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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경요집 제2권
1.3.3. 위손연(違損緣)
『상법결의경(像法決疑經)』에서 말한 것과 같다.
“나아가 일제 속인에 이르기까지 귀하고 천함을 따질 것 없이 삼보의 노비와 축생을 때릴 수 없고, 또 삼보의 노비들에게서 예배를 받으면 모두 재앙을 얻게 될 것이다.”
그러므로 『살차니건경(薩遮尼揵經)』에서 말하였다.
“만약 탑을 부수고 혹 부처님의 물건을 취하거나 또는 남을 시켜 이런 일을 도외주게 하고는 기뻐하거나 또는 몸에 물들인 옷을 입은 사문으로서 혹 계율을 지키거나 계율을 깨뜨린 이를 결박하여 가두거나 때리고 묶어두거나 혹은 그로 하여금 세속으로 돌려보내거나 혹은 그의 목숨을 끊는 등 이와 같은 근본 중죄를 범하면 그는 결정코 지옥에 떨어져서 끊임없는 괴로움을 받을 것이다.
또 왕으로서 국내에서 이렇게 착하지 못한 짓을 행하면 여러 신선과 성인들이 그 나라를 버리고 떠나갈 것이요, 큰 힘을 지닌 모든 선들도 그 나라를 보호해 주지 않을 것이며 대신(大臣)들은 서로 다투어 사방에서 일어나고 홍수와 가뭄으로 일기가 고르지 못하며, 바람과 비가 적절한 시기를 잃어 인민(人民)들이 굶주리게 되고 도적들이 종횡(縱橫)하며, 전염병과 온갖 질병이 유행하여 수없이 많은 사람이 죽어갈 것이다.
그러나 그는 그것을 제가 지은 것인 줄도 알지 못하고 도리어 모든 하늘만 원망하느니라.”
또 『인왕경(仁王經)』에서 말하였다.
“국왕과 대신은 스스로 고귀(高貴)함을 믿고 우리 법을 멸하여 파괴한다.
그러기 위해 법과 제도를 만들고 우리 제자들을 제어하여 출가(出家)를 허락하지 않고 불상(佛像)의 조성도 허락하지 않는다.
통솔하기 위한 관제(官制) 따위들 세우고 호적 대장을 만들어 승려의 이름을 기록하며 비구는 땅에서 있게 하고 속인을 높은 자리에 앉게 한다.
또 국왕과 태자가 제멋대로 법을 만들되 불교의 인연법을 의지하지 않고 승려의 인연을 깨뜨리며 승려들을 포섭하여 관리들이 통솔하되 승적(僧籍)을 도맡아서 괴롭게 간섭하며 부처님의 법이 오래 가지 못하게 할 것이다.”
또 『대집경(大集經)』에서 말하였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이 세상에 살고 있는 모든 중생들이 현재 세상이나 미래의 세상에서 마땅히 부처님과 부처님의 법, 그리고 승가 대중들을 갚이 믿어야 할 것이다.
그러면 저 모든 중생들이 연간과 천상에서 항상 뛰어나고 절묘한 과보(果報)를 받을 수 있을 것이요, 오래지 않아 틀림없이 두려움이 없는 성(城)에 들어갈 수 있을 것이다.
이와 같이 나아가 한 사람을 공양하되 나에게 출가했거나 또는 나에게 의지하여 수염과 머리를 깎고 가사를 입었으면, 계율은 받지 않았다 하더라도 이런 사람을 공양하는 사람은 그 또한 공덕을 얻어 마침내 두려움이 없는 성[無畏城]에 들어갈것이다.
이러한 인연 때문에 나는 이와 같이 말한다.
또한 어떤 사람이 나 때문에 출가하여 금지하는 계율은 지키지 못했더라도 수염과 머리를 깎고 가사를 입었으면 이런 사람을 법답지 않게 괴롭히거나 해치는 이는 마침내 삼세 모든 부처님의 법선과 보선(報身)을 파괴하는 것이니, 나아가 그것이 세 갈래 악한 세계를 가득히 채우는데 마치기 때문이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만약 어떤 중생이 나 때문에 출가하여 수염과 머리를 깎고 가사를 입였으면, 설령 계율을 지키기 못한다 하더라도 그들은 다 이미 열반의 도장을 찍은 사람이다.
또 어떤 사람이 출가하여 계율을 지키지 못했더라도 누구든 그 사람을 법답지 않게 괴롭히고 어지럽게 하거나, 꾸짖고 욕하거나, 헐뜯고 비방하거나 또는 손이나 칼ㆍ몽둥이 따위로 때리고 묶고 자르거나 혹은 옷과 발우, 그리고 갖가지 살림도구를 빼앗는 사람이 있으면 이 사람은 삼세 여러 부처님의 진실한 보선을 무너뜨리고 일체 하늘과 사람의 눈을 뽑는 것이다.
