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룻기 2장
회개한 두 여인에게 온전한 상을 주시는 하나님 (찬송 441장 비바람이 칠 때와)
화, 2016-8-30
어제 말씀에서는 나오미와 룻이 모압 땅을 떠나서 베들레헴으로 돌아온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이방 우상을 섬기던 생활을 회개하고 하나님을 섬기기 위해 돌아온 것을 의미한다고 했습니다. 오늘 2장에서는 하나님께서 이 두 여인을 어떻게 돌보셨는지를 계속해서 살펴보겠습니다.
1. 하나님께서 우연 가운데 일하셔서 자기 백성을 도우신다 (1-7절)
1절은 나오미의 시댁 쪽에 보아스라는 친척이 있었다고 소개합니다. 그는 유력한 자였다고 합니다. 유력하다 하는 말은 재산이 많고 힘도 세고 인품도 훌륭해서 사회적으로 큰 영향력이 있는 사람을 의미합니다. 남편도 아들도 다 잃고 의지할 곳 없는 나오미에게 큰 힘이 되어줄 수 있는 사람입니다. 2장의 첫머리에 그런 인물을 소개하여서 앞으로 어떤 큰 역할을 해줄지 모른다는 기대감을 갖게 합니다.
룻이 시어머니에게 밭에 가게 해 달리고 합니다. 낯선 땅에서 연고도 없는 며느리가 직접 나서야 할 만큼 집안 사정이 힘들었던 것 같습니다. 하나님의 율법에서는 이방인과 가난한 자들을 위해 추수를 하다가 떨어진 이삭을 버려두도록 했습니다.(레 19:9-10) 이 율법 말씀에 의지하여 이삭줍기라도 해서 연명하려 했습니다. 하지만 사사기 시대는 율법이 잘 지켜지지 않았기 때문에 이 말씀이 지켜질지가 상당히 불확실했던 것 같습니다. 은혜를 구하는 심정으로 조심스럽게, 하지만 용기있게 이 일을 하려고 합니다.
나오미가 가라 하고 허락해 줍니다. 시어머니가 룻을 “내 딸아” 하고 친근하게 부르는 모습을 보십시오. 나오미 입장에서는 힘든 결정을 하고 자기 곁에서 생계를 책임지려 하고 있는 이 며느리가 친딸처럼 의지가 되고 아끼는 마음이 들었을 것입니다.
룻이 이삭줍기를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그 밭이 우연히 보아스의 밭이었다고 합니다. 4절에 마침 보아스가 밭에 나와 있었습니다. 하나님께서 이 두 여인을 신비롭게 도우시는 모습을 보십시오. 우연에 우연을 더하셔서 보아스와 만나게 하시고 장차 그를 통해 큰 복을 받아누리도록 하십니다. 오늘날에도 룻과 같은 심정으로 하나님의 말씀을 의지하여 하나님의 은혜를 구하며 생계를 꾸려 나가려고 노력하는 우리 신자들에게 하나님께서 동일하게 역사하십니다. 우연 가운데 하나님의 사람을 만나게 해 주시고 복을 주십니다. 이 사실을 굳게 믿고 담대하게 여러분께 맡겨진 일을 해 나가시길 바랍니다.
보아스는 자기에게 고용된 추수꾼들과 친절하게 축복의 말을 주고받을 정도로 인품이 훌륭한 사람입니다. 농사를 크게 지으면서 자기 땅에서 일하는 사람들에게 하나님께서 주시는 물질적인 복을 나누는 통로가 될 뿐만 아니라 입으로도 축복의 말을 전하는 사람입니다. 짧은 대화 장면을 통해서 보아스가 참으로 부유하고 인품이 훌륭한 유력한 자라는 사실이 잘 드러납니다. 우리 성도들도 보아스와 같이 물질과 입으로 주위 사람들에게 하나님의 축복을 흘려 보내주는 유력한 자로 살아 가시길 바랍니다.
보아스가 룻을 발견하고는 사환에게 누구인지 묻습니다. 사환은 ‘모압 지방에서 돌아온 모압 소녀’라고 답합니다. 모압이라는 말을 두 번이나 반복합니다. 당시 베들레헴 지역 사람들이 룻을 쉽게 부르는 말이 모압 여인이었습니다. 어떻게 보면 룻은 유다 집안으로 시집을 왔고 남편이 죽은 뒤에도 하나님을 믿고서 베들레헴 땅까지 왔으니까 이제 이스라엘 민족으로 인정해줄 법도 합니다. 하지만 모압 여인이라는 꼬리표가 계속해서 룻의 뒤를 따라다녔습니다. 룻의 어려운 처지를 짐작해 볼 수 있습니다.
