽을 때까지 숨 찬 것도
괜찮고 시원하잖아
태영: 뭐가 그렇게 답답했는데요?
기주: 아..아니 뭐 그렇다고
태영: 같이 있는 사람은 누구에요? 동생?
기주: 조카!
태영: 조카? 이렇게 큰? 동생이라고 해도 믿겠다. 아이구. 어이구~
(기주가 보고 있는 잡지를 덮으며) 잠깐만요. 물어보고 싶은 게 있는데요..
뭐하면 그렇게 돈을 많이 벌어요?
기주: 아. 나 차 팔아!
태영: 세일즈맨이구나 (또 잡지를 덮으며) 차...잠깐만요. 근데 실적이 되게 좋은가 보다!
기주: 아니 뭐..그럭저럭.. 이거 계속 봐두 돼?
태영: 아..보세요. 근데 뭐..뭐 보는 거예요?
-쇼파에서
기주: 근데 파리에는 왜 온 거야?
태영: 저여? 저 영화공부 할려고요. 저기 제가 사랑하는 사람이 영화를 되게 좋아하거든요.
어후 저는 그 사람 팔짱끼고 어깨에 기대서 영화 볼 때가 제일 행복했었어요.
무슨 남자가 멜로를 그렇게 좋아하는지 이제까지 봤던 애수, 카사블랑카,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는요! 비디오로 10번도 더 봤거든요? 그런데 무슨 남자가
볼 때마다 막 눈물을 흘리는 거예요. 그리고 왜 명장면 명대사 이런 거 있잖아요.
그런 거 막 줄줄 외우고 다니고요..후훗
기주: 그런데 그런 사람을 두고 파리엔 왜 혼자 왔지? 체인거지?
태영: 네? 어후. 말도 안 돼. 아니 나같이 착하고 우아하고 귀엽고 판타스틱한 여자가
뭐 흔한 줄 아세요? 치~
기주: (웃으며) 하기야 빤따스틱한 캐릭터지.
태영: 저기 그 남자가 제일 좋아하는 명장면이 뭔지 아세요? 바로 애수에 마지막
장면이에요. 그 장면 너무 슬프잖아요. 왜 로버트테일러랑 비비안리랑 서로 사랑을
하다가 비비안리가 죽잖아요. 먼 세월이 흐른 뒤에 나중에 로버트테일러가 수염을
이렇~~게 나갖고 아직도 비비안리를 못 잊어서 그 다리 위에서 막~그 여자를
생각하면서 이렇게 눈물을 쫙~흘리잖아요. 그 장면을 너무 좋아했었어요. 그 남자가 자기 같다나요? 호호호 그리고요 그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의 비비안리랑 클라크케이 블의 키스신 있잖아요. 그거를요 비비안리의 허리를 이렇게 확~꺾어 갖고
쪽~정렬적인 키스를 막 퍼부울 때 이때가 너무 좋다고 해서요 비디오를 고 부분만 돌리고, 돌리고 돌려서 거기가 너덜너덜 해졌어요 나중에 화면이 막 이렇게 깨지고.. 하도 돌려봐 가지고 거기가..하하하 웃기죠.. 그리고요...
(기주, 손짓까지 하며 신나게 얘기하는 태영을 재밌게 바라본다)
-아침
태영 나레이션: 잘 잤어요? 회색양복엔 핑크색 넥타이가 어울려요
-응접실
기주: 뭐 괜찮아! 한 30초 있다가 일어나서 벌써 일어나셨네요, 그러면 돼!
태영: 음냐...어머 벌써 일어나셨어요?
기주: 열쇠 여기 있고 청소 깨끗히 부탁해
태영: 어휴. 치. 내가 뭐 언제는 안 그랬나.. 넥타이 조금 멋지네요.
기주: 어..이거...이거..뭐...비싼 거니깐 (하며 나간다)
태영: 피~마음에 들었으면서 .이 집에 안 비싼 게 어딨어. 하다못해 이런 거까지
금도금이에요 목걸이도 말야...(그제서야 생각난 듯) 헉!! 가만있어봐. 내 옷! 차에;;
-학교
(파티복 차림으로 수업을 받는 태영을 사람들이 계속 쳐다보고 태영 민망하다..)
-태영의집
양미: 아유...솔직히 말해 봐봐. 일부로 그랬지?
태영: 그지?? 일부로 그랬다고 생각할 수 도 있겠찌?
양미: 그걸 말이라고 하냐? 어? 아니, 녹음기 찾겠다고 가방 두고 오고 가방 찾겠다고
옷 두고 오냐? 그것도 같은 차, 같은 사람한테?
태영: 아우.. 증말 그렇게 생각하면 안 되는데..
양미: 으융. 쯧쯧쯧. 이왕 이렇게 된 거 칵 물어버려. 아니 밀린 집세 해결해줘 옷사줘
밥 사줘 어디 하나 나무랄 데가 없네..(드레스를 보며)에흐..이 비싼걸..이 비싼 걸
고작 그렇게 밖에 소화를 못하냐?
