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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째(10/10. 月. 맑음) 行程
큐슈 100名山 중, 다섯번째 마지막 산을 오르는 날이다.
날씨도 굿, 배낭도 없이 빈몸으로 가볍게 산을 오르고, 다시 이 곳 캠프장으로 원점 회귀하는 산행으로 특히 연화가 부담없이 좋아하는 산행이다.
그래서 새벽부터 일정을 서두르지 않고 느지막하게 텐트에서 나와 아침밥을 해 먹고, 천천히 산행 준비를 한다.
아직 햇살이 비치지 않는 캠프장의 아침
아침에 보니 어제 저녁보다 텐트가 더 늘어난 느낌이다. 우리의 텐트가 이제 안쪽에 있고, 입구쪽 길가 까지 텐트가 쳐있다.
우측 중간의 주황색 텐트가 우리 텐트다.
연화도 밖으로 나와 헤이지다케(平治岳)아래 펼쳐진 보가츠루 습지를 바라보고 있다. 연화는 이런 평화로운(?) 여행을 좋아하는데, 나 같은 놈을 따라 다니느라고 고생을 많이 하는 편이다.
그래도 이 나이에 건강이 허락되어 부부가 같이 이런 해외 산행을 할 수있다는 것이 얼마나 다행인가. 누구나 할 수있는 일은 결코 아닐것이다. < 나만의 생각인가???!!!>
참 ! 오늘도 좋은 하루다. 이렇게 생각 할까나?
7시 40분이 지나니 햇살이 퍼지기 시작한다. 이거 너무 늦장을 부리고 있는거 아냐. 소로 소로(천천히)슛빠츠 시마스까나(출발 할까나).
구름 한점 없는 쾌청한 맑은 하늘아래 따스한 햇살이 비치고..
텐트는 그대로인데, 조용하다.
캠프장 주변에 사람이 없는것은 당연하지만, 산장 주변에도 어제 밤 그 많던 사람들이 보이지 않고 조용하다.
일본인들의 산행 스타일을 잘 아는 내가 잠시 착각에 빠졌다. 일본인들이 이 시간까지 텐트 안, 또는 산장 안에 있을리 만무하기 때문이다.
九州山 들머리가 어딘지 모르고 헤메고 있는 나를 보고 연화가 사람들에게 물어보면 될것인데 또 고집을 피우고 있다고 야단이다. 나의 성격을 잘 아는 연화의 성화에 못이겨 물어보니 산장 뒷편에 길이 있다고 한다. 산장 뒷편으로 가보니 계곡을 따라 콘크리트 사방공사를 한곳으로 시멘트 포장길이있다. 산으로 오르는 사람도 없고, 주 등산로라고 보기에는 사람 다닌 흔적이 없다. 어제 저녁 그 많은 사람들이 이곳으로 산을 올랐다면 흔적이 있을건데 그렇지 않다. 연화를 그 자리에 서 있게하고 혼자 탐색을 나선다. 조금 오르니 프라스틱 파이프가 발전기 펌프에 어지럽게 연결되어 있는것이 여기서 온천수를 양수하는 곳인가 짐작을 한다. 시멘트 포장길이 끝나고 좌측으로 가파른 협로가 보이는데 그 쪽으로 등산로 표시가 있어, 연화에게 올라오라고 신호를 보낸다.
<펌 사진>산장 뒷편의 시멘트 포장도로
올라가는 내내 고약스런 바위 무더기 너덜지대에 물까지 흐르고 있어 여간 성가신게 아니다. 우측 계곡 쪽에는 어제 캠프장에서 위압감을 느꼈던 미마타야마(三俣山)가 바짝 서있다. 하늘이 열리는 마루턱에 다달으니, 큰 바위들이 얽혀있어 등산로를 햇갈리게 하는데 전방에 쉬고있는 등산객이 보여 안심한다.