사환은 룻이 아침부터 나와서 지금까지 조금만 쉬고 계속해서 일한다고 말합니다. 꾀를 부리지 않고 필사적으로 일합니다. 지금 룻은 시어머니에게 일하는 시늉만 내거나 핑계를 대고 바깥 공기를 쐬려고 하는 게 아니라 집안의 생계를 책임지려고 단단히 마음을 먹은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아마도 이 사실이 보아스에게 대단히 인상적이었던 것 같습니다. 주위 사람들의 시선에도 불구하고 유다 가문에 들어와 하나님의 땅에서 정착하려는 룻의 신앙이 굳건한 것을 보고 감동을 받은 것 같습니다.
고난 가운데에서도 하나님께서 여러분에게 맡겨주신 사명을 성실하게 감당할 때 주변 사람들에게 큰 위로와 감동을 줍니다. 또한 그 과정에서 우연 가운데 하나님께서 도우시는 손길을 보내 주십니다. 그러니 여러분께서도 현실에 낙심하지 마시고 항상 성실하게 주어진 일을 해 나가십시오. 하나님께서 여러분을 도우실 것입니다.
2. 하나님께서 보아스를 통해 두 여인의 물질적 필요를 채우신다 (8-16절)
8절에서 보아스가 룻을 “내 딸아” 하고 부릅니다. 보아스가 룻의 신앙을 얼마나 귀하게 여겼는지를 알 수 있습니다. 아까 나오미도 “내 딸아” 하고 부른 것을 보면 보아스의 나이가 시어머니뻘 되는 상당한 노인임을 알 수 있습니다. 앞으로는 이삭 주으러 여기저기 돌아다닐 것 없이 자기 밭에서 안전하게 일하라고 합니다. 남자들 틈에서 일하면 욕설이나 폭력을 당할 수도 있고 성희롱을 당할 수도 있기 때문에 소녀들과 함께 일하도록 배려해 줍니다. 목이 마르면 일꾼들이 길어온 물을 마음껏 마시라고 합니다. 정식으로 고용된 일꾼이 아님에도 농장의 시설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도록 혜택을 주었습니다.
룻은 아마 어리둥절했을 것입니다. 타지에서 자신에게 큰 호의를 베풀어준 사람이 얼마나 고마웠겠습니까. 땅에 엎드려 절하며 감사의 인사를 합니다. 자신은 이방 여인에 불과하다고 말하며 자신의 권리를 주장하지 않고 겸손한 태도를 보입니다. 보아스는 룻이 시어머니에게 행한 모든 일과 이방 신을 떠나 회개하여 이스라엘로 온 일을 잘 알고 있다고 대답합니다. 보아스가 룻에게 친절을 베푼 것은 인간적으로 불쌍한 사람을 돕겠다 하는 게 아니라 아니라 룻의 신앙을 보고 귀하게 여겼기 때문입니다.
12절을 다시 한 번 읽어보겠습니다. (합독) 룻이 여호와를 믿고 이방 신을 버리고 여호와의 자비를 구하며 나아왔으니 여호와께서 보답해 주시고, 그 날개 아래 보호해 주시고, 온전한 상을 주시길 원한다고 합니다. 룻은 남편도 잃고 모든 것을 다 버리고 하나님만을 바라보며 베들레헴으로 나아왔습니다. 여호와께서 그런 룻의 신앙을 보시고 풍성하게 채우실 것입니다. ‘온전한 상’이라는 말은 룻의 모든 부족을 다 채우신다는 의미입니다. 룻이 하나님의 말씀을 더 잘 배워서 신앙이 더욱 풍성해질 뿐만 아니라 물질적인 궁핍도 채우고 다른 사람과 재혼을 하고 아들도 낳아서 완전히 이스라엘 민족으로 인정받게 될 것입니다.
보아스의 축복의 말을 들은 룻은 더욱 용기를 내어 보아스의 은혜를 청합니다. 보아스가 단순히 개인적인 동정의 마음이 아니라 하나님의 사랑으로 자기를 돕는다는 사실을 알았기 때문입니다. 하나님께서 주신 것으로 알고 앞으로도 기쁘게 보아스의 호의를 받겠다고 합니다. 특히 룻이 감사하게 생각하는 것은 보아스가 한 말입니다. 그동안 다른 사람들은 룻을 모압 여인이라고 부르고 손가락질했지만 보아스는 자신을 이스라엘 백성으로 인정해주고 마음에 다정하게 말해주었습니다. 우리도 같은 성도들을 볼 때 그 사람의 외적인 면으로 함부로 선입견을 가지지 말아야 하겠습니다. 그 사람의 마음을 헤아리고 하나님의 축복을 전합시다. 그 말을 통해서 큰 치유의 역사가 일어날 것입니다.
