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실히 뭔가 다르긴 다르다. 지금까지 여러 족구용품 업체들의 행보를 보아왔지만 조이킥 스포츠의 행보는 많이 다르다는 느낌이다. 2013년 9월, 첫 제품을 출시하면서 조이킥 스포츠가 세상에 모습을 드러낸 지 어느 덧 4년여의 시간이 흘렀다. 대회장에서 조이킥 스포츠의 제품을 착용한 이들이 눈에 띄게 늘어났고, 이에 자극 받은 경쟁사 역시 지금까지와는 다른 제품들을 선보이며 경쟁하고 있다. 이 경쟁은 족구인들이 깜짝 놀랄만한 제품들의 탄생으로 이어졌고, 이제 새로운 족구화가 출시되면 이전과는 다르게 많은 이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이는 조이킥 스포츠가 등장하면서 생기게 된 변화이다. 정말 짧은 기간이었지만 이들에 대한 관심은 대단하다.
그렇다면 그 이유가 무엇일까. 단순히 '이광재'라는 슈퍼스타가 만든 제품이어서 일까. 아니면 이전에 거의 시도된 적 없었던 컬러풀한 족구화이기 때문일까. 아니다. 내가 생각하기에 조이킥 스포츠가 다르다고 느끼는 건 자신들이 창업을 하면서 했었던 '장사치가 아닌 진정 족구인들을 위한 사업가가 되겠다.'는 공언을 성실히 수행하고 있는 '신뢰성'과 '족구의 발전'에 진정으로 최선을 다하고 있는 열정이 눈에 보이기 때문이다.
신뢰성
2015년, 내가 전화통화로 진행했었던 이광재 대표와의 인터뷰에서 그는 조이킥 스포츠에 대해 이런 말을 했다.
'조이킥 스포츠를 만들었지만 저는 저 혼자 잘 먹고 잘 살 생각은 없습니다. 그 곳에서 벌어들인 수익은 반드시 족구의 발전을 위해 보태겠습니다.'
개인적으로 알고 있었던 그의 인성과 인터뷰에서 묻어나왔던 그의 진실 됨이 엿보여 이 말을 어느 정도 신뢰하기는 했지만 그렇다고 온전히 신뢰하지는 않았다. '자선사업가가 아닌 이상 사업을 하는 사람으로서 어떻게 그렇게 할 수 있겠어'라는 생각이 무엇보다도 앞섰기 때문이다.
물론 지금도 그의 말을 전적으로 신뢰하는 건 아니지만 지금까지의 모습만 보았을 때 어느 정도 신뢰가 간다.
첫째, 조이킥 스포츠는 하자가 있는 제품에 대해서는 100% 교환 및 철저한 A/S를 하고 있다. 카페나 홈페이지에 있는 족구인들의 불만사항에 대해서는 그야말로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직접 댓글 등을 통해 연락처를 남겨주며 직접 나서서 교환해 주려고 한다. 지금까지 족구용품 뿐만이 아니라 어떤 제품이든 구입 후 교환을 하려면 시간이 걸리는 점은 차치하고서라도 여러 가지 이해관계 때문에 심적으로 어려운 경우가 많았는데 이에 대해 먼저 나서 해결해 주려고 하는 모습은 상당히 긍정적으로 보인다.
둘째, 족구하기 힘든 청소년 선수들에게 무료로 족구용품을 후원하고 있다. 대표적인 팀이 바로 '알로이시오 족구단'이다. '알로이시오'는 1950년대 부산의 '소년의 집'을 연 선교사의 이름이다. 모두가 잘 알고 있듯이 '소년의 집'은 가난하고 어려운 청소년들을 돌보아 주고 있는 곳인데 현직 경찰인 '부산 형우족구단'의 김주철 감독이 청소년 선도, 지도 목적으로 이 곳 아이들에게 족구를 가르치고 있다. 어려운 환경 속에서 족구화 한 켤레 살 돈도 없는 아이들에게 조이킥 스포츠는 무료로 족구화 및 족구용품등을 후원해 주고 있다.
