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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동~마주봉~숙승봉~업진봉~백운봉~상왕봉~심봉~대구미
남해안의 방벽 역할을 하는 근골이 다부진 암릉의 울퉁불퉁한 근육을 자랑하는 기다란 암릉
을 우측에 끼고,그림 같은 강진만은 좌측으로 매단 채 연신 꼬리를 잇는 해안도로를 버스는
아무런 지친 기색도 없이 미끄러지듯 내닫는다.강진의 덕룡-주작산 연봉과 도립공원의 영예
까지 오랜 전 모두 거머쥔 두륜산을 파노라마처럼 차례로 스쳐지나가면 면소가 있는 해남군
북평면 남창리 삼거리가 기다린다.이 삼거리에서 좌회전을 하면 육지와 섬마을 달도의 가교
남창교를 넙적 건너 달도에 이르고, 내처 달도와 완도를 잇는 완도대교를 거푸 가볍게 넘어
서면 완도군 군외면의 섬마을 원동리다. 이곳이 오늘부터 두 번에 걸쳐 이루어지는 35km쯤의
완도지맥의 첫 번째 들머리다(11시10분).
원동 부락으로 접어들어 나란히 붙어 있는 군외보건지소와 군외종합복지회관을 우측으로
끼고 마을 고샅을 점령군처럼 거쳐 나지막한 언덕배기에서 우측의 숲으로 접어든다.원동교회
못미처의 이 언덕배기 우측의 오르막은 통나무 계단이다.오르막 중간쯤 길섶에 '마주봉등산로'
안내 입간판이 세워져 있는데,입간판은 너무 오래 묵어 벌건 녹물이 눈물처럼 얼룩이 져 등산
지도는 알아볼 수 없는 지경의 빙충맞은 입간판이다.각목과 자일을 이용한 난간겸 고정로프가
오르막을 돕고 있다.숲은 꺽다리 소나무들이 끌밋하고 산길은 다갈색의 솔가리가 푹신하다.
마주봉 정상
제초작업을 거친 산길은 머지않아 갈림길을 내놓는다.산길안내를 위한 이정표가 가리키는
좌측의 등하행 산길은 군외중학교(0.5km) 쪽이며,지맥의 산길은 맞은 쪽이다.이정표 기둥목
에는'거북바위 등산로'라고 써 있는 산행안내 이정표다.산길은 서너 기의 운동기구들이 마련
이 되어 있는 체력단련장으로 이어지고 체력단련장을 뒤로하면 삼거리 갈림길을 다시 만나게
된다.이번의 갈림길은 우측 방면의 '도농교류센타(0.6km)'로의 등하행 산길이 나 있는 삼거리
다.맞은 쪽으로 꼬리를 잇는 마주봉으로의 지맥의 산길은 여전하게 가지런하고 말쑥하다.
도농교류센타 갈림길을 지나면 오르막 산길이 기다리는 데, 오르막은 PE로프를 이용한 고정
로프가 마련이 되어 있는 오르막이다.오르막은 송전철탑의 곁을 지나고,'촛불암(좌측0.7km)'
과 '망축동(우측0.5km)'으로의 등하행 산길이 엇갈리는 사거리를 지나서 한차례 더 우측의
망축동 무등골 방면으로의 등하행 갈림길을 거치게 된다.그런 뒤에 오르막은 좀 더 가파르게
꼬리를 잇는다.가풀막진 오르막은 데크계단이 안내하는 오르막이다.데크계단을 거쳐 비탈을
올려치면 마당처럼 평편하고 널찍한 너럭바위들의 멧부리에 오르게 된다.해발163.1m의
마주봉 정상이다.
완도대교 건너 대둔산 조망(마주봉 정상에서)
한 개의 돌탑이 세워져 있는 너럭바위들의 마주봉에서의 조망은 화려하고 눈부시다.사방팔방
거침이 없는 조망은 어디 한군데 나무랄 곳이 없다.육지와 완도를 잇는 완도대교 건너 북쪽
으로 병풍을 두른 듯 펼쳐져 있는 톱니 같은 암릉의 긴 산줄기가 한눈에 들어온다.맨 우측 편의
주작산-덕룡산으로부터 서편으로 꼬리를 잇는, 도립공원의 영예를 일찌감치 거머쥔 두륜산
연봉이,그리고 그를 이어 서쪽으로 거침없이 줄달음하는 달마산의 기다란 암봉능선이 마치
파노라마처럼 한눈에 시원스럽다.
