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방광십륜경 제7권
10. 보시품(布施品)
“또 선남자야, 10륜을 성취한 보살마하살은 처음 발심한 때부터 모든 5욕(欲)을 다 버렸으므로 여러 성문승과 벽지불승의 사람들보다 뛰어나고, 또한 저 2승(乘)을 위한 복전(福田)이 되느니라.
무엇이 열 가지인가?
[첫 번째 바퀴, 보시]
항상 보시를 하는 것이니,
이른바 음식과 의복ㆍ코끼리ㆍ말ㆍ수레와 나아가 자기의 몸ㆍ손ㆍ발ㆍ머리ㆍ눈ㆍ골수ㆍ뇌ㆍ귀ㆍ코ㆍ가죽ㆍ뼈ㆍ피ㆍ살에 이르기까지 낱낱이 버려서 보시하는 것이다.
만약 보시할 때 몸과 목숨을 집착하지 않고, 또한 자신을 위하여 세간법(世間法)과 출세간(出世間)의 즐거움을 구하지 않고,
언제나 모든 중생들을 제도하겠다는 생각으로 큰 자비와 훌륭한 방편의 지혜를 닦고자 이와 같은 마음으로 보시하며,
모든 중생들에 대하여 그들 모두 다 안락을 얻게 하기 위하여 보시하며,
모든 중생들의 번뇌[結使]를 소멸시키기 위해 보시하느니라.
후세에 중생의 몸을 받지 않기 위해 보시하고,
추악한 마음을 가지지 않기 위해 보시하며,
질투하지 않기 위해 보시하고,
나아가 가장 하열한 걸인(乞人)에 이르기까지도 마찬가지로 이 같은 마음으로 보시하느니라.
과보를 받으려고 보시하는 것이 아니고, 성문과 벽지불을 구하려고 보시하는 것이 아니며,
모든 지혜를 구하기 때문에 보시하고, 나아가 한 사람에 이르기까지도 마찬가지로 이 같은 마음으로 보시를 닦고 행하나니,
이것을 보살마하살이 마음으로 보시하는 첫 번째 바퀴로서, 큰 장엄의 법보시를 성취하였다고 하느니라.
이 같은 보살은 처음 발심했을 때부터 모든 성문과 벽지불을 위하여 큰 복전이 되기 때문에 마땅히 수호하고 공경하며 공양해야 하느니라.
왜냐하면 모든 성문과 벽지불들은 다른 이를 위하여 보시를 수행하는 것이 아니고,
다만 자기 자신이 3악취에 태어나는 것을 끊고, 가난에서 벗어나기 위함이며, 자기 자신만을 이롭게 하기 때문이니라.
보살마하살은 모든 중생들의 고뇌를 끊게 하기 위해 큰 자비와 중생들을 불쌍히 여기는 마음으로 보시하느니라.
그러므로 성문과 벽지불을 위해 복전이 되나니,
자기 자신만을 위해 과보를 구하지 않고 오직 중생들이 최상의 제일 즐거움을 얻게 하기 위해 보시를 항상 행하며,
마침내 인천(人天)이 생사와 5욕락(欲樂)에 물들고 집착하지 않게 하기 위해 보시를 행하며,
모든 중생들을 이익 되게 하고 자기 자신만이 받을 선악(善惡)은 생각하지 않고 이러한 보시를 수행하며,
모든 중생들의 고통의 과보를 끊게 하기 위해 보시를 수행하느니라.
보살은 이와 같이 단바라밀(檀波羅蜜:보시바라밀)을 수행하기 때문에 성문과 벽지불을 위하여 충분한 복전이 되느니라.
또 세간의 5욕락(欲樂)에 물들거나 집착하지 않고 대자대비(大慈大悲)를 구족하여야 이와 같은 보시를 할 수 있나니,
이를 보살마하살이라 하고 또한 성문과 벽지불의 복전이라고 하느니라.
가령 한량없는 보시를 행하되,
만약 세간의 5욕락을 끊지 못한다면 보시라고 할 수 없고 또한 보살이라고도 할 수 없으며,
성문과 벽지불을 위한 큰 복전이 될 수도 없고 현성(賢聖)의 인가도 받지 못하느니라.
그러므로 마땅히 세간의 5욕락을 끊어서 더럽거나 집착이 없는 보시를 해야 하는데,
만약 5욕락에 물들면 보살이라 할 수 없고 또한 복전도 아니니라.
이와 같은 보시로는 조그마한 번뇌도 끊어 없앨 수 없거늘, 하물며 모든 중생들의 번뇌와 습기[結習]를 어떻게 없앨 수 있겠느냐?”
