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방암이나 전립선암 치료에 쓰이는 ‘항호르몬제제’의 성장세가 주춤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데이터모니터가 최근 공개한 항호르몬제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항호르몬 치료제 시장 규모는 지난해 48억달러에 달했지만 오는 2014년에는 이보다 약 7억달러가 늘어난 55억달러, 연평균성장률(CAGR)은 0.9%에 그칠 것으로 예상됐다.
성장정체의 가장 근본적인 원인은 시장이 성숙단계에 이르러 시간이 갈수록 성장동력이 한계를 드러내고 있기 때문. 일부 제제의 특허만료로 제네릭과의 경쟁이 치열해진 부분도 여기에 한 몫 했다.
그러나 이같은 암울한 상황 속에서도 유일하게 두각을 나타낼 것으로 예상되는 계열이 있다.
바로 아스트라제네카의 아리미덱스(성분명 아나스트로졸), 노바티스의 페마라(성분명 레트로졸), 화이자의 아로마신(성분명 엑스메스탄)으로 대표되는 ‘아로마타제 억제제’다.
이미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항에스테론제제인 타목시펜이 조만간 1차 유방암 치료제로서의 지위를 잃는 대신 아로마타제 억제제가 대신 그 자리를 차지할 것이라는 예상이 공공연하게 나돌고 있다.
물론, 이같은 예상은 데이터 모니터 보고서에서도 확인됐다.
지난해 항호르몬제 계열별 점유비율은 LHRH(황체형성호르몬방출호르몬) 제제가 가장 높은 50%, 아로마타제억제제가 23%, 항 안드로겐제가 20%, 항 에스트로겐제가 5%, 기타 호르몬 길항제가 2%인 구조였다.
데이터모니터는 그러나 10년이 지난 2014년이면 아로마타제 억제제의 괄목할 만한 성장으로 LHRH 제제 42%, 아로마타제 억제제 34%, 항 안드로겐제 18%, 항에스트로겐제 3%, 기타호르몬 길항제 3% 구조로 전환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타목시펜 비켜라, 아로마타제 억제제 나가신다”
대표적인 항에스테론계 항암제인 타목시펜.
지난 30년간 유방암 1차 치료제로서의 명성을 이어왔지만 최근 ATCT(Arimidex, Tamoxifen, Alone or in Combination) 임상결과 아로마타제 억제제 아리미덱스에 완패함으로서 지위가 크게 흔들리고 있다.
반대로 아로마타제 억제제는 최근의 상승세를 토대로 조만간 타목시펜을 밀어내고 ‘골드스탠다드’(Gold Standard)에 오를 것이 확실시 되고 있다.
데이터모니터에 따르면 아로마타제 억제제는 지난 2004년 11억달러 규모에 불과했지만 오는 2010년이면 그 2배인 22억달러에 이르렀다가 주요 물질 특허가 만료되는 오는 2014년에는 조금 감소한 19억달러 규모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됐다.
반면, 타목시펜으로 대표되는 항 에스트로겐제제는 지난해 매출이 2억 5800만 달러 감소한 사실에 비춰 연평균 3.7% 규모로 지속적으로 시장이 축소될 것으로 예측됐다.
아로마타제 억제제가 상승세를 타게 된 직접적인 이유는 역시 타목시펜보다 독성은 낮고 효과는 높기 때문.
ATAC 임상 등에 따르면 아로마타제 억제제는 유방암의 재발을 보다 효과적으로 예방할 수 있을 뿐 아니라 타목시펜 투여시 나타나는 혈액응고, 뇌졸중, 자궁암 등 심각한 부작용도 거의 없다.
한편, 아로마타제에 ‘왕좌’를 내준 이후 타목시펜의 향방은 어떻게 될까.
데이터모니터는 이에 대해 “타목시펜이 조만간 기준치료제로서의 지위를 잃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수년간은 유방암 치료제 시장에서 여전히 적당한 위치를 고수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