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석보리심론 제4권
10. 대승법, 네 종류의 순결택분
[보살은 어떻게 대승의 법을 얻는가]
또한 다시 이 중에 『보운경』에서 설하였다.
“보살은 어떻게 대승의 법을 얻는가?
만일 보살이 훌륭하게 일체의 법을 배운다면, 그는 비록 배움이 있기는 하지만 배우는 때와 배운 법은 모두 얻을 수 없다.
비록 배우는 중이라도 결정코 얻은 바가 없으며, 또한 저 인연법 가운데서도 단견(斷見)을 일으키지 않는다.”
『성법집경』에서 설하였다.
“어떠한 것이 모든 보살들이 행하는 것인가?
보살은 몸과 말과 뜻으로 행하는 것들 중에서 오랫동안 일체의 중생을 버리지 않으며, 속마음으로 대비를 일으켜 증상하는데 모든 중생들을 이롭게 하고 즐겁게 하고자 하기 위한 까닭이다.
마땅히 이러한 생각을 지어야 한다.
나의 현재의 행과 이미 행한 행은 모두 일체의 중생들과 함께 광대한 이익과 안락을 베풀어 짓는 것이다.
보살은 비록 오온[諸蘊]을 관하여 허깨비와 같이 여기지만, 역시 그 가운데에서 싫어해 버리는 마음을 내지 않아서 일체의 행하는 바에 모두 장애가 없다.
십이처(十二處)를 공의 모임[空聚]과 같이 여기지만, 역시 그 가운데에서 싫어해 버리는 마음을 내지 않아서 일체의 행하는 바에 모두 장애가 없다.
십팔계(十八界)를 뱀의 독과 같이 여기지만, 역시 그 가운데에서 싫어해 버리는 마음을 내지 않아서 일체의 행하는 바에 모두 장애가 없다.
또한 다시 비록 색을 관하여 물거품[聚沫]이 모인 것처럼 여기지만, 역시 여래 색신의 상호를 버려서 여의지 않는다.
수(受)를 마치 떠 있는 물거품과 같이 여기지만, 역시 모든 여래의 선정과 삼마지와 삼마발저(三摩鉢底)에서 출생한 묘한 즐거움 속에서 방편을 일으키지 않음이 없다.
상(想)을 아지랑이처럼 여기지만, 역시 모든 여래의 지혜 가운데에서 수승한 생각을 일으키지 않음이 없다.
행(行)을 마치 파초(芭蕉)와 같이 여기지만, 또한 일체 부처님 법의 행 가운데에서 행한 바 아님이 없다.
식(識)을 마치 마술사[幻士]와 같이 여기지만, 역시 여래의 삼업지혜[三業智]가 선도하는 가운데에서 행한 바 아님이 없다. 이와 같이 일체의 행한 바가 모두 장애가 없다.”
다시 다음으로 여러 경들에서 모두 설하고 있다. 응당 알아야 하나니, 지혜와 방편은 보살들이 바르게 행한 행이다. 그러므로 모든 보살들은 저 수없는 일체의 행 속에서 항상 지혜와 방편을 일으키고 오랜 시간을 짬도 없이 생각을 관하고 닦음을 짓는다.
이와 같이 하여 곧 십이분위(十二分位)를 얻는데, 모든 지위에서 안립(安立)함을 얻고 나면 그 각각의 지위에서 수승하고 높은 공덕을 다 구족한다.
십이분위란 신해행지(信解行地)에서 불지(佛地)까지이다.
이러한 지위 가운데에서 다만 불지를 제외하고 그 밖의 모두는 중생 및 보살에 포섭된다.
이 중에서 신해행지란 아직 능히 두 무아[二無我]의 이치를 증득하지 못하지만 한결같이 견고한 신해(信解)를 일으키므로 마(魔)가 능히 움직이지 못한다.
또한 그 신해력(信解力)은 아직 유식(唯識)의 참된 성품을 관할 수 없고 단지 신해법을 견고히 하는 가운데서 해행지(解行地)를 세운 것이다.
또한 모든 지위에 따른 각각 수없는 삼마지와 총지(總持)와 해탈과 신통 등의 공덕들을 갖추게 된다.
[네 종류의 순결택분]
『보운경』에서 설하였다.
“네 종류의 순결택분(順決擇分)을 안립(安立)하니, 그 네 가지 지위에서 하(下)거나 중간[中]정도, 최상[上]의 지혜 광명이 나온다.
이 네 가지 지위는 모두 모든 법의 무아를 관하는데,
이 중에서 만일 하품(下品)의 지혜의 광명이 생하면 이를 난위(煖位)라고 한다.
그 증득한 선정을 이름하여 명득(明得)이라 한다.
만일 중품(中品)의 지혜 광명이 생하면 이를 정위(頂位)라 하고,
그 증득한 선정을 이름하여 명증(明增)이라 하다.
만일 밖으로 상대하여 장애가 없는 최상의 지혜 광명이 생하면, 마음의 분위(分位)에서 능히 취하는 모습[取相]을 여의게 된다.
이것을 이름하여 인위(忍位)라고 하며, 그 증득한 선정을 일분입(一分入)이라고 한다.
만일 능히 취함[能取]과 취해지는 것[所取]의 모습 중에서 모두 얻는 바가 없으면, 둘이 없는 지혜로 결정코 그 두 가지 취하는 모습의 공(空)함을 각인한다.
이것을 세제일위(世第一位)라고 하며, 그 증득한 바의 선정(定)을 무간(無間)이라 한다.
이 무간으로부터 유식의 성품[唯識性]에 들어간다.
여기서 총체적으로 간략히 하면, 이와 같은 것들의 설명은 모두 신해행지에 포섭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