큰 바위 너덜지대를 지나니 웬 사막길이 나타난다. 현재 위치 고도 1,450m, 산장에서 고도 150m를 치고 오른 이곳에 생각지 못한 모래 자갈 평탄 분지가 조성되어 있고, 전면의 산위에서는 화산 연기가 피어 오르고 있는 화산석 모래지대다. 이런길이 얼마나 지속될까 생각하며 부담없이 걷는다. 어쩌면 해안의 모래사장을 걷는 기분이다.
이게 웬 떡이냐 싶어, 잘도 걸어가는 연화
걷는 길이 너무 싱거워 정상적인 등로인가 의심을 하였는데, 저 멀리 사람들이 걸어가는 것을 보니 등산로가 맞긴 맞는가 보다. 다른 고산에 비해 고작 1,450m의 고도인데, 화산토 때문인지 식생대가 완전히 다르다. 땅이 너무 척박하여 나무도 없고 생명력 강한 잡풀도 많지 않다.
보통 들길을 연상하는 그런길이 계속 이어진다.
만약 비가 많이오면 이 곳에 많은 물이 몰려들 지형이다. 이 물들이 우리가 올라왔던 계곡을 따라 쓸려 내려가기 때문에 계곡 상단부터 法華院 溫泉 山莊까지 커다란 콘크리트 옹벽을 단계별로 쌓아 사방 공사를 해 놓은것 같다.
갈림길 이정표시목이 나오는곳에 도착하니, 이곳이 지도상에 나오는 키타센리(北千里)라는 지역이다. 센리(千里)라는 말은 일본의 산 곳곳에 있다. 즉, 우리가 길의 거리를 이야기 할때 몇리, 몇리 하는 말로 천리길이라는 의미인것 같다. 그런데 왜? 여기가 천리길인가? 실제 거리가 천리라는 뜻이 아니라, 이와 같은 넓은 분지가 크고, 길다는 의미인것으로 해석해 본다.
우측으로 미마타산(三俣山)을 오르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전면에 보이는 산 안부로 넘어가는 사람도 있다. 그때 바로 앞 돌산 아래 배낭을 벗어놓고, 맨몸으로 우리가 향하는 九州山 방향으로 오르는 젊은이 두사람과 만난다.
표시목을 읽어보니 여기가 키타센리(北千里)다. 표시된 방향은 두방향으로 우리가 올라온 곳과 구주산 방향만 표시되어 있다.
젊은이 두사람과 이야기를 주고 받으며 걷는다. 그들이 하는 말도 이 곳이 키타센리하마(北千里浜)라는 지역으로 바닷가 모래 해변을 뜻하며, 千里라는 것도 숫자의 개념이 아니라 모래해변이 크고 넓다라는 뜻이라고 한다. 나의 짐작과 거의 일치한다.
걷다보니 정말 해변길과 같이 물이 얕게 흐르는 모래밭이 이어지고 물속의 모래들이 햇볓에 반짝거리는 모습이 영락없는 해변가를 걷는 기분이 든다. 세상에 태어나서 1,500m고지대에서 해변가를 연상하듯 걷고 있다니 꿈 같은 일이다.
*일본 젊은이 두사람과 이야기를 나누며 걷다보니 키타센리하마(北千里浜)의 진면목을 사진에 담지못한게 너무 아쉬워 일본 인터넷 싸이트에서 사진을 퍼왔다. 아마도 미마타 산을 오르면서 찍은 사진 같다.
