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5년 1월 18일 토요일, 맑음.
상파울로에서 아침을 맞는다. 숙소는 길가에 있는 단층 건물이라 낮다. 주택 같은 숙소(HLN 269 HOTEL)다. 창문을 열어보니 바로 도로가 보인다. 가로수와 숲이 도로를 감싸고 있고 버스가 지나가고 사람들도 바삐 걸어간다. 숙소에서 아침을 제공해 준다.
식당에는 손님이 하나도 없고 음식만 예쁘게 진열되어있다. 치즈 빵은 따듯하고 맛있다. 달걀스크램블과 햄, 수박과 멜론으로 아침을 즐겼다. 이제 상파울로를 관광하는 일이다. 배낭을 메고 체크아웃을 한다. 숙소를 먼저 옮겨야 한다. 치에테 버스 터미널(Rodoviaria 호도비아리아)로 간다.
브라질 최대의 버스터미널이다. 공항 못지않은 시설을 갖추고 있다. 아마존 유역만 아니라면 버스는 브라질 여행에서 가장 유용한 교통수단이며 비행기보다 가격도 저렴하다. 이웃 나라로 가는 국제 버스도 있다. 각 지역으로 떠나는 노선도 있어 이용하기가 편리하다. 우리는 메트로 티에테 역으로 간다.
상파울루의 메트로는 총 4개의 노선이 있다. 이용하기도 편리하다. 우리나라와 같이 표를 사서 탑승하면 된다. 아침저녁으로 붐비는 시간대에는 표를 사려고 줄을 길게 서는 경우가 많다. 필요한 몇 장을 한꺼번에 사두는 것이 편리하단다. 1회권 요금은 5.20레알(1,400원)이다. 우리는 메트로 São Bento에서 내린다.
상벤투 역은 환승역은 아니지만, 1-블루 라인에서 가장 붐비는 역 중 하나다. 이 역에는 상파울루 도심의 고급 지역으로 연결되는 네 개의 출입구가 있다. 일단 출구로 나왔다. 숙소 방향으로 잡고 걸어간다. 고층 빌딩(Ed. Mirante do Vale)이 눈에 들어온다.
아파트인 이 빌딩에서 전해져 오는 느낌이 미국 뉴욕의 UN 빌딩 같다. 우리는 노란색 아치 다리를 건너고 있다. 이 다리는 좀 유명한 다리다. 바로 산타 이피게니아 고가교(Viaduto Santa Ifigênia)다. 8개월간의 보수 공사를 거쳐 원형을 복원한 이 고가교는 이제 보행자 전용이 된 상파울루 구시가지의 새로운 명소 중 하나가 되었다.
상 벤투와 산타 이피게니아를 연결하는 225m 길이의 이 고가교는 1910년에 착공하여 3년 후 완공되었다. 당시 이 고가교의 목적은 19세기 말 이미 안항가바우 계곡을 횡단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던 자동차, 마차, 전차의 교통 흐름을 개선하는 것이었다. 이 고가교의 구조는 건축가 줄리오 미켈리가 설계하였다.
약 1,100톤(금속 구조물만)에 달하는 모든 자재는 벨기에에서 제작되어 산투스 항을 통해 브라질로 운반되었다. 그곳에서 수도까지는 상파울루 철도를 통해 운송되었다. 이 프로젝트 건설을 위해 영국에서 25만 파운드(약 1억 4천만 원)를 차입했는데, 이는 상파울루 시가 최초로 떠안은 외채였다고 한다.
일각에서는 이 차입이 가치 있는 일이라고 평가하는데, 도로 역할을 할 뿐만 아니라 도시의 주요 랜드마크 중 하나로 자리 잡았기 때문이다. 고가도로는 정말 멋지다. 정비도 잘 되어 있고 관리도 잘 되어 있다.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아름다운 수도원으로 바로 연결된다.
고가도로는 아주 조용했고, 그날 노숙자는 한 명도 보지 못했다. 이 다리를 건너면 로터리가 나오고 교회 같이 생긴 건물(Sindicato dos Escrivães de Polícia do Estado de São Paulo)이 보인다. 또 건너편에는 성당(Basílica Nossa Senhora da Conceição - Santa Efigênia)이 있다.
