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의 일부는 서울둘레길의
홈피사진을 인용했습니다)
길, 길이 있다.
살아가는 어느 곳이고 길이 있다.
수 많은 길중에 또 다시 이 길을 걷는다.
서울둘레길.
수도 서울의 외곽을 돌아드는 길,
장장 156k나 되는 길,
21개의 코스로 연결된 길,
산과 도로, 하천 등을 만나는 길,
숲과 자연을 만나는 길,
사람내음 흠뻑 그리고 물씬 만나는 길,
옛 님들의 삶의 흔적을 만나는 길.
그 길을 또 다시 걷어본다.
남서해안지방의 눈꽃소식으로
올해의 겨울도 매서운 추위를 보여준다.
겨울이 춥지도 않으면 겨울같지 않겠지.
그 겨울의 한복판에 길을 나서본다.
첫 시작에 인근의 숲님은
창포원까지 나들이하여 따뜻한 차를 나눈다.
훈훈함이 겨울을 녹여주겠지.
더불어 다소 긴 탐방길을
동행해준 벗이 있어 기쁘고 즐건 일이다.
때론 짧기도, 때론 부담되기도 하겠지만
한번에 한 코스씩 걸어보자.
보이면 보이는대로,
생각나면 생각나는 대로
같이 하는 님이 있으면
시시껍질한 이야기로 도란도란,
혼자라면 혼자서 중얼중얼
그렇게 걸어보자.
1코스는
도봉산 전철역인근의 창포원에서
최근 역명을 바꾼 불암산역인근의
당고개갈림길까지의 길이다.
6.3k의 비교적 짧은 길으로
수락산의 서울경계의 둘레를
살짝살짝 오르내리며 돌아든다.
3시간내의 코스지만
벗과 군데군데 미끄런 겨울길을
거진 4시간여 즐거운 여행이 되었다.
서울둘레길을 걷는 재미중의
하나인 스탬프투어,
스템프카드를 받아
코스의 시작이나 종점에 있는
스땜프함에서 각 코스문양의
스탬프를 찍어 완성해 가면 된다.
다 완료하면 완주증과 기념품을 준다.
작년에 올곧히 하보니 재미가 쏠쏠하다.
올해는 새로 출시한
온라인 스템프여권을 해볼까 한다.
요즈음은 온 천지 온라인세상이다.
올해 처음 도입된 제도라 생소하지만
금방 적응된다.
스탬프함에서 해당어플을 열어
본인의 얼굴을 넣은 사진을
업로드하면 된다.
여권을 표방했으니
본인의 얼굴을 넣어야 겠지만
궂이 그렇지 않아도 기록은 된다.
서울둘레길을 걷는 님들께 권하고 싶다.
1코스의 시작은 서울창포원이다.
지하철 1, 7호선이 도봉산역에 인접해 있다.
서울의 동북쪽 끝자락이다.
경기 의정부와 맞다아 있다.
지하철의 도봉산역을 지나 다음역은
1호선이나 7호선이나 의정부로 간다.
창포원인근을 둘러보면
도봉산과 수락산은 지척이고
불암산, 북한산 등도 쉬이 전망된다.
제법 큰 하천인 중랑천이 있고
우리네 살아가는 아파트가 수두룩이다.
그 곳에 서울창포원이 있다.
자그만 식물원이라 할까.
인근 주거지의 허브이다.
그리 넓지도 않은 그렇지만 작지도 않은
공간에 많은 식생이 어우러진다.
따듯한 차대접 행차한 숲님이
올해 이 곳에서 조경일을 했으면 하는
바램이 이루어져 더 멋진 곳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이다.
서울둘레길의 시작점인 이 곳엔
서울둘레길 제반 도움주는 센타가
상주하고 있다.
서울창포원을 빠져나와서는
중랑천변을 잠시 걷고
중랑천의 다리를 건넌다.
중랑천은 한강의 북쪽지류중 하나이다.
한강에서 보면 서울지역을 지나
의정부도 지나고 양주까지 이르러
그 곳에 있는 불곡산에서 맞다아 있다.
양주의 불곡산 남쪽사면 물이 모여
양주, 의정부를 지나는 물길이
본격적으로 중랑천을 만들고
청계천 등 여러 지류를 합류하여
한강에 이른다.
중랑천이라는 이름은
중랑천 한 가지만 있었던 건 아니다.
지역에 따라
도봉동 부근에서는 서원천(書院川),
창동과 상계 일대에서는
한내(한자로는 漢川)라고 불렸다.
지금은 불려지지 않는 이름이지만
도봉동의 서원아파트,
하계/월계동의 한천초등학교,
한천중학교로 그 이름이 남아있다.
중랑천의 다리를 건너서면
수락산에서 중랑천으로 합류하는
조그만 물길따라 수락산으로 다가간다.
수락산,
서울의 대표적 산중의 하나이다.
서울의 북동쪽에 도봉산, 사패산과
마주한 수락산은 화강암의 돌산이지만
어렵지 않게 산행이 가능해서
많은 산객들이 찾는 산행지다.
서울에서 보면 서울쪽만 보이지만
실상 서울과 의정부, 남양주를
경계로 나눠가진 산이다.