*사진설명 : 사진 하단부에서 좌측 보이지 않은 초입에서 부터 우리가 걸어왔고 사진 상단부로 걸어갔던 길이다. 사진 중앙부 해변 모래사장 같은 키타센리하마(北千里浜)지역이 끝나는 곳까지 걸리는 시간이 1시간 10분 정도 걸리는 거리다. 그러니 과히 산속에서 千里길이라 할수있지 않겠는가. 이후 계곡을 따라 올라가면 九州와카레(分かれ: 갈림길이라는 뜻) 능선 좌측에 보이는 봉우리가 頂上 九州山이다.<사진 하단부 모래 커브길을 한사람이 걸어가고 있다>
키타센리하마 지역을 벗어나 계곡 오르막 지점을 올라오고 있는 연화<노란 페인트 점은 등로를 표시한 것임>
九州 와카레(分かれ: 나눠진다 라는 일본어) 능선 안부에 올라서니 펼쳐진 갈대밭 위에 구름바다와 티 한점 없는 파란하늘이 멋진 앙상불을 연출한다. 올라오고 있는 연화에게 멋진 장면을 보이고 싶어 빨리 올라고 재촉을 한다. 역시 올라 오더니 감탄을 연발한다. 구주산에 오기 정말 잘했다고...
멋진 하늘과 구름 그리고 가을 갈대밭
우리가 올라 왔던 방향을 쳐다보니 미마타야마(三俣山)의 모습을 볼 수있다. 일본어로 석삼( 三)을 미(ミ)로 읽고, 오(俣)는 갈래질 오 字로 일본어로 마타(また)라고 읽는다. 종합적으로 해석을 한다면 여기서 보듯이 산이 세개로 갈래질 되어 있음을 알 수있다. 원래 하나의 산이였는데, 세개의 봉우리로 나누어 진 것이라는 전설이 숨어 있을 듯 싶다. 일본인들은 산악 신앙이 깊어 모든 산에 의미를 부여하는 전해 온 이야기가 있다.
세개의 봉우리로 갈래진 가운데 미마타야마(三俣山1,744m), (南峰.1,743m), (北峰.1,720m)
연화가 갈대밭으로 겁도없이 뛰어들며 사진을 찍어 달라고 한다. 일본인들은 감히 하지 않는 짓이다. 미안해서 빨리 갈대밭 가장으로 나오게 하여 사진을 한장 찍는다. 같이 올라왔던 젊은이가 웃으며 우리 부부도 한장 찍어준다고 한다. 연화와 같이 한 장면 남긴다.
양손으로 V자를 그리며...
다정하게...
우리가 원래 계획대로 마키노토토케(牧の戶峠) 登山口에서 산행을 시작했으면 사진 전면에 보이는 방향에서 올라오게 되며 홋쇼잔(星生山.1,702m)을 거쳐 오게되어 있다.
여기서 보니 어제 계획대로 마키노토토케(牧の戶峠) 登山口에서 올랐으면, 당일 九州山의 산행을 마치고 홋케인온천(法華院溫泉) 산장으로 내려가 캠프 야영을 하고, 오늘 아침에 하산을 해서 지금쯤 유후인(由布院) 관광 휴양지에 있을 것이란 생각을 하니 아쉽지만, 어쩌랴~ 세상사 마음대로 되는게 있던가. 하물며 남의 나라 듣도 보도 못한 산에 와서 뜻대로 되는게 이상하지...
九州와카레(分かれ) 즉, 마키노토토케(牧の戶峠) 登山口로 가는 구주산으로 나누어 진다라는 갈림길 표시목이 서있다. 우리와 같이 올라왔던 일본 젊은이 두사람도 잠시 앉아 쉬고있다.
눈부신 태양을 마주하고 돌무더기 마사토 길로 구주산을 향한다. 등로 주변에 수목이 전혀 없다. 고도를 보아도 수목한계선과는 별 관계가 없는데 큰 나무가 없다. 덕분에 전망이 사방으로 터져 시원스럽지만 운치가 없다. 고도 2,500m 이상의 북알프스 능선길과 많이 다르다.
햇빛이 눈부시다.
九州 와카레(分かれ) 능선 안부에서 보이지 않았던 홋쇼잔(星生山) 아래 넓은 분지에 히난고야(避難小屋)와 화장실이 있다. 말 그대로 피난대피소이기 때문에 물이 없어 머물기 어려운 곳이다.
