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타깝게도 전문가의 직관이라고 해서 모두 전문성에서 나오지는 않는다.
여러 해 전에 대규모 금융회사의 최고운용책임자CIO를 찾아간 적이 있다.
그는 내게 포드자동차 주식에 이제 막 수천만 달러를 투자했다고 알려주었다.
어떻게 그런 결정을 내렸냐고 묻자, 그는 최근에 자동차 쇼에 갔다가 깊은 인상을 받았다며,
이렇게 말했다." 세상에, 정말 자동차를 만들 줄 아는 사람들이었어요!:" 그는 직감을 신뢰했고,
자신과 자신의 결정에 만족하는 게 분명했다.
놀랍게도 그는 경제학자들이 중요하게 여길 법한 '포드주가는 현재 저평가되었는가?'라는 질문조차 고려하지 않는듯했다.
대신 그는 직관에 귀 기울였도, 차를 좋아했으며, 포드를 좋아했고, 포드 주식을 보유한다는 사실에 기뻐했다.
우리가 주식을 고르는 요령이라고 알고 있는 것에 비춰보면, 그는 자기가 뭘 하는지도 모르는 꼴이다.
아모스와 내가 연구한 특정한 어림짐작은
그 최고운용책임자가 포드 주식에 투자하게 된 동기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지 않지만,
지금은 어림짐작의 개념이 넓어져서 적절한 설명이 가능하다.
특히 요즘은 직관적 판단과 선택을 이해할 때 감정의 역할을 예전보다 훨씬 중요하게 여기낟.
최고운용 책임자의 결정은 오늘날 '감정 어림짐작(affect heuristic)이라 부르는 것에 의존해,
고민이나 논리적 추론 없이 좋아하고 싦어하는 감정만으로 판단하고 결정한 사례다.
체스에서 움직일 말을 고른다거나 주식에 투자할 지 말지를 결정하는 등의 상황을 마주했을 때
직관적 사고 체계는 최선을 다한다.
관련 분양 전문성이 있다면 상황을 인지할 테고,
이때 머릿속에 떠오른 직관적 해법은 옳을 확률이 높다.
체스의 달인이 복잡한 상황을 파악하는 방법도 그런 식이어서,
머릿속에 즉각 떠오른 수는 꽤 믿을 만하다.
문제가 어렵고 노련한 해법이 없을 때도 직관은 여전히 유효해서, 답이 순간적으로 떠오를 수도 있다.
하지만 이따ㅐ의 답은 원래 무제의 답은 아니다.
최고운용책임자가 직면한 문제(포드 주식에 투자해야 하나?)는 어려웠지만,
이와 관련 있는 더 쉬운 질문(나는 포드 차를 좋아하는가?)에 대한 답은 이미 머릿속에 준비되어 있었고
그는 그 답을 선택했다. 이것이 직관에서 나온 어림짐작의 본질이다.
어려운 문제를 만났을 때 더 쉬운 문제로 바꿔 답을 할 때가 자주 있는데,
문제를 바꿔치기했다는 사실을 스스로도 눈치채지 못하는 게 보통이다.
직관적 해결책이 저절로 떠오르지 않는 때도 있다.
전문적 해법도, 어림짐작에 의존한 답도 도무지 떠오르지 않는다.
이럴 때는 천천히 좀 더 신중하게 생각하는 쪽으로 방향을 전화하곤 한다.
'느리게 생각하기'다. 이와 반대인 '빠르게 생각하기'에는
직관적 사고의 두 가지 형태인 전문가의 직관과 어림짐작이 포함되고,
더불어 순전히 저절로 일어나는 정신 활동인 지각과 기억,
그러니까 책상에 스탠드가 있다는 걸 알거나 러시아의 수도를 기억해내는 정신 작용이 포함된다.
빠르게 생각하기와 느리게 생각하기의 차이는 지난 25년 동안 많은 심리학자들이 연구해왔다.
다음 장에서 이 내용을 좀 더 자세히 설명할 예정인 데,
이때 정신적 삶을 두 행위자에 비유할 것이다.
빠르게 생각하는 '시스템1'과 느리게 생각하는 '시스템2'이다.
그리고 직관적 사고와 신중한 사고를,
마치 그것이 머릿속에 있는 두 인물의 특징과 기질인 것처럼 이야기할 것이다.
최근 연구 결과를 보면, 직관적인 시스템 1`은 경험보다 더 큰 영향력을 발휘하면서,
많은 선택과 판단을 은밀히 조종한다.
이 책은 주로 시스템1의 작동 원리와 시스템1과 2가 서로에게 미치는 영향을 다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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