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소와 아기소
할아버지 시골집 어허둥둥 음매 음매~
귀여운 송아지 태어났다 경사 났네
엄마 소 긴 목을 빼고 덩달아 음매 음매~
커다란 속눈썹에 온순한 엄마 소는
가족인 줄 아는 건지 좋아서 음매 음매~
외양간 여물 주시며 할아버지 황소 웃음
쌀쌀한 날씨에 송아지도 조끼 입고
엄마 젖 먹으면서 재롱떨고 깡쭝깡쭝
행복을 한 아름 안고 한 가족 한 울타리
말 배우기
하부 하부 우리 아가 할아버지 부르다가
하부지 하부지 우리 아가 세 마디 한다.
이렇게 말 배우는 게 참으로 신기하다.
무엇을 요구하다 아니면 울어대고
이거냐 저거냐 고개만 절레절레
말귀를 못 알아들어 바닥에 나뒹군다.
지금은 네 마디로 하부지야 하부지야
눈짓으로 통하고 행동으로 통한다.
지아비 닮아가지고 하는 짓도 똑같다.
나이테
몸속에 둥근 원을 그리며 살아가요.
자라면서 나무는 나이테를 그려요.
지구가 둥글다 하며 몸속에다 그려요.
기쁨과 사랑과 슬픈 아픔 새기면서
일 년에 한 줄씩 나이테를 그려요.
가슴에 사랑 담으면 내 몸에도 그려질까?
춤추는 구피
인공 수초 만들어 푸른 잎 넣었어요.
귀여운 구피가 꼬리를 살랑살랑
어항 속 오르내리며 어쩔 줄 모르네요.
구피야 기분 좋아 언니가 맘마 줄까?
지느러미 흔들면서 밥 달라고 아우성
구피는 내 마음 알고 이리저리 춤을 춰요.
쇠똥구리
눈망울 초롱대며
조잘대는 우리 아가
하부지 쇠똥벌레
똥 냄새 많이 나요.
똥 똥 똥
아이 냄새나
쇠똥벌레 똥 냄새나
권순갑 (靑波)
* 출생: 충북음성
* 문예한국시, 문학저널시조, 한국아동문학동시 등단
* 예총예술문화상, 충북문학상, 충북시조시인상 수상
* 한국문인협회인성교육개발위원 26~27대
* 한국아동문학회 이사
* 저서 (시집): 나무로 살고 꽃으로 피어, 산모롱이 저 편
(시조집): 몽올, 꽃들의 불륜, 흐를수록 깊어지는 강물
(동시집); 그림자는 내 짝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