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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진의보살경 제3권
[선정바라밀을 수행하는 것이 다함없다]
그때 사리불이 무진의 보살에게 말하였다.
“훌륭하고 훌륭하십니다. 선남자여, 그대가 이미 보살의 다할 수 없는 정진바라밀을 명쾌하게 말하였으니,
이제 그대는 다시 보살의 선정바라밀을 말씀해 주십시오.
보살이 얻는 다함없는 선정[禪那]바라밀이란 어떠한 것입니까?”
무진의 보살이 말하였다.
“보살마하살이 열여섯 가지의 일로써 선정을 수행하되 다함이 없으니, 성문ㆍ벽지불과는 같지 않습니다.
열여섯 가지란 무엇인가?
보살이 선정을 수행하되 ‘나’가 없음은 여래의 모든 선정을 원만히 갖추기 때문이며,
보살이 선정을 수행하되 맛들이지 않고 집착하지 않음은 자기의 즐거움을 구하지 않기 때문이며,
보살이 선정을 수행하되 대비를 행함은 모든 중생의 번뇌를 끊기 때문이며,
보살이 선정을 수행하되 모든 선정을 더욱 이익 되게 함은 욕심 세계[欲界]의 허물과 잘못을 관찰하기 때문입니다.
보살이 선정을 수행하되 모든 신통의 업(業)을 갖춤은 중생의 모든 심행을 알기 위한 까닭이며,
보살이 선정을 수행하되 그 마음이 부드럽고 연한 것은 중생들 가운데서 자재로움을 얻기 때문이며,
보살이 선정을 수행하되 모든 삼매에 잘 드나들 줄 아는 것은 물질세계[色界]와 물질이 없는 세계[無色界]에서 벗어나기 때문이며,
보살이 선정을 수행하되 그 마음이 적멸함은 이승(二乘)의 모든 선정삼매보다 뛰어나기 때문입니다.
보살이 선정을 수행하되 다시 일으키는 것이 없음은 끝까지 성취하였기 때문이며,
보살이 선정을 수행하되 소모됨이 없는 것은 모든 습기(習氣)를 잘 끊어버리기 때문이며,
보살이 선정을 수행하되 항상 지혜에 들어감은 모든 세간을 거쳐 저 언덕에 이르기 때문이며,
보살이 선정을 수행하되 중생의 마음을 알려고 하는 것은 모든 중생을 제도하기 때문입니다.
보살이 선정을 수행하되 삼보의 종자를 끊지 않음은 다함없는 모든 선정을 원만히 갖추기 때문이며, 보살이 선정을 수행하되 물러나거나 잃어버리지 않는 것은 그 마음이 항상 안정되어 어긋남이 없기 때문이며, 보살이 선정을 수행하되 자재함을 얻음은 모든 선법을 원만히 갖추기 때문이며, 보살이 선정을 수행하되 안으로 잘 생각함은 들숨[入息]과 날숨을 한결같이 해서 훌륭한 지혜를 얻기 때문입니다.
사리불이여, 이것을 보살은 열여섯 가지의 일로써 선정을 수행하되 다함이 없어서 성문ㆍ벽지불과는 같지 않다고 하는 것입니다.
어떤 것이 보살이 수행하는 선정인가?
모든 신통과 지혜를 갖추기 때문이니,
신통이란 무엇이며 지혜란 무엇인가?
만약 모든 물질의 모양을 볼 수 있다면 이것을 신통이라 하고,
모든 물질이 다 법성인 줄 알고서도 다함을 증득하지 않는다면 이것을 지혜라고 합니다.
만약 음성을 듣는다면 이것을 신통이라 하고,
삼세(三世)의 모든 음성이 말[言辭]의 모양이 없음을 분명히 안다면 이것을 지혜라고 합니다.
만약 모든 중생의 심행(心行)을 안다면 이것을 신통이라 하고,
심행은 다 사라지는 것임을 알고도 사라짐을 증득하지 않는다면 이것을 지혜라고 합니다.
만약 과거를 기억한다면 이것을 신통이라 하고,
삼세를 알아서 걸림이 없다면 이것을 지혜라고 합니다.
만약 모든 부처님의 세계에 두루 이를 수 있다면 이것을 신통이라 하고,
부처님 세계가 허공과 같은 모양임을 안다면 이것을 지혜라고 합니다.