태영: 뭐?
양미: 뽕 즘느라. 아니 고개가 왜 돌아가 있어? 가슴인지 등짝인지 영 구분할 수 가없어!
살살한 번 벗어봐 봐. 이 동생도 한번 멋들어지게 입어보자
태영: 에흐.. 안 맞아
양미: 안 맞긴. 아. 어디 그 말이 그렇게 쉽게 나와 (그러면서 목걸이를 몰래 찬다)
태영: (옷 갈아입는데 갑자기 불이 꺼지고) 어? 아..못 살어 또 정전이야? 뭐가 뭔지
도통모르겠네
양미: 어떻게 제대로 된 게 하나도 없냐. 나갈게 (목을 스카프로 감싼다)
태영: 어!
양미: 문단속 잘해. 요즘 도둑이 참 많다더라.
태영: 잘 가!. 그동안 고마웠어.
-기주회사
(태영나레이션: 자기 발바닥사진을 가진 첫 번째 사람일 꺼에요. 재워줘서 고마워요. 태영)
기주의 발바닥 사진이 있다.
-옷가게 앞
태영: (옷을 보며 아쉽지만) 아니다. 내가 이걸 언제 또 입겠냐.
-옷가게
태영: 안녕하세요? 저...이 드레스..팔고 싶은데...보세요..맘에 들 거에요.
점원: 비싼 거네~ 얼마에 팔려고요?
태영: 꼼비아? 얼마냐고? 움..이거, 딱, 한번 입었어요. 완전 새건데. 음...500유로면...
점원: (놀라며) 500유로 정말?
태영: (정확한 가격을 모르는 태영) 아니, 아니 잠깐만요. 가만있어봐. 이것저것 입혀
보드라니 젤 싼 거 골라준 거 아냐? 그 쫌팽이? 아 진짜 얼마를 부르냐 아...450유로! 오케이?
점원: (태영이 옷이 비싼 걸 모르는 거 같아보이자) 400유로면 사지
태영: 게트쌍? 400? 아..430.
점원: 안 돼, 400! 그 이상은 절대 못 줘!
태영: 거참 되게 깐깐하네. 왠만하면 그 냥 주지 그러냐 최신식 디자인인데. 아니다 400이 어디냐 팔자 팔어 좋아요
수혁: (갑자기 옷을 빼앗으며) 이거 당신 꺼 맞어?
태영: (어이없는 듯) 예. 이거 제 껀 데요?
수혁: 당신이 직접 샀어?
태영: 아..아니요. 이거 제가 직접 산 건 아니고 선물 받은 거니깐 제꺼 맞긴 한데...
아니 근데 왜 반말을
수혁: (점원에게) 이봐! 이거 어디 드레스인지 알지? 아무리 파는 사람이 뭘 몰라도 그렇지.
열배나 싸게 불렀는데, 거기서 더 깍는 건 심하잖아
점원: (당황하며) 안사요! 안사! 나가!
태영: 알레? 안사요? 아니..안사면 안 되는데...아 나 이걸로 등록금 해야 되는데...
아니 이봐요. 아니 잘 되 가고 있는데 왜 남의 일에 껴들어요? 아니 대체 뭐랬길래 안 산다는 거에요? 이거 당신이 살 꺼에요? 살 꺼냐고요
수혁: 내가 이걸 사서 뭐하냐?
태영: 예?
수혁: 애인이냐?
태영: 누..누가요?
수혁: 아 이거 사준 놈
태영: 아..이거 사준 뭐요? 어우 참 보자보자 하니까 아니 이봐요 저 아세요? 아니 저
모르면서 왜 반말이에요? 아 그리고 왜 남의 일에 끼어들어서 감나라 배나라
참견이에요?.예?
수혁: 알면 참견해도 되는 거야? 가자 내가 팔아 줄께. 뭐 제값은 못 받아도 비슷하겐
받아 줄 수 있어. 따라와
태영: 아니. 저 내 드레스! 자..잠깐만요...
-다른 샵 앞
태영: 팔았어요? 사겠대요?
수혁: 근데 집 주소하고 전화번호가 있어야 한데. 적어봐
태영: 아. 주소요.(메모하며) 전화는 저 없거든요?
수혁: 아 어떻게 전화도 없냐?...(태영, 주소 적고 준다. 수혁 돈 주면서) 자, 새봐.
태영: 아 이렇게 많아요? 아니 그 드레스가 그렇게 비싼 거에요?
수혁: 애인이 부잔 가봐?
태영: 아유 애인 아니랬잖아요~
수혁: 아 그럼 더 이상하지. 저런 명품드레스를 애인도 아닌데 넙죽 받았단 말야?
태영: 저기 절대 넙죽 안 받았고요...잠깐만요 이것도 좀 봐줄래요? (가방 안에서 목걸이 케이스를 빼 열어 보이며) 저기 이건 얼말까요? 이건 얼마짜리에요?
수혁: (빈 케이스를 보며 놀리 듯) 진심이야?
