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무 1박 3일의 지리산 종주
금번 지리산 종주는 작년 하기휴가 때 설악산을 오색약수에서 대청봉을 거쳐 백담사까지 하루코스 등반 후, 내년 하기휴가에는 지리산을 종주하자고 아내와 한 약속을 이행하기 위하여 1년간 체력단련을 열심히(?) 하였습니다. 처음에는 7월 17일 제헌절 연휴 때 등반을 하려고 산악회에 신청하였으나 폭우로 인하여 초보인 저는 우중 산행에 자신이 없어 취소하고 원래 계획대로 하기휴가로 연기하였습니다. 지리산 초보 종주라 2박 3일로 충분히 경치도 구경하면서 등반하려고 계획을 세웠는데 인터넷으로 산장예약을 할 수 없어 산악회 등반에 참여 하기로 하였습니다.
(위 사진) 지리산 종주 계획서
7월 30일(금)과 7월 31일(토)
30일 저녁 10시 15분 사당역 1번 출구에서 버스가 출발하여 양재역을 경유, 휴게소에서 두 번 쉬고 5시간 18분만에 03시 26분, 성삼재에 도착. 바로 03시 31분에 우리의 역사적인 지리산 종주가 시작되었습니다. 2년 전에 한번 와 봤던 노고단 코스였지만 캄캄하니 아무것도 안 보이는 칠흙과 같은 어둠속을 헤드랜턴에 의지하여 마냥 걷기만 햐였습니다.
(위 사진) 2004.7.31 03:54 성삼재 - 노고단에서 본 지리산의 달
39분만인 04시 10분에 노고단 산장에 도착하여 세수하려다 사람이 너무 많아 포기하고 그냥 올라갔습니다. 북한산에서 보는 것과 같은 물밀듯한 등산 인파 입니다. 하기사 우리 부부 같은 사람들까지 끼어 들었으니……
(위 사진) 2004.7.31 04:22 잠시후 돌탑이 서 있는 노고단 언덕에 도착하였습니다.
노고단을 04시 22분에 출발하였습니다. 헤드렌턴 덕을 많이 보았습니다. 앞에 가고 있는 아내는 손전등인데 불빛도 희미하고, 저보다 장비면에서 약간(?) 열악한데도 불구하고 산 길을 잘도 갑니다. 저는 양손에 스틱을 잡고 3분의 2의 힘으로 가는데, 저보다 산행경험이 앞서서인지 캄캄한 밤 산길을 따라 갈 수 없을 정도로 잘 걸었습니다.
(위 사진) 2004.7.31 05:27 임걸령 샘터에 5시 25분에 도착하여 시원하게 세수도 하고 식수도 보충하고, 미숫가루도 물에 타서 먹고, 토마토도 먹으며 앞으로 소모될 체력 준비를 했습니다. 샘터 주변엔 비닐을 덮고 비박하는 등산객들도 제법 있었습니다.
(위 사진) 2004.7.31 06:05 반야봉과 삼도봉의 갈림길인 노루목(1,550m), 가는방향은 삼도봉쪽으로 내려가는 길, 지금 올라온 노루목쪽으로 내랴가는 길
산악회의 일정에는 없지만 반야봉을 갔다오는 것이 어떻겠냐고 아내가 권합니다. 아내는 2주전에 반야봉 등반을 해서 뱀사골로 하산하였던지라 저에게만 갔다오라고 하며, 자기는 천천히 가고 있겠노라고 합니다. 사실 전 모처럼의 종주인데 반야봉도 못 보고가면 어떡허나 하고 걱정하고 있었는데…… 아침 식사 예정지인 연하천에서 만나자고 약속하고 속력을 내서 올라갔습니다. 앞에 한 사람도 없었습니다. 삼거리서에 배냥을 벗어 놓고 가볍게 올라갔습니다. 내려오는 등반객 한 분을 만나 반갑게 인사를 나누었습니다.
(위 사진) 2004.7.31 06:32 4번째 높은 반야봉(1,732m)은 이순간 저 혼자의 것입니다. 스틱이 저 대신 반야봉 표석곁에 있습니다.
(위 사진) 2004.7.31 06:33 반야봉에서 안개비에 가린 해 모습
(위 사진) 2004.7.31 06:42 걸어왔던 한여름 아침 햇살의 노고단 능선(불무장등능선쪽의 정경입니다.)
내려 올때는 많은 등산객을 만났습니다. 밑에 있는 배낭 댁 거냐고 묻는 분도 있었습니다.