만약 모든 법이 파괴되는 모양이 없음을 안다면 이것을 신통이라 하고,
법을 보지 않는다면 이것을 지혜라고 합니다.
만약 세간을 파괴하지 않는다면 이것을 신통이라 하고,
행동을 잡되게 하지 않는다면 이것을 지혜라고 합니다.
만약 범천ㆍ제석ㆍ호세천왕보다 뛰어나다면 이것을 신통이라 하고,
이승(二乘)과 유학(有學)과 무학(無學)의 지혜보다 뛰어나다면 이것을 지혜라고 하니,
이것을 보살이 선정을 수행하는 신통과 지혜의 차별이라고 합니다.
사리불이여, 보살은 일체 중생은 번뇌가 마음을 산란하게 함을 아니, 그러므로 모든 선정의 법을 닦아 모아서 마음이 머물도록 도와 이루게 합니다.
사리불이여, 이와 같이 중생은 번뇌로 마음이 산란하기 때문에 보살은 그 가운데서 선정을 잘 닦아 모아서 도와 이루게 하여 이 선정이 평등한 마음에 머물도록 하니, 이것을 보살이 선정을 수행한다고 합니다.
만약 중생이 평등한 지혜 가운데 머문다면 이것을 선정[定]이라고 하며,
마음과 행이 평등하고 성품과 모양이 평등하고 마침내 평등하고 정행(正行)이 평등하다면 이것을 선정이라고 하며,
보시ㆍ지계ㆍ인욕ㆍ정진ㆍ선정ㆍ지혜와 나아가 모든 법의 평등함에 머문다면 이것을 선정이라 합니다.
선정이 평등하면 중생이 평등하고 중생이 평등하면 모든 법이 평등한 것처럼 이러한 평등에 들어가는 이것을 선정이라 하며,
이와 같이 평등한 선정은 곧 ‘공’과 같고 ‘공’과 같으면 곧 중생이 평등하고 중생이 평등하면 곧 모든 법이 평등하니, 이러한 평등에 들어가는 이것을 선정이라고 합니다.
또 ‘공’이 평등하면 모양 없음[無相]도 평등하고,
모양 없음이 평등하면 원(願) 없음도 평등하며,
원 없음이 평등하면 조작 없음[無作]도 평등하고,
조작 없음이 평등하면 중생도 평등하며,
중생이 평등하면 모든 법이 평등한 것처럼,
이러한 평등에 들어가는 이것을 선정이라고 하며,
자기 마음이 평등하기 때문에 다른 사람의 마음도 평등하니, 이것을 선정이라고 합니다.
모든 평등이란 것은 이른바 날카로움과 쇠함이 땅ㆍ물ㆍ불 바람과 같더라도 이 평등한 마음을 얻는다면 마음이 허공과 같아서 높거나 낮음이 없고, 항상 머물러 흔들리지 않으며, 행하는 위의(威儀)가 항상 안정되어 변하지 않고, 본성(本性)이 저절로 그러하여 경박하지 않고 높이지도 않으며, 자재하여 두려움이 없고, 잠자코 말이 없으며, 이치를 알고 법을 알고 때와 때가 아님을 알아서 세간에서 행하는 바를 따르더라도 세간에 섞이지 않고, 세간의 여덟 가지 법을 버려 일체의 번뇌를 없애고 시끄러움을 멀리 여의어 홀로 거처하기를 즐겨 하리니, 보살은 이렇게 모든 법을 수행하여 모든 선정에 마음이 편안히 머물러서 세간에서 하는 일을 여의는 것입니다.
이 보살은 방편과 지혜로써 선정바라밀에 들어가니, 선정에 들 때 대비심(大悲心)을 내어서 모든 중생을 위하므로 이것을 방편이라 하고
그 마음이 영원히 고요하므로 이것을 지혜라고 하며, 선정에 들 때 부처님을 생각하므로 이것을 방편이라 하고 선정에 의지하지 않으므로 이것을 지혜라고 합니다.