많은 등산객들이 쉬고 있는데, 거의가 대중교통이 아닌 마이카(自家用)로 마키노토토케 주차장 또는 도로변에 차를 세우고 올라온 등산객들이다. 그들은 九州山(1,787m)과 九重連山에서 제일 높은 峰, 中岳(나카다케.1,791m)까지 오르고 바로 하산하는 당일산행, 즉, 일본 말, 히가에리(日帰リ)산행을 한다. 마이카가 있으면, 후쿠오카 市에서 새벽에 출발하면, 당일 산행이 충분하다.
홋쇼잔 아래 분지의 피난대피소와 화장실
우리가 걸어왔던 키타센리(北千里浜)우측 능선에서 피어오르는 화산연기를 보았던 곳이 바로 저곳이다.
홋쇼잔을 오르면 화산연기가 피어 오르는 화산지대를 내려다 볼 수 있다고 한다. 홋쇼잔을 오르는 사람들은 그 장면을 보려고 올라간다고 한다.
홋쇼산 정상에서 흐르는 능선
구주산 정상을 향해 열심히 너덜지대를 오르고 있는 연화, 여보~ 힘들어, 아니~ 괜찮아~~
날씨 참! 좋다. 아마도 이런 날이 일년에 몇날이나 될까나.
고도를 높이니 구름바다가 다시 나타난다. 홋쇼잔에서 구름바다쪽으로 떨어지는 능선이 마키노토토케 登山口로 가는 길이다.
기회가 되어 구주산을 다시올수 있다면 저 길로 올라 와보고 싶다.
경치에 취해 올라 오던 길을 멈추고...
구주산과 나카다케 갈림길이다. 좌측은 나카다케, 우측은 구주산, 나카다게를 가려는 사람은 여기에 배낭을 두고 우측 구주산 정상을 다녀와 이곳에서 배낭을 픽업하면 편할것 같다. 나 역시 원래는 이곳에 배낭을 놓고 구주산을 다녀올 계획을 세웠는데, 경로가 거꾸로 되어 지금은 작은 보조 배낭에 약간의 간식과 물만 넣어가지고 오게 되었다. 현지에 와보니 구글 재팬의 인터넷 정보를 이용해 세웠던 계획그대로다. 한치의 오차도 없이 맞아 떨어진 것은 한국에서 인터넷 도상 트레이닝을 열심히한 탓이리라.
그리고 내가 일본을 알게 된 것이 10년이 않되었지만, 이제 일본 어느 지역이라도 가이드를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다. 일본어는 독학과 현지에서 부딛혀서 익힌것이지만, 산행기를 쓰는 이 순간에도 일본어 사전을 옆에 두고 어려운 일본 한자를 공부하기도 한다. 경험상 제일 중요한건 일본의 등산 및 교통정보가 인터넷에 자세히 소개되어, 일본어를 조금만 알면 자기가 알고자 하는 정보는 다 얻을 수있다.
배낭을 잠시 데포할 수있는 장소(구주산 , 나카다케 갈림길)
왜 이렇게 못올라 오는거야. 아무것도 없이 빈 몸으로 그냥오면서 힘들어 하면, 만약 배낭을 짊어지고 올라 왔다면 어쩔뻔 했을까요.
그런데 벌써 내려가는 사람들은 뭐야~ 벌써 구주산, 나카다케를 마치고 내려가는 것인가?
허리쉼을 하고있는 연화
아름다운 山下의 풍경이다. 화산 능선에서는 연기가 계속 올라오고...
구주산을 마치고 우리가 가야할 나카다케 방향으로 뒤 돌아본다.
좌측 산봉우리가 텐구케조-(天狗ケ城), 사진 중앙부 정상만 조금보이는 것이 나카다케(中岳.1,791m),로 九重連山의 최고봉이자, 오늘의 최고봉이다.
텐구케조-(天狗ケ城).1,730m가 큰산으로 보인다.