식사하는 과정에서도 보아스는 룻을 세심하게 배려합니다. 빵을 내어주고 맛있게 먹을 수 있도록 식초 양념도 함께 챙겨줍니다. 별식으로 먹을 수 있는 고소한 볶은 곡식도 풍성하게 내어줍니다. 배불리 먹고도 남을 정도로 주었습니다. 하나님께서 보아스를 통해 비어서 돌아온 나오미와 룻을 넉넉하게 채우는 일을 시작하셨습니다. 룻이 다시 일하러 자리를 비우자 보아스는 자기 일꾼을 불러서 룻의 편의를 봐줄 것을 당부합니다. 7절에서 룻이 이미 추수가 끝난 곡식단 사이에서도 줍게 해 달라고 부탁을 했었는데 그것을 들어주겠다고 공식적으로 선언합니다. 혹시 수치심을 느끼지 않도록 꾸짖는 말을 하지 말라고 합니다. 일부러 곡식을 조금씩 떨어뜨려서 많은 양을 주울 수 있도록 배려하라고 합니다.
보아스의 모습에서 우리가 가난한 사람을 구제할 때 어떠한 방식으로 해야 하는지 좋은 예를 볼 수 있습니다. 가난한 사람을 풍족하게 도와주되 당사자가 수치심을 느끼지 않도록 지혜로운 방법으로 도와 주어야 합니다. 이것은 하나님께서 주시는 사랑의 마음이 없이는 할 수 없는 일입니다. 우리 교회 안에도 보아스와 같은 구제가 풍성하게 이루어지길 바랍니다.
3. 나오미가 하나님의 인애를 깨닫고 찬양드린다 (17-23절)
룻이 아침부터 저녁까지 열심히 일해서 보리 한 에바쯤 되는 곡식을 얻었습니다. 한 에바는 약 20kg 정도 되는 양입니다. 요즘 마트에서 파는 20kg짜리 쌀가마니를 생각해 보면 곡식 낱알을 주워서 하루동안 얻기에는 터무니 없이 많은 양이라는 것을 쉽게 알 수 있습니다. 아침에 큰 기대 없이 빈 손으로 나간 여인이 저녁에 쌀가마니를 한 개 이고 들어왔습니다. 나오미와 룻의 빈 것을 채우시는 하나님의 은혜가 얼마나 큰지 말로 다 할 수 없습니다.
룻이 큰 쌀가마와 아까 먹고 남은 빵과 볶은 곡식을 내놓은 것을 본 나오미는 깜짝 놀랐을 것입니다. 아침에 끼니를 구하러 소망 없이 나간 며느리가 하루 종일 돌아오지 않자 걱정이 이만 저만이 아니었을 것입니다. 어디서 일했는지를 물으며 은혜를 베푼 사람에게 복을 빕니다. 감격과 감사에 넘친 나오미의 심정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룻이 보아스의 집에서 일했다고 하자 보아스에게 다시 복을 빕니다.
20절에 그가 생존한 자와 사망한 자에게 은혜 베풀기를 그치지 아니하도다 하는데 여기서 그는 보아스라고 볼 수도 있고 하나님이라고 볼 수도 있습니다. 은혜 베푸는 일에서 보아스와 하나님을 자연스럽게 겹쳐서 얘기하고 있는 것입니다. 비록 은혜를 베풀어준 사람은 보아스이지만 그 뒤에는 산 자와 죽은 자에게 영원히 은혜 베푸시길 잊지 않으시는 하나님의 손길이 숨어 있다는 것입니다. 우리도 누군가가 우리에게 도움을 줄 때에 단지 그 사람에게만 감사를 표하는 것이 아니라 뒤에서 그 사람을 통해 은혜 베푸시는 하나님을 찬양합시다.
20절에서 은혜라고 번역된 말은 인애라고 번역하는 게 적절합니다. 1장 8절에서 ‘선대했다’는 말과 같은 단어입니다. 인애는 언약적인 사랑을 가리키는 말입니다. 하나님께서 율법을 지키면 복을 주시겠다는 언약을 주셨습니다. 우리가 이 언약을 굳게 믿고 율법을 잘 지킬 때, 그리고 하나님께서 그런 우리를 보시고 복을 주실 때 둘 다를 가리켜 인애를 행한다고 합니다. 보아스가 인애를 베풀었다는 말은 그가 나오미와 룻에게 자비를 베푼 것이 하나님의 율법에 따라 친척으로서 기업 무르는 의무를 지켜 행하기 위함임을 의미합니다. 나오미와 룻이 하나님을 믿고 따르니까 하나님께서 보아스를 통해서 복을 주셨습니다. 우리도 하나님을 믿고 그분의 말씀을 따를 때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복을 주실 것입니다.