태영: 아니 뭐 꼭 팔겠다는 건 아니고여 그냥 궁금해서 그래요. 얼마 짜리까요?
수혁: 글쎄 뭐 고급인거 같기는 한데 살 사람이 있을까 모르겠네.
(하며 케이스를 태영 쪽으로 돌려서 보여준다)
태영: 그렇게 비싸요? 어?(빈 케이스를 보며 먼가 떠오른 듯) 잠깐만.. 오늘 고마웠어요!
안녕!
수혁: 어 이봐. 야. 야. 야! 어디가. 야! 얌마! 허..참
(수혁의 회상)
태영: (고장 난 자전거를 보며 주저앉아서 운다) 하우..아르바이트는 짤리고 집에서
쫓겨나고 통장은 바닥이고..
수혁: (태영에게 다가가)왜? 고장이에요? 고장 났으면 고치면 되지 울고 그러냐. 비켜 봐요.
내가 이 바퀴 달린 건 좀 다룰 줄 알거든요. 자동차 오토바이 자전거 경운기 아
뭐 리어카나 유모차도 (계속 울고 있는 태영을 보며) 에이 뭐 이깟 거에 감동하고
그래요. (손수건을 주며) 전체적으로 좀 드럽긴 한데요 귀퉁이 쪽은 깨끗하거든요?
태영: (받아든 손수건으로 눈물을 닦고 돌려주며) 고마워요
수혁: (허탈하게) 쟈식 기억 못하는 모양이네
-양미의 가판
태영: 아.. 너 진짜로 이럴래? 누구 죽는 꼴 보고 싶어?
양미: 인명은 제천이야. 어? 흥분하지 말고 숨 셔. 아 그냥 한번 해 보고 갖다 주려고
그랬어~
태영: 이거 진짜야 이 목걸이 진짜라고 당장 돌려줘야 된단 말이야
양미: 웃기지마. 어? 이게 진짜면 난 전지현이고 이 옷은 샤넬이다. 연주 시작했다.
일단 들어가자. 어? 내가 죽여주는 남자 보여줄게.
태영: 저기 최양미. 너 자꾸 이러면 나 진짜 화낸다.
양미: 아니 몇 번 말해야 알아들어 미셀이라구우...(태영 눈치를 보며) 지..진짜야? 어?
이거 진짜 다이아구나? 어? 어휴. 어쩐지 목에 착착 감기는 게 싸구려랑 영판
다르긴 다르더라고
태영: 시끄럽고 얼른 풀어
양미: 아으~알았어, 알았어. 푼다, 풀어 근데 일단 연주는 듣고 시작하자
태영: 야, 최양미. 너 거기 안서?
-Bar
태영: 어후..(애가 탄다)
양미: 저 드러머 보여? 죽음이지?
태영: 어 안보여 지금 내 눈에는 그 목걸이만 보여. 빨리 풀어!
양미: 그러지 말고 좀 봐봐 내가 저 남자 때문에 요 앞에서 장사하는 거라니까. 어?
좀 봐봐~
태영: (어쩔 수 없이 바라보는데 수혁이다) 어? 저 남자
양미: 봐봐봐봐..죽이지? 죽이지?
(수혁, 연주를 하며 태영을 발견하고 윙크한다)
양미: 꺄꺄~언니 봤어? 나보고 방금 윙크했어. 어머 어떻게..나 미치겠어. 어떡해 어떡해!
(이때 기주가 들어오고 태영 놀라며 목걸이를 빼내려 한다)
태영: 아 목걸이.
양미: 언니
태영: 아니 잠깐만 지금 목걸이 줘야 되거든?
양미: (태영을 밀어내며) 아 왜 이래 증말..언니~이러면 안 돼
(태영, 안절부절)
수혁: 삼촌.
기주: 어
수혁: 왔어?
기주: 어 잘 있었어?
수혁: 자꾸 보네~ 미스드레스. 아. 등록금은 다 냈어?
태영: (당황, 드레스를 판 걸 기준이 알까봐 긴장) 아하하. 예. 사람 잘 못 보셨지만 연주는
잘 들었습니다. 한국인으로서 자부심을 느낍니다. 하하하;; 몇 번 와서 들었거든요
양미: (비꼬듯이) 뭘 들어. 처음 아니야?
기주: 어디 있었어?
수혁: 어~프로방스에서 순진한 시골아가씨하고 연애 좀 했지. 아 근데 그 집 아빠가 내가 마음에 든다면서 막 결혼 하라는 거야. 치. 죽어라 도망 왔지 뭐. 아마 질질 짜고
난리 났을 껄?
기주: 그러니깐 채였다는 얘기지? 그 얘길 뭐 그렇게 길게 해? 나가자. (양미 목에 목걸이를 보며 태영에게) 아 그리고 내일 우리 집에 올 때는 꽃 말고 뭐 좀 다른 걸 갔다
줬으면 좋겠어.