이 사람은 모든 부처님께서 소유하고 있는 바른 법과 삼보의 씨앗을 없애려는 것이기 때문이요, 이제 모든 하늘과 사람들에게 이익을 얻지 못하게 하고 지옥에 떨어지게 하기 때문이며, 세 갈래 악한 세계를 더욱더 늘리고 키워 가득차게 하기 때문이다.’
그 때 사바세계의 주인인 대범천왕(大梵天王)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만약 어떤 사람이 부처님이 되기 위하여 수염과 머리를 깎고 가사를 입은 상태에서 금지하는 계율을 받지 않았거나 이미 계율을 범하였을 적에 찰라왕(刹那王)이 그를 괴롭히고 흔란하게 하거나 꾸짖고 욕을 하거나 때리고 결박하면 얼마나 많은 죄를 얻습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대범천왕이여, 내가 이제 그대를 위하여 우선 대략 말해 주겠노라.
만약 어떤 사람이 만약 부처님의 처소에서 그 몸에 피를 내였다면 그대의 생각은 어떠 한가? 이 사람이 얻는 죄가 많겠는가, 많지 않겠는가?’
대범왕이 말하였다.
‘만약 어떤 사람이 다만 한 부처님의 몸에서만 피를 내었다 하더라도 무간(無間)의 죄를 얻게 되어 그 죄가 너무 많고 한량없어 이루 다 헤아릴 수 없으므로 아비(阿鼻) 대지옥 속에 떨어질 터인데 더구나 만억 여러 부처님의 몸에서 피를 낸 것이겠습니까?
마침내 어느 누구도 그 사람이 지은 죄업의 과보를 자세히 말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다만 여래만은 제외하고 말입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대범천왕이여, 만일 어떤 사람이 괴롭히거나 혼란하게 하여
나 때문에 머리를 깎고 가사 조각을 걸치고서도 계율을 받지 않았거나 받고도 그 계율 범한 사람을
괴롭히고 혼란스럽게 하거나 꾸짖고 욕하거나 때라고 결박하면 이 죄는 앞의 죄보다 더 많을 것이다.
왜냐 하면 이 사람은 그래도 모든 하늘과 사람들을 위하여 열반의 도를 보일 수 있고,
이 사람은 이미 삼보 가운데에서 마음으로 공경하고 믿어 아흔다섯 가지 모든 외도들 보다 우세하며,
그 사람은 반드시 속히 열반에 들어갈 수 있기 때문에 속가에 있는 여러 속인들보다 우세하다.
다만 속가에 있더라도 인욕(忍辱)을 얻은 이는 제외된다.
그러므로 하늘과 사람들은 마땅히 그를 공양해야 하겠거늘 더구나 금지하는 계율을 원만하게 받아 지켜서 세 가지 업과 서로 호흥하는 것이겠는가?
모든 일을 끊은 일체의 국왕과 신하들이 나의 법 안에서 출가한 사람이 큰 죄업인 살생ㆍ도둑질ㆍ크게 범행(梵行)을 더럽힌 일과 거짓말 그리고 그 밖에 착하지 못한 일들을 보거든 다만 나라에서 내쫓거나 사찰에 있으면서 승려들과 함께 사업하는 것을 허락하지 않으면 그만이지,
때리거나 입에 담지 못할 욕설을 하거나 그 몸에 죄를 더하거나 해서는 안 된다.
만약 일부러 법을 어기면서까지 그를 꾸짖거나 벌을 주면, 이 사람은 해탈(解脫)에서 퇴락(退落)하여 하등 종류의 몸을 받을 것이요,
일체 인간과 천상의 좋 은 세계를 멀리 여의어 결정코 아비지옥에 들어갈 것이 틀림없거늘
하물며 부처님 때문에 출가하여 계율을 원만하게 가진 사람을 때리는 것이겠는가?’”
또 『십륜경(十輪經聖果)』에서 말하였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족성자(族姓子)야, 네 종류의 승려가 있다.
어떤 것들이 그 네 종류인가?
첫째는 제일의(第一義)의 스님이요,
둘째는 청정한 스님이며,
셋째는 아양승(啞羊僧)이요,
넷째는 부끄러움이 없는 스님이다.
어떤 것을 제일의의 스님이라고 하는가?
모든 부처님과보살과 벽지불, 그리고 네 가지 과(果)를 얻은 사문이니, 이런 일곱 종류의 스님을 제일의의 스님이라고 말한다. 속가에 있으면서 성인의 과 [聖果]를 증득한 사람도 제일의의 스님이라고 말한다.
