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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설초일명삼매경 하권
10. 마무리
[이 경을 찬탄하다]
그때 범천(梵天)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법의 크기가 너무도 커 제대로 만나기 어렵사옵니다.
수없는 겁 동안 행을 쌓고 덕을 쌓아야 비로소 비슷하게나마 소리를 듣게 되는데, 다행히 큰 성인을 만나 이 법을 듣게 되었으니, 보살의 정전(正典)과 요긴하고 미묘한 교화와 깊디깊은 뜻에 공양하나이다.
이미 받들면서 여러 번 듣고 이 법을 통달한 까닭에 그 사람으로 하여금 행(行)에 의거하여 이름을 붙이게 하며,
그가 이 경을 들으면 벌써 부처님을 뵌 것이 되고 귀로 미묘한 지혜를 들은 것이며 성인 대중을 공양하고 받든 것이오니,
하늘 길[天路]을 건너고 3취에서 벗어나 위없이 바르고 평등한 도의 뜻을 내게 하나이다.
몸소 3탈(脫)을 이해하고 3달(達)을 폐하지 않으며,
비록 아직 도(道)에 이르지 못했다 하더라도 그 덕(德)은 점차로 커지므로 초승달과 같고,
사자새끼가 두려워하거나 어려움 없이 자유로이 제 마음대로 하는 것과 같으며,
모든 하늘ㆍ용ㆍ신이 모두 그를 호위하고 뭇 악마와 삿된 악이 저절로 조복되며,
있게 되는 곳의 주(洲)ㆍ성(城)ㆍ군(郡)ㆍ국(國)ㆍ현(縣)ㆍ읍(邑)에서 모두 공경하지 않음이 없고,
출입(出入)에는 법도[節]에 상응하며,
시방의 모든 부처님께서 위신(威神)으로 교화하고 도우시리이다.”
이때에 사천왕(四天王)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즐겁고도 즐겁습니다. 큰 성인께서 넓으신 은혜로 정신이 흐린 세상에 출현하시어 저희들로 하여금 가까이서 편히 머무르면서 이런 미묘한 교화를 만나게 하셨습니다.
보살의 순수한 지혜는 마치 하늘 가운데 하늘과 같으니 어떤 여의주(如意珠)를 얻어서 모든 원대로 하게 된다면 그 사람의 기쁨이 어찌 조그만 양이라 하겠나이까?
저희들도 그와 같이 이 큰 모임에 나와 상호(相好)를 뵙고서 은택을 얻고 불법을 듣고서 감로를 받았으니, 보살을 따라 모범으로 여기는 것은 마치 큰 바다에 들어가 이런 보주(寶珠)를 얻은 것과 같습니다.
마땅히 널리 유포하여 동지(同志)에게 드러내 보여 보살행을 하게 해야 하며, 아직 믿고 좋아하지 못하는 모든 하늘들은 복된 무리에 의지하여 널리 뻗치면서 마음이 열리어 받아 배우게 해야 하리니, 그들이 믿고 좋아하면 배(倍)로 견고하게 나아가 물러나지 않게 되리이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장하구나. 사천왕아, 진실로 말한 바와 같으니라.
이 큰 법이야말로 보기도 듣기도 어려우며,
만일 한 번 발을 헛디뎌 넘어지면 법과는 영원히 어긋나게 되어서 억천 겁에서도 만날 수 없는 것이,
마치 한 개의 바늘이 깊은 바다에 떨어진 것과 같으니, 반복하여 찾고 구한들 어찌 쉽게 찾을 수 있겠느냐?”
사천왕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매우 어렵고 매우 어렵습니다. 천중천(天中天)이시여.”
[이 경의 복덕]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이 요전(要典)의 보살의 깊은 법을 듣고서도 믿고 좋아하지 않고 상실하여 읊고 외우지 않으면 오랜 겁 동안 샛길로 잘못 들어 다시는 만날 수 없느니라.
이 때문에 모든 어진 이들이 스스로 최선을 다하여 있는 곳마다 부처님을 뵙고 깊고 묘한 법을 들어 빨리 위없는 빠르고 참된 도에 이르고자 하면 반드시 부지런히 읽고 외우고 받들어 지녀야 하며,
아직 듣지 못한 이로 하여금 여기저기 보이면서 그 뜻을 알기 쉽게 풀어주어 이 큰 법전의 은혜를 입게 하고 사람들로 하여금 날마다 닦으면서 차츰차츰 교화하면 그 복이야말로 헤아리기조차 어렵다.