내려와보니 저 배냥 말고 1개 더 있었습니다. 이 힘든 종주에 고생들 많이 하고 있었습니다.
다시 삼도봉 가는 길인 삼거리에 오니 6시 56분, 반야봉 왕복이 52분 소요되었습니다.
(위 사진) 2004.7.31 07:06 전남, 경남, 전북 삼도의 경계 지역이고 삼도의 화합을 이루는 삼각형 상징탑 이 세워진 삼도봉에 도착하여 국운이 융성하길 기원하며 한 컷. 저 너머로 방금 내려온 반야봉이 보입니다.
(위 사진) 2004.7.31 07:21 화개재(뱀사골 산장은 밑에서 좌측으로 0.2Km 내려감)에서
연하천 산장 가기 전에 앞서 가는 아내를 만나게 되기를 기대하며 땀을 뻘뻘 흘리며 열심히 오르락 내리락 길을 갔습니다. 간식으로 가져온 초콜릿을 2개째 먹으니 더욱 힘이 나는 듯 하였습니다.
그런데 오르막 길에서 쉬고 있던 길동에 사는 아내 친구인 오미자씨 부부를 만난 것 아닙니까? 2주전인가 가능하면 지리종주를 같이 하자고 제안이 왔는데 그러나 저의 회사 일정상 30일이 월말이라서 휴무를 낼 수 없어 시간이 안 맞아 따로 가기로 했었는데…... 만나게 될 사람은 만나게 되나 봅니다. 미자씨 부부는 뱀사골 산장에서 1박을 하고 느긋이 천왕봉을 향해 올라가고 있었던 중이었습니다. 미자씨는 저와 먼 친척이 되고 집사람의 고교동창이며 현재 집사람과 매주 한번씩 등산을 하는 가까운 사이입니다. 너무 반가웠습니다. 인연은 인연입니다. 미자씨가 아니 반쪽은 어디 갔느냐고 의아해 하길래 상황을 설명하였습니다.
(위 사진) 2004.7.31 07:51 힘틀게 올라왔습니다.
(위 사진) 2004.7.31 07:52 좀 더 오르니 땡볕에 활짝 핀 노오란 원추리와 산 꽃들
5시간 29분 산행(반야봉 52분 포함) 9시에 연하천 산장에 도착했습니다. 반쪽은 먼저 도착하여 연하천 시원한 물로 양말을 벗은 채로 열을 식히면서 저를 기다리고 있다가 나를 보더니 이산가족 상봉이나 한 것 처럼 무척 감격 해 합니다. 그리고 뒤따라 나타난 미자씨 부부를 보더니 더욱더 반가워 어쩔 줄 모릅니다.
(위 사진) 2004.7.31 09:08 어제 저녁에 집에서 마련해온 도시락을 꺼내 맛있게 아침식사를 했습니다.
식사후 걸리적 거리는 긴바지를 반바지로 갈아입었습니다. 아침식사와 사진 촬영까지 27분 소요.
(위 사진) 2004.7.31 09:25 처음으로 연하천 산장 앞에서 함께 사진 촬영했습니다.
(위 사진) 2004.7.31 09:27 2가족 언제나 오늘과 같은 건강과 행복이 지속되길 기원하며 한컷 (뒤에 보이는 털보아저씨는 연하천산장 주인.)
가장 심한 너덜지대인 형제봉을 지나 연하천에서 1시간 48분 소요되어 11시 15분에 벽소령 산장에 도착. 총 걸은 거리 19Km(반야봉 왕복 2Km 포함) : 물을 받을려면 20분 후에 가능 하다는 방송입니다. 이왕 엎어진 김에 푹 쉬어가기로 하고 점심은 선비샘에서 하려고 했는데 미자씨 부부가 같이 식사하자고 권해서 배는 고프지 않지만 3시간 만에 점심을 먹었습니다. 햇반을 매점에서 사서 먹었더니(참고로 3,000원) 집에서 먹는 밥보다 더 맛이 좋습니다. 46분을 점심식사하면서 휴식.
(위 사진) 2004.7.31 12:01 벽소령 산장 입구입니다.
(위 사진) 2004.7.31 12:05 벽소령 산장을 뒤로하고 올라갑니다.
