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을 정말 편안하게 잘 보듬어줘요.”
지난 호 인터뷰에서 류정미님이 다음 인터뷰이로 임정란님을 추천한 이유다.
임정란님을 만나 인사를 건넨 뒤 대뜸 물었다.
“류정미 선생님이 선생님을 왜 추천한 줄 아세요? 사람을 너무 따뜻하게 잘 보듬어 준대요.”
“예? 무슨 그런 소릴..하는 게 아무 것도 없는데...”
대화를 나눠보니 이미 많은 걸 하고 있는데다가 끊임없이 무언가를 더 하기 위해 궁리를 하고 있는 상황.
한살림 구리 소모임에서 퀼트를 가르치는 그는 퀼트뿐만 아니라 비누공예, 리본공예, 비즈공예 등 손으로 하는 공예는 웬만큼 다 하는 재주꾼이다.
임정란님이 말하는 퀼트의 장점은 작품 하나하나를 만들 때마다 느끼는 성취감도 있지만 만드는 과정에서 모든 걸 잊어버리기 때문에 집중력을 키울 수 있다는 점이다. 또 주로 주부들이 모여서 하다 보니 이런저런 얘기를 주고받다 보면-전문용어로 ‘수다’- 스트레스도 풀고 부족한 정보도 교환하면서 서로를 성장시킨다고 한다.
학교 특별활동 시간에도 퀼트를 가르치는 그는 아이들과 함께하면서 특히 소통에 더 많은 신경을 쓴다.
“아이들과 노는 걸 워낙 좋아해요. 그래서 퀼트 수업시간에도 퀼트만 하기보다는 아이들과 가능하면 더 많이 대화하려고 노력해요.”라면서도 “한번은 엄마가 너무 많이 때린다는 이혼 가정의 아이가 있었는데 수업 때문에 충분히 상담해주지 못해서 지금도 눈에 밟힌다.”며 마음 아파했다. 그가 청소년을 위한 무료 상담을 알아보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임정란님이 이런저런 활동을 하는 이유도 사실은 소통을 위해서다. 어려서부터 친구들 얘기를 잘 들어주는 편이었던 그는 대화의 힘을 믿는다.
“얘기를 하다 보면 대화 행위 자체로 쌓였던 게 풀리면서 치유가 된다.”는 그는 우연히 접했던 사주팔자를 꾸준히 공부하면서 단순한 소통이 아닌 깊이 있는 상담을 해주기도 한다.
“결혼하고 나서 힘들었던 시기에 백화점 문화센터에 갔다가 우연히 사주팔자를 접했는데 저를 이해하게 되면서 스스로 편안해 지더라구요.”라면서 “그 후 공부를 더 해서 다른 사람 사주팔자도 봐주기 시작했는데 쌓인 것들을 풀어놓고 편안한 모습으로 돌아가는 사람들을 보면 저도 기분이 좋아진다.”라며 뿌듯해 했다.
한살림 퀼트 소모임을 통해 느티나무 조합원이 된 임정란님은 “TV에서 다른 지역 의료생협을 봤는데 우리 동네에도 이런 게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던 차에 소개를 받아서 가입했다.”며 “느티나무가 의료 활동만 하는 것보다 교육이나 소모임 등을 많이 해서 동네를 활기차게 만들었으면 좋겠다.”는 기대를 보였다.
/김종필(느티나무 의료협동조합 사무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