망축봉이라고 불리우기도 하는 마주봉을 뒤로하면 산길은 그닥 뚜렷하지 못하다.그리고 숲은
동백나무,그린비나무 등을 비롯한 늘푸른 상록수림과 조릿대의 숲길이다.그들이 헐겁게 한데
어우러진 납데데한 해발123.9m봉에서 지맥의 산길은 좌측의 9시 방향으로 급커브를 그리며
꼬리를 잇는다.대여섯 기의 묘지들이 옹기종기 자리하고 있는 묘역을 지나면 산길은 뚜렷해
지고 가지런한 행색으로 이어진다.숲은 울창한 상록수림으로 다소 어둑신하고 산길은 다갈색
의 가랑잎으로 푹신하다.
숙승봉 전경/ 싸리재 직전의 13번 국도
산길은 군외-남창간 신설도로의 터널 위를 거쳐 동백나무와 그린비나무 등의 상록수림이
울창한,다소 산길은 허섭한 완만한 치받이 오르막으로 꼬리를 잇는다.오르막 비탈은 크고
작은 바위와 돌들이 널려있으며 그들 틈새에는 바위와 돌들이 은신할 수 있도록 가랑잎이
수북하다.조심스레 그러한 허섭한 비탈을 올려치면 모든 잎사귀를 떨궈낸 처연한 행색의,
소사나무 등의, 나목의 숲이 기다린다.그러한 행색의 비탈을 올려치면 오르게 되는 붕긋한
봉우리가 해발240.9m봉이다.그리고 정수리 한복판에는 삼각점이 의젓한 삼각점봉이다.
동백나무를 비롯한 상록수목들이 거들먹거리는 붕긋한 삼각점봉을 뒤로하는 지맥의 산길은
콘크리트와 블록을 이용한 두 칸짜리 초소 같은 모양새의 폐건물 곁을 지나기도 한다.금방
귀신이라도 나타날 것 같은 을씨년스러운 폐건축물을 뒤로하면 함양박가의 묘역을 거쳐
지맥을 가로지르는 왕복 2차선의 차도로 지맥은 꼬리를 드리운다.완도의 서쪽 편에 자리한
신학리 초평부락 방면과 해가 떠오르는 동편의 불목리 쪽을 잇는 도로다.이 도로를 따라 좌측
으로 200여 미터쯤 이동을 하면 나지막한 고갯마루에 닿게 된다.이 고개가 싸리재다.
맞은 쪽이 싸리재/교인동 마을
싸리재 고갯마루에서 곧바로 우측으로 접어들면 오랜지빛 탱자들이 열려있는 탱자나무밭의
곁을 지나고, 꽃망울을 금새라도 터뜨릴 것만 같은 매실나무 옆을 지나기도 하고 우뚝한 이동
통신탑의 곁도 차례로 지나치게 된다.그런 뒤에 지맥의 산길은 지맥을 크게 가로지르는,군외-
남창간의 자동차 전용도로와 맞닥드리게 되는데,이 도로를 손쉽게 넘나들 수 있는 생태이동
통로의 도움을 받게 된다.생태이동통로의 도움으로 자동차 전용도로를 손쉽게 넘어서 곧바로
만나게 되는 양회임도를 따라 맞은 쪽으로 빤히 보이는 숲을 겨냥하고 걸음을 옮긴다.
피를 머금은 듯한 동백꽃의 오르막 양회임도는 머지않아 대나무 숲을 헤치고 머리를 드리밀면
크고 작은 바위들과 돌들이 널려있는 너덜의 허섭한 오르막 비탈이다.동백나무와 그린비나무
등의 상록의 오르막 숲길은 뚜렷하지 못하고 간신히 흔적만을 감지할 수 있는 오르막이다.
그러한 행색의 오르막은 머지않아 크고 작은 바위들이 길섶으로 담장처럼 쌓여 있는,지맥을
가로지르는 널찍한 임도로 꼬리를 드리운다.지맥의 산길은 이 널찍한 임도를 곧장 가로지르지
못하고 임도를 따라 우측으로 100여 미터쯤 이동을 하였다가 오르막 숲으로 기어드는 수순을
거치게 된다.
업진봉,백운봉,상왕봉 조망
널찍한 임도를 뒤로하는 오르막 숲길도 뚜렷한 산길은 눈에 띄지 않는 오르막이다.늘푸르름의
상록수목들이 빼곡한 희미한 흔적의 오르막은 완만하기에 힘든 기색은 별로 느껴지지 않는다.