태영: (양미를 보며 원망의 눈길로) 아 내가 너 땜에 못 살어 증말. 빨리 풀어. 아 이게
뭐냐고 지금… (갑자기 수혁이 태영의 손을 잡고 끌고 나간다) 아니 지금.. 이보세요. 아니~
-거리
수혁: 같이 가! 어디 갈까?
기주: 니가 정해
수혁: 뭐 멀리 가기도 그렇고 어디 보자. 어 저기 어때?
기주: 오케이
태영: 아 저기 저는 이만 가 볼게요.
수혁: 에이 밥 때 됐는데 인정상 그럴 수 있나. 같이 가서 먹자
태영: 아니요. 저는 그냥 (계속 가려고 한다)
수혁: 보아하니 두 사람 아는 사람 같은데 괜찮지? 아 우리도 구면이거든. 그냥 헤어지기 아쉬워서 그래 내가 쏠 꺼니깐 내 맘대로 한다.
기주: 그래 그럼
수혁: 갑시다.
태영: 저기여 저 친구랑 약속도 있고 전 이만 가 볼게요.
수혁: 아 없는 약속 만들지 말고 가자니깐. 일단 들어가면 마음이 달라질 껄?
태영: 저기여(계속 뿌리치며)
수혁: 빨리 와
-물랑루즈
(태영, 쇼에 반해서 여기저기 구경하느라 바쁘다)
기주: 아 저기 그만 두리번거리고 좀 앉지
태영: 아예 (쇼에 흥분)
(기주. 음식을 맘대로 주문한다.)
태영: 물어보고 시키면 뭐 돈 들어요? 나 먹고 싶은 거 있었는데
수혁: 그래 뭐야. 나도 먹고 싶은 거 있는데.
기주: 그냥 시켜주는 대로 먹어. 이런데서 제대로 된 음식이 나오겠니?
수혁: 내가 산다니깐 자기가 막 시키고~
기주: 그만 좀 툴툴대. 무슨 돈이 있다고
수혁: 그동안 준돈 모아서 적금 들어서 집 샀다는 소리 안했나? 이제 그만해도 돼!
아 나도 먹고 살만큼은 번단 말이야
기주: 그러면 돈을 더 모아서 집 한 채를 더 사! 딱 한 시간이다. 그 이상은 안 돼!
(전화가 오고) 한기줍니다. 글쎄 여자 허벅지 실컷 보고나서 자동차 사고 싶겠어요?
여자허벅지 빼세요. 이미지광고가 뭔지 알기나 하세요? 다시 작업 하세요!
수혁: 여기까지 와서 일이야? 자 한잔하시죠. 생일도 제대로 못 챙겨드렸는데. 혼자 있게
해서 미안해(태영, 쇼를 보며 너무 기뻐하고 어쩔 줄 몰라 하고 그런 태영을 계속
바라보는 기주)
-거리
수혁: 어? 먼저 가기야? 배운 사람이 왜 이래? 레이디가 퍼스트 잖어!
기주: 니가 좀 데려다줘
태영: 치. 누가 쫓아가기라도 한데?
수혁: 자 (태영의 머리에 억지로 헬멧을 씌운다)
태영: 아니 저 집에 가야 되거든요? (헬멧이 벗겨지지 않자) 이것 좀 벗겨주실래요?
아 저기요?
수혁: 타. 바람처럼 모셔다 드릴께
태영: 아니요 저는 이것 좀 빼주실래요? 네? 아 저기요
수혁: 아 빨리 타!
태영: 아 잠깐만요
수혁: 꽉 잡아!!
-태영집 앞
태영: (오토바이에서 내려 헬멧을 벗으며 정신없다) 정말 우리 집 어떻게 알았어요?
수혁: 술술 알려 줄 때는 언제고 하여튼 여자들은..
태영: 술술? 아 누가 술술 알려줘요?
수혁: 기억력이 꽝이구나? 뭐 그런 의미루다 차 한 잔 주라?
태영: 예? 아니, 아니. 이봐요! 어딜 가요?
수혁: 아 오토바이타면 얼마나 목마른 줄 아냐? 넌 뒤에 타서 몰랐지?
태영: 저기..음...시각이 야심한데...요?
수혁: 누가 뭐 어쩐대?
태영: 아 저기 방두 지저분하구..요
수혁: 뭘 가려~내방은 쓰레기장인데 뭐. 몇 층이야?
-태영의집
수혁: (불이 꺼져있는걸 보고) 분위기 잡냐? 야심한 시각 어쩌구 하더니...아무튼 여자들
내숭…
태영: 아니 아무튼 남자들 상상력...정전인데…
수혁: 신고했어?
태영: (기죽어) 전화공포증. 뭐 알아들을 수 있어야 말이죠.
수혁: 두꺼비집은?
태영: 봐서 뭐하나. 전기공도 아닌데 (무시하는 듯)
수혁: 그래? 아 깜깜하면 나야 좋지 뭐~
태영: (놀래서) 아..아니..여기...여기 있거든요? 아 왜 안 고쳐요? 불..