갈림길 우측편으로 약간 돌아 오르는 길
9시 14분, 드디어 구주산에 올랐다.
정말 말로 다할수 없는 후우고우메이비(風光明媚: 산수의 경치가 맑고 아름다움)로다.
높고 낮음을 따질것 없이 이렇게 아름다운 하늘과 운해가 펼쳐지는 산하를 본적이 거의 없는것 같다.
아름다운 산 정상이지만, 달랑 나무로 표지목 하나만 세워져 있다. 우리와 다르게 일본의 산에는 인공으로 만들어 놓은 시설물이 적다. 그리고 가급적 나무로 만들어저 있어, 자연보호라는 차원에서 본 받을 만 하다.
정상에는 많은 사람들로 인증샷을 찍기에 바쁜데, 누가 데려왔는지 개(犬)도 한 마리 올라와 있다.
九州山(1,786.5m) 정상
홋케인 온천 산장에서 90분정도 걸린것 갔다. 도상 코스 타임은 115분으로 나와 있는데, 배낭을 짊어지지 않아 소요시간이 25분정도 단축된것 같다.
연화가 올라와 우리도 차례를 기다려 인증샷을 남긴다. 우리와 동행하여 올랐던 젊은 친구가 우리를 챙겨 사진을 찍어 준다고 한다.
정상 인증샷
일본 사람들의 기본, 세로로 세워찍기
頂上에 당당히 선 연화도...
頂上은 頂上일뿐, 머무는 곳이 아니다. 고로 누구나 내려가야만 한다.
이제 앞에 버티고 선 텐구케조-(天狗ケ城),를 거쳐 마지막 코스인 나카다케로 간다.
텐구(天狗)라는 한자는 일본 어느산엘 가도 항상 地名으로 존재한다. 텐구는 산을 숭배하는 일본인들이 깊은 산에 산다는 상상의 괴물을 일컷는다고 한다. 이 괴물은 얼굴이 붉고 코가 높으며 신통력이 있어 하늘을 자유롭게 난다고 한다. 믿거나.. 말거나..
분화구는 아닌것 같고, 물이 고여있을 법도 한데 비가 오지않아 매마른것인가도...
여기도 삼거리다. 배낭을 매고 왔다면 여기서도 배낭을 대포하고, 나카다케를 다녀올 수있다. 여기서는 첫번째 배낭 데포 장소까지 올라가지 않고, 九州 와카레(分かれ)로 바로 내려갈 수있는 지름길이 있기 때문에 나카다케를 다녀와서 내려갈 사람은 한번 고려해 볼만한 방법이다. 힘이 있어 배낭을 짊어지고 간다면야 어쩔수 없는 노릇이지만...
배낭 대포 장소에 역시 삼거리 표시목에(구주산, 九州 와카레(分かれ), 나카다케(中岳 )세 방면의 표시가 되어 있다.
앞서가던 일본인들 모두가 텐구케조-(天狗ケ城)로 배낭을 짊어지고 올라간다. 여기로 다시 내려오지 않고 다른곳으로 가는 사람들인가? 그리고 보니 첫번 대포장소나, 두번째 대포 장소에 배낭이 대포되어 있는것을 보지 못했다. 오늘 여기서는 보지 못했지만, 우리와 동행했던 젊은이 두사람도 키타센리하마에 배낭을 데포하하지 않았던가. 그들은 나카다케는 오지 않고 구주산에서 바로 내려 간다고 했다.
텐구케조-(天狗ケ城)로 배낭을 짊어지고 올라가는 사람들
텐구케조-(天狗ケ城) 오름길 초입 우측편에 호수라고 하기에는 조금 그렇고, 큰 못(池) 정도의 담수못이 있다. 그 못을 우회하여 가는 사람이 있어 물어보니, 못을 빙 돌아 우회하여도 나카다케로 갈 수가 있다고 한다. 그 말을 듣던 연화가 귀가 솔깃한 모양이다. 그래서 우리도 텐구케조-(天狗ケ城)를 패스하고 못 주위를 우회하는 길로 갈까. 하고 물으니 대 찬성이다.
