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번개 모임 & 한라산
2019.02.21(목) ~ 25(월)
사진 출처 : 안내판
만보가 국내외 여행 인솔자이자 운영위원으로 참여하고 있는 '여행쉼터' 제주지역에서 번개 모임을 갖는다는 연락을 받았다. 때마침 일정을 맞출 수 있어 제주에 내려가게 된 오지랖 넓은 만보의 발자취를 따라가 보자.
● 첫째 날 (2월 21일 / 목)
사계절 내내 언제 찾아도 좋은 제주에서 단연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먹을거리다. 특히 겨울철엔 싱싱한 해산물을 쉽게 접할 수 있어 식도락객의 입맛을 사로 잡는다.
여행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모여있다 보니 ~ 다들 어디로 떠날까? 하는 화두를 던지며 여행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낸다.
수다를 떨고 한창 대화가 무르익어 갈 즈음 ~ 몇 명이 찬조금 명목으로 돈을 턱 내놓으니 박수가 터져 나오고 한층 고조된 분위기다.
▼ 2차
왼쪽부터 이번 벙개모임의 벙주 건축업 서광 / 가수 겸 작곡가인 싱어송라이터 윤세진 / 제주 감귤 아가씨 출신 라임 / 제주토박이 늦깎이 가수 박군봉
이렇게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 모임을 마치고 ~ 다음 만남(3월 청양투어)을 기약하는 것으로 훈훈하게 마무리를 짓는다.
둘째 날 (2월 22일 / 금)
제주 토박이 친구 웅이네 집에서 편안한 수면을 취하고 이른 아침을 맞는다. 이왕에 나선 김에 일정을 최대한 여유 있게 잡은 오늘은 한라산에 오르기로 했다.
山 ~
그 산에 가고싶다.
나 홀로 한라산 산행
<코 스>
관음사지구야영장 → 탐라계곡 → 원점비(왕복 300m) → 삼각봉대피소 → 백록담 정상 → 진달래대피소 → 사라오름(왕복 1.2Km) → 성판악
07:15 / 산행 시작
한라산은 그동안 수차례 산행을 해오면서 항상 여럿이 함께 했기에 전체적인 의견을 수렴해 정해진 코스를 걸어야만 했다. 그러나 오늘은 나 홀로 산행에 나서는 만큼 그저 발길 닿는 대로 ~ 마음 가는 대로 움직이면 된다. 특히 그동안 수차례 왕래하면서도 무심코 지나쳤던 원점비! 그곳을 꼭 들러볼 요량이다.
한라산 탐방로는 현재 5개 코스가 있다. 이중 한라산 정상인 백록담 정상으로 가는 길은 성판악 코스와 관음사 코스 두 곳이다. 내가 택한 관음사 코스는 정상까지 8.7Km. 성판악 코스보다 1Km 짧지만 경사가 심해 강한 체력이 요구되는 난이도 최고의 코스다.
그런데 만보는 왜 굳이 빡센 코스를 선택해 고생을 자처하고 나서는 까닭은 무엇일까. 그것은 다름 아닌 올해 8월에 떠나는 킬리만자로 트레킹을 위한 체력훈련 성격을 띄고 있기 때문이다.
현위치 탐라계곡 목교
산행을 시작하여 조릿대 숲길을 쭉 따라 1시간 20분 정도 올라가면 탐라계곡을 만나게 된다. 여기서부터 정상까지 가파른 오름길이 이어지며 계곡이 깊고 산세가 웅장한 그야말로 된비알의 연속이다.
그러나 힘든 만큼 보상이라도 받듯이 한라산의 진면목을 볼 수 있기에 산행에 대한 기대감이 크다. 그래서 성판악 코스로 오르는 등산객들도 하산할 때 주로 이 코스를 이용한다.
해발 1,000m 지점을 통과한 후 10분 정도 오르니 ▼ 원점비를 알리는 안내판과 마주한다.
원점비는 1982년 2월 5일 대통령 경호작전 중 수송기가 기상 악화로 한라산 해발 1,060m 지점인 일명 개미목 일대에 추락했고, 이후 수송기의 탄약과 폭발물이 터지면서 장렬히 산화한 특전사 대원 및 공군 장병 53명 전원의 숭고한 넋을 기리기 위하여 수송기 추락 원점에 세운 비석이다. 근조(謹弔)
원점비를 얼마 지나지 않아 쭉쭉빵빵 - 하늘로 곧게 뻗은 삼나무가 군락을 이루고 있는 울창한 숲을 만나게 되는데 이곳이 ▼ 개미등이다.
이 개미등에서
1시간 20분 걸려서
삼각봉 ▼ 대피소에 이르렀다.
삼각봉대피소를 지나 계곡을 내려가면 용진각 ▼ 계곡이 나온다.
용진각현수교를 지나 시야가 확 트이고 왕관바위 ~ 병풍바위라 이름 지어진 기암괴석들이 위용을 드러내며 웅장함을 맘껏 뽐내고 있다. 이곳에서 1시간 15분 걸어 ▼ 한라산 정상 ~ 백록담에 도착했다.
바람이 한 줄기 불어왔다. 한 무리의 운무가 음푹 패인 백록담 품을 파고들더니 무언가에 쫒기듯 이내 휘감고 돌아 나간다.
모르는 누구에게도 쉽게 말을 건넬 수 있는 만보 특유의 오지랖이 발동해 알게 된 두 명의 대학생 ~ 개미등에서 만나 함께 걸었다. 그런데 그동안 산행 경험이 없다시피 한 완전 초보적인 수준에서 젊음이라는 무기를 앞세운 깡다구나 다름이 없었다.
학생들이 걷는 속도에 보조를 맞추고 대화를 나누다 보니 시간이 좀 더 걸렸지만 / 젊은이들의 사고방식을 몸소 느낄 수 있음은 물론 나 또한 심심함을 달랜 신선하고 유익한 시간이었다.
출처 ▲ 한라산국립공원 홈피
▼ 하 산
진달래 대피소를 지나
사라오름 전망대 가는 길 ~
안개가 잔뜩 끼고 진눈깨비가 내려
암것도 볼 수 없었다.
사라오름 전망대
맑은 날 이곳에서 바라본
한라산 ▼ 정상의 모습
사라오름은 분화구에 물이 고여 습원을 이루는 산정호수로 둘레는 약 250m이며 직경은 80~100m 정도이다. 백록담과 하늘 ~ 짙푸른 녹음이 비치는 호수에 안개가 넘나들고 겨울철 상고대가 환상적이라 하늘호수라 부르기도 한다.
속밭 대피소
하산 완료
나 홀로 무사히 산행을 마친 기쁨과 성취감이 든다. 난이도가 높은 산행인 만큼 그 만족감은 더욱 높았다.
친구 웅이가 내 입맛에 맞춘 저녁식사 자리를 마련했다. 맥주 캬 ~ 한 잔 들이키고 ~ 육회와 갈비탕 한 그릇 뚝딱 해치우니 세상에 부러울 게 없다.
첫댓글 화이팅, 만보님 ~~ !!!
네, 넵 ~
큰형님이 삶의 모습에서
보고 느끼는 많은 것들을 거울 삼아
정진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강건하신 가운데 복된 나날 되시기를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