수혁: (두꺼비집을 바라보며) 별것도 아닌 거 같은데 직접 하지 그래?
태영: (어이없다는 듯) 아니 할 줄 알았으면 내가 진작 고쳤......지
수혁: 거봐 지금도 말끝 흐리잖아. 야자해라 그냥. 단번에 친해지고 얼마나 좋아?
(스위치 하나만 간단하게 올리자 불이 켜진다)
태영: 어? 들어왔다! (너무 쉽게 불이 켜지자 황당해하며) 아니 잠깐만. 이것만 올리면 되는 거였어?
수혁: 이제 말문 터졌냐? (웃으며) 나 손 좀 씻자. 욕실은. 여기?
태영: 어..잠깐만...싱크대에서 씻으면 안 될까? 아...저....하수구가 막혔거든..
(수혁, 마찬가지로 쉽게 하수구를 고친다)
태영: 어! 우와! 뚫렸다!
수혁: (거만하게) 이래서 남자가 필요한 거야. 어 봤어? 박수
태영: 아, 예? 아하하하.
수혁: (손을 씻고 나오면 태영이 간을 맞춰가며 커피를 타고 있다.) 너!!
태영: (놀래서) 앗! 뜨거!
수혁: 숟가락 쪽쪽 빨면서 간 봤지?
태영: (들킨 거 알고 놀래서) 아..아니야...
수혁: 괜찮아. 침도 좀 넣어주고 그래야 맛있지. 음~좋네! 근데 우리 삼촌하고는 어떻게
알아?
태영: 삼촌? 아 알았다. 어쩐지 낯이 익드라~
수혁: (다리 위에서 첫 만남이 기억나는 줄 알고) 기억났냐?
태영: 아이스하키. 삼촌이랑 찍은 사진 봤어! 와..근데 조카치고 크긴 크다.
수혁: (실망) 삼촌이 늦둥이거든. 사진을 봤어? 아니, 삼촌 집에도 갔었단 말야?
태영: 어~ 집이야 나 매일가지. 아 좀 더 정확하게 말하자면 나 가정부야
수혁: 가정부? 에이 설마
태영: 진짜야. 여기 유학생들 그런 아르바이트 종종해
수혁: 아까 그 드레스하고 삼촌하고는 무슨 스토린데?
태영: 그거 삼촌이 사준거야. 내가 팔아먹은 거 알면 기분 나쁠 거 같아서~
수혁: 삼촌이 옷을 사줬어? 아니 왜?
태영: 아! 뭐~ 그럴 일이 좀 있었어. 아깐 인사도 제대로 못했는데 도와줘서 고마웠어!
처음 본 여자한테 원래 그렇게 친절해?
수혁: 처음 본 여자한테 그러는 놈이 어딨냐?
태영: 어? 그거 무슨 소리야?
수혁: (계속 기억을 못하자) 섭섭하네. 숙제야~천천히 생각해봐. 그나저나 삼촌 의외네!
삼촌한테 옷 얻어 입은 여잔 아마 니가 처음 일 껄? 승경이 누나한텐 사 줬을려나?
태영: 승경이 누나? 그게 누군데?
-기주의집
(승경 메세지: 나야. 이번 주말에 파리 갈 꺼 같애. 2년 만에 얼굴 보겠다. 참, 내가 보내준 케잌 잘 먹었어?혼자 먹긴 좀 컸을 텐데..도착해서 전화할게.)
(회상 중)
승경: 난 정리 끝났어. 밉다고 안보고 그러는 거 하지말자. 유치하잖아. 부모님들 때문에
억지로 한 결혼이지만 나 너 많이 사랑했어.
기주: (부탁하듯) 다시 생각해
승경: (단호하게) 생각 끝났다고 했잖아. 이혼해. 이혼하고 친구하자.
기주: 이유가 뭐야?
승경: 당신 사랑할 줄 알아? 당신은 사랑 몰라. 직원 만 명한테 좋은 경영자가 될 수는 있어도 나 한 사람한테 좋은 남자 될 수 없어
기주: 나 안 그랬니? 내가 아는 여자 너 하나 뿐이야.
승경: 누가 그러더라. 자기에게 맡는 임자는 따로 있다고. 그 말 맞는 거 같애. 우리가
서로에게 맞는 사람이었다면 정략이 아니라 사랑해서 결혼했겠지.
기주: 허...내가 뭐 어떻게 해야 돼. 그냥 살던 대로 살면 되는 거 아니야? 뭐 사랑이
별거야?
승경: 별거야. 난 그래. 각자 임자 만나서 잘 살자. 이혼하자.
-농구장
수혁: 뭘 그렇게 봐?
기주: 아, 보는 게 아니고 생각 하는 거다.
수혁: 그럼 무슨 생각을 그렇게 해?
기주: 누나한테 사실대로 말을 할까 말까 하는 생각!
수혁: (놀라며) 엄마한테 불었구나. 나 디자인 때려 치고 여기 있는 거! 설마
외할아버지한테도?