울창한 상록수림으로 인한 어둑신한 오르막은 머지않아 소사나무 등의 나목의 숲으로 이어
지고 기름한 너럭바위 비탈을 거치면 시야가 툭 터지면서 완도의 북쪽 방면 육지 건너 남해안
의 방벽을 이루고 있는 달마산과 두륜산 그리고 주작산-덕룡산의 기나긴 암릉의 산줄기가
시원스럽게 조망이 된다.
모든 잎사귀를 떨궈내린 나목의 소사나무 등의 붕긋한 해발390.3m봉에서 지맥의 방향은
좌측의 10시 방향으로 비스름하게 꼬리를 잇는다.390.3m봉을 뒤로하고 300여 미터쯤 발걸음
을 더하면 손등 같은 납데데한 해발460.6m봉인데, 이 봉우리에서 우측 방향은 업진봉을 거쳐
완도의 주봉 상왕봉으로 치닫는 산길이고, 좌측의 10시 방향은 이곳에서 600여 미터쯤 떨어져
솟구쳐 있는 해발461m의 숙승봉으로의 산길이다.산길은 이제부터 여느 지맥의 산길에 견주
면 고속도로나 진배가 없는 산길이다.주능선의 고속도로 같은 산길은 지맥의 잔등을 벗어나
등성이 우측의 9부 능선쯤에 뚫려 있다.이 산길이 완도의 5개 주요 봉우리를 잇는 중심적인
산길인 거다.
숙승봉 전경
여느 지맥의 산길에 비하면 고속도로나 진배가 없는 중심 산길에서 완도의 5개봉 중의 하나
숙승봉(宿僧峰)으로의 산길은 좌측 방향이다.해가 떠오르는 방향인 좌측으로 발걸음을 하면
거대한 허우대의 송전철탑 뒤쪽으로 창공을 향해 불쑥 솟구쳐 있는 북한산의 인수봉을 닮은
암봉이 시종일관 눈길을 끈다.산길은 완도수목원을 남북으로 넘나드는 임도를 가로질러
꼬리를 잇는다.거대한 바윗덩이로 이루어진 숙승봉의 정수리를 곧장 올려치는 수단은 딱히
눈에 띄지 않는다.
완도수목원을 남북으로 넘나드는 임도를 가로지르면 완도의 북쪽 방면의 조망을 위한 데크
전망대를 만날 수 있고,숙승봉 발치의 잘록한 안부를 거치면 불목리 방면으로의 등하행 산길
과 숙승봉 정수리 쪽으로의 갈림길이 나 있는 삼거리다. 갈림길에서 우측의 숙승봉 정수리 쪽
으로의 오르막은 코가 땅에 닿을 듯 가풀막지다.가풀막진 비탈은 스텐레스 재질의 계단과
스텐레스 재질의 쇠파이프와 굵직한 자일을 이용한 고정로프가 안내하는 오르막이다.그런 뒤
오르게 되는 민둥의 엄정한 바위봉이 해발461m의 숙승봉(宿僧峰) 정상이다.
나무 한 그루 풀 한 포기 없는 바위봉의 우듬지 정수리에는 이 곳이 숙승봉 정상임을 알리는
큼지막한 빗돌이 우뚝하다.숙승봉 정수리에서 찬 바닷바람을 막아줄만한 것은 아무 것도
없다.숙승봉 정수리에서 사방팔방의 조망을 언급하기가 매우 머쓱하다.사방 어느 방향이나
거침이 없는 드넓은 난바다의 코발트빛 바다와 무수한 섬들, 그리고 그 언저리를 터전삼은
인총들의 삶의 터전 등이 한데 어우러진 경개는 한폭의 진경산수화가 이보다 더 아름다울
수는 없을 것이다.
숙승봉에서 다음으로 이어지는 지맥의 수순은,다시 조금 전의 해발460.6m의 숙승봉 갈림길
로 되짚어 돌아가야 하는 부수적인 여정이다.숙승봉 갈림봉을 뒤로하는 고속도로 같은 산길
은 동백나무와 그린비나무 등의 상록수림이 울창한 숲길이다.산길은 밋밋하고 부드러우며
고즈넉하기까지 하다.마른 덤불과 다갈색으로 사위어든 잡풀 등으로 엄부렁한 폐헬기장을
가로지르고 완만한 오르막 비탈을 한차례 올려치면 오르게 되는 봉우리가 해발544m의 업진
봉 정상이다.정수리 한켠에는 평편하고 널찍한 마당 같은 너럭바위의 전망대가 자리하고
있고 업진봉 정상임을 만천하에 고하는 빗돌 역시 숙승봉 못지않게 우람하다.