낮 등반은 힘들었습니다. 아마 이번 지리 종주중 가장 햇볕이 내리쬐는 지루한 구간이라고 생각됩니다. 1시간 거리인 선비샘은 왜 그리 먼지요. 드디어 13시 01분에 선비샘에 도착하니 점심 해먹는 사람, 잠시 쉬어가는 사람들로 엉덩이 붙일 장소 찾기가 힘들 지경입니다.우리도 이곳에서 15분을 쉬었습니다.
(위 사진) 2004.7.31 13:01 다소 힘빠진 아내의 걸어 오는 모습입니다.
(위 사진) 2004.7.31 13:16 미자씨 남편은 자바라에 물을 길어서 땀에 젖은 몸을 좀 씻고 천천히 간다고 합니다. 세석산장에서 만나자고 약속하고 우리는 먼저 출발하였습니다. 1박 산행시 자바라 물통의 용도가 다양함을 알았습니다. 다음 등반까지는 나도 사야지.
(위 사진) 2004.8.1 13:52 아내를 너무 클로즈업 하였습니다. 주름이 보인답니다.
(위 사진) 2004.8.1 13:53 저도 한장
(위 사진) 2004.8.1 2:12 칠선봉에서
(위 사진) 2004.8.1 2:14 칠선봉 근처
(위 사진) 2004.8.1 2:32 칠선봉과 영신봉 사이
(위 사진) 2004.7.31 3:00 금요일 일기예보에 의하면 내일은 제10호 태풍 남태우른의 영향으로 차차 흐리고 비라고 하는 데, 내일 새벽에 가면 보이지도 않을 것 같아서 저 멀리 천왕봉과 그 아래 내려앉아 있는 장터목 산장, 뒤에 있는 촛대봉 모습을 담아 봅니다.
(위 사진) 2004.8.1 3:00 상헌 엄마 오늘 고생 많이 했습니다
(위 사진) 2004.8.1 3:04 칠선봉과 영신봉 사이
(위 사진) 2004.8.1 3:16 장터목으로 가는 세석평전과 끝에 보이는 바위 봉우리는 촛대봉입니다. 육안으로 보는 것이 훨씬 감동적인데….^^
(위 사진) 2004.8.1 3:20 드디어 우리가 묵을 세석산장이 보입니다.
25.3Km(반야봉 왕복 2Km 포함)을 11시간 54분(걷기 10시간 26분 식사,휴식 1시간 28분) 걸려 3시 25분에 세석 산장에 도착하였습니다. 산악회 45명중에 그래도 선두그룹으로 도착하였나 봅니다. 산악회 대장과 중간에 만났던 부대장 그리고 몇 명이서 벌써 소주를 하고 있었습니다. 자리를 펴고 저녁 준비를 하였습니다.
(위 사진) 2004.8.1 3:31 세석산장 숙박기념 촬영
집에서 연습까지 하고 왔는데 가스버너가 잘 켜지지 않습니다. 선비샘에서 느긋이 등목까지 하고 쫓아온, 지리 종주를 4번째 하는 미자씨 남편이 바나를 켜주고 바람막이까지 빌려다줍니다 내일 새벽에 천왕봉에서 만날 것을 약속하며 미자씨 내외는 오늘 밤 묵을 장터목 산장으로 떠나 갔습니다..
밥이 제대로 안 되었지만 참치 찌개와 준비해간 몇 가지 밑반찬, 소주 1병으로 아내와 함께 건배하며 맛있게 먹었습니다. 세수도하고 방도 배정 받고 아내와 남자 방 여자 방으로 각각 헤어져 05시 30분에 일출을 보기 위해서 03시에 출발하기로 하고 일찍 7시경에 취침에 들어 갔습니다. 방은 군 내무반하고 똑 같습니다. 피곤이 엄습해와 그냥 골아 떨어졌는데 아내가 흔들어 깨우며 모포를 갔다 줍니다. 모포를 받기 위해 아직도 못잔 아내가 고맙기도 하고 미안하기도 하고…… 다시 깊은잠에 빠졌습니다.
8월 1일(토)
오늘은 저가 먼저 아내를 깨워 줄려고 했는데 또 한발 늦어 02시 40분에 저를 깨웠습니다. 양식 화장실에서 충분히 볼일을 본 후 스틱 조정하는데 잘 안됩니다. 안개비가 내리는 추운 밖에서 아내를 제법 기다리게 만들었슴니다. 03시 13분에 먼저 가라고 하고 사진 몇 장 찍고 따라 갔는데 보이질 않습니다. 길을 잘못 들었습니다. 조금 가니 바로 내리막이 시작됩니다. 아니 어제 본 장터목 방향은 오르막인데. 다시 뒤돌아 가니 여성 한분이 올라오고 있습니다. 천왕봉 가는 길이냐고 물으니 그렇다고 합니다. 길을 잘못 든 것 같아 내려간다고 하며 내려와 갈림길에서 확인한 결과 백무동으로 가는 길이었습니다. 어둠 속에 이정표를 놓치고 서두르다 시간 낭비를 하였습니다. 속력을 내서 올라갔지만 아내는 보이지 않습니다.