어떤 것을 청정한 스님이라고 말하는가?
구족계(具足戒)를 잘 지키는 사람을 곧 깨끗한 스님이라고 말한다.
어떤 것을 아양승이라고 말하는가?
범하고 범하지 않음과 가뵙거나 무겁거나 마세한 죄라고 하더라도 참회해야 한다는 것을 알지 못하며 어리석고 지혜가 없어서 선지식을 가까이하지 않고 선한 것인가 선한 것이 아닌가의 깊은 이치를 묻지 못하면 이와 같은 따위의 모습을 아양승이라고 말한다.
어떤 것을 부끄러움이 없는 스님이라고 말하는가?
만약 어떤 사람이 스스로의 생활을 위하여 부처님의 법에 들어오면 그것은 다 훼범(毁犯)하는 것이요, 화합한 승가를 깨뜨리면서 후세(後世)를 두려워하지 않고 여섯 가지 정(情)에 이끌려 방종하거나 다섯 가지 욕심에 탐착(貪著)하면 이와 같은 사람들을 부끄러움이 없는 스님이라고 말한다.
[이와 같은 네 가지 승려라 하더라도 모두 다 반드시 공경해야 한다.]
또 『대비경(大悲經)』에서 말하였다.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나의 법 가운데에서 다만 성품만 사문이면서 사문의 행을 더럽히고, 스스로 사문이라고 일컬으며 형상은 사문처럼 가사를 걸친 사람들이 있을 것이나 그들은 이 현겁(賢劫)에서 미륵(彌勒)을 우두머리로 삼아 마침내는 최후로 비로자나(毘盧遮那)여래까지 섬길 것이다.
저 모든 사문들은 이와 같이 천 부처님을 섬기면서 무여열반(無餘涅槃)의 세계에서 차례로 마땅히 반열반(般涅槃)에 들어갈 수 있어서 남음이 없을 것이다.
왜냐 하면 이와 같은 일체의 여러 사문(沙門)들 중에서 마침내 한 번만 부처님의 이름을 부르거나 한 번만 믿음을 내더라도 지은 바 공덕은 마침내 헛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아난(阿難)아, 나는 부처님의 지혜로써 법계를 헤아려 알고 예측하여 알지 못 하는것이 없다.
아난아, 착한 업[白業]을 지으면 착한 과보를 밭고 악한 업[黑業]을 지으면 악한 과보를 받는다.
만약 깨끗한 마음을 지닌 여러 중생들이 ‘나무불(南無佛)’하고 이렇게 부르더라도 저 사람은 이 선근(善根)으로써 틀림없이 열반에 가까 워질 수 있을 것이거늘
더구나 부처님을 만나 직접 공양하는 것이겠느냐?’”
또 『십륜경(十輪經)』에서 말하였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만약 여러 비구들이 부처님의 법을 의지하여 출가(出家)했으면 일체 하늘과 사람들, 그리고 아수라(阿修羅) 등은 모두 다 반드시 그를 공양해야 한다.
만일 그가 계율을 보호하고 지키면 마땅히 그를 귀양보내거나 벌을 주거나 감옥에 가두거나 결박하거나 또는 그의 손발을 자르거나 나아가 목숨까지 빼앗는데까지 이르러서는 안 되나니 그것은 다 옳은 법이 아니기 때문이다.
만약 어떤 계율을 깨뜨린 비구가 종기가 곪아 터진 것처럼 깨끗한 행[梵行]이 아닌 것을 깨끗한 행이라고 말하여 거룩한 도의 과증(果證)에서 퇴실(退失)하고 타락(墮落)하거나 모든 번뇌와 결사(結使)에 파괴되었을지라도 오히려 그는 일체 하늘ㆍ용ㆍ인비인(人非人) 등에게 한량없이 많은 공덕의 보배 창고를 열어 보일 수 있느니라.
그러므로 나를 의지하여 출가한 사람이라면 만일 그가 계율을 지키거나 계율을 깨뜨리거나 간에, 나는 저 전륜왕이나 그의 대신과 재상들의 말을 다 허락하지 않아 이들을 귀양보내거나 벌주거나 결박하거나 가두고 형장을 가하여 때리거나 그들의 손과 발을 자르거나 나아가 목숨을 빼앗는 일에 이르기까지 할 수 없게 하라라. 더구나 그 밖에 사소한 위의를 범한 사람이겠는가?
계율을 깨뜨린 비구가 비록 죽은 사람이라 할지라도 이 계율이 남긴 힘은 마치 우황(牛黃)과 같아서
우황이 든 소는 비록 죽지만 사람들은 오히려 그것을 취하여 이익을 얻는 경우의 것과 같다.