▲조이킥 스포츠의 족구용품을 받은 '알로이시오 족구단' 선수들의 모습
셋째, 전국대회 및 일반 대회 청소년 부서가 포함된 대회에서 참가하는 청소년팀들에게 족구양말 및 족구화를 직접 기증하기도 한다. 대회 주최 측 입장에서 예산 문제로 청소년 부서에 상금을 배정하지 못하는 경우가 가끔 있는데, 이 때마다 조이킥 스포츠는 족구용품을 후원해주고 있다. 이는 어린 선수들의 사기 진작에 틀림없이 도움이 될 것이다.
마지막으로 창원 출신 선수들이 주축이 되었던 '세신버팔로 족구단' 선수들을 위해 조이킥스포츠에서 발 벗고 나서 새로운 팀을 창단했다. 당시 스폰서였던 '세신버팔로'에서 '더 이상 족구단에 후원을 하지 않겠다'는 통보를 내리며 새로운 스폰서를 구하는데 애를 먹고 있을 때, 조이킥스포츠에서는 선수들에게 유니폼과 족구화를 후원하며 팀의 명맥을 이어가게 해주었고, 이제 그 선수들은 모두 취업에 성공해 각 기업체에서 자신의 길을 걸어나가고 있다.
혹자는 이렇게 말 할지도 모르겠다. '그게 다 결국은 홍보를 위함이 아니겠느냐.'
이 말에 딱히 반박하고 논쟁을 벌이고 싶은 마음도 없으며, 내가 이들의 진실성을 증명할 필요도 없다. 연극은 언젠가 막이 내리기 마련이고 진심은 통하기 마련이다. 짧게는 5년, 길게는 10년 뒤, 조이킥스포츠가 지금과 같은 행보를 계속 이어간다면 누가 말하지 않아도 이들의 진심은 반드시 알아봐 줄 것이기 때문이다.
족구의 발전
그리고 이들은 새로운 시도를 한다. 바로 스타플레이어 강만규를 통한 선수마케팅이다. 신발의 디자인 및 개발 등 전반에 강만규가 직접 참여한 족구화 'MG-36'이 출시되었다. 이른 바 엘리트 스포츠에서나 가능하다고 생각했던 스타마케팅을 조이킥스포츠가 족구에 처음으로 도입해 시도한다. 스포츠 마케팅에 관한한 문외한인 나로서는 이로 인한 영업의 성패여부에 대해 도저히 예측할 수 없지만 그들의 새로운 시도를 진심으로 지지하고 응원한다.
내가 이들의 시도를 응원하는 이유는 무엇보다도 우리 족구의 발전에 반드시 필요한 일이기 때문이다. 이광재 대표와 인터뷰를 했을 때, 난 이런 질문을 던졌다.
'대표님이 생각하시는 족구의 발전은 구체적으로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사실 이 질문을 던져놓고서도 난 도대체 무슨 대답을 바라고 이런 질문을 했는지 나조차도 막막했다. 그러자 잠시 침묵의 시간이 흐르고 그는 이런 대답을 내놓았다.
'지금 이런게 족구의 발전 아닐까요? 족구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그것을 글로 남기고, 영상으로 남기는 것들 말이죠. 족구에 대해 끊임없는 대화를 나누고 실행해 나가는 것이 우리 족구의 발전이라고 생각합니다.'
'족구의 발전'이라는 뜬 구름과 같았던 이 논쟁의 마침표와 함께 그는 내게 우문현답의 정점을 보여주었다.
우리 족구의 발전은 전국체전 정식 종목, 나아가 아시안게임 혹은 올림픽과 같은 국제제전의 정식 종목 채택을 위해 나아가는 것도 있지만 그 전에 우리만의 내실을 다지기 위해서는 우리 족구계의 이야기들을 영상, 사진, 글등으로 남기는 작업도 상당히 중요하다. 이러한 과정에서 스타플레이어들을 만들어 낼 필요도 있다. 결코 없는 스타플레이어를 억지로 만들어 내자는 것이 아니다. 많은 팬들을 보유한 선수들의 이야기들을 많은 기록들을 통해 입으로 전달하고, 훗날 회자되고, 논쟁들이 펼쳐지는 것이 우리 족구의 발전에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강만규만큼 적합한 인물도 없다.