기주: 조만간에 우리 둘 다 서울로 끌려 들어가야 될 꺼 같다. 비행기 표 샀냐고 하루에도 이사람 저사람 하루에 12번도 더 찔러대는데~~
수혁: (안도하며) 아~십년감수 했잖아.
기주: 그러게 무서운 걸 왜 거짓말을 시키고 다녀! 야. 그건 그렇고 이건 어때
(자동차 도안을 보여준다)
수혁: 아 또 야? 이거 싫어 도망쳐온 사람한테 왜 자꾸 일시키는 건데
기주: 그래? 알았어.
수혁: 줘 봐!
기주: 안 본다메~
수혁: 아 그냥 한번 보게. (진지하게 도안을 보고) 나 같으면 헤드라인 이렇게 안 해!
아무리 쿠페라고 해도 이렇게 슬림한 호리엔탈 스타일은 요즘 트렌드에 안 맞아.
기주: 이 라인은
수혁: 뭐 A필란에서 C필란으로 이어지는 부분이 컨셉쳐 해보이기는 하는데 이 후방 시야가 너무 좁아서 상품성에 문제 있어 보이네!
기주: 뭐.. 쓸 만해. 연봉협상 바로 해보까?
수혁: 아 억만금을 줘봐라 내가 하나! 아 난 그냥 지금처럼 쭉~고독한 영혼으로 살 꺼야. 폼 나잖아!
기주: 폼도 난다.
수혁: 저녁내기. OK?
기주: 야, 이 의상이 조금 불충분해 보인다고 생각하지 않니?
수혁: 아~뭐야 빼는 거야?
기주: 오케이
승준: 사장님, 사장님
기주: 왜 그래
승준: 보디에 사장 쪽 연락입니다. 이번 주말에 동계 업계 모두 니스로 초대 한답니다.
기주: 오~마지막 회동을 하겠다.. 이거지?
수혁: 아 이거 봐 이거 봐 내 이럴 줄 알았어. 형! 아 형 꼭 이렇게 결정적인 순간에
나타나서 고춧가루 뿌리는 거 알지?
승준: (웃으며) 어 이게 비서실무 비서실 책 첫 페이지에 나오거든!
기주: 다른 얘기 없었어?
승준: 아! 지난번 파트너와 꼭 함께 오라는 말도 덧붙였습니다.
기주: 보디에 부인이 좋아할만한 꽃이긴 했지! 강태영 씨 주소 가지고 있지?
승준: 아! 예
-태영의 집
태영: (초인종 소리DP) 어? 올 사람이 없는데? 어 (문을 열며) 누구세..아니 끼에..어머나!
기주: 왜 이렇게 놀래? (기주가 태영의 가방을 멘 체로 서 있다)
태영: 아니요. 제가 언제 어디 산다고 얘기 했던가요?
기주: 어 내가 유능한 비서를 뒀거든. 아니 반갑진 않아도 뭐 들어오세요..라고 할 줄
알았는데?
태영: (이미 들어온 기주를 보며) 아니 뭐.. 췌 벌써 다 들어와 놓고서는 예~누추하지만
들어오십시오.
기주: 어 고마워
태영: 아, 이거 내 옷이랑 가방. 아하하...이거..고마워요.. 설마 이것 때문에 온 거에요?
기주: 설마 이것 때문에 왔겠어?
태영: 그럼 왜..아 목걸이 아..잠깐만요! (목걸이를 주며) 저기..그날은 죄송해요. 걔가 원래 그런 애가 아닌데요...여..영화 포스터 붙여논 거.. 영화 좋아하시나 봐요? 집에 DVD 같은 거 되게 많던데?
기주: 내가 할 얘기가 있으니깐 어디 가서 차나 한잔하지?
태영: 에? 아니 멀쩡한 집 놔두고 어딜 가요? 이래 뵈도 전기랑 하수구도 멀쩡하니깐
여기서 마시죠.
기주: (황당해 하며) 뭐..안 그런 집도 있나?
태영: (더 당황하며) 예?
기주: 여긴 쫌 어수선해서 할 말이 생각이 안 나네. 나가지?
태영: 네? 어수선? 췌.
-커피마시는 중
기주: 이번 주말에 나랑 니스에 좀 가줘야겠어
태영: 니스여? 왜요?
기주: 보디에 부인이 강태영 씨가 마음에 든 모양이야
태영: 같이 가자는 이유가 그게 다에요?
기주: 저번처럼 그냥 비즈니스로 생각하면 돼. 나한테는 아주 중요한 일이고 강태영 씨
도움이 좀 필요해
태영: 이번엔 그럼 방세 말고 뭘 해결해 줄 껀데요?
기주: 뭘 해결해 줬으면 좋겠는데?
태영: 이 목걸이는 어때요?
기주: OK! 좋아
태영: (카푸치노를 마시다 놀래서) 아니..뭐든 그렇게 쉬워요?
기주: 이게 어려울 일이 뭐가 있지? 목걸이 달래서 주는 것 뿐인데
태영: 아니 그러니까...단지 비즈니스다.