선정에 들 때 모든 선법(善法)을 거두어 가지므로 이것을 방편이라 하고
법성(法性)을 분별하지 않으므로 이것을 지혜라 하며,
선정에 들 때 나아가 부처님 몸을 장엄하므로 이것을 방편이라 하고
부처님의 법신(法身)에 대해 분별을 내지 않으므로 이것을 지혜라 하며,
선정에 들 때에 염불하는 소리가 범음(梵音)과 같으므로 이것을 방편이라 하고,
법성 가운데 말하는 모양이 없으므로 이것을 지혜라 하며,
선정에 들 때 마음가짐이 금강과 같으므로 이것을 방편이라 하고
모든 법을 생각하되 본 성품을 어지럽히지 않으므로 이것을 지혜라고 합니다.
선정에 들 때 본래의 서원을 버리지 않고서 중생을 교화하므로 이것을 방편이라 하고
모든 법에 대해 ‘나’가 없음을 생각하므로 이것을 지혜라고 하며,
선정에 들 때 모든 선근(善根)을 생각하므로 이것을 방편이라 하고
선근의 성품이 머무는 바 없음을 생각하므로 이것을 지혜라고 하며,
선정에 들 때 모든 부처님 세계를 두루 관찰하므로 이것을 방편이라 하고
모든 부처님 세계는 허공과 같다고 보니 이것을 지혜라고 합니다.
선정에 들 때 보리도량을 장엄하므로 이것을 방편이라 하고
장엄한 것을 적멸과 같다고 관하므로 이것을 지혜라 하며,
선정에 들 때 위없는 법륜을 굴리려고 하므로 이것을 방편이라 하고
법륜을 굴림도 굴리지 않음도 없음을 생각하므로 이것을 지혜라고 하며,
선정에 들 때 한결같이 각분(覺分) 돕는 것을 닦으므로 이것을 방편이라 하고
중생들의 모든 불타는 번뇌의 마음을 알기 위하여 여래의 선정을 닦아 모아서 일체 법이 서로 응하고 서로 응하지 않음과 모양이 있고 모양이 없는 모든 것이 서로 계속됨을 알고 보살의 결정된 생각을 따르므로 이것을 지혜라고 하니,
이것을 보살이 선정에 드는 방편과 지혜라고 합니다.
이와 같이 보살은 선정바라밀의 방편과 지혜의 두 가지 일을 함께 행하여 부처님의 법 그릇을 얻음으로써 모든 마(魔)가 파괴할 수 없는 것입니다.”
이 법을 연설할 때 3만 2천의 보살들은 일등(日等)삼매를 얻었다.
“어떤 인연으로 일등삼매라고 하는가?
마치 해가 나오면 등불과 달빛과 별들의 밝음은 모두 다시 나타나지 않는 것처럼 보살대사가 이 선정을 얻고 나면 이전에 닦았던 지혜와 일체의 이승(二乘)과 학(學)과 무학(無學)과 나아가 다른 중생들이 얻은 모든 지혜가 모두 또 이와 같이 다 다시 나타나지 않으니, 이것을 일등삼매라고 합니다.
보살이 선정바라밀에 머문다면 곧 한량없는 백천 가지 삼매에서 자재로움을 얻습니다. 이제 그 삼매 중에서 일부분을 말하자면, 그 삼매의 이름은 전등(電燈)삼매ㆍ정(淨)삼매ㆍ월광(月光)삼매ㆍ정장엄(淨莊嚴)삼매ㆍ불가사의(不可思議)삼매ㆍ용출(勇出)삼매ㆍ조명(照明)삼매ㆍ무구광명(無垢光明)삼매ㆍ공덕광명(功德光明)삼매 이며, 일체법중득자재(一切法中得自在)삼매ㆍ길도(吉道)삼매ㆍ무우(無憂)삼매ㆍ견칭(堅稱)삼매ㆍ용출여수미산등(勇出如須彌山等)삼매ㆍ법거(法炬)삼매ㆍ법건(法健)삼매ㆍ법존(法尊)삼매ㆍ자재지일체법(自在知一切法)삼매ㆍ주법취(住法聚)삼매입니다.
