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제6구간(안의면사무소 - 대덕면사무소) 2014. 4. 13(일) 오전 비, 오후 흐림
비 내리는 안의면사무소를 출발하여 사과나무 가로수로 이어진 사과의 고장 거창을 지나고, 해발 600m 고제면과 웅양면의 경계를 지나는 고개마루에서 따뜻한 봄볕을 즐기던 어릴 적의 추억에 젖어 본 하루였다.
1) 총괄자료
도보코스
안의면사무소 ▶ 2.3km ▶ 용추휴게소 ▶ 3.6km ▶ 바래기재 ▶ 4.5km ▶ 마리면사무소 ▶ 3.4km ▶ 장풍 삼거리 ▶ 2.7km ▶ 당산 삼거리 ▶ 2.6km ▶ 모동보건진료소 ▶ 3.2km ▶ 완대 삼거리 ▶ 1.6km ▶ 고제면사무소 ▶ 6.0km ▶ 3번국도 교차점 삼거리 ▶ 3.3km ▶ 하성보건진료소 ▶ 2.1km ▶ 우두령 갈림길 삼거리 ▶ 6.0km ▶ 대덕면사무소 계 41.3km
.2) 도보자료
시간대별 도보일정(생략)
도보여행기
오전 5시 45분 영빈모텔을 나가니 택시가 막 도착한다. 아직 어둠이 걷히지 않은 시간인데 비가 내리고 있다. 오늘 예보에 비가 온다고 되어 있어 걱정이다. 오전 6시에 안의면사무소에 도착하였다. 어제 도보여행을 마쳤던 지점인데 비가 제법 온다. 많이 가물어 비가 와야 할 상황이지만 걷기에는 부담이 많이 된다.
배낭에 커버를 씌우고 발목에는 비닐을 감고 우산을 썼다. 큰 느티나무 두 그루가 학교의 역사를 말해주는 듯 위엄 있게 서 있는 안의초등학교를 지나고 안의파출소를 지나 변조암 입구에서 오른쪽으로 진행한다.
5분 정도 진행하니 남강이 나오고 여기서 왼쪽으로 진행한다. 넓게 펼쳐져 있는 남강에는 비가 와서 흙탕물이 힘차게 흐른다. 26번 국도를 건너고 직진하여 후암교, 안의향교 입구를 지나 계속 직진한다. 아직 잠이 깨지 않은 마을은 고요한데 개울물 흐르는 소리가 무척 소란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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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의향교
수문교 다리를 지나니 마을이 끝나고 논, 밭 사이로 난 시골길을 지나 용추 입간판이 서 있는 곳에서 오른쪽 방향으로 접어들어 구 도로와 만난다. 왼쪽방향에 있는 용추휴게소에서 구 도로를 따라 직진하니 24번국도 밑을 지나고 15분 정도 진행하니 다시 24번국도 밑을 통과하게 된다. 30여분 더 가니 마리면 경계인 바래기재인데 도로 옆에 한우전문식당이 있다. 고학보건진료소 입구를 지나고 오전 8시경 다시 24번국도 밑을 통과하여 진행하게 되는데 안개가 약간 끼어 있고 이슬비는 계속 내린다. 구 도로라 차량 하나 없이 조용한 길이 이어지는데 도로 왼쪽에 있는 과수원에는 막 피어나는 사과나무 꽃과 연록색의 잎이 신선한 모습이다.
고목나무와 정자가 서 있는 잘 정돈된 주암마을 앞을 지나고 나면 진주국토관리사무소 거창출장소가 있는 초동 갈림길 삼거리가 되고 10여분 더 진행하면 지동교차로가 나온다. 여기서 24번국도 밑을 통과하여 무주 방향으로 직진하면 마리 삼거리가 되는데 여기서 좌측 37번국도 무주 설천방향으로 진행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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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 삼거리
마리 삼거리 코너에는 마리파출소가 있고 주변에 식당이 몇 개 있는데 이른 시간이라 영업을 하지 않고 있다. 파출소 건너편에 있는 24시 편의점에서 컵우동과 김밥으로 아침식사를 하였다. 이슬비는 계속 내리는데 아침식사를 할 곳이 없으니 좀 처량한 느낌이다. 식사를 마치고 출발하여 진산교를 지나 오전 9시 3분 마리면사무소에 도착하였다. 비가 내리고 있는 주차장에는 차량 한대 없어 한가한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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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면사무소
조금 진행하니 마리초등학교 입간판이 크게 세워져 있고 운동장이 넓게 펼쳐진 마리초등학교가 나온다. 등산객들로부터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거창의 유명한 산 기백산(해발 1,332m)에서 그 이름을 따 온 것으로 보이는 기백학생체육관이 운동장 한편에 있다.