가령 삼천대천세계에 여래께서 가득 차 계실 적에 어떤 족성자(族姓子)나 족성녀(族姓女)가 백천 겁 동안 공양하고 받들어 섬기면서 온갖 편안한 것을 베풀거나 또는 부처님께서 멸도(滅度)하신 뒤에 저마다 7보로 탑을 우뚝 세우되 위로 24천까지 닿게 하고는 번기ㆍ일산ㆍ풍악ㆍ노래ㆍ게송으로써 역시 백천 겁 동안 공양한다 하면 그 복이 많겠느냐?”
사천왕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매우 많아서 끝이 없습니다. 천중천이시여, 비유할 수조차도 할 수 없습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그러나 어떤 이가 이 삼매(三昧)의 열 가지 법과 초일명정과 여섯 가지 도무극과 선권방편을 받으면 이 복이 그것보다 뛰어나니, 그 까닭은 무엇인가?
비록 부처님을 모시고 공양한다 하더라도 이 부처님께서 전해 주신 법전을 받아 큰 성인의 명(命)을 쫓는 것보다는 못하기 때문이니,
온갖 보살행을 하는 모든 배우는 이들은 이 깊은 경전으로 말미암아 스스로 부처님이 되기 때문이니라.”
[이 경을 비방하는 죄]
이때 혜시(慧施)보살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이 법은 매우 깊고 깊은지라 만일 어떤 이가 믿고 좋아하면서 비방하지 않으면 그는 부처님의 보호를 받고 있는 줄 알아야 하겠지만,
듣고서도 기뻐하지 않고 의심하면서 비방하며 베껴 쓰거나 읊거나 외우지도 않으며,
이미 스스로가 외우지도 않으면서 아울러 다른 사람까지 하지 못하게 하여 따라 배우지 못하게 하거나 하면,
그 죄는 헤아리기도 어려워서 세상에서마다 스스로 잘못된 3취에 떨어지고 스스로 독약을 먹고 다시 다른 사람에게도 마시게 하며,
제 몸과 목숨을 위태롭게 하여 함정이나 어두운 데에 몸을 던지면서 또 여러 사람까지도 위태롭게 하는 것이옵니다.
이 큰 법이야말로 뭇 광명의 근원이로되 그 큰 것을 헐어버리고 미세한 번뇌로 나아간다면 재앙과 허물은 한이 없어서 태어날 때마다 삼보를 멀리하여 여덟 가지에 처하게 됩니다.
어떤 것을 여덟 가지의 처함이라 하는가?
첫째는 변두리 땅이요, 둘째는 외도(外道)이며,
셋째는 가난하여 없는 이요, 넷째는 비천한 이이며,
다섯째는 수명이 짧고, 여섯째는 못생기고 남루하며,
일곱째는 사람들이 미워하고 싫어하게 되며, 여덟째는 오랑캐가 되는 것이옵니다.
법을 알지 못한 어떤 이가 비방하면서 믿지 않고 대승(大乘)의 업(業)을 좋아하지 않으면, 이 여덟 가지의 악에 돌아갈 것이니, 후회하게 된들 소용이 없을 것입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장하도다. 진실로 너의 말과 같으니, 그 말한 바와 조금도 다름이 없도다.
기억해 보면, 옛날 무수겁(無數劫) 때에 보살의 뜻을 일으켜 처음 배우기 시작하면서 출가하여 욕심을 여의고 비구가 된 이가 있었으니, 이름은 법락(法樂)이었느니라.
그는 여러 가지 잡된 글귀와 겉모양을 화려하게 꾸민 글들을 좋아하고 숭상하여, 대승의 길고 묘한 교화에는 뜻을 두지 않고, 오히려 부처님의 정전(正典)은 거짓이라 비난하며, 이에 4아함인 소승으로써 과를 증득[果證]하기를 구하면서 이것을 바른 가르침이라 여기느니라.
이때 크게 배우면서 대승을 믿는 지도무극(智度無極)이라는 이가 있었는데, 공하여 없는 지혜를 강설하였으니, 그 내용은 깊고 오묘하며 끝이 없었다.
이에 오랫동안 범행(梵行)을 닦으면서 모두가 다 함께 읊고 외웠다.
뜻을 알기 쉽게 말하여 널리 유포시켜서 4배(輩)들은 이를 흡족히 들었다.