또 총지법정(摠持法淨)삼매ㆍ수지타심행(隨知他心行)삼매ㆍ법당영락(法幢瓔珞)삼매ㆍ소일체번뇌(燒一切煩惱)삼매ㆍ파사마력(破四魔力)삼매ㆍ십력성용건(十力聲勇健)삼매ㆍ무애단애(無礙斷碍)삼매ㆍ수등(手燈)삼매ㆍ시득명문(施得名聞)삼매ㆍ지지(持地)삼매ㆍ주무아여수미산(住無我如須彌山)삼매 이며, 승제명지(勝諸明智)삼매ㆍ지염(智焰)삼매ㆍ생혜(生慧)삼매ㆍ수선(修禪)삼매ㆍ무량자재(無量自在)삼매ㆍ심조복무아무아소성취(心調伏無我無我所成就)삼매ㆍ수월(水月)삼매ㆍ일성(日聲)삼매ㆍ무유고하여불(無有高下如佛)삼매ㆍ이상(離相)삼매ㆍ여선조상사자유희(如善調象師子遊戱)삼매ㆍ염불(念佛)삼매ㆍ염법득지자재무애(念法得智自在無碍)삼매ㆍ무퇴불퇴(無退不退)삼매ㆍ불순(不眴)삼매ㆍ승정무아(勝淨無我)삼매입니다.
또 공(空)삼매ㆍ무상(無相)삼매ㆍ무원(無願)삼매ㆍ주심평등(住心平等)삼매ㆍ금강(金剛)삼매ㆍ증상(增上)삼매ㆍ무능승(無能勝)삼매ㆍ선(旋)삼매ㆍ정성(淨聲)삼매ㆍ선분별(善分別)삼매ㆍ이번뇌(離煩惱)삼매ㆍ광대여공(廣大如空)삼매ㆍ입제공덕(入諸功德)삼매ㆍ염의진각(念意進覺)삼매ㆍ용혜(勇慧)삼매ㆍ변무진(辯無盡)삼매ㆍ어무진(語無盡)삼매ㆍ총지(摠持)삼매ㆍ불망(不忘)삼매ㆍ선작(善作)삼매 이며, 관일체세(觀一切世)삼매ㆍ선지소락(善知所樂)삼매ㆍ생용약(生踊躍)삼매ㆍ용자심정(勇慈心淨)삼매ㆍ대비근본(大悲根本)삼매ㆍ입선(入善)삼매ㆍ사라이전(捨羅二纏)삼매ㆍ법의(法義)삼매ㆍ법작(法作)삼매ㆍ지거(智炬)삼매ㆍ지해(智海)삼매ㆍ불파탕(不波蕩)삼매ㆍ일체심희(一切心喜)삼매ㆍ조복(調伏)삼매ㆍ해탈지(解脫智)삼매 입니다.
또 이자재(已自在)삼매ㆍ법장금강당(法場金剛幢)삼매ㆍ연화(蓮華)삼매ㆍ연화증상(蓮華增上)삼매ㆍ이세법(離世法)삼매ㆍ부동(不動)삼매ㆍ혜증상(慧增上)삼매ㆍ제불소념수능엄(諸佛所念首楞嚴)삼매ㆍ무쟁(無諍)삼매 화(火)삼매ㆍ화명(火明)삼매ㆍ해탈승지(解脫勝智)삼매ㆍ장엄불신(莊嚴佛身)삼매ㆍ변조(遍照)삼매 이며, 입중생심환희(入衆生心歡喜)삼매ㆍ순조도(順助道)삼매ㆍ장엄제바라밀(莊嚴諸波羅密)삼매ㆍ보만(寶鬘)삼매ㆍ여제각화(如諸覺華)삼매ㆍ여해탈이(與解脫異거란본에는 果로 되어있다)삼매ㆍ감로(甘露)삼매ㆍ속질여풍(速疾如風)삼매ㆍ실제(實際)삼매ㆍ차해도(遮海濤)삼매ㆍ산상박(山相慱)삼매ㆍ광대신족(廣大神足)삼매ㆍ견무량제불(見無量諸佛)삼매ㆍ문지(聞持)삼매ㆍ불란(不亂)삼매ㆍ일념지무량공덕해정(一念智無量功德海淨)삼매 이니, 이와 같은 등의 헤아릴 수 없는 나유타의 모든 삼매가 선정바라밀에 들 때 다 청정함을 얻습니다.
사리불이여, 이것을 보살이 선정을 수행하여 다함이 없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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