못에 담긴 맑은 물의 푸르디 푸른 색채가 하늘 빛과 닮아 대조를 이룬다. 미니 백두산 천지라고 있는 나카다케가 못 물속에도 하나 더있다.
이름도 없는 연못가에서...
오르 내림 없이 완만한 키 작은 나무숲 길을 걸어가고 있다.
우리가 연못 입구 초입에서 망서리고 있을때 배낭의 메고 텐구케조-(天狗ケ城)로 올라가던 사람들이 벌써 頂上에서 보인다. 힘은 들었겠지만, 거리상으로 우리보다 가까웠을것 같다.
우리는 연못 위 얕은 둔덕을 빙 돌아 반대지점까지 왔는데, 또 다른 연못가로 바로 오는 길도 있어보인다.
텐구케조-(天狗ケ城)봉우리로 直登하는 것이 힘들다고, 우회하는 이 길을 선택했지만, 우리도 텐구케조에서 나카다케로 가는 능선 중간 지점까지 올라가야 한다. 텐구케조-(天狗ケ城)봉우리에서 나카다케로 가는 능선길이 오히려 쉬울수도 있겠다 싶다.
인생도 마찬가지 오르막이 있으면, 내리막이 있듯이 對價없이 頂上으로 바로 갈수는 없는 노릇이다.
텐구케조-(天狗ケ城)봉우리에서 나카다케로 이어지는 능선 중간 부분까지 가는데도 만만치 않다. 나카다케(中岳) 頂上에도 많은 사람들이 보인다. 좀 쉽다는 길을 선택하였지만, 頂上으로 가는길은 마찮가진듯 싶다.
드디어 능선에 붙으니 눈에 들어오는 시야가 시원스럽다. 텐구케조-(天狗ケ城)봉우리로 올랐다면 걷는 동안 시종일관 시원한 파란 하늘, 확 터진 사방을 조망하면서 올랐을 것을 생각하니 잠시 편하려다 많은 걸 놓쳤다는 후회가 몰려온다.
멀리 미마타 의 三 峰, 그 우측이 다츄우잔(立中山.1,465m)
나카다케 정상 직전을 오르며 이케노고야(池ノ小屋)를 내려다 보며...
보가츠루(坊かツル)습지도 한눈에 전 지역이 내려다 보인다.
나카다케(中岳.1,792m) 頂上이다.
정상에 도착을 한 시간이 10시 6분이다. 홋케인 산장에서 출발하여 약 2시간 30분 걸렸다. 만약 계획된 유후와 벳부 일정을 맞추기 위해 어제 홋케인 온천산장에 도착 즉시, 나 혼자라도 올랐다면 충분히 가능한 시간대 코스다. 그러나 좋은 산이라고 감탄을 연발하는 연화와 같이해서 더 좋았다고 스스로 자평하는 바이다.
아래 사진을 보면 가운데 연못을 중심으로 10시 방향 구주산, 2시방향 텐구케지(天狗ケ城), 9시방향 이케노고야(池ノ小屋), 3시 방향 텐구케지(天狗ケ城)봉우리에서 나카다케로 오는 능선길, 모든 길이
뚜렷하게 보인다.
나카다케 정상에서 걸어온 과정을 한눈에 볼 수있다.
정상에 있던 일본인이 머리 운해 위 山群이 阿蘇山이라고 설명을 한다.
그리고 사진 뒷편 운해속에 불쑥 틔어나 온 토키 귀같이 솟아있는 두개의 봉우리가 유후인다케(由布院岳,1,583m)인데, 분고 후지(豊後 富士)라고도 불리며, 두개의 봉우리는 北峰 과 西峰이라고 자세하게 설명을 해주신다. 그리고 가까이 보이는 보가츠루 습지 위 좌측이 헤이지다케, 우측이 다이센산은 나의 판단이다.