토점마을, 토등부락, 학동마을, 월하마을 등 한가롭게 이어지는 시골의 마을길을 지나고 오전 9시52분 장풍 삼거리에 도착하였다. 여기서 직진하여 장풍교를 지나는데 다리 밑으로 흐르고 있는 위천에는 제법 많은 물이 흐르고 있다.
오전 10시경 가든, 민박을 겸하고 있는 금원산 찜질방이 나오는데 이 명칭도 거창의 유명한 금원산(해발 1,353m)에서 이름을 따 온 것으로 보인다. 위천면 경계를 지나고 조금 더 진행하면 당산리 당송(棠山里 棠松) 표지판이 있다. 마을 안으로 100m 정도 들어가니 분재를 해 놓은 것 같이 기품 있는 소나무 한그루가 마을 안에 자리 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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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산리 당송
거창 당산리 당송(居昌 棠山里 棠松)은 천연기념물 제410호로 나이는 600년 정도로 추정되는데 높이 18m, 둘레 4.05m이다. 이 소나무는 나라에 큰 일이 있을 때마다 “웅 - 웅 - 웅”소리를 내어 미리 알려주는 신령스런 나무라하여 영송(靈訟)이라고 부르기도 하며, 1910년 한일합방, 1945년 광복 및 1950년 한국전쟁 때에는 몇 달 전부터 밤마다 소리를 내어 울었다고 한다. 마을 주민들이 매년 정월 대보름 이 나무에 제사를 지내고 있으며 마을에서 관리하고 있다.
마을을 막 지나니 잘 관리되고 있는 애국지사 정대필 사당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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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대필 사당
이우당 정대필(鄭大弼, 1880. 5. 10 - 1938. 8. 19)은 확계 정옥견(鄭玉堅)의 후손이며 효제충신으로 세인의 사표가 되었고 충효지가를 이룩한 애국지사이다. 1919. 4. 8. 위천 장날 대한독립만세를 주동하며 일본 헌병 분주소를 습격하다 체포되어 3년간 옥고를 치루었다.
당산 삼거리에서 20여분을 더 가면 오르막 경사도로가 되고 10여분을 더 가니 오른쪽에 거창연극학교 건물이 보이는데 넓은 운동장에 건물은 조그마하게 지어져 있다. 담 둘레에 벚꽃이 활짝 피어 화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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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창연극학교
모동보건진료소를 지나는데 비가 그쳤다. 비가 와서 덥지 않아 좋았는데 비가 그치고 구름사이로 햇살이 비치니 벌써 더워진다.
11시 반경 주상면 경계가 되는 넘터고개를 지난다. 오르막 경사도로가 끝나고 내리막 경사도로가 이어지는데 올라갈 때는 약간 오르막도로이구나 정도 생각이 들었는데 내려가면서 보니 무척이나 높은 고개임이 느껴진다. 내리막 경사도로를 내려가 완대 삼거리에서 왼쪽 37번국도 무주 설천 방향으로 진행하게 되는데 주변에 사과나무 과수원들이 계속 이어져 수확의 계절 가을에는 더 좋은 풍광을 볼 수 있을 것 같다.