(위 사진) 2004.8.1 03:13 오늘은 세석산장 우체통에서 시작입니다. 아내가 벽소령 우체통은 못보고 왔다고 서운해합니다.
3시 31분 촟대봉에서 반쪽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왜 이렇게 늦게 오느냐고 묻는데, 대답을 생략했습니다. 사실대로 말했다가 이 좋은 지리산에서 잔소리 들을 게 뻔하기 때문입니다. 아내는 방한자켓를 빼고 온 것을 몹시 후회하는 모양입니다. 어젯밤 모포를 받기 전까지 추워서, 콧물이 나고 머리가 띵해서 감기에 걸린 것 같답니다. 맑은 하늘에 별과 달, 멀리 시가지 불빛도 가끔 보였습니다. 3대가 덕을 쌓아야 본다는 천왕봉 일출을 기대하며 부지런히 발길을 옮겼습니다 .
(위 사진) 2004.8.1 03:31 촛대봉입다.
어둠속에 연하봉을 보지 못하여 아쉬워하며 걷다 보니 발에 밣힐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도로 옆에서 비박을 하고 있었습니다. 저게 다 젊었을 때 할 수 있는거구나 싶은 생각에 그 젊음이 부러웠습니다.
4시 36분에 장터목산장에 도착했습니다. 급경사의 돌계단을 지나 고사목이 어슴프레 보이는 제석봉에 이르고, 조금 더가니 천왕봉으로 이르는 대문격인 통천문에 올라왔습니다. 바람이 윙윙 몰아치고 안개인지 구름인지 잔뜩 몰려 왔다 갔다 합니다.
(위 사진) 2004.8.1 04:37 천왕봉 일출을 보기에 최적의 숙박소인 장터목 산장
(위 사진) 2004.8.1 04:55 제석봉은 안개비속에 혼자 지리산을 지키고 있엇습니다.
2시간 19분만인 5시 30분에 드디어 종주의 최고봉인 천왕봉(1,915m) 도착하였습니다.
어제 장터목에서 잔 오미자씨 부부는 우리를 기다리다 안개비 때문에 일출도 보지 못하고 추워서 더 기다릴 수가 없어 다시 장터목 산장으로 내려오고 있었습니다. 백무동으로 하산한답니다. 즐거운 산행되시고 항상 건강하십시오.
(위 사진) 2004.8.1 05:32 천왕봉에서 오미자씨 부부와
(위 사진) 2004.8.1 05:49 천왕봉 일출입니다.
(위 사진) 2004.8.1 05:53 상당히 고무된 표정입니다.
(위 사진) 2004.8.1 05:54 그래도 기념사진은 남겨야지요.
(위 사진) 2004.8.1 06:09 한라산 다음 등반한 최고봉입다.
아쉽게도 일출은 우리에게 허락되지 않았습니다. 아마 내 덕이 부족한 탓인가 봅니다. 보지는 못해도 마음속에 일출을 간직한 채로 하산해야 했습니다.
천왕봉에서 41분 동안 사진 촬영을 하였습니다. 사람들이 너무많아 천왕봉 표석을 차지하기가 여간 어려운게 아닙니다. 아내는 춥다면서 대충 찍고 내려 가자고 하고, 전 어떻게 올라온 천왕봉인데 그렇게 쉽게 내려가냐고 그러고….. 자 이제 세찬 바람과 안개비를 뒤로하고 6시 13분에 유평리 매표소(대원사코스)로 하산하기 시작햇습니다. 대원사코스는 너무 길어서 대부분은 중산리( 짧은 코스나 제일 험한 코스라 함)나 백무동으로 하산하지만 이왕 종주인데 시간도 넉넉하고 원칙코스인 대원사코스로 택했습니다.
(위 사진) 2004.8.1 06:13 천왕봉에 있는 표시판입니다. 내려갈 길이 멉니다.
간식으로 사탕, 초콜릿을 먹었습니다. 힘이 납니다.
(위 사진) 2004.8.1 06:44 얼마 내려 오지 안았습니다. 오르막도 있었습니다.