이때 법락 비구가 그 위에 앉아 있다가 혜품(慧品)을 외우는 것을 듣고,
문득 그것을 비방하기를,
‘부처님의 가르침이 아니다’라고 하고,
스스로 함께 지어 보태면서 부디 수행하지 말라고 하였으므로,
그는 이 죄로 인하여 큰 지옥에 떨어져 열여덟 종류의 감옥에서 갖은 혹독한 고통을 받으며 여러 겁을 지냈었느니라.”
아난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부처님의 국토가 겁이 다할 적에 불에 타 없어지고 수재(水災)로 쓸어 없어지게 될 터인데 그 고통이 어찌 멈추지 않겠나이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잠시라도 멈추거나 그만두게 되지 않느니라.
그 까닭은 무엇인가?
만일 그 나라가 파괴되어 다하면 다른 지방의 부처님 세계의 감옥으로 옮겨가기 때문이니라.
그 까닭은 무엇인가?
이 크고 높은 법은 3도(塗)가 말미암은 바요, 과거ㆍ미래ㆍ현재의 부처님의 부모이기 때문이니,
만일 비방하게 되면 그 재앙은 썩어 없어지지 않느니라.”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그때의 법락 비구를 알고자 하느냐?”
대답하였다.
“저로서는 미치지 못하옵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바로 지금의 나이니라. 그러므로 몸과 입과 뜻을 수호하면서 망령되이 비방하지 말라.
이미 악도에 떨어지고 나면 극심한 고문을 후회한다 하여도 무슨 소용이 있겠느냐?”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이후 말세(末世) 사람은 유학(有學)의 법을 보고 부처님의 제자가 되어 밝게 통달하여 지혜로우면서도, 대승을 연설하며 펼 적에는 여기저기서 의심을 하고 공양하는 이를 질투하며 비방하면서 지혜가 없다고 여기며 사람을 미워했기 때문에, 함께 깊은 경전을 헐뜯은 것이니 만족스럽게 밝힌 것이라고 하지 못한다.
가령 비유를 들면 한 부모에 십여 명의 아들이 있을 적에 형제끼리 서로 미워하면 아울러 그 두 어버이를 비방하게 되는 것과 같으니라.
그러하느니라. 아난아, 장차 오는 세상의 사람들이 동학(同學)을 미워하고 정법(正法)을 비방하면 그 사람이 받을 죄는 헤아릴 수도 없고 비유로도 다할 수 없느니라.”
아난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가령 스스로 깨쳐서 허물을 뉘우치게 된다면 어떻게 되나이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그 사람의 재앙과 허물이 점차 경미해지리니 비록 뒤에 허물을 얻게 된다 하더라도 속히 해탈할 것이니라.
그러므로 자기 자신을 반성하여 마음과 입을 단속하여 경망하게 말하는 일이 없어야 하느니라.”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이 경전을 받아 지니어 읊고 외우고 읽으면서 널리 다른 사람을 위하여 연설하며 두루 펴서 퍼뜨리면 복조(福祚)가 한량없고,
모든 하늘ㆍ용ㆍ신(神)ㆍ건답화(揵沓惒)ㆍ아수륜(阿修倫)ㆍ가류라(迦留羅)ㆍ진타라(眞陀羅)ㆍ마휴륵(摩休勒)이 모두 함께 옹호하며,
이 경을 배우는 이는 모든 불세존께서 옹호하시느니라.
또 사나운 사자ㆍ범ㆍ이리ㆍ곰 따위도 감히 번거롭게 하는 것이 없으며,
걸어 다니거나 들고 나는 데에도 언제나 자유롭고, 일찍이 나쁜 꿈을 꾸는 일도 없으며,
꿈속에서는 다만 부처님과 탑만을 볼 뿐이니라.
뜻이 고요한 4배(輩)의 도사(道士)가 경을 해설하게 되면 하늘ㆍ용ㆍ귀신 모두가 그를 보고 싶어하며,
모든 불세존께서도 역시 그와 같이 하시며, 4대천왕과 제석ㆍ범왕도 모두 그를 보고 싶어하면서 다 함께 옹호하리니,
깊은 법인 보살의 협장(篋藏)의 초일명정(超日明定)의 높은 정을 좋아하기 때문이니라.”
이때 부처님께서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이 경전을 배우는 이는
모든 하늘이 다 옹호하게 되며
용과 신과 아수륜과
진타라와 마휴륵과
가류라 등 온갖 것들이
감히 범하거나 번거롭게 함이 없네.
시방의 부처님은 위신(威神)으로써
모두 함께 그를 가르치고 인도하네.
