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가 든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할까. 젊었을 때는 누구나 자신만만하고 패기가 있어 보이다가도 나이가 들어가면 자연히 기가 꺾이고 현실에 안주하려는 생각이 많아져서 새로운 일의 시작을 망설이거나 주저하게 된다.
한때는 '인생은 40부터'라는 약품 광고에서 중년 나이가 힘과 패기의 상징이 된 적도 있었으나 이제는 우리 사회도 노인인구가 증가됨에 따라 '인생은 60부터'라는 새로운 약품광고를 만들어 낼 때가 된 것 같다.
최근에는 우리나라에서도 노인인구 증가에 따른 노인복지와 노인 의료에 대한 적극적인 검토를 하기 시작했다. 선진국에서는 전 예산의 12에서 15%가 노인정책에 쓰여지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겨우 3%정도를 넘는 실정이므로 노인정책이 아직은 초보단계에 불과하다는 증거다.
더구나 요즘에는 인구의 핵가족화 현상 때문에 노인단독 가구가 늘어있고, 노령 인구의 조기 퇴직으로 인한 경제능력의 상실로 인해 노인세대의 생활환경이 열악하다는데 문제가 있다.
이런 현상은 노인 층에 여성이 많고 배우자 사망이 많으며, 노후에 대한 준비부족이 경제적 환경을 나쁘게 하는데도 기여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요즘은 우리나라의 평균 수명이 늘어감에 따라 선진국에서만 볼 수 있었던 '치매' 환자가 늘고 있다. 이런 치매 현상은 뇌기능이 노화되어 기억력 저하, 본인이 지녔던 지적 능력의 상실로 인해 바보처럼 변해 가는 병이다.
미국의 레이건 대통령도 얼마 전에 "친애하는 국민 여러분, 나는 치매에 걸렸습니다"라는 성명서를 통해서 자신이 치매 병에 걸렸음을 알리는 뉴스를 본 일이 있었다. 이처럼 치매란 미국의 대통령이든, 일반 서민이든 간에 종족과 신분에 관계없이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걸릴 수 있는 병이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치매를 '노망기가 들었다'는 것으로 이해하고 있으면서 수치스럽게 생각해서 남에게는 쉬쉬해온 경향이 있었으나, 요즘에는 그런 혼자가 증가되고 있음에 따라 차츰 치매환자 의료문제에 더 많은 관심을 나타내고 있는 실정이다.
1970년대 이전만 해도 노인인구의 사망원인은 폐결핵, 장티푸스, 콜레라 등 전염병이 많았으나 1980년대 이후부터는 암, 고혈압, 당뇨병, 심장병 등 성인병이 주요 사망 원인으로 등장했다.
노년층이 되면 큰 병에 걸리지 않더라도 소화 기능이나 자율신경 능력의 저하로 인해 두통, 변비, 소화불량, 불면증, 우울증세가 흔히 나타날 수 있다.
영국 옥스퍼드 대학의 한 연구에 의하면 노년층에 여성이 많은 이유로서 평균수명이 6에서 8세 많아서, 남자가 스트레스가 많기 때문, 남녀 염색체의 차이, 성홀몬의 차이, 여성의 출산율 감소를 들 수 있다고 했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가장 문제가 될 수 있는 심리적인 문제는 소외감인데 그래서 텔레비전 프로에 나온 노인들의 소망을 예로 들면 노인을 대우하자, 노인을 집에만 두지 말라, 정부가 주는 버스표 12장은 너무 적다. 정부가 매월 3만원의 용돈을 주었으면 한다. 지하철에 노인석을 지정하자는 등이다.
호주에서는 외로움 때문에 개나 고양이를 기르는 노인이 많고, 어린이를 유괴해서 몰래 기르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그래서 선진 외국에서는 '노인에게 말을 걸지 마라, 오래 붙잡힌다 는 말이 있을 정도로 외로운 노인들에게 한 번 말상대로 붙잡히면 빠져 나오기가 쉽지 않다고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노후에 대한 준비가 개인이나 정부 모두가 부족한 상태이므로 요즘 젊은 세대들은 스스로 노후에 대한 준비를 해야 된다는 인식이 점차 많아지고 있는 듯하다.
그러나 한 조사에 의하면 5대 중반 나이의 사람들은 지식에 의지 않겠다(85%), 그러나 양로원은 불신한다(85%), 장남과 함께 살았으면 한다(56%)는 의견을 나타냈던 것으로 봐서 노후에 대한 준비를 해야겠다고 생각은 하면 서도 장남과 함께 살고 싶다는 심리를 잘 나타내고 있다고 본다.
나이가 드는 것은 어쩌면 자연의 섭리다. 따라서 우리는 나이가 들어서도 항상 건강하고 밝게 살아 갈 수 있는 마음의 자세가 중요하다는 생각이다. 그럴 수 있으려면 우선 세대간의 격차를 줄이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가족간의 갈등은 그때그때 풀어 갈 수 있어야 된다. 상대방의 입장에서도 생각해 볼 줄 아는 아량이 필요하다. 적극적인 대인관계를 유지해 나가자. 검소하고 절제 있는 생활습관을 가지는 것도 아주 중요하다. 그러면서 스스로 건강에 대해 신경을 쓰고 하루하루를 감사한 마음으로 살 수만 있다면, 나이가 들어서도 품위를 잃지 않고 건강한 노후를 보낼 수 있을 것 같다.
오세원 / <남자는 질투 여자는 사랑>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