지극히 복되신 성사 대성당, 또는 성 이피게니아 교회라 부른다. 브라질 남부 상파울루 시의 같은 이름의 지구에 있는 가톨릭 대성당이다. 고가교는 교회 앞에서 끝난다. 안항가바우 계곡 근처에 위치한 현재의 성 이피게니아 교회는 1720년 이전에 지어진 도시에서 가장 오래된 예배당 중 하나다.
오른쪽으로 돌아가면 우리 숙소(Hotel Dan Inn Planalto)가 나온다. 커다란 호텔이다. 체크인을 한다. 오후 2시부터 방을 준단다. 배낭을 맡겨놓고 시내구경을 나섰다. 산타 이피게니아 고가교를 가벼운 마음으로 건넌다. 다리 아래로는 8차선의 넓은 도로가 펼쳐져 있다.
도로변에 세워진 커다란 건물 벽에는 옛 건물들을 기리는 아름다운 그래피티가 있다. 반대편 다리 아래는 공원이 이어진다. 다리가 끝나는 지점에는 광장과 함께 성당과 수도원이 나온다. 성당(Igreja de São Bento), 상 벤투 수도원 교회(성모 승천 대성당)는 언제나 방문하고, 성찰하고, 기도하고, 운이 좋으면 미사에 참여할 수 있는 특별한 곳이다.
성스러운 예술 작품이 인상적이다. 대학(College of Saint Benedict)도 있고 수도원(Mosteiro de São Bento)도 함께 있다. 그레고리안 성가로 미사를 드리는 화려하고 유서 깊은 성당으로, 구내 베이커리가 있는 수도원이 있다. 겉모습은 상파울루 대성당이 더 멋있지만 내부는 이곳이 더 멋있다.
여느 유럽의 성당과 비슷해 보이지만 보다보면 브라질만의 특색이 느껴지는 것 같다. 성 베네딕토 수도원(포르투갈어: Mosteiro de São Bento)은 브라질 상파울루에 위치한 가톨릭 사원이다. 1598년에 설립된 현재의 교회는 1910년에 독일 건축가 Richard Berndl에 의해 지어졌다.
현재 약 45명의 수도사가 수도원에 거주하고 있단다. 전반적으로 건물은 네오 로마네스크 양식을 따르고 있다. 대부분의 실내 장식은 1913년 브라질에 도착한 네덜란드인 수도사 Adelbert Gresnicht에 의해 계획되고 실행되었다. 성 베네딕토 수도원의 시계는 독일에서 만들어져 1921년에 설치되었다.
석영 크리스탈 시계가 등장하기 전까지 상파울루에서 가장 정확한 시계로 여겨졌단다. 전체 시간과 분수 시간을 울리는 6개의 조율된 벨이 있는 카리용이 특징이다. 교회 오르간은 1954년에 지어졌으며 독일산이다. Walcker 공장에서 생산되었으며 6,000개 이상의 파이프가 있다.
1999년에 성 베네딕트 수도원은 케이크, 빵, 잼, 쿠키를 판매하기 시작한 것으로 유명하다. 그 조리법은 수세기 동안 수도원 기록 보관소에 보관되었다. 또한 상파울루시에서 가장 오래된 도서 중 하나인 100,000권 이상의 도서관이 있다. 이 컬렉션에는 6개의 희귀한 인쿠나블라를 갖고 있다.
유럽에서는 1501년 이전의 초기 인쇄본 낱장, 이미지 등을 인쿠나블라라고 불렀다. 19세기 이전에 출판된 581개의 타이틀이 포함되어 있으며, 가장 오래된 것은 1496년의 신약성경이란다. 우리는 대성당을 찾으러 간다. 상벤투 역을 끼고 경사로로 이어진 좁은 길을 걸어 내려간다. 골목길은 일종의 시장 같이 가게들이 많고 사람들도 많다. 벽화가 그려진 빌딩들도 보인다. 차량들과 사람들로 복잡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