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반딧불 극장이 열렸습니다~
지난 9월 5일 목요일 합천에서 말이죠!
합천읍에 들어서면 황강 바로 옆에 길쭉하니 자리잡은 공원이 있습니다.
이름으로 논란이 많았던 합천 새천년 생명의 숲인데요.
그 가운데 작은 야외 공연장이 자리하고 있는데요.
꼭 옛날 그리스 로마 시대 공연장 같이 생긴 예쁜 곳이에요!
이곳에서 합천 독립영화모임 '창'에서 매달 상영회를 진행하신다고 합니다.
이번에도 반딧불 극장을 함께 해주시면서 이 장소를 컨택해주셨어요~
해지기 전에 도착해 셋팅을 했습니다.
공연장 천장 조명까지 닿았던 야외 스크린!
조명에 스크린 천이 녹을까봐 불 다 끄고
휴대전화 손전등을 비춰가며 설치했습니다 ... ㅠ_ㅠ
그리고 시간 맞춰 진행된 상영!
합천에서는 <지슬>을 보았습니다.
올해 상반기를 휩쓸었던 독립영화였죠.
각종 영화제에서도, 평단에서도, 관객들에게서도 좋은 평을 받았던 영화였습니다.
제주말로 '감자'라는 뜻의 <지슬>은
<뽕똘>, <어이그 저 귓것> 등 제주의 이야기를 담아냈던 오멸감독이 제주 4.3 이야기를 담은 영화입니다.
감독이 당시 이름없이 돌아가신 분들의 제사를 지낸다는 마음으로 만들었다고 하는데요,
그에 맞게 영화는 제의적 형식을 띈 네 개의 시퀀스로 전개됩니다.
스크린을 세우고, 영화를 틀기 시작하니 한 분 두 분 모이셨습니다.
사전에 영화에 대한 내용을 알고 오신 분도 있었지만,
지나가다 혹은 들리는 영화 소리에 발걸음 하신 분들도 많았어요.
아이들과 함께 오신 부모님들을 위해 상영 전에 간단한 영화 소개를 했습니다.
역사적 사건을 다룬 영화고, 과격한 장면이 나오기도 하니
옆에서 부모님이 설명해주시면 친구들이 영화를 받아들이기가 쉽겠죠 ^^
갑자기 추워진 날씨에 저녁에는 많이 서늘했지만
40여 명의 관객분들은 엔딩 크레딧까지 모두 보고 일어나셨습니다.
진주시민미디어센터가 준비한 지슬과자(!)와 음료수를 드시면서 관람하셨어요.
영화 중간중간에도 왔다가 갔다가 하시는 분들이 많으셨고,
생각외로 중고등 학생들도 많이 다녀갔답니다.
영화관에서는 누군가 들락날락 하면 참 신경이 쓰이지만
이렇게 야외상영을 하면 자유롭게 볼 수 있어 좋은 것 같아요.
누구든 영화를 보고, 누구든 즐길 수 있는 모두의 극장!
<지슬>이 워낙 유명한 작품이었지만 상영관은 생각보다 적었습니다.
센터가 위치한 진주에서도 퐁당퐁당 상영이 진행되었으니까요.
합천에서는 대구가 가까워 쇼핑할 때 대구를 찾는다고 하셨는데요,
그래도 영화를 보러가긴 먼 거리입니다.
영화 주제가 무거운 편이었고, 편하게 볼 수만은 없는 영화였지만
그래도 지역에서 많은 사람들과 함께 볼 수 있어 좋았던 시간이었습니다.
상영회를 함께 준비해주신 합천 독립영화모임 '창' 회원 여러분들과
시설 사용에 신경을 써주신 합천군 시설물 관리과 직원분들께 감사드립니다.
다음에도 좋은 영화로 좋은 시간 만들어 보아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