또 노루는 비록 죽더라도 사향(麝香)은 그 쓰임새가 있어서 일체 중생을 크게 이익되게 하는 것처럼
악한 행을 한 비구가 비록 금지하는 계율을 범했다 하더라도 그 계율의 세력은 오히려 한량없이 많은 하늘과 사람들을 이롭게 할 수 있느니라.
비유하면 향을 태우는 것과 같아서 그 향의 본체는 비록 무너졌다 하더라도 냄새는 다른 것을 향기롭게 한다.
계율을 깨뜨린 비구도 또한 이와 같아서 스스로는 악한 세계에 떨어지더라도 중생들로 하여금 선근을 증장시키는 것이다.
이러한 인연 때문에 일체 속인들은 마땅히 계율을 깨뜨린 비구를 비방하고 경멸해서는 안 되느니라.
모두를 마땅히 그를 수호하고 존중하며 공양해야 하므로 나는 그를 귀양보내거나 벌하거나 결박하고 가두거나 나아가 목숨을 빼앗는 일에 이르기까지 허락하지 않는 것이니라.’
그 때 세존께서 게송을 말씀하셨다.
첨복(瞻蔔)꽃은 비록 시들었을지라도
다른 꽃들보다 우세한 것처럼
계를 깨뜨린 비구들이라 하더라도
오히려 모든 외도를보다는 나으니라.”
또 『대집경(大集經)』에서 말하였다.
세존께서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머리를 깎고 가사를 입었으면
계율을 지키거나 계율을 깨뜨렸거나 간에
하늘과 사람들이 항상 공양하여
언제나 그들로 하여금 부족함이 없게 해야 하리라.
이와 같이 그를 공양하는 것은
곧 나를 공양하는 것이 되나니
만약 능히 법을 공경하므로
귀의해서 머리를 깎고
몸에 가사를 입으면
그는 곧 나의 아들이라 말하리.
가령 금지하는 계율을 훼손했다 하여도
오히려 불퇴지(不退地)에 머무나니
만약 그 사람을 매질한다면
그것은 곧 내 몸을 때리는 것이 되며
만약 그를 꾸짖고 욕한다면
그것은 곧 나를 꾸짖고 욕하는 것이 되리라.
이 사람은 마음 속으로
바른 법의 크게 밝은 등불을 끄려고 하는 것이니
재물을 위해 서로 싸우면서
찰리(刹利)와 똑같이 진심(瞋心)을 내네.
또 『십륜경(十輪經)』에서 말하였다.
“비유하면 옛날에 어떤 왕이 있었는데, 그 왕의 이름은 복덕(福德)이었다.
그는 만약 어떤 사람이 죄를 범하면 반드시 결박하곤 하였다. 그러나 왕이 직접 목숨을 빼앗기는 싫어서 죄인을 데려다가 미친 코끼리에게 맡겼다.
그 때 마친 코끼리는 그 사람의 두 발을 코로 말아올려 땅에 패대가를 치려고 하다가 이 사람이 가사[染色衣]를 업은 것을 보고는 곧 펀안하게 천천히 땅에 내려놓고 감히 그 사람을 손상(損傷)하지 않았다. 그리고는 마주 대하여 쭈그리고 앉아서 코로 그의 발을 핥으면서 사랑하는 마음을 내었다.
족성자(族姓子)야, 코끼리는 다름 아닌 축생(畜生)임에도 불구하고 가사 입은 사람을 보고 오히려 난폭함을 가하여 해치려는 마음을 내지 않았다.
나아가 마침내에는 미래 세상에 어떤 전다라(旃陀羅)왕이 나의 법 가운데 출가한 어떤 사람을 법의 그릇이 될 만하거나 또는 법의 그릇이 될 만하지 못하더라도
일부러 그를 괴롭히고 핍박하거나 혹은 그의 목숨을 빼앗는다면, 그는 목숨을 마치고 난 뒤에 틀림없이 아비지옥에 떨어지게 될 것이다.
게송으로 말하겠다.
준마는 채찍에 힘입고
난초와 혜초는 훈풍(熏風)을 기다리네.
지극한 이치는 진실로 보기 어려우니
사람이 아니라면 어느 누가 통할 수 있으리.
마음 모아 원극(圓極:眞理)을 우랴러보고
밝은 빛을 모아 현중(玄中)에 들어가네.
마음을 다잡아 삼유(三有:三界)를 벗어나고
날개치고 멀리 날아서 사공(四空)을 오르네.
영화도 오히려 꿈과 같고
재물과 이익도 티끌 같다네.
높이 읍(揖)하고 시속(時俗)을 떠나며
소쇄(蕭灑)하게 번뇌의 그물 벗어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