그때에 세존께서 이 뜻을 거듭 펴시려고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보시의 바퀴[施輪] 성취한
지혜로운 이의 청정한 마음
5욕락 모두 여의고
중생들에게 미묘한 즐거움을 얻게 하네.
마침내 조그만 보시로도
중생들의 괴로움 다 없애고
조그마한 과보 받기를 바라지 않으면
마땅히 최상의 복전 얻으리.
비록 갖가지 보시 하였어도
5욕락 여의지 못하면
성인은 이런 보시 인가하지 않나니
결정취(決定聚)에 들어가지 못하리라.
욕심을 버리고 보시 행하면
조그마한 보시로도 큰 과보 받나니
성문과 벽지불의
복전이라 말하네.
그러므로 마땅히 욕락 여의고
언제나 깨끗한 보시 행하여
모든 중생 안락하게 하면
이것을 참다운 복전이라 하네.
[열 가지 법 보시의 바퀴]
“또 선남자야, 보살마하살에게는 열 가지 법시(法施)의 바퀴가 있으니,
만약 이 열 가지 법시의 바퀴를 성취하면 일광삼매(日光三味)를 빨리 얻어서 모든 성문과 벽지불의 커다란 복전이 되느니라.
무엇이 열 가지인가?
이른바 부처님의 법에 의지하고 성문의 법에 의지하며,
벽지불의 법에 의지하고, 마하연의 법에 의지하며,
세간법과 출세간법에 의지하고 유루법과 무루법에 의지하며,
모든 것을 존중하고 공경하며 다 듣고 받으며,
따라 순종하고 받아 지녀서 다른 이를 위하여 자세히 설명하는 것이니라.
만약 성문의 사람들에게 설법할 때에는,
마땅히 4제법을 설하고 최후의 경지인 열반에 대하여 설법하며,
질투와 교만한 마음이 없고 일체의 이양(利養)이나 명칭을 위하지 않으며,
또한 자기를 내세우지도 않고 남을 업신여기지도 않으며,
항상 모든 중생을 위하여 큰 자비심을 내어 분별하여 연설하고 벽지불법이나 대승법을 설법하지도 않느니라.
만약 벽지불의 사람에게 설법할 때에는,
마땅히 12인연법(因緣法)을 설법하여 늙고 병들어 죽는 것을 여의고 괴로움을 모두 끊어 없애게 하되,
성문 소승(小乘)의 법과 보살승 등의 법은 절대로 설법하지 않느니라.
만약 대승의 사람에게 설법할 때에는,
마땅히 6바라밀을 설법하여 모든 행을 구족하고 최상의 도를 증득하게 하며,
또한 성문법이나 벽지불의 법은 설법하지 않느니라.
다만 중생들이 수행할 수 있는 근기에 맞추어 바른 법을 설하나니,
모든 여래께서 연설하신 말씀이나 가르침, 그리고 한 글귀, 한 게송에 대해서도 공경해야 하고 존중해야 하며,
끝끝내 비방하지 않아야 하고 또한 숨겨 없애거나 장애가 되는 짓을 하지 않아야 하며,
설법한 사람들에 대해서는 세존이라는 생각을 하고 법을 듣는 자에 대해서는 병든 사람이라는 생각을 하며,
바른 법에 대해서는 좋은 약이라는 생각을 해서 5욕락을 끊어 버리고, 그들을 위해서 마음이 항상 평등하므로 모습을 취하지 않는다는 것을 설법하느니라.
선남자야, 이것을 보살마하살의 열 가지 법보시[法施]의 바퀴라고 하느니라.
만약 보살이 이와 같은 열 가지 법보시의 바퀴를 성취하면, 문득 일광삼매를 빨리 증득하여 모든 성문과 벽지불들을 위한 큰 복전이 되나니, 모든 중생들은 그를 항상 수호하고 공양하게 될 것이니라.”
그때에 세존께서 이 뜻을 거듭 펴시려고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지혜로운 사람이 법의 보시를 닦아
3승에 대하여 연설하니
법의 그릇 아닌 사람도
결코 법을 비방하지 않네.
성문과 연각은
많은 사람이 닦아 익히고
영리하고 지혜로운 벽지불로 하여금
대승의 경지에 들어가게 하네.
다만 법의 그릇 이루도록 설하고
법의 그릇 아니면 함부로 설하지 않으며,
영리하고 둔한 근기에 맞추어 설하여
점점 가르쳐 차츰 나아가게 하네.
항상 법을 공경하고
믿고 받아 비방하지 않으며,
설법하는 사람을
세존과 같이 공양하네.
법을 듣는 모든 중생들
번뇌를 멸하게 하되
명예와 이익을
탐하여 집착하지 않고 법을 설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