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 분류에 있어서 작곡자가 작곡하는 악기의 편성에 따라 대개 성악적인 곡과 기악적인 곡의 둘로 나누어 볼 수 있고 성악적인 곡은 기악적인 곡과 대비가 됨과 동시에 화성학적인 구조와 유사한 특징을 갖는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이 글에서는 성악적인 것과 화성학적인 것을 같은 분류로 놓고 동등한 입장에서 다루어 보고자 합니다 그 이유는 이 글의 목적이 화성학적(=성악적)인 곡을 쓰는 사람들이 어떻게 기악적인 곡으로 자연스럽게 발전해 갈 수 있는가를 생각해 보기 위함입니다
성악적인 곡과 기악적인 곡은 분명히 작곡 기법에서 다르며 성악적인 곡은 사람의 음성이 갖는 음역등으로 인해 분명 한계성을 갖고 있으며 그로 인해 매우 화성학적인 구조에 머물러 있슴을 알 수 있습니다
아래의 첫 곡은 헨델의 메시야 중에서 주의 영광의 처음 부분이며 두 번째 곡은 파가니니의 24 기상곡 중에서 24번 째 곡의 마지막 부분입니다
위의 두 곡은 성악적인 것과 기악적인 곡이 다른 면을 갖고 있는 것을 쉽게 말해 주는 예라고 볼 수 있습니다 성악적인곡은 대개 화성학적인 구조가 그대로 남아 있슴을 알 수 있으며 특히 합창곡이나 찬송가등에 그러한 경향이 매우 강함을 알 수 있습니다 대개 기악곡을 처음에 쓰기 시작할 때에 많은 사람들이 다분히 성악적인 구조의 기법을 유지한 채로 곡을 씁니다 그래서 기악곡을 쓰더라도 기악곡의 특성을 살리지 못하고 성악적인 특성을 갖는 기악곡을 씁니다 그것은 성악적인 곡과 기악적인 구조를 명확히 구분해서 표현해 내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파가니니의 기상곡의 처음 두 마디를 단순하게 4 성부로 요약해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계속되는 다음 마디들도 요약해 보면 위의 단축된 악보를 크게 벗어나지 않습니다 그러니까 아무리 복잡해 보이는 기악곡의 악보라고 해도 아주 간단한 화성학의 원리를 기악적인 모습으로 변형시킨 것으로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화성학을 잘 알고 있어도 기악곡을 쓰려면 많이 부담이 가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그것은 바로 화성학의 기본 원리를 잘 모르고 있고 알고 있다고 하더라도 그것을 기악적으로 만들 줄을 모르기 때문입니다
대부분 화성학을 공부할 때 화음의 배치를 각 박마다 하나씩 의무적으로 배치하는 매우 판에 박힌 구조로 인식하고 문제를 풀게 됩니다 그래서 사용하는 화음이 그 악구 내에서 어떤 역할을 하는지는 생각하지 못해 의미없는 화음들을 연속적으로 나열하는 경우를 자주 봅니다 좋은 화성학 책이라면 의미없는 화음들을 배치하는 문제를 만들어 놓지는 않습니다 그래서 학습자들은 문제를 풀며 화음을 정할 때 악구내에서의 그 화음의 역할을 생각해 보아야 됩니다
다음으로는 화성학적인 구조에 확실한 계획이 섰을 때에 그것을 기악적인 구조로 옮기는 기악적인 생각에 관한 문제입니다 성악적인 곡과 기악적인 곡은 모두 기본적으로는 화성학적인 구조를 동일하게 갖습니다 그렇지만 성악적인 곡은 위의 악보처럼 화성학적인 구조를 크게 벗어나지 못하고 화성학적인 원칙을 고수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고 기악적인 곡은 마치 화성학을 크게 벗어나 쓰여진 것처럼 자유롭게 보여집니다 그 차이점은 바로 기악이 갖는 자유로운 기교에 있습니다 그래서 좋은 기악적인 곡을 쓰려면 기악이 성악과는 다른 차이점이 무엇인가를 알아내야 되고 그것을 어떻게 살려야 할 것인가를 많이 생각해 보아야 합니다 만약에 파가니니가 자신의 곡을 단순하게 화성학적인 구조로 만들어서 세번째 악보처럼 바이올린으로 연주하는 성악곡 스타일로 만들었다면 이 곡이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지는 못했을 것입니다
기악곡을 잘 쓰기 위해서는 앞에서 말한 것처럼 우선 악구내에서의 화성학의 구조에 대한 명쾌한 이해가 필요하며 그 이해를 바탕으로 한 기악적인 덧붙임이 필요합니다 기악적인 특징이라는 것은 성악적인 것이 화성학의 원칙을 고수하는 매우 교조적인 것임에 비해 사람의 인성이 갖지 못하는 폭 넓은 자유스러움에 있습니다 음역에서도 그렇고 기교에서도 성악에서는 매우 어려운 기교도 수월하며 음색의 변화에서도 놀라운 다양성을 만들어 낼 수 있습니다 그것과 더불어 성악적인 곡이 구조에 있어서 다소 균일한 면을 지속함에 비해 기악곡은 구조의 면에서 매우 대비되는 특성을 자유스럽게 만들 수 있습니다 기악곡을 잘 쓴다는 것은 곧 화성학의 기본을 잘 이해했다는 것을 말하고 앞으로 좋은 작곡가가 될 기본이 잘 이루어져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