기업 무르는 것은 고대 이스라엘의 제도입니다. 레위기에 보면 기업 무르기에 대한 규정들이 있습니다.(레 25:24-27,47-53) 하나님께서 물려주신 기업이 다른 사람에게 넘어가면 친척이 와서 다시 그 땅을 되사서 가문의 재산으로 되돌릴 수 있었습니다. 사람이 종이 되었을 때에도 마찬가지로 되살 수 있었습니다. 룻기에서는 친척의 대가 끊겼을 때에는 결혼을 대신 해서 자손을 낳아주는 일도 여기에 포함되는 것처럼 나옵니다. 나오미가 보아스를 기업무를 자라고 한 것은 장차 룻을 보아스에게 시집 보내고 싶은 마음을 살짝 내비친 것 같습니다.
21절에서 룻은 시어머니에게 보아스의 말을 전합니다. 추수를 마칠 때까지 소년들을 붙좇아서 다니라고 했다 합니다. 그런데 자세히 살펴보면 조금 이상한 점이 있습니다. 8절에 보면 보아스는 분명히 소녀들과 함께 있으라고 했습니다. 그런데 룻은 소녀를 소년으로 살짝 바꿉니다. 아마도 보아스 핑계를 대고 젊은 남자 일꾼들과 자연스럽게 어울리면서 남편을 찾아 결혼하려는 마음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이방 여인으로서 남편도 없이 베들레헴에 정착하면서 얼마나 외로웠을지 그 심경이 충분히 이해 됩니다.
이에 대해 나오미는 며느리의 시도를 단칼에 자릅니다. 소년과 함께 다니지 말고 소녀들과 함께 일하라고 합니다. 하루종일 집에 있으며 자초지종을 모르는 나오미 입장에서도 보아스가 확실히 돌봐주는 상황에서 굳이 남자 일꾼들과 어울릴 필요가 없다는 판단을 쉽게 내릴 수 있었을 것입니다. 이미 보아스가 모압 여인 룻에게 인애를 베풀었다는 소식이 베들레헴에 퍼졌을 것입니다. 소녀들과 함께 있어도 다른 밭의 남자 일꾼들이 룻을 괴롭히는 일은 없을 것입니다. 며느리의 외로움을 충분히 헤아리면서도 속으로 보아스와 맺어줄 것을 염두에 두고 룻을 안전하게 보호하려고 합니다.
룻은 시어머니의 명령에 순종하여서 아무 대꾸도 하지 않고 소녀들과 함께 다니며 이삭줍기를 계속 했습니다. 유대의 풍습을 잘 모르는 룻으로서는 시어머니의 생각을 다 알기는 어려웠을 것입니다. 하지만 자기 생각과 다름에도 불구하고 시어머니에게 순종하는 룻의 태도에서 배울 점이 있습니다. 여러분도 부모님께서 하나님의 말씀에서 나오는 지혜로 여러분을 가르칠 때에 룻과 같이 순종하시길 바랍니다. 하나님께서 부모님의 가르침을 사용하셔서 여러분을 선한 길로 인도하실 것입니다.
이스라엘에서 보리 추수와 밀 추수는 대략 4월 말에서 6월 초까지 약 두 달 동안 이루어집니다. 두 달 간 나오미와 룻 고부는 보아스의 보살핌 안에서 풍족하게 살 수 있었을 것입니다. 이제 추수의 기간이 다 끝나 갑니다. 앞으로 두 여인의 운명은 어떻게 될까요? 내일 3장에서 계속해서 살펴 보겠습니다.
믿고 복종할 일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하여 정직하게 행하면 하나님께서 복 주신다는 사실을 굳게 믿으시길 바랍니다. 하나님께서는 우리 백성들을 신실하게 도우시는 분입니다. 우연 가운데 하나님의 사람들을 만나게 하셔서 도움의 손길을 내려 주십니다. 고난 가운데 결코 절망하지 마시고 성실하게 자신에게 맡겨진 일을 수행해 나가십시오. 하나님께서 지금도 섭리 가운데 여러분을 돕고 계십니다. 이 사실을 잘 알고 항상 하나님께 감사 찬양을 올려 드리시길 바랍니다.
우리 주위에 있는 성도들을 하나님의 눈으로 바라보시길 바랍니다. 사람의 겉모습을 보고 쉽게 판단하지 마시고 마음의 중심에 있는 믿음을 귀하게 여기십시오. 가난한 성도들을 힘껏 돕되 지혜로운 방법으로 도와서 그들이 마음에 수치심을 느끼는 일이 없도록 배려해 주시길 바랍니다. 우리가 하나님께 많은 은혜를 받았으니 주위 사람들에게 물질과 말로 그 은혜를 흘려보내는 통로가 되시길 축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