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녀소문경 제2권
7. 사무소외품(四無所畏品)
[네 가지 두려움 없음]
보녀가 다시 부처님께 여쭈었다.
“여래 지존(至尊)의 네 가지 두려움 없음과 열여덟 가지 공통되지 않은 부처님의 법이란 어떤 것이며,
또 보살로서 어떠한 행을 닦아야만 그 네 가지 두려움 없음과 열여덟 가지 공통되지 않은 부처님의 법을 이룩할 수 있습니까?”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보살도를 행하면 언제나 법에 있어서 스승의 명령을 어기지 않고 이러한 상(像)을 깨달은 뒤에 항상 평등한 마음으로 중생을 가엾이 여겨서 모든 것을 아낌없이 보시하며,
또 평등하게 법을 받들어 그 귀취(歸趣)를 관찰하되 조금의 생각[想]도 없는 동시에 뭇 집착을 여임으로써 마침내 불도를 이룩하여 사자후를 하게 되니,
나도 이것을 성취하여 평등한 깨달음을 얻은 것이다.
너희들은 알아야 한다.
나는 이 법을 분명히 알았기 때문에 통달하지 않는 것이 없으며,
사문ㆍ범지와 천ㆍ용ㆍ귀신ㆍ마왕ㆍ범천ㆍ세간 사람으로서는 여래의 상서로운 감응인 넓고 큰 그 위덕(威德)의 광명을 볼 수 없고,
부처님의 단점을 찾아내려 해도 도무지 그 단점을 볼 수 없겠거늘, 어찌 감히
‘부처님께서는 평등한 바른 깨달음을 성취하지 못하셨다’고 속으로 생각인들 내겠느냐?
또 설령 그런 말을 할지라도 부처님께서는 두려워하는 마음이나 행동이 없음은 물론 홀로 대중에 뛰어나 사자후를 외치어 집착 없는 도리를 널리 설하고 청정한 법 바퀴를 굴리리니,
그러므로 사문ㆍ범지와 천ㆍ용ㆍ귀신ㆍ마왕ㆍ범천ㆍ세간 사람으로서는 여래의 거룩한 덕을 당할 이가 없는 것이다.
이것이 여래의 첫 번째 두려움 없음이다.
다시 보녀야, 보살도를 행하면 안의 행[內行]을 알고 안팎의 법을 분별하며,
또 거리끼는 법을 분명히 알아서 그 무너지고 물러서는 법을 익히지 않는 동시에 순종하지도 않고 스스로 행하지 않음은 물론 이 법으로 다른 사람을 교화하거나 널리 퍼뜨리지도 않는다.
모든 거리끼는 법은 다 버려서 이로써 불도를 성취하여 사자후를 외친다.
그리고 저 사문ㆍ범지와 천ㆍ용ㆍ귀신ㆍ마왕ㆍ범천과 세간 사람들로부터 그 누구도 여래가 거리끼는 법을 강설하여 사람들로 하여금 그 법을 행하게 한다고 의심하며 왈가왈부하는 일을 당하지 않을 것이요,
비록 그렇게 말하는 자가 있더라도 그것을 겁내지 않고 두려움 없는 행으로 널리 법 바퀴를 굴려 대중 가운데에서 사자후를 외치니,
이것이 여래의 두 번째 두려움 없음이다.
다시 보녀야, 보살도를 행하면서 항상 맑고 선한 법을 받들어 다투지 않고 경전을 강설하여 모든 중생을 정화하며,
현재 바로 일반적인 것을 초월한 덕에 나아가며 그 무수한 함이 없는[無爲] 업을 담당하면 널리 중생계에 들어가 번뇌와 원한을 깨끗이 제거하고 스스로가 함이 없는 그 많은 업을 쌓아간다.
여래도 이와 같이 중생을 권화(勸化)하여 불도를 성취함으로써 사자후를 외치기를,
‘나는 모든 원한 맺힌 일을 깨끗이 제거하였다’고 하며 법을 강설하고,
이 행을 잘 닦아 장엄 청정함을 다 이룩하느니라.
그리하여 저 사문ㆍ범지와 천ㆍ용ㆍ귀신ㆍ마왕ㆍ범천과 세간 사람들 중에 아무도
‘여래는 원한이 맺힌 법을 강설한다’고 의심하며 왈가왈부하는 일을 결코 당하지 않으며,
비록 그렇게 말하는 자가 있더라도 그것을 겁내지 않고 두려움 없는 행으로 큰 법 바퀴를 굴리어 대중 가운데에서 사자후를 외치니,
이것이 여래의 세 번째 두려움 없음이다.
다시 보녀야, 보살도를 행하면서
‘나에게 지혜와 바른 견해가 있고, 다른 사람은 아는 것도 없고 바른 견해도 없다’고 하며 너무나 지나친 교만을 한번도 일으킨 적이 없으며
동시에 항상 겸손한 뜻으로 스스로 훌륭한 체하지 않는다.
뭇 일을 올바르게 깨달아 나쁜 행에 집착하지 않고 이 법을 잘 닦아 모두 갖추어 이로써 불도를 성취하여 사자후를 외치나니, 즉
‘그대들은 알아야 한다. 나는 이 모든 번뇌를 다 없애고 생사의 환란을 깨끗이 제거하였고, 다시 중생을 위해 널리 경전을 설하여 그들의 온갖 번뇌를 제거시킨다’라고 하느니라.
그리하여 저 사문ㆍ범지와 천ㆍ용ㆍ귀신ㆍ마왕ㆍ범천과 세간 사람들 중에 아무도
‘여래가 강설하는 법은 모든 번뇌를 아직 다 제거하지 못하였도다’고 의심하여 왈가왈부하는 일을 당하지 않으며,
비록 그렇게 말하는 자가 있더라도 그것을 겁내지 않고 두려움 없는 행으로 큰 법 바퀴를 굴려 대중 가운데에서 사자후를 외치니,
이것이 여래의 네 번째 두려움 없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