고제면 경계에 만들어 놓은 애향동산에는 돌무덤을 정성껏 쌓아 놓은 모습이 이채롭고, 도로 양쪽에 서 있는 벚꽃나무의 조금 남은 꽃잎들이 바람에 날려 눈꽃을 연상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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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향동산
12시 10분 신토불이 식당에서 점심식사를 하였다. 오전 비에 발이 젖었는데 양말을 갈아 신으니 발이 한결 가볍다. 순두부 김치찌개로 식사를 맛있게 하였다. 식사를 하고 나와 무주와 무풍 갈림길 삼거리에서 오른쪽 무풍 방향으로 진행한다. 거창중학교 고제분교장을 지나고 농산 삼거리에서 우측 방향으로 진행하여 12시 50분 고제면사무소에 도착하였다. 2층 단정한 면사무소 건물에는 일요일이라 사람이 없어 조용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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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제면사무소
다시 농산 삼거리로 나가 왼쪽 무풍 방향으로 진행하니 조용한 시골길이 이어지고 도로 양쪽에는 가로수로 사과나무를 심어 놓았는데 지주목도 세우고 전정을 잘하여 관리하고 있어 사과의 고장 거창임을 느끼게 한다. 거창은 밤낮의 기온차가 크고 햇볕이 잘 들어 사과의 당도가 높은 좋은 품질을 가진 사과가 생산된다고 한다.
오후 1시 16분 궁항마을과 김천으로 갈라지는 삼거리에서 오른쪽 방향의 김천 가는 길로 진행한다. 해발 380m라고 표시된 표지석이 서 있는 원궁항마을을 지나고 하궁항마을을 지나니 오르막 경사가 시작되는데 그 경사가 무척 가파르다. 주변에 사과나무 과수원이 많이 있고 지금도 사과나무 과수원을 조성하고 있는 곳이 많이 있다.
오후 1시 반경 상궁항마을이다. 버스종점인데 사과모양으로 예쁘게 만들어 놓은 버스정류장과 고목스런 느티나무들이 조용한 마을의 정취를 느끼게 한다. 급경사 오르막이 계속되어 힘이 들지만 산새들의 지저귐이 한낮의 적막을 깨뜨리는 깊은 산속을 느낄 수 있는 너무나 좋은 도보길이다. 30여분을 힘들게 올라가니 급경사가 더욱 급해지는가 싶더니 웅양면 경계가 되는데 왼쪽에 있는 산의 높이가 해발 810m이고 오른쪽에 있는 산의 높이가 해발 721m로 표시되어 있는 사이를 지나가는 해발 600m가 넘는 무척 높은 고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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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양면 경계 고갯길
바람이 앞에서 세차게 불어와 더욱 힘이 든다. 경계를 지나면서부터 내리막 경사도로가 되는데 경사가 심하여 내려가는 것도 수월하지만은 않다. 양지바른 곳에 앉아 따뜻한 봄볕을 즐기던 어릴 적 기억이 새롭다. 산모퉁이를 돌고 돌아 고요하고 적막감이 감도는 산길이 길게 이어지고 20여분을 내려가니 깊은 산속을 벗어나 드디어 군암마을이 나오며 사람들의 모습이 정답게 느껴진다. 조금 더 내려가니 3번 국도와 만나게 되고 왼쪽 김천 방향으로 진행한다.
오후 3시가 넘어 하성보건진료소 앞을 지나고 20여분을 더 가니 김천시 대덕면 경계가 되어 경상남도에서 경상북도로 진입하게 된다. 1099번 지방도 우두령 갈림길 삼거리를 지나고 감천(甘川)발원지 입구표시판을 지나니 “생각하는 섬”이라는 오토캠핑장이 나오는데 2층 건물 지붕위에 빨간 지붕을 덮어 놓은 건물의 모습이 특이하고 여러 개의 텐트와 헬리콥터 모형 등 가족단위로 즐길 수 있는 시설을 많이 만들어 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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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토캠핑장 “생각하는 섬”
오후 4시 47분 시온석재를 지나는데 “개역개정”과 “새 번역”의 두 가지 내용으로 된 “주 기도문”이 돌판에 새겨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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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판에 새겨놓은 “주기도문”
관기 삼거리에서 계속 직진하여 오후 5시 12분 대덕면사무소에 도착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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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덕면사무소
단정하게 자리 잡은 면사무소 건물이 조용하다. 오늘 일정은 여기까지이다. 비를 맞으며 시작한 일정으로 많이 힘든 하루였는데 이제는 해가 지고 있다. 택시로 김천에 가서 오후 6시30분에 출발하는 동서울행 버스를 탔다. 3일 동안 120여km의 일정을 마치게 되어 홀가분한 기분이나 오른쪽 발가락이 많이 아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