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설보살본행경 하권
8-3. 왕이 몸을 보시하여 중생의 병을 고치다
그때 여래께서 바르고 참된 미묘한 말씀을 하시자, 모든 전염병 귀신들이 모두 마갈국을 향하여 달아나고, 비사리국에는 병이 다 없어져서 나았다.
그때 부처님께서 다시 마갈국으로 돌아가시니, 전염병 귀신들은 또 비사리국으로 갔다.
이때 세존께서 일곱 번 왕래(往來)하고서 말씀하셨다.
“내가 헤아릴 수 없는 겁으로부터 지은 공덕으로 큰 서원을 세웠기에 이제 바르고 참된 행으로써 일체 중생들의 몸의 병을 제거하고, 아울러서 마음의 병도 없애어 주느니라.”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내가 시비왕(尸毘王)이 되었을 때에는 한 마리의 비둘기를 위해 몸뚱이의 살을 베어 주면서 일체 중생의 위험을 제거하리라고 서원을 세웠고,
마하살타(摩訶薩埵) 태자였을 때에는 굶주린 범을 위해 신명을 버렸으며,
사시왕(舍尸王)이었을 때에는 내 몸의 살로써 병든 사람에게 12년 동안 공양하였고,
아미타가량왕(阿彌陀加良王)이었을 때에는 병들어서 스스로 약을 배합해서 복용하려고 했더니,
그때 한 벽지불이 왕과 같은 병을 앓으면서 와서 약을 구걸하기에
왕인 나는 먹지 않고 곧 그 약을 벽지불에게 주면서 스스로 일체의 병을 모두 다 제거하여 낫게 하리라고 서원하였다.
수타소미왕(修陀素彌王)이었을 때에는 죽음에 다다른 백 명의 왕의 목숨을 건져 주었고,
가마사발왕(迦摩沙★王)으로 하여금 정견(正見)에 들어가게 하여 12년 동안의 악한 맹세를 녹여 없애게 하였다.
수대나(須大拏) 태자였을 때에는 두 아이와 아내를 보시하였고,
마휴사타(摩休沙陀) 태자였을 때에는 약으로써 중생의 병을 없앴고,
또 큰 바다에 들어가서 마니주(摩尼珠)를 얻어서 다시 중생들의 빈곤을 제거하였다.
마하바리왕(摩訶婆利王)이었을 때에는 24일 동안 내 몸의 살로써 병든 사람에게 공양하였고,
찬제바라(羼提婆羅) 선인이었을 때에는 손과 발을 베고 끊고 하여도 성내는 마음을 일으키지 않았다.
가시왕(迦尸王)이었을 때에는 인민들이 돌림병을 앓는 것을 왕이 8관재(八關齋)를 받고 큰 자비심을 일으켜서 중생에 대해
‘병든 백성은 다 낫게 해주십시오’라고 생각했다.
비바부(毘婆浮)라는 해주사(解呪師)가 되었을 때는 백성이 돌림병을 앓는 것을 자신의 피와 살을 귀신에게 주어 먹게 하여서 해제(解除)하는 데 썼기 때문에 백성들의 온갖 병이 다 제거되어 나았다.
범천의 왕이었을 적에는 한 구절의 게송을 위하여서 스스로 몸의 가죽을 벗겨서 경전을 베껴 쓰는 데 썼고, 비릉갈리왕(毘楞竭梨王)이었을 때에는 한 구절의 게송을 위하여 몸뚱이에 천 개의 못을 박았다.
우다리(優多梨) 선인이었을 때에는 한 구절의 게송을 위하여서 몸의 가죽을 벗겨서 종이를 삼고 뼈를 꺾어서 붓으로 하고 피는 먹으로 썼다.
발미왕(跋彌王)이었을 때에는 나라의 인민들에게 모두 창병(瘡病)이 있었다.
왕이 스스로 다니면서 독 나무[毒樹]를 찾아냈는데 이 독 나무의 잎이 물에 떨어지면 사람이 이 물을 마시고 병이 났으므로 곧 그 독 나무를 뽑아서 뿌리와 둥치를 모두 불에 태웠더니 백성들의 창병이 반은 나았으나 그 중에는 낫지 않는 자가 있었다.
왕이 의사에게 물었다.
‘중생들의 창병이 어찌하여 낫지 않는가?’
의사가 왕에게 대답하였다.
‘이 창병은 중한 병이어서 반드시 물고기의 살을 얻어서 먹어야 낫겠습니다.’
왕이 그 말을 듣고 곧 물가로 가서 나무에 올라가 물고기가 될 것을 서원하였다.
‘지금 내가 몸으로써 중생들의 병을 없애려 하니 이 공덕으로써 불도(佛道)를 구하여서 널리 일체 중생의 한량없는 몸의 병과 마음의 병을 제거하게 해주십시오.
과연 서원한 것처럼 여기 있는 중생으로 내 살을 먹는 자는 병이 다 낫게 하여지이다.’
곧 나무 위에서 물 속으로 몸을 던지니 문득 변화하여 고기가 되었는데, 소리를 내어서 말하였다.
‘병이 있는 자는 와서 내 살을 먹으라. 반드시 병이 나으리라.’
인민들이 소리를 듣고 모두 와서 그 고기의 살을 취하여서 먹으니 병이 다 나았다.”
이에 세존께서 스스로 지난 세상의 숙행(宿行)으로 지은 바를 말씀하시고 서원한 것을 지금 다 얻었으며, 이제 이 바르고 참된 가르침으로써 일체 중생의 재앙을 제거하는 것이라고 말씀하셨다.
그때 부처님께서 문득 스스로 몸을 변화하여 두 개의 머리를 지으셔서 한 머리로는 비사리국을 보시고 한 머리로는 마갈국을 보시니, 염병 귀신들이 모두 도망하여 큰 바다로 돌아갔다.
인민들의 여러 가지 병이 모두 빠짐없이 낫고 오곡이 풍성하게 익어서 인민들이 안락하였으며, 법으로써 널리 교화하여 마음속의 모든 욕망의 병도 아울러서 다 청정하게 하고 도(道)에 서게 하니, 일체 인민들이 다 크게 기뻐하였다.
이에 모든 비구들이 이구동성으로 여래의 한량없는 공덕을 찬탄하여 매우 기이하고 매우 특이하여 알 수 없다고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