한가지 아쉬운 것은 강만규의 현역시절 이러한 프로젝트가 이미 진행되었다면 더 좋았겠지만 2016시즌을 마지막으로 그는 은퇴를 선언해 족구계를 떠난 상황이다. 아쉬운 마음이 없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그를 기억하는 팬들의 아쉬움을 조금이라도 달래줄 만한 프로젝트가 아닌다 싶다.
▲강만규에게 'MG-36'을 전달하는 이광재 대표의 모습, 코트안에서는 절대 지고 싶지 않은 라이벌이었지만 실제로는 상당히 친한 사이라고 한다.
그렇다면 이번 족구화 MG-36은 어떤 제품일까? 이미 'MG-36'에 관하여 이광재, 강만규 모두 인터넷을 통해 홍보성 글을 올렸기에 내가 더 이상 설명할 필요도 없겠지만, 한 가지 '사족(蛇足) '을 달아 본다.
먼저 고백을 하자면 올 연초에 진행했었던 강만규와의 인터뷰 내용을 인터넷에 올리고 2,3일 뒤 나는 큰 실수를 한 것을 깨달았다. 대화 중 족구화에 대한 이야기를 빼먹었기 때문이다. 아쉬운 마음에 언젠가 적절한 시기에 이를 공개할 예정이었는데 이번 칼럼에서 이를 공개하며 MG-36에 대한 '사족'을 달아보도록 하겠다.
아래는 강만규와의 인터뷰에서 내가 빼먹은 내용이다.
송: 강만규 선수! 지금까지 족구화 몇 켤레나 신으셨나요?
강: 족구화요? 저는 족구화 탓을 엄청해요. 족구화가 산 지 일주일 밖에 안 되도 늘어나면 안 신어요. 오래 신다보면 신발이 늘어나잖아요. 신발이 늘어나면 안에서 발과 신발 사이에 공간이 생겨 흔들려요. 그렇게 신발이 흔들리면 부상을 많이 입더라고요. 그리고 공을 찰 때도 발등이랑 발가락 있는 부분을 흔들림 없이 감싸주어야 공에 정확하게 임팩트를 줄 수 있어요. 그래서 스폰 받았던 것도 있고 하니 아마도 400켤레 정도는 신지 않았나 싶네요.
위 내용을 토대로 추측해 본다면 MG-36은 잘 늘어나지 않는 족구화, 발등과 발가락 부분을 잘 감싸주는 족구화가 아닐까 싶다. 그리고 발코 공격을 자주했었던 그의 스타일을 고려한다면 발코 공격에 최적화된 족구화로 추측해 볼 수 있을 듯하다.
다르다는 찬사 계속 이어갈 수 있기를
사실 걱정되는 부분이 없는 것은 아니다. 이러한 마케팅과 새로운 시도가 신선하기는 하지만 그것이 반드시 사업의 성공으로 이어진다는 보장이 없기 때문이다. 신생업체인데다가 아직은 규모가 크지 않기 때문에 한 번의 실패로 커다란 데미지를 입을 가능성도 크다. 하지만 당장의 성과가 나오지 않는다고 해서 이러한 마케팅을 금방 포기해서는 안 된다. 성과는 잘 나올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지만 마케팅과 이러한 시도들은 꾸준히 이어질 때 효과가 발휘되기 때문이다. 일단 조이킥 스포츠의 지난 4년여의 행보는 아주 좋다. 부디 잠깐의 충만한 의욕이 아니라 앞으로도 조이킥 스포츠의 열정이 계속해서 이어졌으면 좋겠다.
"조이킥 스포츠는 뭔가 달라요." 다른 용품점들과 다르다는 것이야말로 최고의 찬사가 아닐까. 조이킥 스포츠가 이런 찬사를 꾸준히 받을 수 있기를 바란다. 지금처럼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