업진봉 정상에서 숙승봉을 바라보니 크기만 조금 작을 뿐이지 영락없는 인수봉의 생김새다.
업진봉을 뒤로하면 머지않아 거대한 고인돌 행색의 바위가 자리하고 있고,등산지도가 담겨
있는 입간판이 세워져 있는,대야리(우측방면) 쪽으로의 등하행 산길이 나 있는 삼거리 갈림길
을 지나게 된다.두부모 모양의 큼지막한 바위들이 겹겹이 쌓여 있는 행색의 기암의 곁을
지나고 울창한 상록수림과 소사나무 등의 나목의 숲을 한동안 따르고 나면 다면체의 큼지막한
바위들이 울멍줄멍한 바윗길이 기다린다.
스텐레스 재질의 철계단의 도움으로 바위비탈을 오르면 오르게 되는 봉우리가 해발601m의
백운봉 정상이다.다면체의 큼지막한 바윗덩이들이 서로 포개지고 얽혀있는 백운봉 정상에서
의 조망 역시 산객의 눈길을 사로잡는다.백운봉을 뒤로하면 머지않아 마춤맞은 조망의 너럭
바위를 만나게 되고 억새와 누런 덤불의 폐헬기장을 가로지르게 된다.그런 뒤의 밋밋한
산길은 넉넉한 품의 안부에 이른다.하느재다.우측은 완도수목원 방면이고 좌측은 대야리
대수골 쪽의 등하행 산길이다.
하느재를 뒤로하고 50여 미터쯤 발걸음을 하면 숯가마터를 만나게 된다.크고 작은 돌조각으로
내부의 테를 두른 비교적 작으마한 가마터가 자리보존하고 있고, 그 앞에는 그에 얽힌 내용의
흑갈색 입간판이 세워져 있다.숯가마터를 지나면 머지않아 3층 높이의 목재로 세운 사각꼴의
높직한 전망대를 오를 수 있다.해발472m봉에 세워놓은 3층의 데크전망대다.조금 전 넘어선
백운봉이 시원스레 조망이 되고 앞으로 오르게 될 완도의 주봉 상왕봉이 아직은 멀찍하다.
그리고 다른 곳의 조망이야 언급을 하면 무엇하나. 이젠 눈의 호사에 신물이 날 지경이 아니
던가.
해발472m의 데크전망대봉을 뒤로하면 머지않아 지맥을 가로지르는 임도로 지맥의 산길은
한데 합쳐진다.임도의 좌측은 불목리와 대야리 방면의 해가 떠오르는 방면이고 우측은 해가
저무는 쪽의 완도수목원 방면이다.지맥의 산길은 임도를 곧장 가로지르며 꼬리를 잇는다.
엄장한 덩치의 바위들이 울멍줄멍 줄을 잇는 오르막은 그들의 곁을 따라 스텐레스 철계단의
도움을 두어 차례 받아가며, 해가 떠오르는 쪽으로의 조망을 위한 데크전망대가 마련이 되어
있는 전망봉에 오르고,헬기장 용도의 해발602.9m봉과 데크전망대가 마련이 되어 있는 해발
592.3m봉을 차례로 넘어선다.
서쪽으로 설핏 기운 햇살이 수은등 불빛처럼 엷게 드리운 연회색 구름 뒤 편에서 바다의 수면
위로 무너져 내린 둑에서 솟구쳐 내리쏟는 급물살처럼 쏟아져 내린다.금새 바다 위 수면은
은빛 햇살로 넘쳐나고 넘쳐나는 은빛 햇살은 막바로 산객의 눈을 오지게 파고든다.완만한
오르막 산길은 크고 작은 바위들이 울퉁불퉁한 벌거벗은 소사나무의 숲길이다.얼추 멧부리에
다다를 무렵의 삼거리 갈림길,좌측은 대야리 방면에서의 등하행 산길이고 완도의 주봉인
상왕봉 정상은 이제 코밑이다.쉼터용의 평상과 긴 의자가 두어 곳에 자리하고 있는 갈림길을
뒤로하면 곧바로 오르게 되는 봉우리가 완도의 주봉,해발645.6m의 상왕봉(象王峰) 정상이다.
