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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이 꽃샘추위와 황사, 미세먼지와 함께 오듯이
우리 사회의 사연을 많이 담고 있는 4월의 고전인문학 강좌 주제는 ‘수치심’입니다.
정확하게는 〈그리스 영웅들의 수치심과 소크라테스의 죽음〉입니다.
꽃피는 4월에 죽음이라는 주제가 무겁게 느껴질 수도 있겠습니다만,
죽음같은 지난 겨울의 두께를 뚫고 싹이 돋고 꽃망울이 터지듯이
그리스 영웅들의 영웅적인 행위의 배후에는 죽음의 공포와 수치심이 같이하고 있습니다.
플라톤은 대화편의 곳곳에서 용기를 ‘두려워할 것과 그럴 필요가 없는 것에 대한 앎’이라고 했습니다.
이 앎이 죽음에 대한 본능적인 공포를 극복하고 사람답게 살게 하는 힘이라고 생각한 것 같습니다.
그리고 아마도 두려워할 것들에 대해 알게 된다는 것은 곧 수치심을 알게 된다는 뜻일 것입니다.
강의를 맡이주신 정준영 선생님은 바로 이 영웅들의 수치심을 소크라테스의 죽음과 연결지어
지금껏 우리가 생각해보지 못했던 그리스 문화의 독특한 지점을 짚어내실 것으로 보입니다.
사연많은 4월에 우리 사회와 우리 자신을 돌아볼 수 있는 좋은 기회를 놓치시지 마시기 바랍니다.
아래에 정준영 선생님의 소개와 강의안내를 붙입니다.
[제3회 고전특강 안내]
– 강사: 정준영(정암학당 연구원)
– 일시: 2018. 4. 7(토) 오후 3~5시
– 장소: 대우재단 빌딩 세미나1실(7층) * 찾아오시는 길 클릭=> http://naver.me/xtVOR1Xz
– 수강 신청: 수강 신청서 작성 제출 * 수강 신청서 클릭=> https://goo.gl/forms/fbFvp6Ysh9YCwAjC3
☞ 수강료는 무료입니다.
– 문의: 정암학당 02-6952-1988/ crosstalk@acanet.co.kr
– 주최: 대우재단
– 기획/ 주관: 정암학당
<강사 소개>
정준영 선생님은 성균관대학교 역사교육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교 대학원 철학과에서
플라톤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습니다. 《플라톤 철학과 그 영향》(공저, 2001),
《서양고대철학 I》(공저, 2013), 《아주 오래된 질문들》(공저, 2017) 등을 짓고,
플라톤 대화편 《알키비아데스 I·II》(공역, 2007), 《테아이테토스》(공역, 2013)등을
옮겼으며, 대작 《국가》를 공역 중입니다. 플라톤에 관한 논문으로는
〈달래기 힘든 격정(thymos), 그러나 고귀한 격정〉 등이, 호메로스에 관한 논문으로
〈《일리아스》에서 영웅적 자아의 aidos와 행위패턴〉 등이, 비극에 관한 논문으로
〈메데이아의 자식살해와 튀모스(thymos)〉가 있습니다.
대진대 연구교수를 거쳐 현재는 정암학당 학당장으로 봉사하고 있습니다.
<강좌 소개>
* 이번 강연은 「그리스 문화 속의 플라톤」의 세 번째 강좌로
‘그리스 영웅들의 수치심과 소크라테스의 죽음’이라는 다소 넓은 주제를 다루게 될 것입니다.
이번 강연의 핵심어는 수치와 죽음입니다.
* 고대 그리스인들의 전통적 인생관이 운명론적이었다는 것은 잘 알려져 있습니다.
이것은 세계의 근본 조건에 대한 그리스인들의 인식을 보여줍니다.
그런데 그리스 영웅주의의 특징을 잘 보여주는 또 다른 테마가 있습니다.
바로 인간들 상호간의 관계에 대한 그리스인들의 인식입니다.
고대 그리스인들은 인간들 서로에게 민감하게 반응하는 관계를 맺었고, 이런 관계 속에서
타인의 긍정적 반응에 호응하거나 그런 반응을 요구하는 삶의 방식을 취했습니다.
* 이번 강연은 이 같은 고대 그리스인들의 전통적인 삶의 방식을
‘수치 문화(shame-culture)’라는 문화적 맥락에서 다루어볼 것입니다.
일차적으로 서사시인 호메로스의 《일리아스》에 등장하는 아킬레우스와
비극작가 소포클레스의 《아이아스》 속의 아이아스를 통해
그들의 자아가 어떤 점에서 수치 문화를 배경으로 하고 있는지를 논의하려고 합니다.
* 이번 강연은 아킬레우스 같은 서사시적 영웅과 아이아스 같은 비극적 영웅,
그리고 소크라테스 같은 철학적 영웅의 유사성과 차이점을 눈여겨볼 수 있는 사안이
바로 ‘죽음’이라는 주제라고 보고, 죽음에 이르거나 죽음을 받아들이는 방식을 통해
그들의 자아관을 고찰할 것입니다. 이를 기반으로 소크라테스의 자기 이해가
전통적인 영웅적 자아 개념과 얼마나 달랐는지를 곱씹어보려고 합니다.
* 핵심적으로 다룰 주제는, 소크라테스가 수치에 기반을 둔 전통적인 자아관을 궁극적으로는
비판하고 있다는 점, 그러면서도 그의 철학 작업에는 수치에 호소하는 차원이 있다는 점,
이 두 가지의 상충된 면모를 해소하는 것이 이번 강연의 목표 가운데 하나입니다.
이를 통해 부가적으로 수치(그리고 체면)에 민감한 한국인들의 자기 이해를 반성하는
작은 기회가 마련된다면 더할 나위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 이번 강연에서 핵심적으로 다룰 고전 텍스트는 호메로스의 《일리아스》, 소포클레스의 《아이아스》,
플라톤의 《소크라테스의 변론》과 《크리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