頂上 인증샷
큐슈 본토 최고봉에 오른 甲午蓮花
頂上에서 많은 사람들이 간식을 먹어, 우리도 준비한 간식을 먹고 내려가는 준비를 하고, 혹시 훗케인 온천산장까지 빨리 내려갈수 있는 코스가 있는지를 물어보니, 50대 夫婦가 우리가 올라 온 반대 방향으로 내려가면서 이 길로 내려가면 홋케인 온천산장으로 가는 지름길이 있다고 하여, 따라 내려 갔는데, 꾀를 부린다고 부린것이 죽을 꾀를 부르는 결과를 맞이 할줄이야.
올라오던 길보다 더 급경사 바위 무더기 길을 어렵게 내려가 안부 갈림길에 도착였는데, 이게 무슨 날벼락, 홋케인 산장으로 바로 내려가는 길이 폐쇄되어 출입금지 로프와 팻말이 붙어있다.
낭패로다. 낭패...
안부에 세워진 이정표시목에 우리가 지금 내려 왔던 中岳 과 稻星山을 가르키고 있고, 홋케인 온천산장으로 가는 길은 위험구간으로 출입금지 표시가 되있다.
그렇다고 나카다케로 다시 올라간다는 것은 연화에게는 죽음이다. 그때 稻星山방향에서 오던 두 아가씨가 이케노고야(池ノ小屋)방향으로 올라간다. 우리도 선택의 여지 없이 그리 멀지 않고 완만한 오르막으로 이케노고야와 연못쪽으로 간다.
나카다케에서 욕심 부리지 않고 왔던길로 내려갔으면, 이런 사단이 없을텐데, 연화가 투덜거리며 따라오는데, 미안한 마음을 금할 수없다. 능선에 올라서니 나카다케 정상에서 내려다 보였던 이케노고야(池ノ小屋)가 있는곳이다.
긴급시 대피할 수있는 이케노고야
대피소가 돌로 쌓아 만든 돌집이다.
내부 모습
주변 안내도 와 이용시 주의사항이 적혀있다.
돌집 대피소에서 연못까지는 50m 정도 되는 거리다.
다시 연못으로 원 위치하여, 이번에는 연못 가장자리 길로 걸어가 보기로 한다.
연못가로 가는 길
두번째 배낭 대포 장소에 도착하여 키타센리하마 와 화산지대 능선을...
다시 돌아 온 九州 와카레(分かれ) 그 자리, 이제 다시 키타센리(北千里)로...
올라 올때는 운해에 묻혀있던 阿蘇山이 선명하게 보인다.(2016. 10. 8 대 폭발을 함)
키타센리로 내려 가는 갈대밭 길
금방 굴러 떨어질것 같은 바위가 아슬아슬 걸쳐있다.
화산지대 능선에서는 여전히 화산 연기는 올라오고
갈대꽃이 흣날리는 키타센리 상부.
이상하게 생긴 화산석이 모래밭 위에 날아와 있다.(돈이 될 만한 물건일세.ㅎㅎ)
화산석이 온산을 혹처럼 붙어 있다.
12시 20분경 출발 원점인 홋케인 온천 산장에 도착 했다. 약 4시간 30분 걸린셈이다.
산장 접수처
어제 밤 일본인들과 같이 술마시며 이야기를 나누었던 다이닝 룸(담화실)
캠프장으로 돌아와보니 우리 텐트만 외롭게 남아있고,아침까지 만석이였던 캠프장이 텅 비어있다. 아마도 모두들 하산을 했거나, 배낭을 짊어지고 산을 올랐을 것 같다.
시간상으론 어제 버스에서 내렸던 九重山 登山口까지 내려 가는데는 문제가 없지만, 내려가더라도 분고나카무라 역(JR 열차 역)까지 가는 등산 버스가 연계되지 않으면, 문제가 될수 있다.