하늘의 제석천과 범천왕과
크게 신령하고 묘한 모든 하늘들과
허공에서 세간 다스리는 이[持世者]들은
흠앙(欽仰)하며 모두가 보고 싶어하느니라.
눕고 일어나는 데 언제나 편안하고
일찍이 갑작스러운 일이 없으며
꿈속에선 탑과 절을 보게 되고
나쁜 인연들은 보지 않느니라.
깊은 경전을 체득하여 알아
언제나 힘쓰면서 분별하여 연설하면
듣는 이는 거침없이 통달하여
대승에 대하여 의심하지 않으리라.
지견(知見)이 없고 복이 적은 이는
믿지 않으면서 바른 경전을 헐뜯고
거짓이라 하여 스스로 지으면서
부처님의 말씀이 아니라고 하느니라.
그러면서 배우는 이들을 질투하고
아울러 넓고 바른 가르침을 비방하니,
마치 형제끼리 서로 미워하고 비방하면
그것이 두 어버이에게 미치는 것 같으니라.
[빛과 밝음]
그때 대광(大光)이라는 보살이 있다가 부처님께 아뢰었다.
“무엇을 빛이라 하고 무엇을 밝음이라 하나이까?”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분명히 알고 지혜가 밝아 마음이 마치 허공과 같이 시방의 과거ㆍ현재ㆍ미래인 3세의 일을 보면서 막히는 바가 없으면,
방편으로 중생을 제도하는 지혜[權智]를 체득하고 신통을 완전히 통달하며,
앉아서 모든 중생의 근원을 보고 과거와 미래의 인연이라는 생각이 없으며,
4대가 장애되지 않고 철위산(鐵圍山)과 대철위산의 보배산들도 장애되지 않으며,
땅ㆍ물ㆍ불ㆍ바람에 들고 나는 것에도 장애가 없느니라.
그 까닭은 무엇인가?
땅은 모두 공(空)하기 때문이니, 들어가되 땅을 해체하지 않는다.
만약 땅이 공(空)하지 않다면 물이 앞으로 나아갈 수 없어서 물이 들어가지도 못하거니와, 공하기 때문에 차츰 서로 열리고 통하는 것이니,
마치 사람 몸에는 털구멍이 99만 개 있는 것과 같으니라.
이미 신통을 얻은 이는 몸이 있다고 보지 않는지라 텅 비고 공하다고 살펴 알아서 걸림이 없는 것과 같으니,
이것을 바로 빛이라 하느니라.
온갖 마음이 이미 생긴 것과 아직 생기지 않은 것과,
뜻이 있는 것과 뜻이 없는 것과,
도의 마음과 세속의 마음과,
번뇌의 마음과 다한 마음과, 번뇌 없는 마음을 보고 모조리 다 환히 깨달아 알아서,
그들을 위하여 뜻을 강설하며 저마다 처소를 얻게 하는 것이니,
이것이 바로 밝음이니라.”
이 말씀을 하실 때에 수없는 보살 모두가 신통을 얻었고, 한량없는 광명이 널리 시방을 비추었다.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이 경전을 받아서 아직 듣지 못한 이들에게 널리 펴 보여 유포하면, 이에 중생들이 제도되어 바르고 참된 데에 이르게 될 것이니라.”
[경의 이름]
아난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오직 법요만을 받아 지녀야 할 것이니, 이 경의 이름을 무엇이라 하오리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이 경 이름은 ‘초일명삼매경(超日明三昧經)’이며,
또 이름하여 ‘십정경(十定經)’이라고 하라.
부처님의 결정된 가르침이라 성취하는 바가 많으리니,
비유하면 해와 달이 사방을 두루 비출 적에 온갖 곡식과 초목과 만물이 변화하여 모두가 그로 인하여 성숙하게 되는 것과 같으니라.
이 정(定)도 그와 같이 온갖 시방의 5도 생사에서 스스로 구제하지 못한 이를 비롯해 성문ㆍ연각 그리고 보살 대도(大道)도 모두가 이 정(定)으로 말미암아 이루어지고 제도되느니라.
설령 천만 겁 동안 6도(度)를 받들어 행하더라도 바라는 생각이 있다면 이 초일명정을 통달하는 것보다는 못하며, 큰 지혜의 광명으로써 시방을 비추는 덕(德)은 그것보다 훨씬 뛰어나느니라.”
부처님께서 이와 같이 말씀하시어 마치시자, 현자 아난과 큰 보살 대중과 모든 하늘ㆍ용ㆍ신ㆍ아수륜 등이 기뻐하며 예배하고 떠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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