상왕봉 정수리 한복판은 2m쯤 높이의 정방형꼴의 석축을 두른 봉화대가 차지하고 있으며
삼각점과 산불감시카메라 철탑 등이 고루 갖춰져 있다.그리고 해가 떠오르는 동편으로부터
해가 저무는 서편까지 반달 같은 전망대가 마련이 되어 있는데,두툼한 강화유리를 이용한
1m쯤 높이의 난간과 반달 같은 전망대 두어 곳에는 3m쯤 천길 낭떠러지 쪽으로 불쑥 돌출한
구석을 마련하여 난간이나 바닥에는 온통 강화유리로 마감을 하여 오금을 저리게 하는 구석
도 마련이 되어 있는 전망대다.
상왕봉 봉수대
코발트빛 바다 위에 떠 있는 무수한 섬들과 섬 사이를 잇는 다리와 섬마을의 풍경은 여느
유명한 진경산수화나 다를 게 없다.절처의 멧부리에서 절경의 진경산수화를 배터지게
감상을 하고 상왕봉을 뒤로한다.상왕봉을 뒤로하면 이제부터는 이곳으로부터 400여 미터쯤
떨어져 솟구쳐 있는,마치 물컵을 엎어 놓은 것 같은 모양새의 해발598m의 심봉(心峰)으로의
여정이 기다린다.그곳으로의 산길은 크고 작은 바위들이 울멍줄멍한 바윗길이다.10여 분도
채 안되어 오르게 되는 해발598m의 심봉 정수리에도 여느 바윗덩이봉 우듬지처럼 나무 하나
풀 한 포기 없는 민둥의 바위봉이다.찬기운이 가득한 바닷바람이 거세게 몰아친다.
해발598m의 심봉을 뒤로하면 오늘의 날머리 대구미 부락과 그곳까지 이어지는 산줄기를
빤히 부감을 하면서 내리닫이를 하게 된다.가파른 심봉의 내리막 바윗길은 스텐레스 재질의
말뚝과 굵직한 자일을 이용한 고정로프가 거들고 있다.대신리와 드라마 해신의 세트장(2.7km)
으로의 등하행 산길이 나 있는 갈림길을 지나고, 나목의 소사나무와 동백나무 등의 상록수목
들이 한데 어우러진 조릿대의 숲길은 바야흐로 벌거벗은 소사나무들만의 숲으로 이어지고
그러한 행색의 숲길은 머지않아 마당처럼 평편하고 널찍한 너럭바위의 해발391m의 전망봉
으로 꼬리를 잇는다.
심봉 전경
해발391m의 너럭바위 전망봉에서의 조망도 어디에 내놔도 손색이 없다.그러나 눈의 호사도
이제는 질력이 난다.워낙 눈의 호사를 신물이 나도록 즐겼으니 당연한 이치 아니던가.늘푸른
상록수림은 그윽하고,해변가 주변에 헐겁고 넉넉하게 터전을 삼은 평화로운 어촌 마을의 풍광
도 담뿍 눈에 들어 온다.서쪽 하늘가로 설핏 기운 햇살은 아직도 힘이 펄펄 남아 있는지,난바다
의 수면을 은빛 채찍으로 힘차게 휘갈겨댄다.그와 동시에 바다 수면에 머물러 있어야 할 은빛
채찍은 용수철처럼 곧바로 튕겨져 나와 다시 한 번 산객의 눈을 향해서 거침없이 은빛 채찍을
휘두르는 게 아닌가(16시10분).
-지금의 상왕봉(象王峰)은 예전의 상황봉(象皇峰)의 바뀐 지명이다.상왕봉 정상에 세워놓은
입간판에 담겨있는 지명이 바뀌게 된 이유를 살펴보면,1478년 서거정이 편찬한 '시문선집'의
고증문헌에 따라 2017년 6월23일부로 국토지리정보원 고시 제2017-1797호에 의거함이라
고 적바림 되어 있다.그리고 오늘 마무리 된 원동부락에서 대구미 부락까지의 산행이 완도의
북쪽 끄트머리에서 완도의 주봉인 상왕봉을 정점으로 하여 서남 방향의 능선으로 마감을
하였다면,다음 번 두 번째 구간의 산행은 완도의 북동 쪽인 대야리 방면을 들머리로 하여
역시 상왕봉을 거쳐 완도의 동남 방향의 산줄기 끄트머리인 대구두를 거쳐 큰개머리 해안을
돌아 완도군 자원관리센터가 자리잡고 있는 망석리가 되겠다.그러면 완도 상왕봉을 정점으로
남북과 동서 방향을 두 번에 걸쳐 모두 횡단하게 되는 셈이다. (201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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