기주: 아니 비지니스 다 좋은데 (입술을 가리키며) 여기 거품은 닦고 얘기하지?
태영: (입술 주위의 거품을 혀로 핥아먹으며) 아니 그러니깐...아휴....내가 싫다고
그러 면은요?
기주: 뭐 그럼 다시 생각해 보라고 그러겠지
태영: 예?
기주: 다시 생각해봐 (하고 나간다)
태영: 아니 저...아..타이밍 또 놓쳤네. 내가 딱 먼저 일어날라고 했는데..
-태영의 집 앞
태영: (수혁이 와 있다) 어?
-다리
수혁: 마셔 (음료수를 내 민다)
태영: 거하게 산다고 안 했냐? 아 몹시 기분이 나쁘다
수혁: 아~뭘 또 그렇게 까지 그래 가자~거하게 쏠께! 사실 나 가진 거 돈밖에 없다
태영: 바보야 이것 때문이 아니라
수혁: 혹시 우리 삼촌 만났냐?
태영: 그 소식이 벌써 거기까지 갔냐? 둘이서 별 얘기를 다 하나부지?
수혁: 동물적 감각이란 게 있잖냐. 근데 왜 기분이 나뻐? 삼촌이 너한테 뭐라고 했어?
태영: 아니 뭐 그렇다기 보다는 어 사람이 싸우다 보면 알맹이는 어디가고 "나는 니 말투가 기분이 나뻐" 뭐 이렇게 되잖아. 달래서 준다는데 내가 왜 화가 나냐고…
수혁: 좀 알아듣게 말하면 안 되겠냐?
태영: 아 그러니깐 내가 전에 뭘 좀 도와줬거든? 근데 한 번 더 도와 달라는데 그게
싫은 거야. 니스까지 가는 것 도 좀 싫고
수혁: 삼촌이 너보고 니스에 가재?
태영: 아니...뭐...아.. 몰라몰라몰라. 하여튼...하여튼 복잡해
수혁: 복잡할 땐 걸어. 어~저 다리 좋아하지?
-다리
수혁: 아~시원하다
태영: 몇 살 이야?
수혁: 27!
태영: 너 말고 삼촌
수혁: (서운한 듯) 33!
태영: 원래 그래? 뻣뻣하고 냉정하고 으유~서리 맞는 기분이야.
수혁: 어른이라서 그래! 뭐 날 키운 것 도 삼촌이었으니깐.. 난 아버지가 없었고 삼촌은
엄마가 없었어. 우리 엄만 나하고 삼촌의 뭐 공동엄마 같은 거였지. 그래서 난 뭐
공부도 주먹질도 여자 사귀는 법도 다 삼촌한테 배웠어. 아, 진짜 남자로 만들어
준 것도 삼촌이야. 알지? 아 어렸을 땐 고래 잡고 20되기 전에 총각딱지 떼는 거!
태영: 아~그래서 뗐어?
수혁: 너무 자연스럽게 묻는 거 아니야?
태영: 뭘 그렇게 쑥스러워 하냐?
수혁: 이 다리에 이렇게 서있으니깐 뭐 생각나는 거 없냐?
태영: 있지.
수혁: (이번엔 기억을 하는가 보다..하고) 그치?
태영: 음...정말 깊을까? 뛰어내리면 죽을래나? 아직은 춥겠지? 뭐 그런 생각
수혁: (실망) 정말 기억 안나?
태영: (귀찮은 듯) 응? 났다고 치자
-기주의 회사
기주: (매장을 둘러보며) 컨버터블 반응 어때?
승준: 지중해성 기후 때문인지 남쪽에서 아주 인기가 좋습니다.
기주: 중형차들은?
승준: 유럽에서는 아직 브랜드 인지도가 낮아서요.
기주: 소비자들이 자동차를 사면서 궁극적으로 뭘 산다고 생각해? 단지 자동차 한 대?
아니지 브랜드를 사는 거지. 브랜드와 관련된 이미지까지. 좋은 차 만들면 뭐해!
네임 벨류를 높여야지 마케팅에 신경 쓰라고!
승준: 예
승경: 이차는 지난 씨즌하고 뭐가 다르죠? 모델은 같아 보이는데
기주: (승경을 보며 웃음 띈 얼굴로) 다른 게 없어보이나요? 안정성이 보강됐고
메카니즘들이 업그레이드 됐죠. 그렇지만 여자들이 다루기에 그렇게 쉽지 않을 껄요?
승경: 차에도 성별이 있어요? 남자용 여자용?
기주: 여자들이 쫌 더 부드럽게 다뤄주길 바라는 차는 있죠! 만약에 여자 친구가 있다 면은 이런 타입보다는 저런 모델을 권할 껄요? 아!... 여자 친구가 있다면
-기주의집
탁자 위에 드레스와 구두, 가방이 들어있는 상자가 있고 그 위에 목걸이가 올려 져 있다.