한자어로 水落山이라 표기되는데
이 곳, 저 곳의 계곡의 자그만 폭포로
지어진 이름이라고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산봉우리 형상이 목이 떨어져 나간 모습에서 首落이라는 이름이 붙어
水落으로 변했다는 이야기와
수락산으로 호랑이 사냥을 나와서
잃어버린 아들 수락이를 부르며
수락산이 되었다는 전설도 전해진다.
고찰들도 여럿이 있어
서쪽 사면에 쌍암사와 석림사,
남쪽 사면에 계림암·흥국사,
동쪽 사면에 내원암 등이 있고,
특히 내원암 암자의 뒤에는
고려시대 이전의 것으로 추정되는
석조미륵입상(石造彌勒立像)이 있다.
수락산에 다다른 서울둘레길은
수락산 남쪽사면의 둘레를 돌아든다.
둘레길의 특성상
오름길과 내림길이 연속이어지고
계곡도 두어번 건너게된다.
영하의 날씨는 계곡의 물길을
꽝꽝하게 얼려 놓기도 했다.
지나는 계곡은 수락골과 노원골이다.
이름 붙여진 유명계곡이지만
잠깐 넘어서는 계곡이라 옛 정취는
느낄 수 없다. 그럼에도 소개는 해본다.
수락골,
계곡의 바위에 새겨진 벽운동천의 글씨로
벽운동계곡이라고도 하며
조선시대 풍류학자 김시습이 수락산에
머물렀다는 기록으로 이 곳의 등산로를
김시습등산로라 부르기도 한다.
노원골,
지하철 수락산 전철역사안에는
천상병시인의 이야기가 쓰여 있다.
시인은 수락산에 기거하며
노원골을 자주 찾았다고 한다.
그래서 노원골의 산길을
천상병산길이라고 한다.
수락산의 산길을 돌아드는
행정구역은 노원구 상계동이다.
노원골의 아래는 갈대가 많은
평야지대로 노원평이라고 하였다.
인근에는 말이 많아서 인지
마들이란 지명도 있다.
그럼, 노원이란 명칭은 어디에서 왔을까?
조선의 수도 한양에서 양주로 향하는
길목에 관청이 있어 노원이라 했다.
아마도 한양을 오가는 길목의 관청이라
말들도 많이 보유하고 있었을 것이고
근방에서는 가장 중심되는 곳이었다.
그 연고로 노원구와 지하철역 노원역,
마들역의 명칭이 남아 있다.
산길의 오르내림과
수락, 노원계곡 등을 거쳐나온 둘레길에서
이 곳을 지나쳐간 님들의 자취를 보게되며
잘 관리된 둘레길을 걷게된다.
조금 가파라도 나무데크계단이
작은 계곡도 데크다리가 있다.
돌산특유의 바위들을 만나고
저마다 그 생김새로 이름 붙었지만
둘레길의 한켠에 발자욱모양의
거대한 발자국 모양을 한 바위를 만난다.
이름하여 거인발자국바위라 한다.
산의 사람과 동식물을 지켜주던
거인의 발자국이라는 이야기가 전하는
바위에서 치친 발걸음을
잠시 쉼하며 옛 이야기도 살려보면 좋겠다.
거인발자국바위를 지나면
둘레길 1코스도 거의 막바지에 이른다.
마지막 도착전 하이라이트로
수락산의 채석장을 지나게 된다.
지금은 채석이 이루어지지 않지만
1960~70년대 한국전쟁후 물자가
귀하던 시절에 채석이 이루어졌던 곳이다.
채석이 끝난후에는 남겨진 돌들을
계단식으로 사면을 정리해 두었다.
바위가 있고, 채석이 이루어 지고
제법 높이도 있는 곳이라
수락산 정상이나 능선이 아니어도
전망이 뛰어난 곳이다.
맑은 겨울날 멀리 잠실의 롯데건물도
우뚝하게 보인다.
채석장을 지나면
나무데크길을 잠깐 만나고
살짝 내림길을 잠시하면
1코스의 마지막 당고개 갈림길에 도착한다.
1코스의 마지막이기도 하지만
2코스의 시작점이기도 한 곳이다.
스탬프함앞에서
스탬프여권을 로드한다.
이번에도 얼굴은 없이
스탬프함인근만 사진으로 남긴다.
같이 한 벗도
스탬프여권만들기에 동참한다.
스탬프여권이 둘레길 걷기의
큰 재미로 등극할 듯 하다.
1코스의 마지막을 장식하고
불암산역으로 바뀐 전철역을 향한다.
내림길이지만 10여분여 걸린다.
다 내려온 곳에는 덕암정의 정자와
당고개근린공원이 있고
바로 앞에 최근 당고개역에서
불암산역으로 바뀐 전철역이 있다.
옛 정취 물씬 나는
순대국밥집에서 벗과 어울려
나이지긋하신 주인 아주머니와
지난한 삶의 이야기를
시끌시끌 정겹게 나누며
반주를 곁들인 식사로
겨울날 서울둘레길 1코스를 마무리한다.
* 틱톡라이트에 영상편집한 사진들
https://lite.tiktok.com/t/ZS6CCKL8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