그렇다면, 굳이 내려갈 필요 없이 오늘밤도 여기서 더 묵고 내일 새벽에 내려가는게 나을것 같다.
하는 나의 생각에 연화도 쾌히 동의를 한다. 오늘 밤 야영은 보가츠루 야영장에서 하기로 하고, 텐트를 철수하여 10분 거리의 보가츠루 습지 한켠에 있는 야영장으로 간다.보가츠루 야영장은 무료사용이다.
키가 넘는 습지의 갈대
보가츠루 습지 야영장 시설도 훌륭하다. 물이 철철 나오는 개수대와 취사장, 화장실 등, 기본 시설은 다있다. 그러나 화장실은 우리 어렸을때 초등학교 소변 보는 화장실과 같은 구조다. 그때 그시절을 생각케 하며 냄새가 심하다.
그런데 하룻밤 야영을 더 하려니 취사용 가스가 달랑달랑한다. 아침에 다이센산을 올랐던 등산객들이 내려와 텐트를 철수, 내려가고 한다. 그 중 한 등산객에게 찾아가 사정을 말하고 쓰다 남은 가스를 얻어, 텐트 설치를 미루고, 우선 밥을 짓고 된장국을 끓여 산장에서 구입해온 맥주를 곁들여 맛있게 먹는다. 밥을 먹고난 다음 텐트 자리를 살피다가 습지 끝에 있는 건물을 탐색해 본다. 문이 잠겨져있지 않아 들어가보니 아주 훌륭한 시설의 나무 마루방이다. 50여명은 잘수 있는 규모로, 폭우 아니라 태풍이 오더라도 문제가 없을것 같이 견고하게 지어졌다. 과연 이 정도의 시설이 등산객의 편의만을 위해 지어졌다고 생각지 않는데, 무슨용도인지 알수가 없다.
여기까지 오는 등산객들이 왜? 이런 마루방에서 잠을 자겠는가? 야영을 만끽하는덴 역시 텐트가 아니던가.
나 역시 비상 대피소로 생각하고, 텐트는 야영장에 치기로 한다.
텐트 설치가 끝나고...
개수대 옆 수도꼭지에서도 시원허게 물이 나온다. 등목을 하고 수건을 적셔 온몸을 닦고 나니, 기분 만땅, 날아갈것 같다.
야영장에는 5~6동의 텐트가 밤을 지내려는지 철수를 하지 않고 있다. 바로 옆 텐트 주인장도 하루 더 묵고 간다는 나이가 나와 비슷한 솔로 등산객이다.
한동안 이야기를 나누어 보니, 제법 많은 산을 홀로 다니는 산꾼이다. 장비를 보더라도 포스가 느껴진다.
일본의 산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또 한사람이 동참을 하여 이야기를 같이 나눈다. 어디서나 듣는 말이지만, 한국사람으로 일본 산에 대해서 많이 알고, 산을 많이 다닌 사람은 처음이라고 놀랜다.
따스한 햇볕아래 휴식을 취하는 연화...
멀리 산기슭에 어젯밤 머물렀던 홋케인 온천산장이 보인다.
한 무리의 단체 등산객들이 오더니, 개수대 옆에 텐트를 설치하는데, 5~6동 정도 되는것 같다.
한사람의 말을 일사분란하게 따르는 것을 보니 전문 가이드가 안내하는 한 팀으로 보인다. 텐트 설치를 완료하고, 홋케인온천 산장으로 온천욕을 하러 간다.
텐트 뒤로 보이는 건물이 조금전에 내가 확인하였던 건물이고, 우측이 개수대 겸 취사건물이다.
해가 떨어지자 바로 온도가 급격하게 낮아지며 추워진다. 역시 산에서는 해가지면 텐트속으로...
구름도 빠르게 몰려다닌다.
날이 어두워지기 시작한다.
텐트에 불을 밝히고..
달, 산,그리고 텐트, 어둠에 묻힌 밤은 깊어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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