[마음정해. 오늘까지야] 메모를 보고 갈등하는 태영…
(회상-기주: 저번처럼 그냥 비즈니스로 생각하면 돼. 나한테는 아주 중요한 일이고
강태영 씨 도움이 좀 필요해)
태영: (옷을 집었다 놨다 하며) 아니 뭐 입어보는데 돈 드나? 그건 아니지-_-;
(드레스를 입고 목걸이를 차고 기분이 좋아진 태영 자신의 모습을 사진 찍으려
한껏 폼 잡고 있는데..)
태영 : (갑자기 들어온 승경을 보며 놀래서) 어머, 누구세요?
승경: 네? 아 저는… (머라고 말해야 할지 몰라 머뭇거리는 승경)
기주: 안 들어가고 뭐해? (드레스를 입은 태영을 보고) 음, 결정이 빠른데?
태영: (당황) 뭐..아..아니 이거는
기주: 자! 이 트렁크 좀 정리해줘
승경: (태영을 기주의 애인으로 착각하고) 아니야. 그냥 둬요. 나 그냥 호텔루 갈께
기주: 왜 이래. (태영에게) 이것 좀 정리해 달라니깐
태영: 예. (가방을 정리하며) 와~실크..아오. 이것만 팔아도 한 달치 월세는 되겠네. 아휴~
기주: 어 뭘로 하까 커피는 아까 마셨고 레모네이드 괜찮지? 잠깐 기다려.
태영: 치~직접 만들어 주시겠다? (괜히 서운하고 부러운 듯) 누군데 저렇게 오버야 오버는.
기주: 저녁 어떻게 할까? 마쉐르라고 오리요리 잘하는데 있는데 뭐 먹고 싶은 거 없니?
파리에 여러 번씩 왔는데 뭐 생각나는 거 없어?
승경: 괜히 오자고 그랬다. 맘 상했을 꺼야. 나 그냥 호텔 갈께
기주: 넘겨 집지 마. 그런 일 하라고 고용한 사람이야. 뭐든지 시킬 수 있고.
승경: 집안일 해주는 사람이란 말야? 일하는 사람치곤 복장이 좀….
기주: 그럴 일이 있어. 나중에 설명할게.
태영: (어색하게) 정리 다했는데요.
기주: (팁을 건네주며) 어 그래? 수고했어. 자 그만 가봐
태영: 예. (대뜸) 한 장 더 주세요! (순간 썰렁해진 분위기) 근무 시간 초과거든요
기주: 그래? 그래 그럼
태영: 내일 몇 시에 올 꺼에요? 몇 시까지 준비하면 돼요?
기주: (승경 눈치를 보며) 안 갈 꺼야?
태영: 예;;;(민망한 듯) 안녕히 계세요
-거리
태영: 미쳤어, 미쳤어. 아~ 나 바보 아니야? 머리로는 분명히 팁은 사양이에요 였는데,
한 장 더 주세요가 왜 나오지? 내일은 집에서 쉴께요가 왜 데리러 올꺼죠 이렇게
나오지? 아~미치겠어, 정말!
-기주의집
기주: 그만
승경: 어?
기주: 무슨 생각 하는지 아니깐 그만하라고
승경: 그럼 물어 보는 건 돼? 그 아가씨
기주: 이용 하는 거야. 비지니스 차원에서. 나한텐 중요한 계약이고 그 아가씨 도움이
필요해. 그것 뿐이야. 내일 니스에 갔다 와야 되니깐 하루만 더 있다 가!.
승경: 어~일 봐. 신경 쓰지 말고. 잠깐 얼굴 보러 온 건데
기주: 금방 갔다올께. 파리에 왔는데 그냥 가면 섭섭하잖아.
-니스 가는 길
(태영~ 달리는 차 안에서 기분이 좋아 어쩔 줄 몰라 하다 사래에 걸린다)
기주: (웃으며) 좋으면 소리를 지르지 뭐 사래까지 걸리고 그래?
태영: 네? 아니 내가 언제. 기침 나올려고 그냥.
기주: 봐서 알겠지만 내가 고맙다는 말 미안하다는 말 서툴러. 도덕시간에 졸았거든.
태영: (눈치 보며) 근데요
기주: 맘 바꿔줘서 고맙다고
태영: 서툰 말 억지로 할 필요 없어요. 그 쪽 때문에 가는 게 아니라 보디에 부인 때문에 가는 거니깐... 선배님이시잖아요
기주: 이런 얘기하면 또 싫어 할지 모르겠지만 공짜로 쓸 생각 없어. 정치경제시간엔
안 졸았거든. 정당한 고용과 그에 상응하는 지불. 목걸이가 뭐 나쁜 조건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데
태영: 그럼 하나만 더 부탁해도 돼요?
기주: 얼마든지
태영: 다신 저한테 팁 주지 말아요.
기주: OK~
태영: (웃으며)좀 웃지 그래요. 에? 무슨 시간에 졸면 그렇게 되는데요? 특활? 실과?
기주: 실과? 후후훗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