(위 사진) 2004.8.1 07:08 안개비입다.
(위 사진) 2004.8.1 07:37 써리봉까지 안개비입니다.
(위 사진) 2004.8.1 07:37 안개비가 개는 것 같습니다.
(위 사진) 2004.8.1 08:09 지리산의 이름 모르는 이끼 풀입니다.
천왕봉에서 2시간 8분만인 8시 21분에 치밭목 산장에 도착하였습니다. 라면 2개를 끓여 어제 저녁에 먹다 남은 밥과 함께 먹었습니다. 아내가 이제까지 먹은 라면중에 제일 맛있다며 국물 한 방울 남김없이 먹었습니다.역시 시장이 최고의 반찬입니다. 먼저 도착하여 점심을 먹고 일어서는 산악회 일행들에게 우리는 조금 천천히 갈 테니 버스 기다려 달라고 부탁하였습니다.
(위 사진) 2004.8.1 09:08 아내는 선크림을 또 바름니다. 저에게도 계속 바르라고 하지만 끈적 끈적한 것이 싫어 안바름니다.
(위 사진) 2004.8.1 09:11 마지막 산장입니다.
50분간 아침 식사를 하고 9시 11분에 유평리 마을을 향해 출발했습니다. 무재치기폭포앞(9시 40분), 새재갈림길(10시 11분), 은정바위, 한판골능선의 산죽길을 걸고 또 걸었습니다.정말이지 이 산죽 길 걷느라 비지땀 흘렸습니다. 돌고 돌고 또 돌아도 산죽길 산죽길입니다.
(위 사진) 2004.8.1 10:50 산에서 만나는 마지막 표지판입니다.
드디어 유평리 마을에 도착(11시 50분)하여 내려오다 대원사 계곡에 들어갔습니다. 어느분이 지리산종주를 하는 이유중의 하나가 종주를 끝내고 대원사 계곡에 풍덩 빠져서 목욕하는 기쁨때문이라고 한 글이 생각났습니다.
(위 사진) 2004.8.1 12:08 아내는 대충 씼었는데 저는 완전히 씻엇습니다.
유평리 마을에서 유평매표소(시외,단체 버스 정류장)까지 3.5Km 시멘트 길을 지리산 종주햇다는 기쁜 마음으로 비비빅 빨면서 여유있게 걸었습니디. 산악회 대장이 중산리에서 출발이 늦어지니 여유있게 내려오라고 전화왔습니다.
오늘만 18.8Km 10시간 3분(걷기 8시간 06분 식사,휴식 1시간 57분) 걸려 12시 50분에 드디어 유평매표소 도착하였습니다. 식당에 들어가 산채비빔밥과 맥주로 무사히 지리산 종주를 한 것을 자축하였습니다(식당에서 사워도 할 수 있슴). 반쪽은 전혀 피곤한 기색이 없습니다. 콧물도 이제 멈춘 모양입니다. 정말 산꾼이 다 된것같습니다. 결혼 후 지금까지 큰 병으로 병원에 가지 않고 건강하게 사는 아내가 고마울 뿐입니다. 이것도 팔불출에 속하는 건 가 ^.^
이틀 동안 총 44.1Km을 18시간 32분동안 걸었고(잠깐 휴식시간 포함 : 시간당 평균 2.37Km) 휴식시간과 식사시간 3시간 25분 포함 총 21시간 57분을 등반간에 사용했습니다.
정류소에서 차를 기다리다 예정보다 2시간 20분이 지연된 3시 20분에 서울로 출발. 한번 휴게소에서 쉬고 서울 양재동에 3시간 50분 소요된 7시 10분에 도착. 집에 8시 5분에 무사 귀가했습니다.
디카로 117장의 사진을 찍었지만 쓸모 있는 사진은 여기 올린 것 48장 뿐입니다. 디카 촬영기술을 늘려야 겠습니다.
이번 가을 10월 초에는 지리산 2박 3일 단풍구경 종주를 하고 싶습니다. 10년 정도 이렇게 산을 탈 수 있는 건강이 허락되면 얼마나 좋겠냐고 아내가 소망을 얘기합니다. 평상시 체력관리를 잘하면 가능할까? 오늘 현재 우리에게 허락된 것은 크지는 않지만, 소중한 것들을 놓치지 않고 살아간다면 그게 곧 오늘의 행복이고, 희망의 내일을 맞이하며 살아 갈 수 있는 지름길이지 않나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