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년시절부터 뚝방길을 참 좋와했다
뚝방에 가면 풍성함이 있다
뚝방을 조금 내려가면 징검다리 밑에 징검새우가
긴 손을 어스렁거리며 돌밑에 숨는다
가끔은 벅수(피리통) 두개 들고 냇가 여울목에 가서
벅수 안쪽으로 된장을 바르고
돌로 잘 개어두면 갈피리, 모래무지, 빠가사리, 은어가
들어오면 손톱으로 배를 손질해서 냄비에 넣고
뚝방주변에 널려있는 애호박을 따서 손질하고
건너편 밭에가서 고추 파 빼다 넣고
주변에 나뭇가지들을 주어다 끓이면 환상의 맛이된다
흥이 올라가면 주변 나무들을 주어서 모닥불을 피우고
친구들과 노래도 하고
옥수수도 구어먹으며 풍성한 날들을 보냈다.
그후 나는 교회학교 교사가 되어 토요일만 되면
우리반 아이들 10명쯤 데리고 냇가로 갔다
나는 피리통을 냇물에 넣고 물고기를 잡고
아이들은 냇가 이쪽과 저쪽에 앉아 피리 낚시줄을 잡고
중간중간에 걸려있는 낚시에
고기들이 줄줄이 걸렸다
하도 고기를 많이 만지니 고기 손질은 칼이 없어도
내장과 비닐은 손톱으로 처리되었다
맛있게 끌여지면 집에서 가져온 밀가루 반죽을
툭툭 떼어 수제비를 만들면 아이들이 맛있어서 까빡 죽는다.
매주 토요일이나 주일 오후에 데리고 다니니
우리반 아이들이 50명이나 되었다
교회학교 부장 선생님이 한반이 너무 많다고 반으로 나누면
나눠준 반들은 금새 아이들이 사라졌다
그리고 다시 우리반으로 들어와 정말 풍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